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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풋 - 10

오드리될뻔 2 798 0

20 소라 


빅풋 - 10

정민이가 한참 공부를 하고 있는 은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공부에 열중이라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인 은수를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 정도 열심이면 자신 처럼은 아니더라도 어지간히 성적이 좋을 텐데 실상이 그렇지 못한게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정민이 시계를 보니 어느새 11시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갈증이 느껴져 물을 마시고자 공부하는 은수에게 방해가 안되도록 살며시 방문을 열고 나왔다.

방 밖으로 나오니 거실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모두가 잠들었는지 조용했다. 정민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는 거실 쇼파에 앉아 머리에 지압을 했다. 낮에 유진 어머니와 그래서인지 약간 졸립기도 하면서 머리가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고 있는데 2층에서 누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이 고개를 돌려보니 은수의 큰 누나인 은희 였다.

“잠시 쉬는 중이니?”

“네 … 좀 피곤해서요”

“그래 고생이 많겠다, 공부만 하는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남한테 신경까지 써야하니 …”

“뭘요 … 은수 혼자서도 공부 잘하는데요 뭘”

“후후 글쎄 …”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음 그냥 잠이 안와서 책좀 보고 있었어”

“회사 다니신다고 들었는데 … 낼 출근해야 되잖아요?”

“후후 그래 … 그래도 매일 1시쯤 자 … 버릇이 되서”

“공부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늦게 자요?”

“음 … 이것저것 책도 보고 TV도 보고 하면서 그때가 되야 잠이와”

“무지 피곤할 것 같은데 …”

“아니 워낙 오랫동안 들인 습관이라 아무렇지 않아 … 가끔 쉴 때 내 방으로 놀러와 … 우리집 사람들 워낙 제각기라 통 말 할 상대가 없어서 심심하거든”

”아 그래요 … 그럴께요 … 그러고 보니 은영이 누나도 그렇고 형두 그렇구 아직 안들어 왔죠?”

“음 … 얘들은 기본이 12시야 … 아직 오려면 멀었어 …”

“형이야 그렇다 치고 은영이 누나는 좀 그렇지 않나?”

“후후 … 걔 이젠 포기했어 … 워낙 제 멋대로라 첨엔 많이 야단치기도 했는데 소용없어”

“위험 할 텐데 …”

“후후 … 위험하긴 … 나 물마시고 올라갈게”

“네 … 저도 들어가 봐야겠어요 … 주무세요”

“그래 수고해라”

누나는 그러고는 작은 물병을 통째로 꺼내들고 2층으로 다시 올라갔고 정민은 은수 방으로 들어왔다. 은수가 반색을 하며 이것좀 가르쳐 달라며 수학문제를 내밀어 정민은 차근차근 식을 적어가며 은수에게 설명 해주었다.


그동안 무더웠던 날씨를 한꺼번에 식히려는 듯 아침부터 쏟아 붓는 듯한 비가 내렸다. 비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무지막지 하다보니 공부 하는데 잘 집중이 안됐지만 그래도 정민은 무던히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세영이었다.

“나야 세영이”

“어 세영이 오랜만이네”

“그지 무지 오랜만이지 … 야! 민정민”

정민은 세영이가 갑작스레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귀가 따가워 하마터면 전화기를 떨어뜨릴 뻔 했다.

“너 뭐 그래 … 너 그렇게 잘났어? 어떻게 내가 전화 안하면 생전 전화를 안해?”

“어 … 어 미안해 … 그동안 좀 바빴어”

“바쁘긴 학생이 뭐가 바빠 …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전화 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구 … 너 화장실도 안가구 밥도 안먹어?”

“아 … 아니 … 그게 아니라 …”

“내가 언제 전화하나 두고 볼라구 일부러 전화 안했더니 한두 끝두 없네 정말 … 너 정말 그럴 수 있어”

세영이가 마지막에 거의 악을 쓰듯 소리를 치는 바람에 정민은 또 한번 전화기를 떨어뜨릴 뻔 했고 생각해보니 자신이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해 한번만 봐줘라”

“봐주긴 뭘 봐줘 언제 만나준적 있어 봐줄래도 볼 수가 있어야지”

세영은 계속 정민에게 할 말이 없도록 만들었다.

“세영아 그만 화내고 지금 만나자 … 엉”

“아이 약올라 씨 … 이거 업드려 절 받기잖아 이잉~”

세영이 끝내 울음을 터뜨리자 정민은 난감했고 뭐라고 달래야 할지 막막했다. 세영은 한참을 훌쩍거리더니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하며 위치를 알려주었다. 정민은 하필 집에서 만나자고 하는게 썩 내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거절하고 뭐 할 분위기가 아니라 금방 가겠다고 하고는 서둘러 통화를 끝냈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해보니 세영이 때문에 진땀을 쏟았던 자신도 우스웠지만 어린아이 투정 부리듯 하는 세영이가 더 우스웠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빙그레 웃었다.


세영의 집은 생각보다 찾기 쉬워 금새 도착 할 수 있었다. 대문에서 벨을 누르니 세영이가 직접 문을 열어 주었는데 얼굴을 보니 아까 울어서 인지 눈이 좀 부어 있었다. 세영은 문을 열어주곤 정민을 째려 보았다. 정민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뒷통수를 긁적이자 들어오라는 말도 없이 홱 돌아서서 혼자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정민은 쭈삣 하면서 대문을 닫고 그런 세영을 뒤따라 집안으로 들어섰다.

