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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아내 24화 - 꿈의 끝, 그리고 새로운 권력자

TODOSA 1 120 0

형사의 아내 - 단 한 번의 실수로 육변기로 떨어져 가는 미인 아내 -

2부  유코, 마조 탐방편   

24화 - 꿈의 끝, 그리고 새로운 권력자


(8일째 오전->낮, 어느 호화 여관)

유코의 비일상은 여전히 계속된다.

다음날이 되어서도 여관 측에서 유코에게 제공하는 환대는 여전했다.

눈을 뜨면 몸단장부터 아침 목욕, 식사까지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 각각 사람이 붙는다.

시중을 받는 쪽이 원하는 것을 먼저 헤아려 미리 움직여주기 때문에, 오늘 아침의 식단은, 혹은 화장의 정도는, 같은 일반인이라면 본래 신경을 써야 할 곳이 거의 없었다.

그럼 그러한 셀러브리티한 자들은 쓸 곳 없는 뇌내 리소스를 무엇에 사용하는가 하면, 주로 자신의 일이나 스스로의 향상에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치가라면 일본의 일을, 회사 사장이라면 오늘의 매출을.

연예인이라면 그날의 연기나 기삿거리를 이런 식이었다.

그렇다면 일반인이면서 이런 서비스를 받는 유코의 경우는 어떨까.

(이 뜨거운 물, 좋아... 모든 것을 잊고 언제까지나 들어가 있고 싶을 정도로. 미백효과도 있는 걸까? 피부도 이렇게나 하얗고 반들반들해져서...)

(그건 그렇고. 어젯밤의 그것도...... 좋았어. 쿠로에 씨, 외롭지 않도록 잔뜩 갈 수 있게 해 주었지만... 조금, 부족했던 걸지도...)

(그분께서는 언제 오시는 걸까... 언제까지나 이대로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아...... 기분 좋다...... 오길 잘했어......)

(당신… 빨리, 빨리 오셨으면 좋겠어요. 보고 싶어... 안기고 싶어...)

설령 사고의 모든 것이 남자와 섹스뿐이라 하더라도 누가 탓할 것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때, 유코는 분명히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그것이 모래 위의 성이었다 할지라도.

----------

식후 휴식을 취하고, 하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욕실을 나온 유코는, 마침내 남자로부터의 부름을 받는다.

슬슬 점심인가 하는 시간대였다.

하녀 한 사람이 그녀에게 피어싱용 보석을 내민다.

"사모님, 이것도."

"이건 이미 달고 있는데."

"아뇨, 이건 귀가 아니라..."

(아아, 그런 거구나...)

"......이해 했어. 달아주렴."

"알겠습니다."

불려진 직후였다.

피어싱을 다는 것도 지시의 하나일 것이라고 짐작한 유코에게 반대할 여지는 없다.

사모님이라 불리는 것에도 익숙해져, 하녀들에 대한 말투도 그에 걸맞게 되었다.

이미 드레스업이 끝난 그녀의 차림은 이 여관에 도착했을 때와 거의 다르지 않다.

어제와 다른 것은 드레스의 진홍색이 광채를 발하는 붉은색이 된 정도의 변화였지만, 이 또한 고급스러운 원단과 마감으로 되어 있었다.

"...읏..."

"어떠신지요."

"꽤나 무겁네. 귀에만 달고 있을 때에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지만..."

"잘 어울리세요, 사모님."

"그러니? 다행이야."

오른쪽 젖꼭지에 뚫린 바벨형 피어싱과 그 양쪽 끝에 연결된 U자형 액세서리.

이른바 셉텀형이 된 것으로 부착된 액세서리 덕에 피어싱은 단번에 존재감을 더한다.

더욱이 몇 cm 정도의 체인과 그 끝에 달려있는 귀걸이와 같은 디자인의 가넷은, 그녀의 젖꼭지를 상시 잡아당기는 듯한 감각을 주고 있었다.

그녀의 드레스는 유두 부분까지만 가려주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가슴 아래로 체인이 달려있는 보석만 보이는 것처럼 된다.

준비를 마친 유코가 재촉받은 대로 어느 한 방으로 들어가 보니, 과연 그곳에는 그녀가 만나고 싶어 했던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 이제야 불러주셨군요..."

"왔구나. 흐음... 나쁘지 않군."

"흐읏, 하, 갑자기... 아, 아흣..."

