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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융화 ~더럽혀진공주에제물을~ #3-19

TODOSA 1 71 0


3-19 백작부인의 교수대


남루한 거적에 싸여 두 손을 철제 수갑에 묶인 소녀가 거리에 연행당해 온다.

 거리에는 구경꾼이 많이 몰려 말에 끌려 오는 소녀에게 야유를 퍼붓고 있다.

"이, 더러운 이민족 년아!"

"알몸으로 매달려라!"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너무 울어 눈이 부은 소녀는 이민과의 혼혈답게 보리빛의 피부를 가졌다.

 이윽고 광장에 도착하자 눈앞에 교수대가 우뚝 솟아 있고, 고리를 이루는 밧줄이 눈에 들어왔다. 소녀는 다리를 움츠린다.

"빨리 걸어!"

 병사가 탄 말이 묶인 두 손을 강제로 잡아당겼고 소녀는 넘어졌다.

 일어설 틈을 주지 않고 돌멩이 길 위를 소녀는 두 손을 앞으로 내민 채 끌려간다.

 광장에는 처형을 구경하는 자들이 모여 끌려오는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달리는 녀석은 이민 혼혈 여자인가. 기분 좋군."

"잔뜩 고통을 받아라, 천한 이민 년아."

 램스벨 백작령은 왕국 중에서도 가장 이민의 지위가 낮고 멸시받는 지역이었다.

 영주 램스벨 백작은 이민을 들개처럼 싫어하고 사정없이 박해했다.

 백작에게 많은 세금을 내는 사업가가 중노동에 사역할 노동력을 요구하는 형편에 이민자들은 이민 거주구로 쫓겨나 간신히 존재를 허락받고 있었다.

 소수의 상인이 장사를 독점해 영내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백작은 이민의 존재가 악의 근원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 때문에 대체로 영민은 좁고 더러운 거주구에 몸을 맞대고 사는 이민자들을 멸시하고 있었다.

 여왕이 된 아르토니아는 영민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백작은 이민병에게 능욕당하고 굴복해 꼬리를 흔드는 암캐 여왕에게 따를 생각은 없었다.

 백작의 맹우인 부시덤 공작은 막강한 기사단을 거느리고 있어, 왕가라지만 공작 맹우의 제후들을 벌하는 것 따위는 할 수 없다고 얕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왕국에서 차별이 가장 짙게 남아 있는 지역이 이 램스벨 백작령으로 되어 있었다.

"호오, 저게 네가 이민년한테서 낳게 한 암컷이냐?"

 광장에 쳐진 호사스런 천막 속에서, 끌려온 소녀를 보며 장년 남자가 말했다.

 이 백작령을 지배하는 램스벨 백작은 이 광장에서의 공개처형을 매우 즐거워했다.

 그 백작 앞에 벌거벗은 상반신을 밧줄로 묶인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백작님, 제발 딸을 목숨만은 용서해 주십시오, 딸은 아무 잘못도 하지...!"

 죄인은 채찍으로 맞았는지, 온몸의 피부를 찢기고 피에 젖어 있었다.

 딸의 구명을 호소하고 있는 그의 말을 코웃음치며 백작은 옆에 선 부인에게 말을 건넨다.

"아무것도 나쁜 짓은 하지 마라, 라고 하는군. 마틸다, 어떻게 된 걸까?"

 백작이 말을 건네자 마틸다 부인은 대답한다.

"이민의 여자 따위에 정신을 빠뜨려 자식까지 낳게 하고, 그러한 음탕함에 빠진 끝에 백작가에 대한 충의를 소홀히 했습니다. 원흉인 저 소녀는 존재 자체가 해악해요."

 부인의 말에 백작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음, 맞아. 과연 공작가 가문의 여자, 사물을 잘 분별하고 있군."

 백작의 말대로 그녀 마틸다는 알고 있었다.

