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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융화 ~더럽혀진공주에제물을~ #3-28 ~ 3-29

TODOSA 1 108 0


3-28 백작가의 멸망 전편

"자~ 에르페, 나쁜사람 아빠에요, 음후후후"

"아~으아~ 꺅꺅, 음후후~"

 어린아이의 손이 술병에 뻗치려 했고, 남창은 그것을 멀리했다.

"나쁜사람이 뭐야? 좀 더 나은 직함으로 해주면 안될까?"

 후작 부인의 사저에서 환대를 받으면서 남창 딕은 불평했다.

"어머나. 흉계로 백작부인 마틸다를 처치했을 뿐 아니라 문벌동맹을 무너뜨릴 만한 음모가가 착한 사람일 리가 없잖아? 음후후후후."

 로자 베르디르 후작 부인은 신이 났다.

 남창 딕의 모략에 따른 음란 책자 때문에 아내들의 불륜을 알게 된 반아르토니아 동맹의 문벌 귀족들은 침착을 잃었다.

 맹주인 램즈벨 백작은 폭로된 부인의 불륜에 분노를 터뜨리며 동맹의 일원인 몰던 자작을 치려고 나섰다.

 모여 있던 동맹 제후들의 군세는 혼란스러워졌고, 어떤 이는 제멋대로 철수하고 어떤 이는 관망하기로 결정해, 이미 한마음으로 아르토니아의 근위기사단을 공격할 처지가 아니었다.

 한편 장군의 반란 이후 명예를 잃고 의기소침해 겁쟁이라고 조롱을 받았던 근위기사단은, 네 명의 여기사에 의해 패기를 되찾고 있었다.

 근위의 네 여기사들은 왕성 함락 당시 아르토니아와 함께 사로잡혀 비참하게 능욕을 당했으나, 아르토니아에 의해 복권되어 근위 기사단으로 복직했고 기사들을 분발시켰다.

 델라빗치 남작을 비롯한 근위 기사들은 왕가를 섬기는 기사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설욕에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문벌동맹군은 머릿수만 갖추었을 뿐 서로 대립하고 엇박자를 내는 오합지졸로 변해, 사기 높은 근위기사단에 당해내지 못하고 각개격파당해 줄줄이 패주로 내몰렸다.

 불륜이 드러나 램즈벨 백작에게 분노의 화살이 겨누어진 몰던 자작은, 급기야 여왕의 명을 따르겠다며 모든 권익과 영지를 바치는 대신 왕국군에 보호를 청하는 형국이었다.

"외설적인 책자 하나로 대군을 마구 휘저은 악랄함, 대단해. 당신, 정말로 악마가 아닌가? 음후후후후"

"나는 재료를 조달했을 뿐이다. 남작부인의 붓 덕분이야."

 그러면서도 남창은 악의의 미소를 흘렸다.

 델라비치 남작부인의 창작을 가장하면서 아르토니아에게 반기를 든 자들의 치태를 백일하에 드러내 망신을 주고, 서로 으르렁거리는 추태를 부리게 했다.

 그리고 암캐라고 깎아내리던 아르토니아에게 굴복해 용서를 구하는 최대의 굴욕을 겪게 하여, 그야말로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한 것이다.

"남작부인에게 간음을 그리게 했더니 천하일품이네. 이번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왕국 제일의 대작가야."

"저 머리 이상한 필력으로 병신 취급을 받게 되면, 대부분의 남편은 미쳐 날뛰는 거지, 큭큭…"

"문벌들은 패주, 주모자 공작은 괴멸했다던데. 기분이 좋아. 음후후후후."

 문벌동맹이 와해되는 한편, 아르토니아의 최대 적인 부시덤 공작과 맹우들의 기사단도 무뚝뚝한 얼굴의 장군이 이끄는 왕국군 이민병단과의 결전에서 대패해 전멸했다.

 편협한 민족주의자인 부시덤 공작은, 눈에 거슬리는 이민병단을 섬멸하고 아르토니아의 뒷배인 민족융화회의를 배제하여 왕권을 지배하기 위해 압도적 병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르토니아의 이름을 외치는 이민병들의 사기 고양은 심상치 않았고, 피로 피를 씻는 섬멸전을 제압한 것은 장군이 이끄는 이민병단이었다.

 왕도를 향해 동시에 침공한 문벌동맹군이 일찌감치 여왕의 근위기사단을 꺾고 왕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허위 정보에 놀아난 공작 기사단은, 성채에서 유인당해 빠져나왔고 기다리던 이민 장군의 전략에 대패했다.

 절망한 공작은 독약을 마셨다고 한다.

""아르토니아에게 승리를!". 좋은 문구잖아, 음후후후"

"공작과의 결전에서 많이 죽었다. "구멍형제"도 몇 명 돌아오지 않아. "

"어머? 당신이라도 동료들의 죽음을 애도하는구나?"

"아니. 그럴 자격은 없지. 무덤에 술이라도 걸치는 정도는 해 주겠지만."

"그럼,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 아르토니아가 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그녀를 범했던 남자들인데?...뭐, 그럴지도 모르지. 그 아가씨, 기뻐했던 것 같고. 후후후."