남자는 유코의 말을 무시하고 갑자기 피어싱이 달려있는 오른쪽 가슴을 움켜잡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피어싱 구멍이 익숙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구멍을 뚫은 지 아직 하루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유코의 가슴은 그녀에게 통증이 아닌 쾌감을 주기 시작했다.

(아프지 않아...!? 뚫린게 어제인데...)

아마도 피어싱을 뚫은 직후 발라졌던 약이 치유를 촉진해준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녀에게 있어 그런 일은 이제 아무래도 좋은 문제였다.

왜냐하면 허리에 둘려진 남자의 손에 의해 유코는 옆방으로 이끌려갔기 때문이다.

"저, 저기...... 어디로..."

"너, 나에 대해 알고 싶다고 생각했었지? 당연한 의문이야... 지금부터 보여주겠다. 봐라, 그리고 이해해라."

"여기는... 아, 아앗..."

활짝 열리는 나무 문.

그 너머에는 넓은 방, 다다미 마흔 첩은 될까.

유코는 거기에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 순간 말을 잃는다.

언뜻 보면 어느 회사에 의한 위안여행 같은 광경.

넓은 방의 중심을 에워싸듯 늘어선 긴 탁자와 그 위에 차려진 호화로운 식사들.

유카타 차림의 남자들이 서로 술잔을 주고받았고, 상스러운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풍기는 알코올 냄새의 농도에, 잔치도 한창 무르익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유코가 말을 잃었던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의 분위기가 보통 사람의 그것과는 달랐던 데다, 술을 따르며 접대하는 여자들이 모두 다 알몸이었던 것이었다.

그중에는 남자들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는 여자나, 남자의 무릎 위에서 교성을 지르며 몸을 위아래로 흔들고 있는 여자도 있었다.

남자들의 인원은 십여 명 정도지만, 나체의 여성들은 그 두 배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주지육림.

자세히 보면 유코에게 낯이 익은 하녀의 얼굴도 몇 명 섞여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둘러싸인 긴 책상 한가운데서 알몸에 재갈을 물려지고, 뒷짐을 진 채 밧줄로 묶여있는 젊은 여성들이었다.

세 사람 정도가 중앙에서 정좌로 앉혀져, 겁에 질린 눈을 주위를 향하고 있는 모습은 맹수의 둥지에 잡혀 온 사냥감 같기도 했다.

"......큭. 천박하군."

유코의 허리를 안은 채 남자는 찌푸린 얼굴로 코를 잡는다.

허리가 풀려버려 이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그녀의 턱을 꾹 치켜들고, 남자는 귓전에 대고 속삭인다.

"자랑하듯 가슴을 펴라. 네 가슴은 내 여자라는 증거다. 그렇게 한다면 여기서 너한테 손대는 놈 같은 건 없다."

"아, 당신...... 네...!"

남자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이 자리에서, 남자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필사적으로 평정을 가장한 채, 유코는 약간 등을 돌린 자세로 남자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그러던 사이에 유코 일행을 재빠르게 발견한 청년이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얼굴이 반듯한 젊은 청년이다.

대략 스무 살 전후라고 할 정도인가.

"잘 오셨습니다, 셰안 씨... 아, 여기서는 뭐라 불러야...?"

"셰안이면 됐다... 그래서, 이 천박한 행사의 주최자는 너인가?"

"아뇨, 죄송합니다. ...실은 네 패거리가 의외로 손이 빨라서."

"우리가 뒤를 봐주어서 이 정도인가... 이야기가 되지 않는군. 저 암컷들도 레벨이 너무 낮다."

"그것은... 죄송합니다."

남자가 턱을 치켜세우는 끝은, 긴 책상에 둘러싸여 있는 세 아가씨들이었다.

웃는 얼굴로 맞이해 보려 했으나 갑작스러운 힐난에, 젊은 청년은 의기소침해져 고개를 숙인다.

유코는 그런 남자의 모습보다도, 비로소 남자의 이름을 처음 듣게 된 것에 내심 놀라움과 약간의 기쁨을 느껴버린다.

(그렇구나... 셰안 님이라고 하는구나. 드디어 들을 수 있었어...)

하지만 그 들뜬 마음도 잠시, 도와주려는 듯 젊은 청년의 등 뒤에서 나타난 인물을 보며 안색을 바꾼다.

