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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지 19부

하메양 2 1041 0

소라-4/ 604 



형사일지 19부


느슨해진 그녀의 질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그녀가 고개를 들고 날 쳐다봤다.


"미안해, 내가 괜한걸 물었다"

"오빠..."


나는 갑자기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손가락을 입에 넣고 오늘새벽 그 골목길에서 처럼 과장되게 빨았다.


"음~ 정력제~"

"아이~ 걸 왜 자꾸 먹어요?"


영선이 수줍게 웃으며 내손을 입에서 빼내려했다.

그녀가 웃음을 보이는걸 보니 마음이 놓였다.


"기분 상했지? 미안해"

"괜찮아요...하지만..  ..."

"그래 말해봐"

"오빠가 알고싶다면 말해줄수 있어요 근데 그게 필요한 걸까요?"

"...음...그래...내가 잘못 생각했어"


그녀가 첫경험을 어떤 남자와 했던 것인지 무척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녀 말대로 우리사이에 지금 그런건 전혀 필요한게 아니다.어떤 남자란걸 알고나면 더욱 더 괴로울것이 뻔한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그녀의 팬티에서 손을 빼고 묵묵히 식어버린 커피를 마셨다. 나의 상황에 안맞는 질문에 고조되어가던 분위기가 식어버렸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애무를 했다해도 섹스까진 생각 안하고 있던 터였다.


우린 그날 오후내내 집안에 틀여박혀 비디오를 빌려다 보기도 하고 그녀가 먹고싶다는 아이스크림이랑 떡볶기를 사와서 먹기도 하고 마치 신혼부부처럼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내 와이셔츠만을 걸친채 팬티바람으로 돌아다녔다.

나는 셀수도 없이 그녀에게 키스를 퍼붓고 껴안고 했으나 마지막 선만은 넘지 않았다.

이미 그녀의 육체를 범한 나였으나 그것은 애당초 그녀의 감정이나 사랑이 조금도 끼어들지 않은 나 혼자만의 자위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그녀와 나는 섹스를 한번도 나누지 않은 사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진지 한참됐을때야 그녀가 집에 가봐야 겠다고 했다.

그녀를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는 행복한 기분에 겨워 저녁때가 지난지 한참됐지만 배가 고픈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와 내가 오늘처럼만 아무일 없이 같이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것을 다 팽개치고 정말 어디 무인도라도 가서 그녀와 단둘이 살수있다면...

아니, 이 복잡한 도시에서라도 그녀와 결혼해서 아이낳고 평범하게 살수있다면...정말이지   나는 지식을 위해 자기영혼을 판 파우스트처럼 그녀와의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면 내 영혼이라도 팔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은 그녀가 아침 일찍부터 스튜디오촬영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김형사에게 꼭 들러보리라.

잠은 오지 않고 계속 의문만 떠올랐다.


일년이란 시간을 두고 모두 일곱사람이 처참하게 죽었다.

단 두건의 사건에 사람을 일곱씩이나 죽인 범인이 괴물처럼 느껴졌다.

정말 범인은 괴력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축늘어진 시체를 창문 높은곳까지 끌어올리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범인이 하나일수 있을까?

혁재의 별장에서도 그랬다, 남녀 다섯을 순식간에 죽이고 이층에서 덩치큰 남자를 매단다?

한사람이 그럴수 있을까?

사용한 흉기는 뭐며, 또 여자들의 질속에 들어있다던 그 금속통은 또 뭔가?

시체는 왜 창문에 매달았으며 거실에서 왜 시체를 겹쳐 쌓았는가?


생각할수록 의문만 더해갔다.

하지만 내가 이사건을 풀어보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건이기는 했으나 나는 수사를 할수도 없었고  

오히려 장검사에게 조사를 받게 될지도 모를 입장이었다.

영선이 이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괴상한 사건이군' 하고 더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타의긴 하지만 영선이 연루되어 있었다.

그녀만이 유일하게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다.

내가 무관심할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밤이 늦도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으로 나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영선을 스튜디오에 데려다주고 나는 곧바로 김형사를 찾아갔다.

김형사는 담당이 아닌걸 알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정보를 들을수 있는데가 그곳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김형사는 서글서글한 성격때문에 발이 넓었다.