 아르토니아를 비웃는 여자들이 줄줄이 치욕에 빠져드는 것을 기뻐하는 여자가,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아르토니아의 뒷말을 한다.

 질이 나쁜 여자라고 불평하는 남창

"아르토니아를 거스르는 놈들은 치워졌다. 민족융화회의의 필두인 후작을 조종해, 네가 왕국의 그늘에서 지배자가 될 생각인가?"

 엉큼한 여자 같으니, 하고 남창은 비웃었다.

 이 반란의 진압을 통해 아르토니아를 거스르는 세력을 왕국에서 일소할 수 있다.

 나중에는 반란에 가담한 제후들의 이권과 영지와 재산을 몰수하고 모든 것을 아르토니아의 것으로 간주하여, 왕가에 대한 중앙집권을 추진한다.

 아르토니아의 의향을 절대적으로 하고, 그 치세에 이바지하는 것으로만 귀족 제후는 존재를 허락한다.

 그것이 후작부인이 그리는 왕국의 미래도였다.

"그렇네, 그럴 생각이지만, 사실은 내가 아르토니아를 거역할 수 없어."

"호오?"

 그럴 리가 있나 하고 코웃음을 치는 남창에 부인은 미소를 지었다.

"후후, 왜냐하면 그 아가씨, 씩씩하고 귀엽거든. 열심히 하는 그 아가씨의 소원이라면 뭐든지 다 들어주고 싶어. 나는 그 아가씨의 사랑의 노예.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 줄수 있어."

 남창 딕은 로자 부인의 말에 밀정녀 미셸을 겹쳐 보았다.

 그녀도 아르토니아에 심취해, 아르토니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그 몸으로 남자를 유혹했다.

 과연, 로자 부인을 동지라고 했던 이유다.

"백작의 저택에 음란 책자를 뿌려 달라고 부탁한 뒤, 그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어떻게 됐어?"

"…. 내 쪽에서도 사라져버렸어. 백작저택에서 도망칠 수 있었다면, 내 부하에게 보호받고 있을 텐데."

"뭐야? 아직 백작저에 남아 있단 말인가?"

"….혹은 이미 살해되었는가…"

 기분이 좋았던 후작 부인은 갑자기 표정이 험악해졌다.

"만약 그렇다면 백작저택의 남자들, 절대 용서하지 않아. 이민병단의 선봉대에게 문답무용으로 한 명도 남김없이 베어버리게 해 주겠어. …민족정화주의자의 아지트를 섬멸하라고 했을 때처럼 말이야."

 문벌동맹이 와해된 뒤 백작은 영지의 성채 도시 저택에 농성해 철저항전이라며 씩씩거리고 있지만, 백작의 패배는 누구의 눈에도 분명히 보였다.

 백작가 토벌을 향한 이민병단을 이끄는 무뚝뚝한 얼굴의 이민장군은 백전불패의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

 앞선 공작과의 결전으로 피폐하다고는 하지만 사기가 하늘을 찔러, 백작의 군세가 성채 도시의 성벽을 의지해 저항한다 해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눈에 어두운 불꽃을 머금은 부인의 모습을 살피는지 옆의 아이가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울면 시끄러워서 당할 수가 없다고, 남창 딕은 자신의 아이를 안아 올려 달래 본다.

"자자, 네 엄마는 나쁜사람~ 엄마보다는 나쁘지 않은 아빠가 있어 줄테니 우는 거 아니야~"

"...아~우~? 음후~~ 빠빠 꺅꺅"

"어머? 지금 아빠라고 한거야!?"

"…그런 것 같은데?"

 백작가를 멸망시킬 날을 생각하며 증오가 끓던 부인은 어머니의 얼굴로 되돌아갔다.

"아~ 속상해! 당신을 먼저 부르다니"

 만면의 미소로 자신의 아이에게 다그치는 로자 부인

"자자, 엄마도 불러봐!"

"음후후후ㅡ. 꺅꺅."

"조금 전부터 네 웃음소리를 따라 하는 것 같은데?"

"어머나 싫어!? 그렇게 나쁘게 웃으면 안돼!!"

 부인의 말에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는 딕.

 잠깐 동안의 가족의 한때를 즐기고 있었다.

백작저택은 왕국군 이민병단의 병사들에 둘러싸여 혼란 속에 있었다.

 백작저택은 성채 도시 안에 있어 성벽에 의해 지켜질 터였다.

 사실, 백작의 군세만으로 밀려드는 이민병단을 물리칠 수는 없었고, 문벌동맹 귀족들은 줄줄이 항복하고 원군도 없어 함락은 시간문제이긴 했다.

 그럼에도 오만방자한 백작은, 명문 귀족인 백작가는 영민에 의해 목숨 걸고 지켜지는 특별한 존재로 착각하고 있었다.

 영민을 총동원한 방어전에서 이민병단에 많은 희생을 강요하면, 장군을 협상 자리에 앉혀 백작가의 존속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달콤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민병단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성벽을 돌파해 온 것이다.

