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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수밭 1부 3장 제1화 봉순엄마 (鳳淳 母)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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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저녁....
온 동네 장정들이 저녁밥을 먹은후 동구밖 정자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저녁바람을 쐬면서 올 농사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 봉순이 아버지도, 삼돌이도 끼어 있다.
삼돌이는 조용히 봉순이 아버지와 둘이만 있을때를 기다리며 한쪽에서 젊은축들과 여자들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에 저고리섶을 벌리며 바람을 쐬던 동네 어른들이 한사람 두사람 먼저 집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사람들도 들어갈 채비를
하며 일어선다.
그 중에 봉순이 아버지도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간다.
삼돌이가 일어나자 동네 청년들이 더 놀다 가라고 한마디씩 한다.
"삼돌아 벌써 가려고? 더 놀다 가라."
"그래! 좀 더 있다 가자"
"아니 일찍 가서 잘란다. 오늘 김 매느라고 너무 힘들어서...."

 

붉은 수수밭 1부 3장 제1화 봉순엄마 (鳳淳 母) 3


하며 큰 돌위에서 놀다 내려와 짚세기를 꼬아서 신고 저만큼 앞서 가는 봉순이 아버지를 따라 갔다.
열 엿새의 둥근달이 그림자를 앞 세워가며 가는 두 사람을 훤히 비쳐준다.
앞서 가는 봉순이 아버지는 동갑인 흥수와 풍년이 들어야 일본놈들에게 공출을 바치고도 조금이라도 남지, 평년작이나 흉년이 들면은
모두들 다 겨울이 다 지나기도 전에 굶어 죽기 알맞다며 걱정섞인 이야기들을 하며 간다.
두어마장 뒤 떨어져서 걸어가던 삼돌이는 속으로 생각을 한다.
'내가 이야기 안해 주면 당신은 굶어죽기 전에 먼저 마누라 손에 독살을 당해 죽을거요'
봉순아버지와 흥수는 골목길 갈라진 곳에서 봉순아버지는 아래쪽 골목으로 흥수는 윗쪽 골목으로 자기들 집있는 쪽으로 갈라져 간다.
그것을 보고 삼돌이는 걸음을 재촉해 봉순이 아버지뒤를 바짝 쫓아 갔다.
뒤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에 뒤를 돌아다본 봉순아버지는
"엉! 삼돌이 네가 이쪽은 왠 일이냐?"
"예, 봉순이 아버지께 할 말이 있어서요."
"무슨말인데?"
"여기서는 좀........."
하며 삼돌이가 앞서서 걸었다.
갑자기 삼돌이가 할 이야기가 있다며 뒤돌아 와서는 여기서는 안된다며 다시 앞서서 걸어가니, 봉순아버지는 어리둥절 하였다.
무언지도 모르고 삼돌이를 따라가다, 갑자기 '나를 놀리는가' 하는 괘씸한 생각이 들어 삼돌이를 불렀다.
"야, 삼돌아  무슨일인데 그러냐?"
"........."
삼돌이는 아무말도 없이 걷기만 한다.
"삼돌이 너, 나를 놀리는 것은 아니지? 나를 놀렸단 봐라 너는 내 손에 죽는다."
"내가 봉순이 아버지를 무엇 때문에 놀려요? 앞으로 나를 은인으로 생각하게 될거요."
"도대체 무슨일인데?"
"아뭇소리 말고 따라 오기나 하시요.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 할 테니까."
두 사람은 조용히 걸어 마을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삼돌이는 솔바람 소리가 쏴아하니들리는 소나무 밑 등걸에 걸터 앉아 봉순이 아버지에게 물어본다.
"며칠후면 생일이 된다면서요?"
"아니 네가 어떻게 내 생일을 아느냐."
"다 아는 수가 있지요. 정말 며칠후에 생일이 되면 알려줄 말이 있거든요."
"응!  가만있자.....오늘이. .."
"열 엿새요"
"그럼 사흘후면 내 생일이다 내 생일이 열 아흐레 이니까!"
"봉순이 아버지 내 말 허투루 듣지 마시고 꼭 조심 하시요. 생일날 봉순이 엄마가 미역국이라고 끓여주면 절대로 먹지 마시요."
"아니....왜???"
"국 속에 비상을 탄다고 했으니까요."