 램스벨 백작의 부인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공작부인 게디르나에게 혹독하게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백작은 여자를 몽매하고 지성이 떨어지는 우둔한 존재로 얕봤으며 이는 신분이 낮은 여자는 물론 귀족 여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백작의 부인으로서 입장과 발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백작의 식견에 따른 환심을 얻을 수 있는 행동을 하여야 한다.

 그러면 백작은 사상이나 사고방식을 같이 하는 부인에게는 경의를 표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되더라도 양식이나 정의감 등으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백작의 생각에 반하는 말을 했다면 금세 어리석고 하찮을 뿐이라는 평을 듣고 아이를 낳기 위한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재산은 모두 처분, 간음으로 낳게 한 암컷 따위는 불필요, 도축처분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충분히 자비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인 마틸다는 냉혹하게 쏘아붙였다.

 백작 앞에 꿇어앉은 죄인은 백작가를 섬기는 기사였다.

 백작의 전처의 딸인 영애 두 명은 따라다니던 게디르나 부시덤 공작부인과 함께 유괴됐다.

 빈민가 슬럼에서 천한 남자들 다수에게 잔뜩 능욕을 당했고, 해방됐을 때는 태가 부풀고 여음은 무참히 문드러져 있었다.

 사건은 왕국의 화제가 됐고 미술전에는 이들의 치욕스러운 모습을 담은 능욕화를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시덤 공작가와 램스벨 백작가의 두 가문은 추문을 드러낸 여자들을 일족에서 추방해 체면을 차렸다.

 영애 두 명을 호위하고 있었을 기사들과, 공작부인의 호위역인 기사 모두 매춘부 미셸과의 음행에 열중해 보호해야 할 주인의 유괴를 허락하고 말았다.

 기사는 그 책임을 지고 채찍으로 맞고 재산은 모두 몰수됐다.

 백작에게는 딸 따위는 남자의 재산 중 하나일 뿐이었다.

 하물며 이 기사의 딸은 하천한 이민과의 혼혈로, 오락으로서의 처형 외에는 가치가 없는 존재였다.

"도축…!? 딸은ㅡㅡㅡ"

 소나 돼지라도 처분하는 듯한 부인의 말에 죄인이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지만, 백작이 이에 비웃었다.

"호위 임무를 게을리 한 너에 대한 징벌이다. 반성하고 마음을 고쳐 앞으로 충의에 힘써 오명을 만회해라."

 백작이 그저 위협이나 농담조로 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부인 마틸다는 알았다.

 죄도 없는 딸을 처형당하고, 그래도 이 기사가 백작가에 충성을 다할 정도로 스스로가 존귀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오만한 남자였다.

 본래라면 죽을 죄라면서 램스벨 백작은 기사에게 은혜를 입혔다.

 백작에게는 몸을 더럽히고 돌아온 두 딸은 가치가 없으니, 부인 마틸다에게 대신 낳게 하면 된다며 전혀 마음이 아픈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백작가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고 분노하여 일족에서 추방하고, 두 사람 모두 인신매매를 통해 팔아 치웠다.

 기사에 대한 징벌도 두 딸을 더럽혀진 분노의 화살이 아니라, 백작가에 대한 충성심 결여를 처단하는 것이었다.

 광장의 시끄러움이 커졌다.

 부인 마틸다가 교수대에 눈을 돌리자 딸은 높이 세워진 처형대 위로 끌려올라와, 복면을 쓴 사형집행인의 손에 감싼 누더기가 벗겨지고 있었다.

 갈색 피부가 드러나고 잘 자란 젖가슴과 둥근 엉덩이, 얇고 곱슬곱슬한 치모, 그 나이 또래의 여성스러운 육감적이고 둥그런 여체가 구경 나온 이들 앞에 드러난다.

 호색한 남자들에게서 야유가 날아오고 딸은 오열을 터뜨리며 울고 있다.