 성채를 포위하던 이민병단은 한 목소리로 아르토니아의 이름을 연호했다.

 거리에 아르토니아 여왕의 이름을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지자 그에 호응하듯 이민들의 궐기가 일어났고, 성문을 지키는 백작의 군세가 쫓겨나 문은 안에서 활짝 열렸다.

 이민병단을 이끄는 장군은 병사 한 명도 잃지 않고 유유히 성채 도시 안으로 침공했다.

"밀정이?"

 대항하는 백작의 군세를 모두 제압하고 백작 저택을 포위, 마을 거리에 진을 친 장군 앞에 병사가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펼쳐진 백작 저택 주변의 지도를 노려보던 장군은 무시할 수 없는 자를 맞아, 작전 지시를 내리는 것을 뒤로 미루고 마주보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 이런 곳까지 참전하러 왔나?"

"그 여자는, 반란군을 와해시킨 일등공신 중 하나다. 어떻게든 한번"

 병사는 이민병단의 소속이 아니었다. 지금은 퇴역하여 남창으로서 타락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을 터였다.

 아니, 지금에 이르러서는 오로지 베르디르 후작 부인의 애인일 뿐이었다.

 램즈벨 백작 부인의 참살을 비롯한 문벌의 부인들의 불륜 소동의 전말이 사교계에 퍼지자, 다음 번엔 자신인가 하고 두려워한 부인들은 남자를 사지 않게 됐고, 남창도 단골들에게서 버려졌다.

"살아 있다면 무사히 데려와 달라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인의 요청으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인" 같은 불명료한 보고는, 적어도 이민병단에서는 신병 수준의 바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남자는 감수하고 말한다.

 그리고 장군도 대충 짐작은 하고, 그 부인쯤 되겠지 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의 근위기사단이 문벌들을 패주시킨 것은 너희들의 모략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 해 주겠다."

"저택에 돌입하는 선봉대에 날 추가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불화살이나 투석기는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줘. 그것만으로 된다."

"좋다. 엄호병은 필요없는가?"

"안에 들어가 버리면 한 사람이 홀가분하다. 칼싸움에서 질 자신은 없어."

"한 가지 묻겠다. 그 "소홀히 할 수 없는 부인" 때문인가? 밀정 때문인가?"

 개인적인 일에는 좀처럼 참견하는 장군은 아니었다.

 장군의 물음을 의외로 여기면서도 남자는 화답했다.

"…. 둘 다 내 여자고 내 동지다, 내버려둘 수 없어."

 남자의 대답에 장군은 그런가, 라고만 말했다.

이민병의 함성은 백작저택에까지 들려 백작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성문이 이민들에 의해 점거되어 활짝 열렸다는 전령의 소식에 크게 격노하여, 거리의 이민을 몰살하라고 아우성쳤다.

 저택 내 호위 기사들은 이민을 처벌하겠다며 나가, 밀려드는 이민병단에 투항했다.

 저택 안에는 서투른 자와 백작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기사의 올바른 자세라고 믿는 자가 남았다.

"쿠츅, 츄륵, 츗..... 쥬르륵"

 무릎을 꿇고 벌거벗은 미셸은 장승처럼 선 청년의 물건을 물고 있었다.

 반지하 감옥에서, 세 구멍이 뚫린 목제 형틀에 머리와 양쪽 손목을 모으고 구속돼, 양손을 쓸 수 없는 모습으로 청년에게 봉사하고 있다.

"좋아, 잘하네. 자, 싸 줄게."

"녜에, 주우임밈..."

 청년 프리츠는 형틀에 구속된 여자의 두 손을 잡고, 그녀가 육봉을 물기 쉬운 자세를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배가 불룩한 몸을 지탱하면서, 여자는 청년의 귀두를 혀로 핥아 문질러 쾌감을 주었다.

"오옷, 욱, 으으윽!"

 여자의 입안에서 육봉이 떨리며 수컷의 욕망을 븃븃 하고 내뿜었다.

 여자는 뺨을 붉히며 입에 퍼지는 오탁을 받아들이고 성난 육창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맥동이 가라앉자 입술로 귀두를 감싸고 혀끝으로 요도를 핥았고 남은 정액도 뽑아냈다.

"좋아, 좋아. 여전히 봉사가 괜찮아."

 여자가 귀두에서 입술을 떼자 청년은 흡족한 듯이 말했다.

"요즘 매일 연속으로 범해 줬으니까, 그다지 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보여줘 봐."

 남자의 명령에 여자는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보였다.

 혀는 하얗게 더럽혀졌고, 음모같은 곱슬곱슬한 털이 묻어 있었다.

"목에 감기면 안 되겠지, 빼줄게"

 청년은 손가락으로 건져 올려 정액이 늘어지는 털을 여자의 입에서 꺼내 준다.

"좋아, 마셔도 돼."

"네, 주인님. 감사히 받았습니다."

 여자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을 다물어, 혀를 더럽히는 백탁을 음미하며 삼켜 간다.

 고개를 높이 들고 목을 연동하며 청년의 체액을 천천히 삼켜가는 모습은 남자의 지배욕을 더할 나위 없이 만족시켰다.