"누가??...."
"누구긴요...국 끓인 봉순이 엄마죠."
"이놈이 어른을 놀려....."
하며 봉순이 아버지는 손을 들어 삼돌이를 치려고 한다.
삼돌이는 봉순아버지가 치려는 것을 막으며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를 때릴려면 때리시요."
하며 덕쇠아버지와 봉순어머니가 옥수수밭 속에서 씹을 하면서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봉순아버지는 끝까지 못 믿겠다며 긴가민가 하다 물어본다.
"그럼 너는 왜 옥수수 밭에 들어가 있었냐?"
삼돌이는 그말에는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유월이와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말을 할수가 없었다.
삼돌이가 대답을 하지않자 봉순아버지는 삼돌이 말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그말 끝에 삼돌이는 봉순아버지에게 한마디 더 했다.
"정 못믿겠다면 알아서 하십시요마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내가 허튼 소리를 할 것 같으요."
하며 벌떡 일어나 마을쪽으로 내려갔다.
봉순아버지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다가 곰방대와 담배 쌈지를 꺼내 곰방대에 담배를 꾹꾹 눌러담아 입에 물고 부시돌을 쳐서 불을
붙여 한모금을 깊숙히 빨아 들이며 생각에 잠겼다.
'삼돌이 말이 사실일까? 그러고 보면 요즘 마누라 행동이 달라진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요즘은 밤에 잠자리에서 그전같이 보채지는 않는것도 이상하게 느껴지고.....아뭍은 이상한점이 더 많은것 같아 조심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흘후의 아침 봉순이집......
봉순이 아버지 종만이는 새벽에 일어나 논을 한번 둘러보고 한바지게 가득 풀을 베어 왔다.
해는 뜨지 않았어도 종만이의 등에는 땀이 흠씬 흘러 베잠벵이가 후줄근하니 젖어있었다.
요 며칠동안 종만이는 삼돌이의 말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정신은 딴데가 있었다.
'정말 삼돌이 말처럼 저 여편네가 서방질을 하고 자기를 죽일려고 음흉한 꾀를 품고 있을까? 아니면 삼돌이 녀석이 잘못알고 있는 것
이 아닐까?'
며칠동안 마누라를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그러한 낌새는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다.
몸을 씻고서 마당에 놓여져 있는 평상에 올라가 아침밥상을 받아보니 생일날이라고 평소에는 볼수가 없었던 반찬이 올라있다.
간고등어가 구어져 있고,미역국이 밥그릇 옆에 나란히 올라와 있다.
종만이는 마지막으로 자기 마누라를 시험해 보기로 마음먹고, 정짓간(부엌)에 있는 봉순엄마 에게 말했다.
"여보! 어서 이리와 같이 먹게..."
"당신 먼저 드세요. 나는 봉순이와 나중에 먹을게요!"
"그러지 말고 어서 들어와 오늘같은 날은 우리식구들 모두 같이 먹어야지"
하며 억지로 봉순엄마를 불러 평상에 앉혔다.
평상위에 억지로 불려서 올라온 봉순엄마는 어딘가 모르게 허둥지둥 하였다.
정짓간에서 밥을 푸고 국을 뜰때 봉순아버지, 즉 종만이의 국에다 옷고름속에다 감췄던 비상을 꺼내 재빨리 털어넣고서 숫가락으로 휘
휘 젓은후 밥상을 평상으로 가지고 왔는데 남편이 억지로 같이 먹자고 하니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종만이는 삼돌이 말대로 미역국이 올라오고 해서 더욱 의심이 되어 봉순엄마에게 말했다.
"오늘 아침은 무슨 반찬이 이렇게 좋아? 미역국도 있고!"
"오늘이 당신 생일이잖아요! 그래서 지난장에 오동댁한테 부탁해서......"
하며 말을 흐린다.
"그래! 그런데 어째 당신국은 그렇게 적어 나와 바꿔먹지!"
종만이가 국그릇을 바꾸자 봉순엄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어쩔줄을 몰라한다.
그것을 본 종만이는 삼돌이의 말에 확신을 가지며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친다.
"네 이년! 네가 샛서방질을 하면서 진짜 자기서방은 독살 시키려고 해."
그 순간 어쩔줄을 몰라하며 있던 봉순엄마는 밥상을 종만이에게 엎으며 순식간에 삽짝문밖으로 내 뺀다.