세영의 집은 생각보다 훨씬 더 부자였는지 정원이 꼭 TV 드라마에 나오는 부잣집 정원처럼 깔끔하게 정리된게 조경에 꽤나 신경을 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였고 현관을 들어서고 보니 이태리풍 쇼파와 가구들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정민이 현관에 서서 어정쩡하게 서 있자 세영은 쇼파에 풀썩 앉아 뾰루퉁한 표정으로 눈길도 안준채 들어오라고 했다. 정민은 다소 조심스럽게 거실로 들어서 세영의 앞자리에 앉았지만 막상 무슨 말을 먼저 해야할까 깝깝해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였다.

세영 역시 무슨 말을 할지 고민중인지 말이 없었고 정민은 그런 무거운 분위기가 점점 더 자신을 내리 누르는 느낌이 들어 어쩔줄 몰라했고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며 두리번 거리다가 가끔 살짝 눈을 치켜들어 세영의 눈치를 보곤 했다.

갑자기 세영이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려 정민을 당황하게 했다. 쇼파에 발을 올려 무릎을 세우고 머리를 다리에 파묻은채 우는 세영을 보며 정민은 안절부절 못했다. 정민은 어떻게든 달래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할지 갑갑한 심정이라 미칠지경이었다. 정민은 다급한 마음에 세영의 옆자리로 옮겨 앉아 살짝 흔들며 그만 울라고 했지만 세영이 그런말을 들을리 만무했다. 정민은 계속 안타까운 심정으로 세영을 바라보다가 큰 결심을 하고는 세영을 품안으로 끌어당겨 감싸 안았다. 정민은 내심 세영이 거세게 반발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세영은 순한 양처럼 정민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겨 조용히 흐느꼈다. 한참을 말없이 그러고 있으니 세영의 흐느낌이 잦아 들었지만 그래도 둘 사이엔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

“미안하다 … 나 원래 좀 그렇잖아”

“그래두 너무했어 … 오늘도 내가 전화 안했으면 아예 전화통화 없었을 거야 … 맞지?”

정민은 세영의 다그침에 한말이 없었고 계속 미안한 생각만 들었다.

“집에 아무도 없니?”

정민은 그제서야 생각난듯 물었지만 세영은 정민의 품에 안긴채 고개만 흔들어 있다는 소린지 없다는지 모호했다. 정민은 아무도 없으니 이러겠지 싶어 그대로 안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자 세영의 따스한 숨결이 느껴졌고 정민은 무의식중에 세영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세영은 정민이가 자신의 등을 쓰다듬자 야릇한 흥분이 온몸에 번지며 숨이 가빠지는게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정민은 세영의 호흡이 고르지 못하다걸 느꼈을 때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자신이 어떠한 흑심이 없었는데 세영은 스스로 달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더욱이 그저 등만 쓰다듬었을 뿐인데 세영의 그런 반응은 너무 예민한게 아닌가 싶었다. 아마도 세영이가 전혀 이런 경험이 없다보니 그런 작은 자극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가 싶었고 본의 아닌 결과에 치한으로 오해받진 않을까 걱정되었다.

세영이 고개를 들어 정민을 바라보았고 그런 세영의 눈은 초점이 흐려진채 무언가를 바라는 듯 쑥쓰러워 하는 듯한 눈초리면서 입술이 촉촉히 젖어 있는게 분홍색 입술이 더욱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정민은 갈등했다. 이대로 세영에게까지 손을 댄다면 선생님께 너무 하는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선생님 만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세영은 이제껏 정민과 관계를 가진 어떤 여자 보다도 어린애 였다. 유부녀인 진영 어머니와 유진 어머니도 자신을 버거워 했는데 훨씬 덜 성숙된 세영이가 자신을 감당해낼리 만무 했다. 물론 세영이 바라는게 단순한 키스인지 그 이상인지 확실히 알진 못하지만 정민 자신이 키스를 하다보면 스스로 자제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런 정민의 갈등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영은 아예 눈을 감아버리며 노골적으로 키스를 요구했다.

정민은 한참을 망설이다 키스 정도야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천천히 세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포갰고 뜻밖에 세영이가 먼저 혀를 내밀어 약간 당황 했지만 금새 능숙하게 자신의 혀로 맞서며 여태까지 쇼파에 올려있던 다른 한손으로 반바지를 입고 있어 맨살인 세영의 다리를 쓰다듬어 갔다. 세영은 키스도 키스지만 다리를 쓰다듬는 정민의 손길에 연신 찔끔거리며 팬티를 적셨고 좀더 정민에게 밀착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정민은 여지껏 매끄러운 다리는 여러 여자를 통해 만져 보았지만 세영처럼 어린아이 살결 같은 풋풋하고도 부드러운 살결의 다리는 처음이라 전혀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 그만큼 세영이 여지껏 경험했던 여자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는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그건 정민의 그놈도 마찬가지였는지 서서히 고개를 들어 세영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세영은 좀더 정민과 밀착되고 싶었지만 지금처럼 옆으로 나란히 앉은 자세로는 더 이상의 밀착이 힘들어 자세를 고쳤으면 했지만 그렇다고 정민의 입에서 떨어지기가 싫어 키스를 하면서 정민의 다리위로 올라 앉고자 서서히 움직이다가 무심결에 정민의 사타구니를 짚었다.