"....냄새인가?"

"네. 이 냄새는 흥분돼요. 오늘도 귀여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손이 어깨 위에 고정된 채 여자는 반갑게 말했다.

 감옥에 갇힌 미셸은 옷을 모두 박탈당해 알몸으로 지냈고, 그 형틀에서 한 번도 해방되지 못했다.

 밤에는 숯불이 옮겨져 춥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지만, 손목을 어깨 위로 치켜든 채 형틀에 구속돼 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손을 쓸 수 없는 것은 메이드장에게 두 손이 구속된 이래 계속일 터였다.

   그나마 형틀이 바닥에 고정되지는 않아 자리를 옮길 수는 있었다.

 식사는 모두 청년의 손으로 입으로 옮겨졌다.

 화장실에는 보낼 수 없어서 요강으로 볼일을 보았다.

 청년의 눈앞에서 배변 행위를 강요당해 여자는 울며 용서를 구했지만, 조교라고 말하며 들어주지 않았다.

 손을 구속당해 항문을 닦을 수 없어 청년이 닦아줄 수밖에 없었다.

 더러운 항문을 청년에게 닦이는 치욕을 참지 못해 여자는 흐느꼈지만, 청년은 배변행위를 비난하지 않았다.

 여자는 수치에 목이 메어 흐느껴 울 때마다 꽉 껴안아져 입술이 막혔고, 정성스럽게 깨끗이 닦인 항문을 손가락으로 찔리며 애무받았다.

 며칠 그러다 보니 수치심도 누그러지고 치욕 뒤에 주어지는 애정이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청년은 상당한 시간을 여자와 함께 감옥에서 보냈다.

 식사를 하고, 아래의 처리를 하고, 입을 벌리게 해 양치를 하고, 목욕물을 나르고, 몸 구석구석 깊은 곳까지 정성껏 닦고, 추운 날에는 연탄을 나르고, 일부러 그런 귀찮은 일을 하며 즐긴다.

 그것이 끝나자 커진 배를 쓰다듬거나 변덕으로 거칠게 범하거나 음행을 시키는 등, 많은 시간을 여자와 마주하며 보냈다.

 여자는 자신의 상황을 손이 많이 가는 애완 동물과 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밀정의 사명을 다한 그녀는 이제 그저 구속당해 청년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몸으로 전락했다.

   붙잡힌 밀정답지 않게 잔혹한 처형을 면했지만, 더 이상 경애하는 아르토니아 여왕에게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매일도 고통은 아니었다.

 여자로서의 취급을 받지 못하더라도, 청년의 사랑은 뒤틀려 있었지만 확실히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처지에도 기뻐하는 자신을 재인식하고, 그것을 간파해준 청년이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날들도 끝나가고 있다.

"주인님, 아까 멀리서 들려온 함성 같은 것은 뭘까요?"

"이민병단들이야. 이 저택까지 쳐들어오는 것도 시간문제다."

 청년은 무릎을 꿇은 여자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말했다.

"무섭나? 괜찮아, 너희 편 군이다. 넌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

"하지만 주인님, 도망가는 편이… 아니, 도망가지 않으면 죽임을 당합니다. 이민병들은 백작가를 미워할 테니까요."

"너를 여기 두고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아."

 청년은 쓸쓸한 듯이 말했다.

 미셸은 아르토니아를 위해서라면 온갖 치욕에 젖는다 해도 기뻐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는 아르토니아를 질투하고 있었다.

"그런 말 하지 말아 주세요 주인님, 계속 주인님과 함께 있어요. 그러니 지금은 도망가시지 않겠습니까?"

"여왕을 잊고, 내 것이 될 수 있겠어?"

"분명 주인님이 잊게 해 주시겠죠. 주인님께서 사랑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저는 주인님의 것입니다."

"그건 밀정으로서의 네가 하는 말 아니야?"

"지금의 저는…밀정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여자예요. 아니, 조신함도 부끄러움도 잊은, 여자조차도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여자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드러내며 호소했다.

 어떤 형태로든 청년에게 계속 사랑받고 싶었다. 계속 사랑했으면 좋겠다.

"주인님의 사랑을 받고 싶을 뿐인 그저 암컷입니다. 주인님이 귀여워해 주시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처음으로 돌아간 암컷'입니다."

 지독한 도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남자의 성처리로 삼아진 결과 잉태했을 뿐이다.

 그런 남자를 기쁘게 하고 굴욕보다 기쁨을 느낀다니, 제대로 된 여자는 제정신을 의심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이를 잉태한 것을 칭찬해주고 낳기를 기대하는 청년의 제멋대로의 애정이 이제는 너무나도 기쁘다.

"주인님의 아이를 낳아 보여드리고 싶어요. 원해지는 아이를 잉태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발 저와 아이를 위해 살아남아 주세요."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여자의 머리를 청년은 사랑하듯 쓰다듬었다.

3-29 백작가의 멸망 후편

돌입부대가 사다리를 이용해 차례로 담을 오른다.

 발판을 확보한 돌입 부대에 유도되어 선봉대가 백작저 부지 내에 침입하자 백작군의 기사와 백병전이 시작되었다.

