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아내 - 단 한 번의 실수로 육변기로 떨어져 가는 미인 아내 - 

3부  유코, 마조 파멸변 편

41화 - 노예 경매 (3/5)

(12일째, 남편 타카시의 경찰서)

"...또냐, 너. 본방은 내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말야, 아무리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종종 빠지면 전체의 사기에도 영향을 주게 돼. 그건 너도 알고 있겠지. 너를 수사 주임으로 발탁한 내 입장도 생각해 줘."

"물론 선배님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신경 쓰여요, 아내의 말이."

현경 수사 4과, 토지마는 신참 시절부터 신세를 지고 있는 선배 형사를 앞에 두고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넓다고는 해도 다수의 형사가 대기하고 있는 현경 수사본부, 몇몇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집중된다.

하지만 선배 형사는, 토지마의 모습에 꺾이지 않고 그의 제안을 각하한다.

"부인? 왜지? 그녀는 여행 중이 아니었나?"

"아내는, 유코는... 어쩌면, 우리가 쫓고 있는 건에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뭐라고. 자세히 말해봐라."

"네."

쥐어짜듯 호소하는 토지마의 목소리에, 선배 형사는 갑자기 목소리를 죽이고 그에게 다음 말을 재촉한다.

토지마는 얼마 전 받은 아내로부터의 전화에 대해, 짧지만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물론, 성행위가 아닌가 하고 생각되는 부분은 감추었지만.

그 전화의 내용에서 유코의 말의 진의를 알아차리지는 못했으나, 토지마는 오늘 이 시점에서야 단편적으로나마 그 의미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밀통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말려들었다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 그리고 조직.

본방이라는 키워드.

새삼스레 토지마도 초조하다.

따라서 여러 차례 선배 형사에게 탄원했던 것이었다.

"본방은 이틀 뒤. 그렇게 말한 거지?"

"맞아요. 그러니까..."

"확증은? 그리고, 오늘 무리하게 돌입해서, 내일 진짜 범인들을 놓치게 될 위험성은? 이미 몇 명이나 되는 인원이 현장에 달라붙어 있는데?"

"그건... 그렇습니다만..."

"우리쪽 조사대로라면, 인원이 움직이는 것은 내일이라고 단정하고 있어. 오늘은 기껏해야 리허설이나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지. 그래도 말이냐?"

"그래도, 입니다. 제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감... 인가..."

선배 형사는 팔짱을 끼고 잠시 눈을 감는다.

감이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도출되는 확률 높은 추론이다.

눈앞에 있는 젊은 엘리트는, 이제까지 여러 차례 경험을 쌓고, 감을 발휘해 사건을 해결로 이끌어 왔다.

그러므로 합동수사 주임으로 발탁되었던 것이었다.

이 남자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보이는 기개는 진짜라고 판단해, 선배 형사는 입을 열었다.

"...역시, 허가는 안 된다. 내일을 위해 집결한 인원을 움직여, 만일의 일이 있어서는 안 되니까."

"선배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라. 하지만 너 혼자의 행동이라면 만일의 경우에도 나 혼자 책임질 수 있어. 그걸로 됐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사과할 바에는 말을 좀 들어다오. 하지만 괜찮겠나? 내일의 가택 수색까지는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이것만은 지켜라."

"알겠습니다!"

깊이 고개를 숙이고, 본부에서 뛰쳐나가는 토지마를 선배 형사는 쓴웃음을 지으며 보내준다.

그리고는 살짝 입꼬리를 일그러뜨리고,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중얼거린다.

"흥... 더욱 쌓아 올린다는 거냐... 이걸로 나도 평안무사할 수 있겠군."

----------

(같은 시각, 12일째, 어느 소극장)

찰싹, 하는 채찍 소리가 극장에 울려 퍼진다.

소리가 날 때마다 두 개의 장대에 손을 묶인 여자의 몸이 화려하게 흔들리며, 땀이나 입가에의 액체가 흩뿌려진다.

"후욱, 쿠우우우욱!!"

볼 개그가 물려져 있다 보니, 여자의 비명은 흐릿한 것이었으나 그 아픔은 진짜임을 알 수 있다.

사용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장미 채찍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그 끝에 고무는 달려 있지 않아 이른바 보여주기용 채찍이라는 것이다.

"이 여자는 지금, 거의 오감을 봉쇄당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두려움에 질려, 아픔을 견디며… 그럼에도 기뻐하고 있는 겁니다."

찌이익, 하고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면 약간이나마 남아있었을 여자가 걸치고 있던 드레스는 쉽사리 찢어져, 하반신 일부를 드러낸다.