순간 세영은 손이 뱀에게라도 물린듯 깜짝 놀라 뒤로 감추며 자신을 놀라게한 실체가 무언지 확인하고자 여태 키스하던걸 멈추고 놀란 토끼눈이 되어 정민의 사타구니를 바라보았다. 정민의 사타구니엔 정말로 뱀이 독을 품고 고개를 들고 있는듯 뿔룩해져 치솟으려 하고 있었고 세영은 그 거대함에 더욱 놀라 안그래도 동그랗게 뜬 눈을 더 크고 둥그렇게 뜨며 아예 입을 벌리고 놀라워 했다. 남성이라는 것이 흥분하면 커진다는 걸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크리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

정민은 세영이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사타구니를 한참을 바라보자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세영을 안아들어 자신의 무릎위에 마주보며 앉혔지만 세영의 눈은 좀처럼 자신의 사타구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정민은 그런 세영의 턱을 들어 자신의 눈과 마주보도록 했지만 세영은 그럼에도 눈을 내리깔며 정민의 사타구니를 응시했고 도저히 보이지 않을 만큼 얼굴이 들려지자 눈을 들어 정민의 얼굴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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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은 그런 세영과 눈이 마주치자 엷은 미소를 띄웠다. 세영은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는지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정민의 시선을 피해 눈을 내리떴다. 그런 세영의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 정민은 깨물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신 세영의 허리를 양팔로 감싸 안으며 좀더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키스를 했다. 세영 역시 정민의 목을 끌어 안으며 취하듯 덤벼 들었고 둘은 혀는 칼이 휘둘러지듯 점점더 거칠게 부딛쳐 갔다.

정민이가 세영의 티속으로 손을 넣어 등을 쓰다듬어 보았다. 풋풋한 살결이 이제껏 경험해본 누구와도 다른 느낌이었고 어린아이 살결처럼 마냥 뽀송하고 부드럽게만 느껴졌다. 정민의 손길이 점점더 위로 향하자 세영은 다소 긴장하는 듯 몸이 약간 움추러 들었지만 그렇다고 정민의 입에서 자신의 입을 떼지는 않았다. 정민의 손이 끝내 세영의 브레지어까지 닿자 둘은 서로 묘한 망설임과 기대가 교차되었다. 정민이 능숙한 손길로 호크를 풀러 버렸을 때 세영의 앙증맞은 가슴은 부끄럼에 너무도 놀랐던지 흠칫 놀라는 것 같았지만 이미 꽤나 흥분하고 있어서인지 작지만 탱탱하고 알차게 부풀어 있었다. 세영은 이제 아예 입을 헤벌린채 마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마냥 몽롱해져 있었고 정민은 그런 세영의 웃옷을 홀랑 벗겨 버렸다. 세영은 갑자기 정신이 들었는지 들어난 자신의 가슴을 얼른 두팔로 감싸 감춰 버렸지만 그런 세영의 행동은 정민으로 하여금 좀더 자극을 주어 가뜩이나 성난 놈을 더욱 광분케 했다. 정민은 그런 세영을 갑자기 안아돌려 쇼파위에 뉘였고 그위로 자신이 포개어 엎드려 내리 눌렀다. 그런 정민의 행동이 너무도 빨라 세영은 일순 어리둥절 해졌고 놀란 토끼눈으로 정민을 바라보는 눈은 경황이 없어 보였다. 정민은 잠시 상채를 일으며 자신이 입고 있던 티를 벗어 던졌고 그때까지 자신의 유방을 가리고 있는 세영의 팔을 풀어제치며 세영의 유방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세영은 약간의 힘을 주어 반항을 하려다가 포기하고는 순순히 팔을 풀었고 정민의 뜨거운 눈길에 부끄러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눈을 아예 감아 버렸다.

정민은 한참 동안을 세영의 가슴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이제껏 봐왔던 젖무덤에 비해 초라할 정도로 작았지만 나름대로 앙증 맞은 것이 정민을 흥분시키기엔 충분했고 연분홍색으로 제대로 영글지도 못한 유두가 무척이나 애처롭게 보였다. 정민의 성난 실체는 자연스레 세영의 둔덕을 내리 누르고 있었고 서로의 옷으로 가리워져 있는게 꽤나 불만인듯 연신 꿈틀거리고 있었다.

정민이 혀를 내밀어 세영의 유두를 간지럽히자 세영은 잔뜩 긴장하며 온몸을 파르르 떨며 고개를 여지껏 향하던 곳의 반대쪽으로 획 돌리며 고통을 느끼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것이 고통이 아니라는건 정민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세영의 과민한 반응에 배려하듯 잠시 멈칫했다. 정민은 세영의 눈치를 다시한번 살피고는 크게 입을 벌려 세영의 유방을 한움쿰 베어 물었다. 정민의 생각엔 작고 앙증맞은 유방이 자신의 입으로 전체가 물려들줄 알았는데 보기보단 꽤 컷던지 의외로 한입으로 다 물려지진 않았다. 정민은 서서히 빨아내듯 하다가 자신의 입술에 유두가 걸리자 입술로 잘근 씹어댔다. 세영은 정민의 그런 행동에 고통인지 뭔지 모를 짜릿함에 무의식적으로 정민의 머리를 끌어 안았고 연신 고개를 좌우로 제치며 힘겨워 했다. 그럼에도 정민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세영의 유방을 자신의 입과 혀로 끊임없이 농락했고 세영은 끝내 뜨거운 신음을 토해냈다.

지금 둘이 이러고 있는 곳이 세영의 집 거실이라는걸 둘다 전혀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방이라도 된다면 누군가 갑작스레 집안으로 들이 닥칠 때 수습할 시간적 여유가 있겠지만 지금 이곳에선 그럴 여유가 없다는걸 미쳐 생각 못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정말로 누군가 갑작스레 현관문을 제끼며 들어선다면 둘은 꼼짝없이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수 밖에 없으면서도 그런 걱정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그만큼 둘은 서로의 육체를 탐하는데 푹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이다. 세영은 신음을 흘리면서 정민의 머리를 너무 세게 끌어안아 정민이 움직이기가 다소 불편해졌다. 정민의 실체에 짖눌린 둔덕은 이미 철철 넘쳐 흐르고 있었고 혜정이 그랬던거와는 비교가 되지않는 황홀함 속에 정신이 아득해져만 갔다.