 이민병은 모두 간소한 가슴보호대나 방패뿐인 허술한 장비라 갑옷을 입은 백작 기사들에 비해 형편없지만, 선봉대로 발탁된 남자들은 모두 역전의 용사뿐이다.

 저택에 돌입한 선봉대는 대적하는 백작의 군세들을 압도해 차례차례로 베어 간다.

 선봉대가 피안개를 뿌리는 사이 돌입부대가 저택 안의 문을 제압해 활짝 열었고, 이민병들이 차례로 저택 안으로 눈사태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선봉대와 함께 백작 저택 안으로 침입한 딕은 남의 눈을 피하며 그늘에서 그늘로 이동해 저택 안을 관찰한다.

 백병전이 펼쳐지는 주변으로 분주히 달려가는 백작의 부하들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고, 나머지는 조용했다.

 건물 그늘에서 그늘로 건너가면서 안뜰에 이르렀다.

 작은 연못이 있고 중앙에는 품위가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나부상 분수가 눈에 띈다.

 백작부인 마틸다를 모함하기 위해 음란 책자로 세밀하게 묘사된 장소이며, 백작이 마틸다 부인과 시녀를 베어 죽인 곳이기도 하다.

 문득 안뜰의 변두리에 낌새를 채고 주의를 돌린다.

 지하로 내려가는 것일 터인 계단을 몸매가 좋은 청년이 올라왔다.

 그 근처 건물의 부자연스러운 위치에 철창이 박힌 불빛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청년이 떠나기를 기다려 딕은 계단을 내려간다.

 바로 그곳이 감옥임을 알 수 있는 철창문이 있었지만 열쇠는 잠겨 있지 않아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단검을 들고 반지하 감옥을 나아가자, 아는 여자를 발견했다.

"어이, 무사했나 보군?"

 남자가 말을 걸자 미셸은 놀라 돌아보았다.

"어째서 여기에……도와주러 온 거야?"

 부푼 몸을 안기라도 하듯 돌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그녀는 벌거벗고 있었다.

 메이드의 작업복을 몸 앞에 대고 나신을 숨긴다.

 목제 형틀이 마루에 나뒹굴고 있다.

"무슨 꼴이야. ......지금 여기를 나간 귀족 놈에게 범해지고 있었단 말인가."

"…지금, 올라가신 분은 내 주인님이야."

 남자는 감옥 문을 비틀어 열려다, 잠겨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열쇠는 안 잠겼는데? 안전하게 놓아주겠다. 얼른 입고 따라와."

"아니, 나는 여기서 주인님을 기다리라고 들었어."

 무슨 소리야 이 여자는? 하고 남자는 의아해 한다.

"빨리 도망가는 거야. 곧 이곳에도 병사들이 몰려든다."

 이 감옥에서 조교라도 받고 따르도록 훈육이라도 한 것일까?

 성가시군, 하고 딕은 혀를 찼다.

 그것을 살피고 여자는 말했다.

"내 의지로 따르고 있어. 그 분은 나의 새 주인님이야."

"저 몸매만 봐도 백작가 아니냐? 네가 경애하는 아르토니아에 맞선 일당인데?"

"백작의 아들이지만 주인님은 아르토니아님의 적이 아니야.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사모하고 있어."

"......... 너, 옛날부터 노예근성에 물들어 있잖아. 머리가 어떻게 된거야."

"뭐라고 욕해도 괜찮아. 사랑해 주시는 주인님을 따르는 게 성미에 맞는 것일 뿐."

   듣는 약이 없군, 하고 남자는 입을 비쭉거린다.

"그럼 됐어. 신변에 위험이 없다면 여기서 우리 편이 오기를 기다려. 주인님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여자는 옷을 입는 동안을 아쉬워하며 남자에게 간청한다.

"나보다, 다른 메이드들이 더 위험한 것 같아. 주인님은 메이드들을 풀어주라고 백작을 설득하러 간다고."

"메이드들이 위험해? 무슨 소리야?"

"백작이 강제로 동반자살을 할 것 같대. 뒷마당에 구멍을 많이 파놓은 것은 그녀들을 묻기 위해서라고…!"

 백작의 상궤를 벗어난 오만방자함은 딕도 듣던 일이었다.

 자신을 위대한 지배자인 것처럼 여겨, 시중드는 여자들을 길동무로 자살하는 것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백작은 지금 어디에? 가서 내가 정리하겠다."

 머지않아 이민병단의 병사들이 몰려들어 백작을 물리치거나 포박하겠지만, 메이드들의 목숨을 생각하면 일각의 유예도 없다.

 딕은 손에 쥔 단검을 확인했다.

백작저 가장 안쪽, 왕성의 옥좌를 본뜬 붉은 융단이 깔린 넓은 방에 배가 부풀어 오른 메이드들이 모여 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 뒤에는 기사들이 그들을 위압하듯 장승처럼 서 있다.

 옥좌에 앉은 백작은 허공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위대했던 이 왕국도 이제 끝이구나. 영주에 대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민의 들개들을 날뛰게 한 것이 모든 잘못의 근원……. 이민 따위 빨리 구제했어야 했는데......"