"백작님, 딸을 죽이는 것만은 용서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적어도 인신매매로 파는 정도로 봐 주시는 것은…"

 아버지인 피투성이의 죄인이 용서를 구하지만, 그것을 부인이 물리쳤다.

"이민의 암컷에게 아직도 미련이 있다는 건가요?"

 부인 마틸다는 백작에게 고했다.

"이렇게 타락한 남자에게 구명은 필요 없습니다. 부모자식 모두 죽음이 적합합니다."

 부인의 말에 죄인의 얼굴이 절망으로 변한다.

 백작은 웃었다.

"마틸다, 그대의 말은 지당하다. 하지만 위대한 군주는 때로 우자에게도 관대해야 한다. 이민의 암컷을 처분하고 이 남자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겠다."

"알겠습니다. 당신의 그릇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낍니다."

 남편에게 깊이 고개를 숙이는 부인 마틸다.

 이것도 백작의 관심을 얻기 위한 연기였다.

 무슨 잠꼬대를 하는 거냐고 속으로 모멸하고 있다.

 처형대 위에서는 알몸으로 벗겨진 딸이 목제 대좌(불상을 올리는 대)를 안듯이 엎드리고, 손발이 대좌의 네 다리에 밧줄로 묶여 있었다.

 언뜻 보면 참수형의 자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의식이며 구경꾼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사형 집행인이 대좌를 돌린다.

 높이 치켜들린 딸의 둥근 엉덩이가 구경꾼들에게 노출된다.

 항문과 보지를 많은 사람에게 노출당하면서 딸은 수치와 굴욕에 목이 메고 눈물이 흐른다.

 현재의 왕국에는 없는 풍습이지만 인근 나라에서는 처녀를 처형해서는 안 된다는 종교적 계율이 존재했다.

 이를 곡해하고 여자의 처형 시에는 처녀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직전에 강간한 뒤 형에 처한다는, 여자를 치욕으로 억압하기 위한 해석이 있었다.

 그것이 마음에 든 백작은 영내에서의 공개처형에 그 "의식"을 도입하여 오락으로 삼고, 여자를 멸시하고 남자에게 예종시키는 사회풍토를 형성하는 일환이었다.

 아르토니아는 공개처형을 금지하는 법을 반포했지만 역시 백작은 암캐 여왕이 결정한 일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흥, 이민 주제에 저 암컷, 건방지게 울고 있구만."

 조소하는 백작.

 그 모습을 보고 부인 마틸다는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사형집행인을 대신해, 이 부친에게 예의 "의식"을 시키죠.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마지막 가는 길로서요. 쿠후후후."

 물새 깃털 부채를 입가에 대고 음란스럽게 웃어 보이는 부인 마틸다.

 그 거무스름한 욕망을 보고 백작도 미소를 짓는다.

"호오, 그거 좋은 생각이야 마틸다. 아버지에게 더럽혀지고 저주받은 태가 되면, 딸도 포기하고 얌전히 도살될 것이다."

 백작이 형리에게 명하자 피투성이 아버지는 교수대에 끌려간다.

 무슨 일이냐고 웅성거리는 구경꾼들에게 친아버지에 의해 딸의 "의식"이 이루어진다고 형리가 말하자 일제히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빠와 마지막 작별을 위해 간음한다고."

"이민년, 짐승이나 마찬가지군."

 근친상간은 짐승과의 교제나 다름없는 금기로 여겨지며, 그 행위로 태에 저주를 받는 여자는 짐승으로 타락한 것으로 간주하는 자가 많다.

 천한 이민의 피가 섞인 어린 딸이 아버지에 의해 타락하게 되자 구경하는 자들은 가학심에 눈을 반짝인다.

 아버지는 거절했지만 형리에게 호되게 얻어맞아 따르게 된다.

 밧줄이 풀려 그 손이 처형인에 의해 딸의 젖가슴 아래와 보지 속으로 파고들고, 몸이 딸의 등에 덮어씌워진다.