정민은 자신의 실체가 너무 팽창되어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먼저 바지를 벗어 내렸고 성난 실체는 이미 팬티 위로 벗어나 고개를 내밀고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팬티마저 벗어 버리자 육봉이 더욱 사나워져 말이 요동을 치듯 연신 끄덕 거렸고 그런 정민의 실체를 세영은 미쳐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었다. 만약 보았다면 그 우람함에 질려 어쩌면 까무러쳐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민은 자신의 실체가 자유를 찾자 다시 구속되고 싶다는 욕망을 강하게 느꼈다. 물론 그것이 이제껏 구속하고 있던 팬티가 아닌 다른거라는건 말이 필요 없었고 욕망을 느끼는 동시에 세영의 바지를 끌러 내린 뒤 틈을 주지않고 손바닥 보다 작아 보이는 세영의 팬티를 벗겨 내려 버렸다.

세영의 수풀은 그렇게 무성하지 않았다. 민둥산으로 보일 정도로 훤한 둔덕이 묘한 흥분감을 상기시켰고 어린아이 솜털과 같이 보드랍게만 느껴지는 음모가 정민을 더욱 광분케 하여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가 날뛰는 듯해 보였다. 그런 여린 음모에 싸인 샘물은 이미 철철 넘쳐 흘러 윤기가 반짝 빛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정민은 갑자기 갈증이 느껴졌다. 정민은 망설임 없이 세영의 샘물에 입을대고 서둘러 갈증을 해소하려는듯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들였다. 그런 세영의 하체는 정민에게 짓눌려 있어 꼼짝을 못했지만 상체는 거칠게 들썩거렸고 여태 수줍게 내지르던 신음이 귀청을 찢을듯한 비명으로 변해 정민을 당황케 했지만 정민은 그럴수록 더욱 세차게 샘물을 빨아들였다. 한참을 빨아도 샘물은 마르지 않고 오히려 홍수라도 난듯 더욱 넘쳐 흘렀다. 정민은 샘물의 바닥이 어딘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혀를 깊숙히 집어 넣어 보았지만 바닥을 알 수 없었다. 세영은 정민이 혀를 자신의 질 속으로 밀어 넣는 순간 참지못하고 정민의 머리를 아무렇게나 움켜 잡아 버렸다. 정민의 머리카락을 한움쿰 잡아 흔들며 정민을 제지하려 했지만 정민은 도대체 멈출 생각을 안했다. 세영은 안되겠다 싶어 상체를 일으켜 앉아 버렸고 정민의 턱을 세게 잡아끌어 간신히 정민의 행동을 저지했다. 일으켜진 정민의 입은 누구의 타액인지 모를 타액으로 흠씬 젖어 번들 거렸고 그럼에도 결코 추해보이진 않았다. 세영은 그런 정민의 입언저리를 자신의 얼굴로 문대며 닦아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혀를 깊숙히 밀어넣어 키스를 했다.

정민은 이제 자신의 성난 실체를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세영이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하면서 세영을 쇼파에 다시 뉘였다. 약간 망설이다 자신의 귀두를 세영의 질 입구에 맞대어 보았지만 도무지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한번 시도는 해보자는 생각에 엉덩이에 힘을 주어 밀어넣기 시작했다. 처음에 좀 들어가나 보다 싶더니 역시나 바로 꽉막힌듯 진전이 없었다. 이미 세영의 입은 크게 벌어졌고 고통이 꽤나 컸던지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정민은 다시한번 이를 악물고는 세차게 밀어넣었다. 바늘이 두꺼운 가죽을 간신히 뚫듯 힘겹게 전지해 나갔고 무언가가 찢어지는 느낌과 더불어 한꺼번에 밀려든 정민의 육봉에 세영은 참고있던 날카로운 비명을 엄청나게 크게 내질렀다. 세영은 자신이 반으로 쪼개지는 것 같은 아찔함에 머리카락 마저 모두가 서버린듯한 착각에 빠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정민의 등에 자신의 손톱을 깊숙히 박아 피를 흘리게 하며 매다려 들었다.