 나직이 백작에게 과실주 병과 술잔을 여러 개 얹은 쟁반을 든 메이드장이 나섰다.

"백작님,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과실주를 준비했습니다."

"음. 여자들한테 나눠줘라."

 백작의 지시에 메이드장은 메이드 개개인에게 술잔을 건네주며 과실주를 따라갔다.

 여자들은 신묘한 표정으로 손에 쥐어진 그것을 응시한다.

 술잔에 담긴 그것은 피처럼 검붉다.

 메이드들 모두에게 술잔이 나눠지자 백작은 온화한 목소리로 여자들에게 고했다.

"너희는 행복하다. 영광스러운 백작가의 마지막 당주와 함께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자신의 충절을 자랑하거라."

 백작의 말에 메이드들은 건네받은 술잔이 무엇인지 확신했다.

 손을 전율하며 술잔을 움켜쥐는 자, 눈을 부릅뜬 자, 조용히 오열의 신음을 내는 자, 입을 눌러 공포에 복받치는 구토를 참는 자.

 백작이 말한 것처럼 죽음을 함께 할 수 있는 기쁨을 보이는 여자는 없었다.

"백… 백작님, 저에게는 부양해야 할 여동생들이 여섯 명 있습니다. 제가 없으면 동생들이…"

"태내의 아이도 죽게 하는 것은, 저, 적어도 아이를 낳을 때까지…"

"죽는 건 무서워요... 제발.... 용서를..."

 여자들은 저마다 변명과 본심을 조심스럽게 말한다.

 이 저택에서는 남자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죽으라는 말을 듣고는 잠자코 따를 수 있을 정도로 훈육되어 있지는 않다.

   저마다 사정이 생겨 백작저에서 봉사를 강요당해 남자들로부터 당하는 치욕을 참아 왔을 뿐이었다.

"괜찮아요, 여러분들."

 메이드장 리자는 메이드들에게 타이르듯, 그러나 이의를 허락하지 않는 어조로 말했다.

"백작님께는 그동안 수없이 자비를 받았습니다. 백작님 밑에서 영원히 충절을 다하는 것이 여자의 최상의 기쁨임을 알았습니다."

 리자는 열에 들뜬 듯, 항상 차갑고 무표정하던 얼굴이 황홀한 미소로 변한다.

"여러분들은 백작님께 목숨을 바쳐 함께 떠날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기꺼이 술잔을 받는 겁니다."

 여자들에게 공포를 주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을 즐기는 것은 아니었다.

 메이드장 리자에게 이들은 지도해야 할 미숙한 후배였다.

 그리고 그녀만은 경애하는 백작에게 목숨을 바쳐 충절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영예롭고 행복한 일이라고 믿는 것이다.

"자, 술잔을 비우세요. 그럼 당신부터."

 맨 앞에서 창백한 얼굴을 향하던 소녀에게 메이드장이 명령했다.

 소녀는 흠칫 몸을 떨었고, 그리고 벌벌 떨기 시작했다.

"용...용서를...."

 눈물을 글썽이며 간청하는 소녀에게, 메이드장은 다시 말한다.

"괴로운 것은 잠깐의 순간입니다. 곧 당신의 숨은 멎습니다. 그때까지 백작님께 그동안의 은혜를 제대로 감사드리며 가는 거예요."

"싫.....어요..."

"뭐라고요?"

"싫어요, 저는 독 같은 건 마시고 싶지 않아요!"

 소녀는 짜내듯 진심을 토해내고, 떨리는 손이 술잔을 떨어뜨리고 독주가 붉은 융단을 더럽혔다.

 메이드장의 얼굴이 흐려진다.

"독이 싫어요? 어쩔 수 없군요. 조금 볼썽사나울 수도 있지만, 기사장님, 부탁드려도 될까요?"

 메이드장의 말에 기사 중 한 명이 나서 독배를 거부한 소녀의 팔을 잡고 밧줄로 뒤로 손을 묶었다.

 양손의 자유를 빼앗고, 소녀의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잡아 위를 들어올린다.

"싫, 싫어어어엇!"

 기사가 단검을 뽑아 소녀의 목에 들이밀 듯 자세를 취하자, 소녀는 공포의 비명을 질렀다.

"백작님, 모처럼 배려해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목을 찔러서 모시고 싶다는 이 아이의 어리광을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조심스러운 메이드장에게 백작은 고개를 끄덕인다.

"음. 리자에게 맡기겠다."

"그럼 기사장님,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만, 그 아이를 부탁합니다."

"싫어, 싫어, 싫어어어어어엇! 죽이지 마, 죽이지마아아아아악!!"

 소녀는 반미치광이가 되어 불룩한 배를 좌우로 휘두르며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손을 뒤로 묶이고 머리를 기사에게 붙잡혀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단념하고 얌전히 있는 거야. 지금부터 그 부드러울 것 같은 목구멍을 푹 찔러 줄 테니까."

 기사는 혹박한 미소를 지으며 소녀의 눈앞에 단검을 들고 유난히 공포를 부추기며 처형을 즐긴다.