"구웃, 후히, 후히이이이이이이잇!!"

"봐주십시오. 이 새하얀 허벅지를. 갖가지 조교, 그리고 수고를 들인 육체를. 잡티 하나 없는 피부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자태를."

"오오, 오훗, 오후웃!! 응구우우, 우우우우우......!!"

드레스가 찢겨져 드러난 허벅지에, 가면을 쓴 조교사의 손이 기어 다닌다.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하반신을 비틀며, 여자는 그 손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진심으로 싫어하지는 않는 것이 분명하다.

조교가 시작되면서 공연장의 흥분 정도는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이제까지의 경매는 무엇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목이 집중된다.

서큘레이터 소리가 약간 시끄러웠으나, 그럼에도 회장 내의 습기는 올라가기만 한다.

"오오, 드디어 보였어."

"쉽사리 가랑이 사이를 보여주지 않겠다니, 애태우지 마라."

"여자가 몸부림치는 게, 참을 수가 없군."

"...나도 저런 식으로... 아아..."

"그래서, 파는 물건인 거냐? 응?"

여자의 새하얀 허벅지에, 아까보다 강하게 채찍이 내리쳐진다.

"응오오오, 후우우웃!! ...오오, 오오오오, 응읏, 오오오!!"

피부를 찢을 정도의 위력은 없었으나, 여자의 민감해진 피부에는 충분한 충격과 쾌락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비명 섞인 교성은, 볼 개그 너머로도 똑똑히 알 수 있을 정도로 관객들의 귀에 닿는다.

숙이고 있는 얼굴이 채찍을 맞을 때마다 비명과 함께 올라간다.

동시에, 스트레이트로 내려뻗은 긴 머리카락이 땀으로 습기를 머금고, 몸이 흔들릴 때마다 맞춰 춤을 춘다.

"다음은 이곳을 즐겨주십시오. 이 탱탱하고 커다란 젖가슴이 붉게 물들며 요동치는 모습을 선보여드리겠습니다."

"으응, 응... 후우, 옷, 오오오오옷!! 옷, 오오오, 오, 후오오옷!! 응오오오오옷!!"

남자는 가느다란 승마용 채찍으로 바꿔 쥐고, 이번에는 그녀의 드러나 있는 풍만한 젖가슴을 두 번, 세 번 채찍질한다.

도망칠 수 없는 여자의 유방은, 순식간에 붉은 줄이 생기며 요란스레 흔들린다.

승마용 채찍 또한 부드러운 소재일까, 갈기갈기 붓기를 여러 개 만드는 것 치고는 피부를 찢지 않는다.

"오오, 출렁출렁 흔들리고 있어."

"저렇게나 크면서도 쳐지지 않았다니, 부럽기도 해라..."

"아니, 저건 뭐지, 뭔가 손이 가해진 게 아닌가?"

"그렇게 말해도... 아아, 보이는군. 젖꼭지에 매달려 있는 브라운 보석, 이곳저곳을 잇는 금빛 체인, 바탕이 되는 새하얀 피부. 화려한 색채 균형이구나."

승마용 채찍은 피부가 아니라, 드레스를 찢어간다.

드러나 있던 가슴을 중심으로 찢겨져 가는 드레스는, 허리와 등 쪽을 제외하고 모두 찢겨져 버린다.

풍만한 젖가슴, 그 끝의 유두로부터 뻗어 나온 금빛 체인은 그녀의 몸을 훈계하는 촉수처럼 겹겹이 감겨, 각각 그 끝은 목의 초커와 양쪽 젖꼭지, 그리고 가랑이 사이에 연결되어 있다.

여자가 채찍을 맞고 고통이나 쾌락에 몸부림칠 때마다 체인 또한 금빛 궤적을 남긴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이국적인 무희의 자태 같았다.

이전에 도호쿠의 노인이 남자를 향해 수수하다고 한 색상은, 금빛의 체인을 더해 처음으로 완성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자, 이제 그만 그녀의 헐떡이는 소리도 듣고 싶어진 분도 계시지 않으십니까? …잘 알겠습니다. 그럼 볼 개그를 빼겠습니다. 『노예양』은 기뻐하는 목소리 또한 천박하면서도 흥을 돋우는 목소리를 갖고 있습니다."

조교사인 남자는, 설명을 하면서 여자의 볼 개그를 벗긴다.

오오, 하는 주위의 떠들썩함에 더해 그녀의 비명으로도 교성으로도 할 수 있는 목소리가 들려진다.