갑자기 얼굴에 국이 쏟아지는 통에 종만이는 당황을 했고 상황을 정리하고 보니, 마누라는 밖으로 도망을 쳤고, 평상에 같이 앉아있던
봉순이는 소란통에 놀라 '와악'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종만이는 부리나께 윤 초시댁으로 올라갔다.
동네에 일어나는 소소한 일에서부터 큰 일까지 모든것이 윤 초시에게 보고되고 또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동네사람들은 무슨일이거나
일이 생기면 일단은 윤 초시에게 알리고부터 일을 추려 나갔기 때문이다.
바깥사랑에서 아침상을 받아 식사를 하던중 급하게 이야기를 전해들은 윤 초시는 온 동네 장정들과 청년들을 모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윤 초시의 명령에 따라 순식간에 윤 초시의 넓은 마당이 온 동네 남정네들로 가득 찼다.
윤 초시는 대청마루에 서서 남정네들을 내려다 보며,
"으허..험 오늘 아침 봉순애비인 종만이가 하소연을 해왔다. 지 여편네가 팔봉이 놈과 배를 맞췄다고... 그래서 지금부터 팔봉이와 봉
순애미를 잡아와서 대질을 시키겠으니 너희들을 빨리 가서 그것들 둘을 붙잡아 오너라...으흠"
윤 초시 머슴들과 동네 청년들이 재빨리 대문밖으로 사라졌다.
덕쇠네집....
동네가 수런수런 거리며 사람들이 윤 초시집으로 올라가는것을 보고 덕쇠네가 팔봉이에게 말한다.
"여보! 동네에 무슨일 났는갑소! 윤 초시어른이 장정들은 다 올라오라고 한답디다. 당신도 가봐야지라."
"무슨일이라고 안 그래"
"야! 무슨일인지는 몰라도 봉순이 아버지가 먼저 올라간후에 모두 올라 오라고 그런답디다."
팔봉이는 가슴이 뜨끔하였다.
지은죄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와 봉순엄마와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팔봉이는 마누라에게 동네사람들이 자기를 찾으면 새벽일찍 읍내로 나갔
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시키면서 허둥지둥 몇가지 물건을 챙긴다.
더럭 겁이난 덕쇠네는
"아니! 당신이 뭔죄를 지었다고 이 난리요?"
"그럴일이 좀 있어."
방문밖으로 나가려는 팔봉이의 옷 소매를 꽉 붙잡고,
"뭔 일이요? 뭔 일??"
다급해진 팔봉이가 옷 소매를 붙잡은 덕쇠네의 손을 잡아 풀려고 애쓰면서.
"사실은 내가 봉순이 엄마를 건드렸거든......."
"뭐요? 미쳤네! 미쳤어! 세상에 자기 마누라 보지는 곰팡이가 피도록 놔두면서 남의 예편네 보지는 왜 쑤셔~어!!"
"지금 그런말할때야! 잡히면 죽는지 알면서...."
"아이고! 나 못살아! 못살아!"
하면서도 남편의 갈아입을 옷 몇가지를 챙겨 준다.
도망을 가서 몇개월 동안이라도 숨어 있으려면 그래도 갈아입을 옷이라도 있어야지 하는 마누라 생각이다.
잡히면 사람구실을 못하게 되리라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속에서 불이나도 참을수 밖에 없다.
팔봉이는 자그마한 개나리 봇짐을 들고 삽짝문 밖으로 튀었다.
윤 초시집에서 많은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린다.
두 사람을 잡으러 갔던 젊은이들이 빈손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윤 초시의 호령이 다시 떨어졌다.
세패로 나눠서 한패는 즉시 00부(府)로 나가는 산길을 막고, 또 한패는 냇물을 따라서 읍내로 가는길을 막도록 지시를 하고, 마지막
패는 온 동네를 뒤지라는 명령이었다.
한나절정도 지난후 먼저 봉순엄마가 콩밭고랑에 숨어 있는것을 찾아내어 잡아 왔다.
팔봉이는 해가 떨어질 저녁무렵 00부(府)로 직접 갈수 있는 뒷산 산길을 가다 젊은 초군들에게 들켜 결국은 잡혀왔다.