"부탁이야, 누가 도와줘요오! 싫어! 싫어어엇! 싫어어어어엇!!! 죽는건 싫어어어어ㅡㅡㅡㅡ!!!"

 다른 여자들은 목이 베이려 하는 동료를 직시할 수 없었고, 떨며 눈을 감거나 기도하는 말을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푹

 살을 도려내는 소리와 함께 피가 튀었다. 검붉은 피의 비말이 메이드장의 얼굴에까지 튄다.

"그에에에"

 구멍난 목에서 새어나오는 숨이 피의 비말을 흩날린다.

 그러나, 붉은 카펫에 엎드려 피웅덩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소녀에게 단검을 들이대던 기사였다.

 목의 대각선 뒤에서 목구멍까지를 날아온 단검이 관통하고 있었다.

"아버지, 이제 적당히 해라. 죽으려면 혼자서 죽으라고."

 여자들을 둘러싸고 있던 기사들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하고 그들이 돌아보니 백작의 아들인 프리츠와 이민 병사인 듯한 중년의 남자였다.

"아들아, 아직도 남아 있었나? 아니, 그 이민 놈은 뭐야!? 왜 들어온 들개를 제거하지 않아!?"

 백작은 흐린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여자들을 위압하던 기사들이 칼을 빼들고 자세를 취한다.

 프리츠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나는 이 이민병 아저씨에게 항복했어. 죽고 싶지도 않고, 딱히 서로 죽여야 할 이유도 없으니까."

"이, 멍청이가! 일족의 인간으로서 용감하게 싸워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백작의 질책하는 말에 패기는 없고 몽유병자의 헛소리 같다.

"이, 이, 이민에 항복하다니! 이……이렇게 수치스러운 일을ㅡ"

 매도하는 백작에게 내뱉듯 프리츠는 돌려준다.

"시끄러. 나는 왕도에 가서, 아버지가 말하는 암캐 여왕에게 납작 엎드려 바닥에 이마를 문지르고, 그녀의 구두를 핥아서 용서를 구할 생각이다."

"뭐, 뭐라고!? 저 암캐에게 납작 엎드려!? 용서 못해, 절대 용서 못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부끄러운 줄!"

"알 바야! 아버지야말로 싫어하는 여자들을 길동무로 동반자살 중이라니, 떨어질 대로 떨어졌어. 부끄러운 줄 알아."

"내가 여자를 어떻게 처분할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야! 네가 이러쿵저러쿵 할 일이 아니야!"

"얼마나 오만한 거야, 신이라도 된 셈인가? 돈과 권력으로 여자를 거느리고 있는 주제에."

"부모를 우롱하다니, 기어오르는 것도 적당히... 커헉컥.....적당히 해라!!"

 백작은 분노한 나머지 기침을 한다.

"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아, 그 이민의 목을 따서, 일족의 남자란 걸 증명해 보여라."

 떨리는 손으로 백작의 손가락질을 받자 이민 남자 딕은 히죽 웃었다.

"세간에 뿌린 그 음란 책자 말이야, 기획한 게 나야. 큭큭!"

 남자의 말에 백작은 경악으로 눈을 번쩍 떴다.

"ㅡㅡㅡ뭐, 뭐라고!?"

"네놈이 베어 죽인 사모님의 밤의 치정을 델라빗치 남작 부인에게 제공해 상스러운 음란책으로 꾸며 뿌리고, 네놈들 문벌을 치정싸움에 빠뜨려 공중분해시킨, 그 모두가 내 줄거리였단 말이다."

"네, 네놈이 꾸민 모략이었단 말인가!"

"아아ㅡ 맞아. 예상대로 네놈이 흥분해 준 덕분에 모든 일이 잘 풀렸다. 아르토니아 여왕 폐하도 틀림없이 기뻐하실 거야, 큭큭큭!!"

 유쾌해서 참을 수 없다면서 비웃는 남자.

 인간을 함정에 빠뜨리고 비웃는 악마의 비웃음이었다.

"느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용서 못해, 용서 못한다ㅡㅡㅡㅡ!!"

 격앙된 백작은 검을 잡아 뽑고는 여자들을 걷어차고 짓밟으며 딕에게 덤벼든다.

"가아아아아아아아아ㅡㅡㅡㅡㅡ악!!"

 푹

 남자의 단검이 백작의 목구멍을 찔렀다.

 검을 내리치려던 백작의 팔은 남자의 두꺼운 팔에 막혀 머리 위로 내려오는 일이 없었다.

"나는 "아르토니아의 두 번째". 여왕의 최강의 자객이다. 상대가 나빴구나?"

 목구멍을 찌른 단검을 도려내면서 남자는 비웃는다.

 백작은 흰 눈을 뒤집고 방 한가운데서 피웅덩이에 잠겼다.

"아아......! 백작님...... 아아........!"

 메이드장이 백작 밑으로 달려가 창백해진 얼굴로 안는다.

"...망할 아버지, 빌어먹을..... 끝까지......"

 청년 프리츠는 아연실색하여 중얼거렸다.