"...푸아아앗!! 아, 아아앗, 뜨거워, 뜨거운데!! 몸이, 아히이이이이잇, 흐히이이이잇, 좋아앗!! 아아아앗, 괴로운데, 뜨거워서!! 아히이이이이이이이잇!!"

개그를 벗겨낸 순간 터져 나오는 희열의 목소리에, 장내의 남자들의 사타구니가 부풀어 오른다.

여자의 비명을 좋아하는 이들은 꿀꺽꿀꺽 군침을 삼키며, 이곳이 회장이 아니면 덤벼들 기세였다.

채찍질은 여전히 계속된다.

여자의 드레스는 천 면적을 순식간에 줄여가며, 마침내 승마용 채찍은 여자의 가랑이를 때렸다.

"아아아, 앗!! 응아아아앗!! 내 벌거벗은 몸, 보여지고 있어, 알 수 있어, 알 수 있어, 응히아아아앗, 크히, 흐히이이이잇!!"

"그녀는 아직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피부 감각이나 냄새로 자신에게로 의식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아아아앗!! 젖가슴도 보지도 훤히 보여져서, 으흐읏, 보여지고 있다고 알 수 있어!! 왜냐면 왜냐면 뜨거우니까!! 뜨거운 시선들이 내게로, 응아아아앗, 아아아아아아아앗!!"

수많은 시선이 집중되는 가랑이를, 여자는 일부러 허리를 앞으로 내밀며 더욱 노출의 쾌감을 얻고자 한다.

그 순간 걸쳐지도록 남겨져 있던 다리 사이의 천 쪼가리가 스르르 떨어지며, 그녀의 성기는 마침내 모든 이들의 눈 앞에 드러난 것이었다.

"봐라, 저 피어싱을. 모두 사슬로 연결되어 있어."

"배꼽에 클리토리스, 음순에까지. 그건 그렇도 두터운 치구로군, 어느 정도의 조임을..."

"...잘 봐라, 항문에까지..."

"잠깐잠깐, 뭔가 박혀있지 않은가?"

주위의 반응을 기분 좋게 느끼면서, 조교사는 가면 아래에서 히죽히죽 웃으며, 여자의 젖꼭지를 들어 올리며 가볍게 비튼다.

"아힛, 아아히이이잇, 저, 젖꼭지이이!! 클리로 온다아아앗, 응하아아아아앗, 온다, 온다아아!! 아아 또, 간다 간다아아아아!!"

여자의 몸에 달려 있는 피어싱은 젖꼭지에서 배꼽을 거쳐, 클리토리스, 음순에 이르기까지 금빛의 가느다란 체인에 의해 연동되어 있다.

그래서 젖꼭지만 잡아당겨도 성감대 전체가 줄줄이 당겨져, 온몸에의 자극이 되어 여자의 몸을 동시에 괴롭히는 것이다.

벌써부터 온몸으로 내달리는 쾌락에 여자는 허리를 들썩들썩 요란하게 흔들고, 느슨해진 다리 사이로는 투명한 액체를 마구 뿜어낸다.

전두 마스크가 씌워진 머리를 위로 번쩍 치켜올리는가 하면, 피어싱이 박혀 있는 혀를 칠칠치 못하게 드러내고 다시금 고개를 숙인다.

"벌써 가버렸나. 몇 번을 봐도 여자가 절정하는 모습은 보기 좋아."

"젖꼭지도 발기한 채로 사슬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어."

"너무나도 기분 좋아 보여... 혓바닥을 늘어뜨린 채 꼴사납게... 안에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나..."

"말그대로 연환의 계. 오옷, 혀에까지 피어싱을 박은 건가?"

몸에 베풀어진 갖가지 육체개조에, 주위의 관객들은 입이 닳도록 감탄의 목소리를 낸다.

여자가 여운에 잠겨 있는 사이, 휴식 시간의 여흥으로써 조교사가 다시 입을 모은다.

"이 여자는, 반나절에 한 번은 가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색정광으로 육체 개조를 받았습니다. 이 정도는 시작. 여기서 천박한 이야기를 허락해 주신다면, 값은 추가로 들지만 오늘 여러분께서 구매하셨던 『상품』들에도 부여할 수 있습니다."

"흐음, 그대로도 좋지만... 그건 독이 될지도 모르겠군."

"반나절에 한 번이라니, 하루종일 발정한다는 거잖아. 보통은 미쳐버리고 말텐데... 아니, 저 아이는 이제..."