정민은 세영을 생각해 한동안을 그대로 멈춰 있었다. 세영이 어느정도 진정된 기미를 보이자 정민은 아주 천천히 자신의 육봉을 뽑아 보았지만 그도 쉽지는 않았다. 들어갈때 힘겨웠던 만큼 빠져 나올 때 역시 매우 힘겨웠고 내장이 딸려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꽉조인 조개가 쉽게 입을 벌려주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정민은 세영이 느낄 고통을 싶분 이해라도 하고 있다는 듯 더욱 조심스럽고 천천히 뽑아내고 있었고 어느새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어느정도 빠졌다는 생각이 들자 정민은 다시 밀어넣기 시작했고 한번 빠졌다 들어가는데도 여전히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 정민은 최대한 천천히 진퇴를 반복했다. 성난 실체를 생각한다면 마구 휘둘러야 하지만 첫경험인 세영이 그걸 감당치 못할게 뻔하기 때문에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최대한 억제시키며 천천히 진퇴운동을 반복했고 차츰 세영의 질은 그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세영은 정민이 밀려들 때 숨이 꽉 막히다가 다시 빠져 나갈때가 되서야 겨우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꽤 오랜시간이 지나도 아픔은 가시질 않았고 다만 처음 보다는 좀 들락날락 거리는게 수월해진 느낌 뿐이었다. 정민 역시 이대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찔할지 고민이었다. 너무 천천히 왕복하는 탓에 자신의 실체는 성만 낼 뿐 좀처럼 폭발할 기미가 안보였고 그렇다고 폭발을 위해 거칠어 진다면 지금도 간신히 견뎌내고 있는 세영이 온전할리 없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한참을 그렇게 용쓰다 끝내 포기해버렸다. 자기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세영을 생각해서 더 이상 한다면 세영이 못견뎌 할게 뻔했고 설령 간신히 견뎌낸다 하더라도 이후에 어떨거라는게 충분히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정민은 세영의 몸에서 자신을 뽑아 내고는 그대로 세영의 위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세영은 정민이 빠져나가자 질이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끼면서도 뭔가 커다란 구멍이 난듯한 공허함에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다. 세영이 정민의 눈치를 보니 아직 뭔가가 해결되지 않아 심술난듯해 보여 불안했다. 그게 무얼까 생각하던 세영은 일순 반짝했다. 정민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 욕구를 채워줘야 할지 막막했다.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정민의 육봉을 다시 자신의 몸안으로 받아 들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세영은 일단 정민을 돌려 누이고는 정민의 실체를 바라봤다. 세영은 기가막혀 말을 할 수 없었다. 정민의 실체는 끔찍할 정도로 우람했다. 그것이 자신의 몸속으로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는지 아이러니 할 정도로 엄청난 실체는 아직도 분을 풀지 못한채 씩씩대고 있었다. 세영은 자신의 가늘고 긴 손으로 정민의 실체를 감싸 보았다. 길이가 도대체 얼마나 긴건지 자신의 손을 포개서 잡는데도 귀두가 가려지지 않을 정도였다. 세영이 두손으로 정신의 실체를 꼭 움켜잡자 마치 목이라도 졸린 것 처럼 귀두가 빨갛게 충혈되었고 세영의 질에서 묻은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세영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귀두를 혀끝으로 살짝 핥아보았다. 그맛을 뭐라 표현할 수 없었지만 더럽다거나 추하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느껴지질 않았고 오히려 그러는게 자신으로 하여금 새로운 흥분에 들뜨게 했다.

세영은 정민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입으로 귀두를 빨아보았다. 마치 아이스케키를 빨는듯한 느낌이었다. 비록 아이스케키 처럼 차지않고 오히려 따뜻한게 그 맛은 사뭇 달랐지만 세영은 어린시절 아이스케키를 빨던 추억을 생각하며 열심히 빨았다. 마치 아이스케키를 아끼듯 빨던 세영은 때론 돌려빨기도하고 귀두를 살짝물기도 하면서 완전히 장난감 취급하듯 제맘대로 가지고 놀았다. 그러면서 연신 손으로 쥐었다 놨다를 반복했고 그것이 정민으로 하여금 엄청난 폭발을 유도하리라는 생각은 미쳐 못했다.

그런 세영의 가상한 노력에 어느순간 정민의 하체가 경직되더니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그 순간이 너무나 창졸간 인지라 세영은 미쳐 입을 떼지 못했고 정민의 정액은 고스란히 세영의 입속에서 터져버려 목 젓을 때리기까지 했다. 세영은 갑작스런 정민의 폭발에 당황했지만 입을 떼지 못했다. 정민의 정액은 그양이 너무도 엄청나 세영의 입을 꽉채워 숨을 쉬기 곤란하게 했고 세영은 참다 못해 그대로 삼켜 버렸다. 그런데도 정민은 한참을 꾸역거리며 정액을 토해냈고 그런 꾸역거림이 멈추고난 한참 뒤에서 세영은 입을 떼어냈다. 그런 세영의 입가엔 흘러나온 정액이 그대로 묻어 있었지만 세영이 자신의 손으로 훔쳐내어 말끔해졌다. 정민은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고 세영을 바라봤을 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세영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매우 지쳐 보이긴 했지만 뭐 때문인지 뿌듯해 하는것처럼 보였다. 정민은 상체를 일으키고 앉아 다시 세영을 꼭 끌어안아 주었다. 세영역시 정민의 가슴에 머리를 푹 파묻고는 행복에 겨워했다.

둘은 한동안 그렇게 안고 있다가 몇번에 키스를 다시하고는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수습하려 했다. 옷을 입으려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둘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천으로된 쇼파가 형편없이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다. 세영의 샘물이 넘친 자국이야 어떻게 둘러친다고 해도 문제는 빨간 핏자국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핏자국을 없애는 것도 쉽지 않고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정민과 세영은 막막했다. 따지고 보면 정민이야 그냥 사라져 버리면 뒷걱정을 안해도 되갰지만 세영으로선 엄청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세영은 옷을 입다말고 한참을 넋을 놓고 생각하더니 우선 정민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정민은 세영이 다급해하며 빨리 돌아가라는 탓에 어거지로 등 떠밀려 세영의 집을 나오긴 했지만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민은 내심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대로 은수내 집으로 향했다.