 지켜야 할 주인을 잃고 우뚝 서는 기사들에게 남자가 웃음을 터뜨린다.

"자, 네놈들 어떡할래? 나랑 해볼테냐? 너희들이 한번 휘두를 때 대여섯 명은 지옥으로 보내줄게. 누가 살아남을지 의논한 뒤에 덤벼라."

 기사들은 쾌락 살인마라도 보는 듯이 몸을 떨며 방을 도망쳐 나간다.

 원래부터 그들은 몰려드는 이민병단과 칼을 맞대는 것을 두려워해서 저택 안쪽까지 도망친 자들이었다.

 기사들을 쫓아낸 남자는 바닥에 앉은 배가 부푼 여자들을 향해 말했다.

"여자들, 연회는 끝이야. 술잔은 냅다 던져라. 뒤는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바로 저기서 서로 베고 있으니까. 여기 있는 게 안전할 거야."

 바로 앞에서 백작이 참살당해 몸을 움츠렸던 여자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달래고 껴안으며 한결같이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아이를 밴 여자들만 줄지어 서 있으면 조산소에라도 헤매 들어온 것 같군. 백작 자식, 악취미야."

 비웃는 남자에게 프리츠는 묻는다.

"너는 그 "공주의 구멍형제"라는 녀석이야?"

"뭐 그렇지. 그 여자에게 똥구멍으로 즐기는 것을 기억하게 한 것은 바로 나야."

"내 노예녀에게서 늘 들었지만, 아르토니아는 그렇게 좋은 여자인가?"

"그래. 앞쪽은 물론이지만, 똥구멍 상태는 최고였어. 탱글탱글해."

 프리츠를 욕망에 찬 한창 젊은 풋내기로 보고, 남자는 이야기의 수준을 최저로 낮추며 호언장담했다.

 남자의 비열한 말에 청년은 웃는다.

"그런가, 그 여자가 말하는 거니까 틀림없이 좋은 여자다."

 어디선가 비슷한 말을 들었나?

 청년의 말에 남자는 기억을 되새긴다.

 밀정 미셸이 일찍이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예종했던 "공주의 여덟번째"의 남자가 같은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과연, 그 여자는 조교를 받으면서도 새 주인에게 아르토니아의 좋은 점을 열심히 주장했던 것 같다.

 미셸의 강인함에 쓴웃음을 짓는다.

"좋은 여자지만 미소녀와는 다른데? 지금은 알렌 왕자와 스텔라 공주 두 아이를 데리고 있어."

"여자의 기쁨은 임신하고 난 뒤라고 생각한다. 빨아서 젖가슴이 나온다면 최고지."

 상궤를 벗어난 이 백작저에서 청년도 영향을 받아 자랐을 것이다.

 아이도 아니니 젖은 떼라고 남자는 비웃는다.

 ...... 갑자기 옆구리에 충격이 왔다.

"크윽ㅡㅡㅡ!?"

 남자는 등뒤에서 부딪쳐 온 자를 확인했다.

 여자였다.

"......! 리자, 너 무슨!"

 프리츠가 소리쳤다.

"…. 백작……님…"

 메이드장은 남자의 옆구리에서 스르르 단검을 뽑아냈다.

 날을 잡은 손이 떨리고 피에 젖은 흉기를 힘없이 떨어뜨린다.

 그것은 백작의 목을 도려낸 단검이었다.

"이, 이!"

 프리츠는 검을 뽑지만 남자는 가볍게 손으로 눌렀다.

 맥빠진 듯 주저앉는 메이드장에게 묻는다.

"...... 복수인가?"

 남자의 물음에 흐린 눈동자를 지으며 여자는 중얼거렸다.

"이번에는…태어난 아기를……키워주신다고…, 백작님……"

 그것만을 말하고, 눈을 부릅뜬 채 피웅덩이에 잠기는 백작의 유해에 매달려 울음을 터뜨린다.

"ㅡㅡㅡ그런가, 그것 참 안됐군."

 남자도 빨간 융단 위에 쓰러진다.

 엄청난 피가 검붉게 퍼져 나간다.

"빌어먹을, 이봐 정신 차려."

 프리츠는 남자의 상처를 손으로 눌러 출혈을 억제하려고 시도하지만 금세 피에 젖어 간다.

"그 여자, 용서해 줘...... 그녀석을 포함해서, 배가 부푼 여자들을 어떻게든 해줘…"

 남자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청년에게 말했다.

"네가 좋아하는 그 여자, 목줄 채워 다니면 좋아해. 그 여자는…"

"그래, 알았어. 다음에 새 거 사줄게."

"만일......네가 정말로 아르토니아를 알현하는 일이 있다면.... 전해줘."

"유언이야? 포기하지 마, 젠장, 피가......"

"너의 똥구멍 상태는 어느 여자보다 좋은 일품이었다고..........크크"

"바보인가 당신은!?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여왕에게 맞아 죽을 거 아니야! .....이봐, 뭐라고 말 좀 해, 이봐ㅡㅡㅡ"

 시야는 어두워져 간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 갔다.

 의식이 멀어져 가면서 딕은 자신의 죽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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