낯이 익은 그 남자는 며칠 전 경매 회장에서 그녀를 농락하다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을 겪게 만들었던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자자, 진정하게나. 이 젊은 친구, 아직 숨겨둔 보물이 있는 것 같으니."

"어르신... 오셨습니까."

남자가 존댓말로 대하는 이 노인은, 왜소하고 마른 체형임에도 그 눈빛은 이 연회장에 있는 누구보다도 날카롭다.

그리고 닷새 전, 경매 회장에서 유코의 애액을 맛있게 맛봤던 그 노인이었다.

"이 녀석은 아직 젊지. 익숙하지 않은 것도 많을 게야. 그걸 지켜보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 생각하지 않나?"

"뭐어, 그렇군요... 미안했네, 이셴군."

"아, 아닙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젊은 청년은 이셴이라고 하는 것 같다.

남자와 노인을 번갈아 가며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서 묘한 풋풋함이 느껴진다.

"뭐, 오늘은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는 편한 자리이니, 어서 자리에 앉게나."

"...알겠습니다."

말을 듣고 남자, 셰안은 넓은 방의 상석 부근, 문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긴 탁자에 착석한다.

유코도 그에 맞춰, 아늑한 듯 남자 옆에 허리를 내린다.

남자의 입장에 맞물려 한순간 진정될 기미를 보이던 연회장은, 착석함으로써 다시금 떠들썩한 기세를 되찾는다.

보라고 말은 했지만 유코에게 있어선 이곳이 어떤 목적으로 마련된 자리인지, 또 무엇 때문에 자신이 이곳으로 끌려왔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해하라고 하셨다.

듣고 배울 수 있다면 더 알고 싶고, 하물며 사랑하기 시작한 남자의 일이라면 무엇이든 알고 싶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장소의 분위기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에 맞추어, 그녀는 남자에게 물어본다.

남자도 기분이 언짢은 듯하면서도 유코에게 화답해 주었다.

"저..."

"뭐지?"

"죄, 죄송합니다... 저... 셰안 님, 이라고 불러도 괜찮으실까요?"

이 자리에 걸맞지 않은 엉뚱한 질문에, 남자도 조금 황당했던 모양이다.

드물게 웃음을 머금으며 괜찮다, 라고 대답한다.

"그, 그리고 여기는 대체..."

"나는 네게 보여주겠다고 했지, 물어봐도 된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알고 싶으냐? 돌아갈 수 없게 될 텐데?"

"......네, 상관없습니다. 저는... 당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셰안 님에 대해 더욱 더 잘 알고 싶습니다."

이 시점에서 유코는, 남자가 말하는 『돌아갈 수 없게 된다』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듣게 된 후, 그녀는 크게 후회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때,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드는 이가 있었다.

조금 전의 노인이다.

"그 설명은 내가 해주지. ...그런데 계집, 지난번 경매 회장에서 내게 오줌을 갈겨댔던 여자로군?"

"오줌... 읏... 가, 갈겼다니, 그런..."

"호오, 농담일세. ......그렇다고는 해도 잘도 여기까지 가르쳤어. 그냥 암캐인 줄 알았는데 제법이로고."

"...앗!"

노인은 멋대로 유코의 젖꼭지에서 내려오는 가넷 액세서리를 손끝으로 튕긴다.

남자가 예의를 갖춰 대하는 사람이기에, 그녀에게 그걸 피한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호색한 얼굴로 유코의 반응을 즐기는 노인에게, 남자는 가볍게 타이른다.

"어르신... 장난이 다소..."

"그렇구만. 솔직히 말해 내가 보기에는 저기에 늘어서 있는 돼지고기들보다는 아마 자네의 장난감 쪽이 레벨이 높다고 생각하네만. 그렇다면 맛보고 싶어진다는 것이 남자의 본성이라는 게 아닐까 하네. 뭐 좋아. ...계집, 이 자리가 어떤 건지 내 가르쳐 줄까?"

부끄러운 듯하면서도 고개를 숙이는 유코에게,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노인은 설명을 시작했다.

남자가 일단 설명을 멈추려고 했지만, 노인은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이런이런, 이라는 느낌으로 남자가 잡아끌자, 노인은 득의양양하게 그녀를 마주 보고 말을 꺼낸다.

쉽게 말해 세계 굴지의 법치국가인 일본에서도 인신매매는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8만 명이라고 하는 실종자 수를 생각하면, 경매에 올릴 수 있는 인원은 많지 않다고는 하지만, 유코의 들썩거리는 기분을 일깨울 정도로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경매장은 미리 조교를 끝낸 여자들의 치태를 보여준 뒤 입찰이 시작된다.