은수에 집에 도착하고보니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한 은수는 집에 없고 대신 은영누나만 집에 혼자남아 있었고 여태 자고 있었는지 게슴츠레한 눈으로 정민을 맞이했다. 내일 갑작스레 집에 손님들이 오기로 해 은수와 어머니, 가정부 아줌마 까지 모두들 쇼핑하러 갔다고 했다. 정민이 도착하기 바로 좀전에 갔으니 돌아오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거라고 해서 정민은 그냥 돌아 오려다 은영누나가 점심 안먹었으면 같이 먹자고 해 그러기로 했다. 정민은 은영누나가 중국집에 배달을 시키는 걸 보면서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자신이 아니었다면 차려 먹기가 귀찮아 그대로 굶어 버렸을 텐데 마침 자신이 오는 바람에 그나마 중국 음식이라도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민은 은영이가 시켜준 볶음밥을 먼저 다 먹고 식탁 의자에 기대 앉아 은영이가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다. 은영누나가 무슨 생각에서 인지 정민이 앉아있는 의자에 발을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발은 정민의 사타구니 부근에 올려졌고 정민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놀란 토끼눈을 한채 은영누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정민과 눈이 마주치자 은영누나는 비웃는 듯한 웃음을 피식거리더니 여전히 먹는데 열중이었다.

정민은 은영누나의 행동을 아무리 생각해도 무얼 하자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놀리는 건지 아니면 평소 습관이 그런건지 … 너무도 혼란스러워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정민은 자리를 피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되어 식탁에서 일어나 쇼파로 와 앉았다. 은영누나는 그런 정민이 안중에 없다는 듯 계속 먹기에만 열중이라 정민의 머리는 더욱 혼란 스러웠다. 은영누나가 다먹고 물을 마시며 정민의 앞자리에 앉았다.

“놀랐지?”

“네? 네 …”

“후후 … 순진한척 하기는 …”

정민은 은영누나가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 궁금증 보다는 당장 얼굴이 빨개쳐 챙피한게 먼저였다.

“너 어디서 무슨짓 하고 왔어?”

”네?”

정민은 이제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은영누나는 마치 세영과의 일을 꽤뚫어 본듯 추궁하듯 물었기 때문이다.

“무 … 무슨 말인지 …”

“너 누구랑 싸웠어?”

“아 … 아뇨 …”

“그래?”

“네 정말이예요 제가 누구랑 싸우겠어요 …”

정민은 안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은영이 자기가 싸운줄 알고 있는게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였다.

“목줄기 손톱 자국은 뭐야?”

“네?”

정민은 얼른 자신의 목에 손을 대어 보았고 그제서야 손톱에 쥐어뜯긴 자국이 있음을 알게되어 당황했다. 세영이가 정민과 그러던중 무의식적으로 쥐어 뜯었나 본데 정민 역시 여태껏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 벌써 여자하고 그러구 다니니? 누구야?”

“아 … 아뇨 그게 아니라 …”

정민은 뭐라 변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그런거 모를줄 알아?”

“…”

”너 그렇게 안봤는데 … 강제로 그런건 아냐? 상처가 예사스럽지 않은데 …”

“아 … 아니예요 정말 … 강제로 한건 …”

“강제로는 안하구 서로 좋아 그랬단 말이지?”

“…”

정민은 은영의 유도심문에 걸려 이제는 완전히 빼도 박도 못하게 되어 얼굴이 벌게진채 고개를 푹 숙이고 마치 죄진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은영은 그런 정민을 한참동안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고 정민에겐 그 시간이 너무도 견디기 힘들었다.

“그만 가봐 … 난 자던 잠이나 계속 자야겠다”

은영은 정민에게 그렇게 이야기 하고는 바로 뒤도 안돌아 보고 자기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정민은 그런 은영의 뒷모습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정민은 머리가 복잡했다. 은영이 누나에게 자신의 행각을 걸린건 둘째 치고라도 세영이가 당장 걱정되었지만 전화를 해볼 수 도 없고, 또 자신의 몸에 난 상처를 선생님이 보신다면 은영누나 처럼 의심할게 뻔한데 어찌해야 할지 이래저래 한숨만 나왔다. 정민은 집으로 가던 발걸음 멈추고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아무런 해결책도 떠오르지 않았고 그럴수록 머리가 터져 미칠 지경이었다. 문득 정민의 머리에 소연이 떠올랐다. 소연 역시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결코 좋지않게 생각할게 뻔했지만 어차피 소연을 여자로 생각한것도 아니고 정말 친구라면 이럴 때 도움이 되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전화를 했다. 생각해보니 소연에게도 무척 오랜만에 전화하는 것 같았지만 다행히 소연은 반갑게 정민을 받았다. 정민이 만나고 싶다고 하니 집근처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해 그러기로 했다.


한편 세영은 더럽혀진 쇼파를 어떻게 해결할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결국 한참을 고민하다 혜정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청했다. 전화를 해서 무턱대고 집으로 오라고 했고 혜정이 집에 들어서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다급한 마음에 정민과의 일을 사실대로 털어놓고 쇼파를 어떻게 처리할지 혜정에게 물었다. 그러나 혜정이라고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일단 정민과의 일은 나중에 따지더라도 당장 쇼파를 어떻게 처리할지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결국 혜정이 하는 수 없다며 자신이 희생양이 되어주겠다고 해 세영은 뭔소린가 눈이 똥그래졌다. 그런 세영을 혜정은 여유있는 웃음으로 마주보더니 마침 자신이 생리중이라고 했다. 세영의 부모님께는 더없이 챙피한 일이 되겠지만 어차피 밖으로 퍼뜨리지는 않을 테니 혜정 자신이 부주의해서 생리를 흘린걸로 하자고 했고 세영은 헤정에게는 너무도 미안한 일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그러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되자 모든게 다 해결된듯 싶었다. 혜정은 일부러 생리대를 빼고는 자신의 옷에도 피가 묻도록 하였고 쇼파에 있는 다른 얼룩은 주스를 조금더 흘려 누가 보더라도 주스 때문에 생긴 얼룩처럼 보였다. 얼마후 세영의 어머님이 돌아오자 세영과 혜정은 능청스럽게 생리 날짜를 잘못 계산해 쇼파를 더럽혔다고 거짓말을 했고 세영 어머니는 조심성이 그렇게 없어 어떻게 숙녀라 할 수 있겠냐며 장난스레 꾸짖더니 괜찮다고 걱정말고 옷이나 갈아 입으라고 인자하게 말씀하셨다.

