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프롤로그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은근하게 안으로 감추고 있던 이야기가 있어왔습니다. 성에 대해는 건전함인지 외설인지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색안경을 우선 끼는 세상이기에, 누구에게인가 털어놓고 싶은 그 이야기들은 제 가슴속에만 묻어있습니다. 남이 약간은 선망하는 직업으로서 체면을 지켜야 하는, 밖에서는 도도하고 조금은 알려진 저입니다. 그래서 항상 저는 턱을 치켜들고 눈을 내리깔고 도도하게 삽니다. 그러나 방문이 닫히고 남의 눈에서 보이지 않게 되면 가장 본능적인 욕구를 참으며 살고 있는 보통 여자입니다. 속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고, 부담 없이 그리고 자유스럽게 그 향락의 세계로 날아보고 싶은 선망을 가지고 차가운 침대를 헤메는 촉촉한 여자입니다.
저는 32살의 혼혈 한국여자입니다. 아버지 쪽은 한국인, 어머니 쪽은 이태리입니다. 한국사람은 저를 보면 이국적으로 생긴 한국 여자라고 하고, 서양 사람이 볼 때는 동양적으로 생긴 백인이라고 하더군요. 하와이 여자냐고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해 여름방학의 대부분은 하와이에서 지낸 탓일까요. 어릴 때는 파란색이 도는 엷은 갈색의 눈과 까무잡잡한 피부, 갈색 머리 때문에 혼혈의 표시를 여기 저기 다 내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크면서 눈과 머리 색깔도 진해지더니, 지금은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서양 사람은 서양 사람이라고 생각하더군요. 운동으로 다져져서 몸매에는 자신 있습니다. 키는 163mm, 몸무게는 근육무게가 있어 50kg정도 됩니다. 38-25-40으로 둔부가 좀 통통한 편이고, 브라는 B컵을 합니다. 운동을 좀 많이 하는 탓에 가슴이 줄기도 하지만, 여자의 생명은 가슴에 있기에 항상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마른 편도 아니고 근육덩어리도 아닌, 여자다운 육감적인 굴곡을 가졌다고 자신 할 수 있는 것이 저의 자랑이랍니다. 제 자신은 쉽게 만족되는 편이 아니고 잘 주는 편도 아닙니다. 애간장 태우기를 좋아해서 전희(foreplay)를 무척 즐기죠. :)
저는 경험이 많지 못합니다. "첫 경험"은 어린 나이에 했었지만 성 자체에 대해서는 일찍 눈을 뜨지도 못했어요. 새 체위를 시도해 볼만큼 모험적이지도 못하고, 요와 철이 만나야하는 바로 그 입구나 자세가 아닌 것은 몸서리치도록 싫습니다. 아픈 것도 싫고 원색적인 단어를 쓰는 것도 어색합니다. 그래도 제게도 역시 격렬한 판타지가 있고 가끔은 나의 경험을 나누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수줍기는 하지만, 사실 격렬한 성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수줍은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입고 있는 것이 보통 여자들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 수줍음이 그런 것이 노골적인 언어와 표현보다 훨씬 더 에로틱한 것 같습니다. 홀랑 벗는 계집보다는 입을 옷 다 입고 있는 여인이 더 자극적이지 않습니까?
글을 쓰기 위해서 차근차근 생각나는 이야기를 제목만으로 적어 내려가다 보니, 제가 그리 깨끗한 여자는 아니었던 모양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 자신에 대해서 모멸감을 느낄 때가 성큼 생기기도 하는군요. 다른 분이 보시기에는 그것이 더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요. 아니면 야설로는 너무 "약하다"라고 하시는 분도 계실테구요. 그리고 어느 분은 이 년 걸래아니야하고 뒤돌아 서시겠죠. 그런 분은 처음부터 읽지 말아주세요. 저는 관심 있는 분에게만 다가가는 요녀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공적인 장소에서는 참한 여자,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당찬 사장입니다. 그러나 침대에서는 요사스러운 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가끔 쉬어 가는 시간으로 창작 단편을 섞어 놓곤 하겠습니다. 객담도 섞겠습니다. 함께 즐겨주세요.
강민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