 딸은 싫어하고 몸부림치지만 팔다리를 대좌에 묶인 채 엉덩이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형리의 명을 받은 채 아버지는 바지를 내리고 육창을 딸의 풍만한 엉덩이 사이로 가져간다.

 팔다리가 구속되고 벌거벗은 채 몸부림치는 딸에게 덮어씌워져, 딸의 부드러운 젖가슴과 촉촉해진 비소의 감촉을 알게 된 아버지는, 어떻게 된 것인지 그 물건을 딸을 더럽히기에 충분할 정도로 굳게 세우고 있었다.

 딸의 엉덩이 살을 양손으로 잡고 크게 벌리자, 부드러운 선으로 주름진 항문, 엉덩이 골 가운데에서 볼록하게 돌출되어 나온 치구, 거기에서 벌어진 음순과 질구가 나타난다. 

   아버지의 귀두가, 누구도 접촉하지 않은 딸의 질구에 입을 맞춘다. 엉덩이를 떨던 딸은 그 감촉에 몸의 떨림을 일순 숨과 함께 멈췄다.

   그러나 직후, 아버지가 육봉에 체중을 실어 딸의 보지에 푹, 하고 뿌리 끝까지 찔러넣고, 딸은 참았던 숨으로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대조적으로 관중에게선 즐거운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곧 매달릴 거야, 저주받아도 걱정은 필요 없으니까 충분히 즐겨."

"저주받은 태로 매달려서 괴롭게 죽어라."

 그 모습을 백작부인 마틸다는 몸을 떨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저주받은 기억이 선명하게 뇌리를 스쳐간다.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태에는 아버지의 저주의 씨앗이 달라붙어 있는 듯한 감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더럽혀진 여자이자, 가장 비참한 여자가 자신이었다.

 다른 여자들이 모두 원망스러웠다. 하물며 천한 이민의 여자가 깨끗한 여체를 자랑하는 따위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과 같은 일을 당하는 여자를 보고 비웃으며, 기뻐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천한 이민녀를 매다는 걸로 참는다......하지만, 조만간ㅡㅡㅡ)

 어깨를 들썩이며, 아버지에게 더럽혀진 기억에 저항하면서, 똑같이 아버지에게 더럽혀져 울음을 터뜨리는 딸을 보며 눈을 빛내는 백작부인 마틸다.

 딸의 태내에 사정을 마친 아버지는 힘없이 처형대를 내려왔다.

더럽혀진 딸을 되돌아보는 일도 없이 병사에게 끌려 떠나간다.

 처형인이 딸을 묶은 대좌를 다시 돌리자, 아버지의 백탁으로 인해 더럽혀진 딸의 보지가 관중에게 나타난다.

 피와 오탁이 방울져 떨어지는 질구를 보고 구경꾼들이 천한 웃음소리를 지르며 딸의 마음을 짓밟는다.

"봐, 이민의 냄새나는 보지에서 아빠 정액이 늘어지고 있어."

"아빠랑 간음해서 기분은 좋았나!?"

 사형집행인은 흐느끼는 딸의 두 손을 뒷짐으로 묶더니 고리를 이루는 밧줄을 그 가느다란 목에 걸고 천천히 끌어올렸다.

 목을 매 발 아래로 떨어지게 하면 밧줄이 목뼈를 부러뜨려 즉사에 이르지만, 단지 밧줄을 당겨 매달기만 하면 죄인은 질식해 죽음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고통받는다.

 발끝이 마루를 떠날 때, 딸은 있는 힘을 다한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모습은 이미 공개처형의 자리에는 없었다.

"아빠는 다음 여자랑 애 다시 만든대!"

 지금부터 살해당하려는 딸에게 야유가 쏟아졌고, 관중은 왁자지껄 웃음이 터졌다.

 딸의 얼굴이 굴욕과 절망으로 일그러진다.

 딸의 발이 처형대 바닥을 떠났다.