세영과 혜정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세영의 방으로 들어와 여지껏 불안에 떨었던 것과는 달리 킥킥 거리며 세영의 어머니가 쉽게 속아 넘어가는걸 다행으로 생각했다. 혜정은 자신을 희생한 대가로 정민과 있었던 일을 고스란히 말하라고 해 세영을 당황케 했지만 세영은 그것도 관대하다 생각하고 정민과 있었던 모든 일을 하나의 숨김없이 고스란히 혜정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혜정은 세영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단지 이야기 뿐인데도 부끄럽고 흥분이되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 올라 세영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경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 사귀는 오빠완 택도 없다고 생각했고 자신도 모르게 아직까지 얼굴 한번 못본 정민에 대해 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정민이가 커피숍에 도착했을 때 소연은 이미 정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는 길에 정민은 화장실에 들러 상처가 어느정도인지 거울을 통해 들여다 봤고 반찬고를 사 대충 티나지 않도록 가리느라 조금 늦었다. 소연은 여느때 처럼 반가운 얼굴로 맞이 했지만 정민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런 정민의 어두운 얼굴이 소연도 느껴졌는지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었고 정민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선생님과의 관계부터 오늘 있었던 일 모두를 사실대로 털어 놓았다. 정민은 말하는 동안 계속 소연의 눈치를 살폈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왜 이렇게 소연에게 모든걸 솔직하게 털어놓는지 이해하질 못했지만 나중엔 진영 어머니, 유진 어머니, 비서누나 이야기 모두를 소연에게 전부 털어놓았다.

소연은 정민의 말 모두가 도저히 믿겨지지 않고 놀라운 일이었지만 차분하게 정민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 주었다. 정민이 이야기를 끝냈을 때 소연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고 정민은 고해성사라도 한 사람처럼 속시원한게 마음이 후련 했지만 소연의 심각한 얼굴을 보고는 또다시 소연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새로운 걱정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소연은 한참을 말없이 주스만 마시다가 이내 밝은 얼굴로 정민을 바라보았다.

“너 정말이지 굉장한 애구나?”

“뭐? 뭐가?”

“너 여자편력 말이야 … 넌 아니라고 하겠지만 편력이 무지 심한걸 …”

“그 … 글쎄 … 나 좀 문제있지 …”

“꼭 너만의 문제는 아니구 오히려 네 주위환경이 더 문제인 것 같다”

“아 … 아니야 … 다른 사람은 잘못없어 다 내 잘못이지”

“후후 … 다른 사람들을 굳이 네가 감쌀 필요 없잖아? … 내 생각엔 네 주위의 여자들이 하나같이 밝히는 사람같아”

“아니야 다 내가 자제력이 부족하고 처신이 올바르지 못한 탓이지 …”

“어쨌든 그런 이야기를 내게 해줘서 고마워 … 그만큼 날 친한 친구로 생각하는 거지?”

“그야 당연하지 널 그렇게까지 생각 안한다면 내가 미쳤니 별로 자랑스럽지 못하 이야기를 네게 떠벌리게 …”

소연은 그렇게 말해주는 정민이가 너무도 고맙게 생각되었다. 정민의 행각이 여느 여자라면 절대 이해 못하고 얼굴에 침을 뱉으면 욕을 해될 행동일지 몰라도 소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소연이 정민과 똑같지는 않지만 애정 결핍이라는 걸 어렴풋이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정민은 애정에 약하다 그래서 엄한 여자들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거구 선생님께 느끼는 사랑 역시 그런 애정결핍에서 비롯되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 정민이 소연에겐 오히려 불쌍하다고 까지 생각되었다. 괜찮다면 자신이 정민을 사랑하며 모든걸 통제 해주고 싶었지만 지금 그러자고 나선다면 오히려 정민의 혼란만 가중 시키는 거라 생각해 애써 자제했다. 대신 지금의 난관을 극복 할 방법에 대해 신중히 고민했다.

정민과 소연은 꽤 오랜시간 동안 정민의 문제를 놓고 고민했다. 어차피 명확한 결론을 얻어내긴 힘들었고 대화의 대부분은 소연이 정민을 위로하고 이해한다는 내용이었다. 둘이 커피숍을 나섰을 때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시간도 꽤 늦은 시간이었다. 정민은 그제서야 허기짐을 느꼈다. 소연 역시 배가고파 늦은 시간에 저녁을 어서 먹나 고민하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먹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꽤나 배가 고팠던지 허겁지겁 라면을 먹는 정민을 바라보며 소연은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2학기 중간고사 발표가 있는 날이다. 정민은 그간 선생님을 제외한 모든 여자들과 연락을 끊고 오로지 공부만 했던 탓에 또다시 전교 1등을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정민은 지금 자신의 성적보다 은수의 성적이 더 궁금했다. 그동안 꾸준히 같이 공부했는데 자신은 1등이고 은수는 별 진전이 없다면 매우 미안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민은 조급한 마음에 평소보다 일찍 은수의 집에 도착했다. 그만큼 은수의 성적이 궁금했던 탓에 은수를 보자마자 성적을 먼저 물었지만 은수의 얼굴은 어두웠다. 집에는 은수의 어머니와 은영누나가 쇼파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어두운 은수의 얼굴을 보며 정민은 성적이 별 진전이 없음을 예감했고 그래서인지 은수 어머니와 은영누나를 볼 면목이 없었다. 특히나 은영누나는 아마 지난번의 일을 기억하고 문제 삼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더욱 피하고 싶었지만 은수에 방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은수 어머니께서 잠시 쇼파에 와 앉으라고 했다. 정민은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무거운 발걸음으로 은수 어머니의 앞자리로 가 앉았다. 은영누나는 TV를 보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깔깔대며 웃어서 정민으로 하여금 무지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수 역시 그런 정민의 옆자리에 앉았고 정미처럼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정민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그래 이번에 정민학생은 성적 잘나왔어?”