그때, 관객 중 한 명이 여자의 등을 눈치챈다.

가랑이의 헝겊이 떨어졌을 때, 동시에 등도 드러나 버렸기 때문이었다.

"응? 머리카락 때문에 잘 안 보이는데 저 여자, 등에 문신인가?"

"아아, 확실히 저건..."

"머리칼이 방해 되네... 이것도 연출인가."

관객들이 여자의 등을 알아차리는 것은 계산대로였을 것이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힘없이 늘어져 있는 여자의 턱을 들어 올린다.

갑자기 고개를 움직여진 여자는, 간신히 절정의 여운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는 시선을 남자 쪽으로 돌린다.

"으윽... 아, 아아..."

"여러분의 흥미가 끝없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슬슬 이 여자 얼굴도 보고 싶지 않으실까요?"

"으음, 보고 싶군!"

"보고 싶네. 얼마나 예쁘장한 얼굴을 하고 있을까."

"『노예양』, 값이 꽤 된다고 들었는데..."

"저 풍만한 가슴, 발기한 젖꼭지, 가느다란 허리에 쫑긋 선 클리. 흥미가 끝나지 않는구만."

"...그러면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희 『노예양』, 그 이름에 어울리도록 아름답게 다듬어 게다가 추잡한 암컷의 얼굴을!"

----------

"우으... 아, 아아..."

남자에게 가랑이를 만지작거려 애태워지다가, 유코는 단상에서 겨우 갈 수 있었다.

다리 사이에 박힌 두 커다란 바이브는 진동하지도 않고 체인에 의해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장대에 구속당한 자신으로서는 기껏해야 허리를 흔드는 것밖에는 쾌감을 얻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럴수록 안타까움은 오히려 더해진다.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는 주위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으나, 사람들의 열기나 충만한 습기만이 수많은 이들이 보고 있는 한가운데에 그녀가 던져져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아, 보여지고 있어... 내 몸, 음란하고 추잡하게 변해버린 몸... 아아, 부끄러워... 그치만, 기뻐해 주고 있어? 나의 천박해진 몸을... 아아, 점점 뜨거워져... 복받쳐 올라서, 이건...)

이 자리에 몸을 바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소 부끄러움은 있으나, 보여지는 데서 오는 쾌감이 그것을 이기고 있었다.

갑자기 닥치는 몸 여기저기의 아픔도, 익숙해지면 달콤한 자극이 된다.

달콤한 자극은 뜨겁게 되어, 온몸을 달아오르게 만든다.

(빨리, 빨리 가고 싶어... 그런데, 언제? 갈 수 있을까? 아아, 이렇게나 온몸이 달아오르고 있는데, 아직인 거야? 아직인 거야!?"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외칠 뻔한 순간, 그녀에게 가벼운 아픔과 함께 날카로운 쾌감이 온몸에 박힌다.

꼿꼿하게 선 젖꼭지를, 비틀려졌다고 깨달았을 때에는 배꼽도 클리토리스도 음순도 동시에 당겨져, 연동되어 있는 바이브가 깊숙히 그녀의 태내를 도려낸다.

기습처럼 주어진 열락은 유코를 간단히 오르가즘으로 이끌어, 볼 개그를 벗겨진 것도, 그때까지 입 밖에 낸 적도 없이 그녀의 뇌를 불태웠다.

(겨우, 겨우 가버렸다... 그치만, 그치만 그치만, 아직도, 부족해. 아아아, 좀 더!!)

스위치가 들어간 지 한 시간 만의 쾌락.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바랬던 쾌감이 아니다.

유코의 몸은, 단단하고 굵은 육봉에 의해서만 비로소 본래의 엑스터시를 얻을 수 있도록 개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이나마 여운에 젖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귀마개도 곧바로 풀어져, 왁자지껄한 장내 분위기를 눈으로도 귀로도 느낀다.

보이지 않음으로써 얻었던 쾌감은, 온몸으로 쏟아지는 시선에 의한 쾌감으로 순식간에 바뀐다.

보는 이들 모두가 무언가를 말하면서, 자신을 향해 감정을 부딪쳐오고 있다.

"여러분들... 이렇게나......"

겨우 입을 떼고 나온 말은, 의미를 갖지 못했다.

좁은 회장 내, 군데군데 벌거벗은 이들은 있지만, 대부분은 표정 없는 가면을 쓰고 있는 이들.

그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음을 깨달아, 그녀는 오싹오싹 떤다.

(나는, 여기서...)

기대를 품은 유코의 질 내는 젖어 들어, 질척질척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