뒷산길은 너무 험해서 보통사람들은 갈수도 없고 겨우 초군들이나 나뭇꾼들이 사용하던 길이였는데, 팔봉이는 다급한 마음에 조금이라
도 멀리 갈 욕심으로 길을 재촉하다 산에서 굴러 발을 삐어 걸음을 잘 걷지 못해 초군들에게 따라잡혀 붙잡혔다.
윤 초시집 마당에 훤하니 싸리나무 횃불들이 켜졌다.
붙잡혀온 두 사람의 모양도 훤한 횃불들 밑에 적나라 하게 들어났다.
두 사람은 댓돌밑에 머리를 푹 숙이고 무릅을 꿇고 있다.
봉순엄마는 나무비녀가 빠져서 낭자가 다 풀려 머리가 산발이 되었고 치마는 흙이 잔뜩 뭍어있다.
팔봉이는 발을 삔 데다가 무릅을 꿇고 있으니 발이 고통스럽고, 간통하다 잡히면 어떤벌이 내려지는 지를 아는 까닭에 얼굴에 공포가
어려있다.
이윽고 윤 초시의 말이 떨어졌다.
"팔봉이, 네 이놈! 남의 예편네를 올라타면 어떤벌이 내려지는 지를 잘 알겠지??"
"예! 예! 예!  영감마님..........그건요...저 봉순네가 먼저 꼬리를 쳤읍니다."
"아니! 그래도 이놈이 변명을......여봐라."
"예! 영감마님"
"저 놈을 당장에 덕석으로 말아라"
"예!!"
동네 장정들이 순식간에 팔봉이를 덕석으로 둘둘 말았다.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집 한쪽 모퉁이에서 이것을 보고 있던 덕쇠네는 눈 앞이 캄캄하다.
덩석말이를 당하고 나면 사람이 허리를 쓰지도 못하고 반 병신이 되는 것은 불문가지이고, 또 동네에서 쫓겨나 어디로 가야될지 막막
하기 때문이다.
(옛날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형벌로 동네에서 도둑질, 간통등 못된짓을 하거나, 웃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면 동임을 맡은 동네 어른이
동네를 대표하여 형벌을 내렸다. 그중에서 덕설말이는 겉으로는 아무 상처도 생기지 않으나 속으로 골병이 들 정도로 심한 형벌이다.)
벌써 마당에서는 덕석에다 몽둥이질을 시작했다.
"퍽"
"아이고"
"퍽, 퍽, 퍽"
"아이고, 아이고"
"퍽, 퍼퍽, 퍽"
"아이고, 나 죽는다. 아이고"
"퍼퍽, 퍽, 퍽, 퍼퍼퍽"
"아이~~~~고, 아~~~~이~~~  으으으....으.......... "
몽둥이질이 한동안 계속되자 이제는 덕석안에서 신음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만"
윤 초시의 말에 몽둥이 질이 멈췄다.
"그놈을 집에다 갖다줘라. 그리고 닷새후에는 동네에서 쫓아내라 알았느냐?"
"예"
"다음은 저 년을 이리로 끌고 오너라"
봉순엄마가 마당가운데로 끌려 온다.
"저년 머리를 빡빡 깍아서 내쫓아라. 동네에서 풍기를 문란하게 했으니 물볼기라도 쳐서 내 쫓았으면 쓰겠으나 볼기를 치면 걸음을
못 걸을테니 머리만 깍아서 쫓아내라."
"예"
여자들이 가위를 들고 봉순엄마의 머리칼을 잡는순간,
"잠깐만요"
하며 구경하는 사람들 틈에서 효원이 불쑥 나선다.
윤 초시도 00부(府)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효원이를 무시 못한다.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신학문을 잘 알고 있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공손하고, 또 주재소나 면사무소에서 나오면 법률적인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그들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화천동에서는 다른 동네보다 면사무소에 내는 잡부금을 더 적게 낼수 있었다.
효원이 나서서 봉순엄마의 머리깍는것을 막아 주었다.
결혼과 연애는 별개라는 신식논리 였다.
윤 초시는 알아 들을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도회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효원이 요즘의 도회풍속을 더 잘알수 있을거라 생각
하고 못 마땅하였지만 효원의 말을 들어주었다
봉순엄마는 머리는 깍이지 않았지만 몇가지 옷을 들려 당장 밤중에 쫓겨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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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05.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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