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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에서 노상강도당할 뻔한 썰

적중일치1 0 33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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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각설하고 시작해볼게. 2013년도에 일어난 일이라 기억이 100% 맞으리란 확신은 없어.


 


3박 4일 일정으로 갔는데, 그 중 두번째 날이었을 거야.


 


난 저렴한 마사지 샵이 많은 레오디오스 써클?( 이름이 헷갈린다… 레오디나스 서클은 아니겠지, 아무튼 뭐 그런 이름이야.)이란 거리로 갔지. 내 기억에 의하면 클럽도 많고 KTV(룸살롱과 분위기가 비슷한 노래방)도 많은 지역…


(* 혹시 내가 틀렸다면 댓글로 정정해줘. 고마워)


 


그 거리 중심가는, 거리 이름처럼 구조가 원형 교차로처럼 생긴 구조였는데…(분수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 딱히 심미적으로 예쁜 곳이란 느낌은 없어서 사진도 안 남김) 사람도 많이 다니고 뒤편 농구 골대에서는 젊은이들이 농구를 열심히 하고 있었지..


 


자세한 시간은 기억 안 나지만 오후 2시? 쯤이었을 거야.


 


벌써 쇼핑몰에서 소매치기를 두 번 당할 뻔했지만, 사람이 많이 지나다녀서 경계심을 좀 풀고 있었지.


벌건 대낮이기도 했고…


 


그때 내 맞은편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들이, 날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강남스타일을 불렀어. 그때 강남스타일이 필리핀에서도 무척 인기가 있었고, 걔들은 척 보면 한국인을 구별해내더라.


 


나도 씩 웃으면서 “강남스타일!”을 외쳐줬는데, 어느순간 내 옆으로 두 명, 뒤로 두 명이 다가와있었어. 마찬가지로 14~16살로 보이는 남자애들.


 


언제 다가온지도 모르게, 정신차리고 보니 그냥 와 있었어.


 


순간 존나 당황했는데, 그런 내 당황한 눈빛을 보자마자 애들이 날 덮쳤어.


한 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더라, 내가 어쩔 줄 몰라하는 기색을 보이자마자 바로 달려들더라구.


 


 뒤에서 두 놈이 달려들어 내가 메고 있던 백팩을 가져가려 하고, 옆에서 두 놈이 달려들어 내가 손에 가지고 있던 쇼핑백을, 앞의 두 놈은 내 팔을 잡으려 했었지.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대놓고 대낮에 강도짓을 당하는 건 처음이라 손나 무서웠지만, 일단 몸을 거세게 휘둘러서 밀어냈어.


 


그리고 꺼지라고 말한 다음, 도와달라고 주변에 소리쳤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더라.


 


농구하는 사람들은 농구만 하고, 길 가는 사람들은 길만 가고, 편의점이나 빌딩 들에 있는 보안 요원(*샷건이나 라이플로 무장)도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보고 있더라. 하긴 뭐 걔내는 자기들 구역만 지키면 되니까.


 


늘상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정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더라.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제일 키 큰 놈 두명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전속력으로 도망가서 택시를 탔어.


일단 자기 친구들이 쓰러지니까, 두 놈은 그 놈들 일으키려고 했고, 남아있는 두 놈인가 나를 쫓아오는 것 같았지만 정신없이 뛰어서 돌아보지도 못했다.


 


다행이다 싶었던 건, 내가 복싱과 다른 운동을 오래동안 해왔던 거. 특히 달리기를 내가 좋아했던 게 정말 도움이 된 거 같아.


 


(*인터넷 밈인 “내가 복싱을 배워서 백스텝으로 피했기에 망정” 운운하는, 웃기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임. 원한다면 대회 우승 트로피들과 상장 인증 가능)


 


그놈들을 얼떨결에 패긴 했는데, 그래서 안 털렸다기보단, 그냥 존나 잘 도망가서 봉변을 피한 것 같아.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게, 걔들이 내 짐을 뺏어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튀면 내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잖아?


쫓아가더라도 어떤 위험한 곳에 걔들이 기다릴지 모르고.


 


말이 중학생이지, 남자애 여섯명이 둘러싸면 잡아서 패는 건 둘째치고 반드시 물건 하나라도 뺏기겠다 싶더라구.


 


아니, 설령 형들이 피지컬이 엄청 좋거나 격투기 선수라고 해도 문제가 되는 게, 일단 걔들을 존나 패고 있으면 어쩄든 경찰이 올 테고… 그러면 무척 골치가 아파지지 않을까? 마닐라 경찰은 외국인들 차별하는 걸로 유명하지.


 


겨우 택시에 타서 좀 진정된 뒤에 살펴보니까, 어느새 내 바지 앞주머니에 넣어둔 작은 지갑(뒷주머니에 넣으면 봉변당할까봐 일부러 앞에 넣어둠)이 없어져 있더라. 뭐 지갑엔 소액만 넣은지라 별 탈은 없었지만. 언제 없어졌는지 눈치도 못 챘어.


 


나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걔들이 칼이나 하다못해 다른 무기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강남스타일과 한국어로 내 환심을 사고, 그 사이에 양방향으로 나를 둘러싸는 능숙함이 무섭기도 했지만…


정말 평온하게 일상을 즐기는 필리핀 사람들의 모습이 더 무서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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