그래서 여러 명의 조교 쇼를 통해 품평을 하게 되는데, 동시에 쇼 자체를 즐기는 손님들로부터 얻는 수입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한 사정으로 인해 쇼는 며칠에 걸쳐 진행되며, 경찰에 의한 적발을 막기 위해 개최 장소는 매번 달라진다.

관계자에게의 사전 정보는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매번 참가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예약을 넣어 참가하는 사람도 있어, 그 내역에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일본의 정치가나 거물 배우, 기업가 등도 있다고 노인은 말한다.

설명을 듣고 유코는 다시 한번 연회장으로 눈을 돌려 남자들의 면면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러면 확실히 TV 모니터 너머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이 몇 명이나 여자와의 성교를 즐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지육림에 이르러서는, 이 모임에 신규진입을 하고 싶다는 이의 주최로 암노예 애완동물을 선보임으로써, 단골들을 중심으로 특별히 열린 것이라고 한다.

"...라 해도 뭐어, 나나 이 남자는 개최 측이 아닌게야. ...어떻더냐, 계집.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고 말았단 말이야. 낄낄낄... 그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나?"

새된 목소리로 웃는 노인의 말에, 유코의 등골에 식은땀이 흐른다.

노인의 말을 통해 셰안이라고 밝힌 남자의 입장은 알 수 있었다.

그 절대적인 권력이나, 윤택한 금전의 근원도.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눈으로 본 이 광경을 봤다면 믿지 않을 수 없겠지만, 자신도 이 범죄조직에 대해 알아 버리고 연루돼 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저, 저는... 저는..."

만일 이 자리에 수사의 손길이 닿는다면 그녀 또한 범죄자로서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남자가 말했던 돌아갈 수 없게 된다 란, 그런 의미였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연루됐을 뿐 아니라, 그녀 자신도 상품이었다면.

심장 박동은 경종처럼 뛰어, 이가 딱딱 소리를 내며 떤다.

비로소 이해한 노인의 말에 유코의 몸은 바들바들 떨렸고, 자칫 조금만 닿아도 쓰러져 버릴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

"...어르신, 다소 위협적인 말씀은... 유코가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그럴 예정 이었다고 들었네만?"

노인의 말에 유코는 팟- 하고 옆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살핀다.

남자의 표정은 차갑고, 더욱이 그녀에게 일절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노인의 발언이 옳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당황하는 유코를 구한 것 또한 남자의 태도였다.

"그랬습니다만......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무어라?"

"그러니까, 유코를 파는 것은 그만두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여자* 니까요."

"아...... 다, 당신..."

*후리가나로 '여자'라고 써 있되, '애완동물'이라 읽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그 말은 여자에게 있어 계시가 되었다.

공포에 떨던 몸은 환희의 떨림이 되고, 절망은 희망으로 바뀐다.

무의식중에 매달리던 손은 감싸 안는 포옹이 되었다.

(기뻐... 다행이야...)

눈물을 글썽이는 유코를 앞에 두고, 그러나 노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내게 팔아라, 라고 해도 말인가?"

"......큭."

유코에게 낭랑하게 설명하는 동안에는 호호할아범 같은 느낌이었던 노인의 눈이 원래의 날카로움을 되찾는다.

팔아라, 라는 낮은 목소리는 생각보다 잘 들려, 시끄러웠던 연회장이 다시 조용해진다.

눈총을 받은 남자의 관자놀이에 땀방울이 흐르는 모습은, 언뜻 대등해 보이면서도 역력히 그 입장차를 보이고, 유코는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노인은 그 위압적인 시선을 남자에게서 돌려, 이번에는 그녀에게로 향한다.

"주인이 대답할 수 없다면, 이 녀석에게 고르게 하도록 하지. ...계집, 지금 당장 골라라. 내 여자가 되어 앞으로도 평온무사한 생활을 보낼 것인가, 이 남자를 선택해 '저기 있는 것들'과 마찬가지로 암퇘지로 팔릴 것인가... 어떠냐."

"아, 아… 아, 저, 저는......"

뻐끔뻐끔 입만을 벌렸다 닫으며, 유코는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

이때 그녀는, 처음으로 주변에서 집중되는 시선을 아프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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