“네 … 은수하고 똑같이 공부했는데 … 그렇게 되었어요”

“그럼 이번에도 전교 1등인가?”

“네”

“야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똑같이 공부했는데 그렇지?”

이제껏 TV를 보던 은영누나가 한마디 거들었다.

“은수 무지 열심히 했는데 …”

정민은 뭐라고 은수에 역성을 들려다 오히려 은수를 우습게 만든는 꼴이 될까봐 말꼬리를 흐렸다. 은수 어머니는 그런 정민을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정민은 그런 아주머니의 시선을 감당하기 어려워 고개를 푹 숙였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 하지만 …”

“죄송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역시 제 힘으론 턱없는 것이었나 봐요”

“음 … 아니야 … 자 이거”

은수 어머니는 정민에게 하얀봉투를 내밀었다. 언뜻 보기에도 돈봉투 같았고 정민은 그게 마지막 아르바이트비로 생각하고는 다시 은수 어머니 쪽으로 밀었다.

“별로 한것도 없고 오히려 폐가 데 많았습니다 … 저로선 이돈을 받을 염치가 없습니다”

“무슨 소리야? 이거 원래 받기로 한거잖아”

“네? 무슨 …”

“거 얼마 안되는 돈 같고 되게 실랑이 하네 둘다 같기 싫으면 내가 가질까?”

정민이가 당황하고 있는 순간 은영누나가 돈봉투를 싹 가로채며 말했다. 그제서야 은수는 깔깔거리며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정민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정신이 없어 멍하니 은수와 어머니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형 나 이번에 반에서 8등 했어 무려 15등이나 올랐다구”

“은수 말 안했나 보구나 … 이녀석 장난은 …”

“이돈 내가 가진다”

“얼른 이리내 너까지 왜 난리야?”

은수 어머니는 은영누나 손에 쥐어져 있던 봉투를 가로채 다시 정민의 손에 직접 쥐어 줬다.

“애초 약속 했잖아 10등이상 오르면 나머지 50만원 주기로 …”

”네? 네 …”

정민은 그제서야 분위기 파악이 되었다. 그러면서 은수야 장난으로 그랬다치고 왜 어머니까지 심각한 얼굴을 했었는지 알 수 없어 의아해 했다.

“내가 생각해보니까 정민학생이 조금만 더 은수에게 신경을 써주면 은수 성적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 물론 정민이두 공부해야 하고 힘든건 알지만 어떻게 안될까?”

“그 글쎄요 … 전 무슨 말씀이신지 …”

“정민이 공부를 접어두고 은수를 더 봐달라는건 아니구 같이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주었으면 해서 …”

정민은 그제서야 왜 아주머니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할 수 있어 안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이미 하루에 2시간씩 같이 공부하고 있고 시간을 더 늘리자면 체육관을 그만둬야 하는터라 아주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건 좀 … 전 운동을 계속하고 싶어서요 더 이상 시간을 내자면 새벽까지 해야 하는데 집에서 왔다갔다 하면 잠이 많이 부족해져 힘들 것 같은데요”

정민은 딱잘라 거절은 못하겠고 그렇게 돌려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발목이 붙잡히는 핑계가 되고 말았다.

”어차피 혼자 자취하는데 우리집에서 아예 같이 지내는건 어때?”

“우와 그거 정말 좋겠다 … 어차피 2층에 방하나 남잖아”

갑작스런 아주머니의 제안도 황당한데 은수까지 거들고 나서자 정민은 기겁을 했다.

“아 … 아뇨 … 그럼 제가 너무 불편할 것 같아요”

“불편하긴 뭘 혼자 지내는 것 보다야 같이 한식구 지내듯이 지내는게 좋지 않아?”

“그래 형 … 나하구 친형제 처럼 지내면 되잖아 … 밥두 빨래두 가정부 아줌마가 다 해줄테구 … 그만큼 공부 할 시간이 더 늘어날텐데 더 좋지 않아?”

“그래라 2층에 방도 널찍하니 너 지내기엔 전혀 불편이 없을 것 같구나 … 우릴 가족처럼 생각하고 하숙한다는 생각으로 지내 … 하숙비는 안받을 테니 호호”

정민은 어쩔줄 모르고 난감해 했다. 그런 정민을 은영누나가 유심히 바라보더니 혹시나 자기 때문에 그러나 싶어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라 혼자 지내면 이래저래 나쁜 물 들기도 쉬우니 이곳에서 함께 지내”

“그러자 형 … 좋잖아 밤 늦게 공부 끝내고 돌아가는 불편도 없구 여러가지로 좋잖아?”

정민은 은영누나까지 그렇게 이야기 하자 내심 뜨끔한게 더욱 거절하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한참을 줄다리기 끝에 정민이 들어와 살기로 했다. 대신 평일에만 은수의 집에서 보내고 주말과 휴일에는 자신의 원룸에서 지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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