 파고드는 밧줄이 기도를 막고 완전히 호흡을 가로막힌 딸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홍조를 띤다.

 아버지에게 능욕당한 여음을 보이지 않으려고 두 다리를 맞대고 사타구니를 숨기려 했지만, 이윽고 숨을 쉴 수 없는 괴로움에 온몸을 격렬하게 전율을 일으키며, 오탁이 방울져 떨어지는 사타구니를 드러내는 것도 개의치 않고, 발판을 찾아 두 다리가 허공을 발버둥친다.

 호흡을 찾기 위해 허리를 전후좌우로 흔들고 몸을 굽히고 풍만한 젖가슴을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며 요염한 죽음의 춤을 선보인다.

 밧줄에서 벗어나려고 뒷짐을 진 두 손도 거칠게 날뛰지만, 그것으로 묶은 것이 풀릴 리 없어 그저 괴로움을 연출하고 매혹시킬 뿐이다.

 소녀다운 살집이 좋은 여체가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는 모습에 모인 많은 구경꾼들은 기뻐하고 있다.

"좋아, 더 춤춰라! 더 젖을 흔들어 보여라!"

"듬뿍 괴로워하며 허우적거리며 뒈져라, 천한 이민년 같으니라구!"

 홍조를 띠던 딸의 얼굴은 핏기를 잃고 창백하게 변해갔고, 크게 벌린 입에서 혀를 내밀어 침을 흘리고 뺨은 눈물로 끈적끈적 더러워진다.

 부릅뜬 눈은 반쯤 흰 눈을 돌려 굴욕과 억울함을 담고 있다.

 실금하여 오줌이 넓적다리를 타고 흘러나가, 다시 관중의 실소를 자아냈다.

 이윽고 온몸이 경련을 시작하자 사형집행인은 드디어 높이 밧줄을 끌어올렸다.

 마지막 순간에 흠칫 크게 경련한 딸의 지체는 이윽고 힘을 잃고, 사타구니에서 피와 오탁과 오줌을 흘리며 교수대에 매달렸다.

 치욕에 젖어 절망의 눈물을 흘리며 죽는 딸.

 그 치태의 시작과 끝을 구경하고 모욕하며 즐긴 관중은 모두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후후, .....쿠후후후......."

 죄없이 죽은 소녀의 처참한 최후를 바라보며 백작부인 마틸다는 속으로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게디르나 밑에서 훈육을 받고 공작가 일족의 여자로 램스벨 백작에게 시집간 마틸다는 공작가의 여자와 백작부인 양쪽으로서의 입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진상을 알고 있는 게디르나는 신체를 더럽히고 공작가에서 추방당해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미 없다. 훈육을 위해 마틸다를 더럽혀 온 게디르나 휘하의 기사들도 공작에 의해 처형되고 그 입은 봉인되었다.

 공작가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느냐 마느냐, 공작부인 게디르나의 뜻에 따르느냐 마느냐는 더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마틸다는 공작가의 사람으로서 마음먹은대로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복수의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사교계를 암약하며 아르토니아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문벌 귀족들을 규합해 반아르토니아 동맹을 결성하고 있다.

 막강한 기사단을 거느린 공작가와 그 맹우, 그리고 모아놓은 문벌동맹이 손을 잡으면 아르토니아 편을 드는 이민병단과 왕도를 지키는 근위기사단을 때려부술 수 있다.

 기회는 무르익어가고 있다.

 아르토니아가 주창하는 차별 철폐에 기득권익을 위협받고 불만을 터뜨리는 귀족 제후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반란의 기운은 높아지고 있다.

 마틸다가 복수의 불화살을 쏘면, 그녀가 만든 동맹군이 업화가 돼 아르토니아에게 송곳니를 드러내는 것이다.

(ㅡㅡㅡ조만간 옥좌에서 끌어내리고, 들개에게 범하게 한 다음 이렇게 매달아줄게. 기다려, 아르토니아.....쿠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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