마침 김형사는 자리에 있었다.


"잘있었어?"

"어, 왔어?"

"어때? 뭐 단서라도 찾았대?"

"짜식이 넌 오랜만에 보면서 다짜고짜 그소리냐?"

"내가 연루되어 있잖아. 나혹시 장검사에게 불려갈지도 모른다구"

"그렇군...그 여자애도 그렇지? 내가 그쪽에 아는사람이 있어서 소식은 듣고있어"

"그래, 그집 수색은 다 끝났대? 그리고 검시는?"

"야~ 내가 뭐 담당형사냐? 그런걸 다 알게?"

"그럼 좀 알아봐 줘, 수고스럽겠지만"

"나도 궁금해서 그쪽에 좀 물어봤지, 별장 수색은 다했는데,

별다른 점은 발견 못했대, 지문은 당근없고, 범인이 사용한 노끈이나 못, 그 물통 머 그런것들은 지금 분석의뢰 중이고..."

"못? 벽에 박는 못말야?"

"그래, 못, 김혁재를 달아맬때 창틀에다 못을 박고 끌어올렸나봐, 대단한 놈이지?"

"정말 싸이코 같은 놈이군...못까지 박아가면서 시체를 굳이 거기 달아맨 이유가 뭘까?"

"안그래도 지금 정신이상자나 이상성격자에 의한 소행도 생각중이래"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보기엔 너무 일관성이 있고 논리정연해..."


범인은 이상성격을 가졌다 하더라도 뭔가 메세지를 남기려고 시도한 흔적이 있었다. 마구잡이로 죽인건 아니다.


"김형사, 혹시말야, 현장사진 입수할수 있을까? 아님 잠깐 볼수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진?...글쎄...건 좀 어려울 텐데?"

"거기 잘아는 사람이 있다며? 좀 부탁해봐 잠깐보는건 어렵지 않잖아"

"글쎄, 나도 그 현장을 보고 싶기는해, 음...그래 내가 한번 구해보지 뭐"

"그래 정말 고마워 김형사, 내 한턱낼께"

"뭘~ 나도 보고싶어 우리 언제 술한잔 하자"

"좋지, 그럼 나 갈께 수고해라"


나는 김형사에게 작별을 고하고 뒤돌아 섰다.


"참 야, 동호야~"


김형사가 날 불렀다. 뒤돌아보니 자기자리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왜그래?"

"너말야, 응, 걔도 포함해서, 짱이 부를 모양이야"

"....언제?"

"벌써 참고인 출석요구서 발송했던 모양이던데?"


그럼 내일쯤 검찰청에 가야될지도 몰랐다.

참고인이라고는 하지만 피의자나 마찬가지로 취급될 염려도 있었고 그녀가 또 고생을 할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무거웠다.

경찰서를 나와 생각에 잠겨서 무작정 거리를 걸었다.

내가 할수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듯 해서 우울했다.

그 사건에 대해 뭔가 시작할려면 일단 현장을 봐야되고 거기에서 수집된 물건들이나 단서를 이용해서 사건을 풀어나가야 하는데 나는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었다.


스튜디오에 돌아와 보니 촬영은 아직 진행되고 있었다.

영선은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뒤에 서있는 날 발견하곤 활짝 웃어주었다.

혁재의 사무실에 들어가 보니 이미 다른사람이 와 있다.


"누구시죠?"


남자가 날 보더니 말했다.


"아 예, 지금 저기 사진촬영하는 채영선이 매니저 되는데요"


남자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이 바닥에 나선지 한달밖에 안된 애한테 무슨 얼어죽을 매니저냐는 표정이었다.


"저, 혁재와는 어떻게 되는 사이시죠?"


내가 물었다.


"뭐, 좀 알죠..."

"그럼 여길 맡게 되신건가요?"

"예, 뭐 그런셈이죠...뭐 소유주야 걔네 부모니까...난 애들만 돌봐주는 거예요"

"혁재에 대해서 뭐좀 아는거 있으세요?"

"...궁금한게 많으시군..."

"...그냥 뭐...워낙에 갑작스런 죽음이고 또 상황이..."

"걔 언젠간 그렇게 될거라고 많이들 그랬어요 주위에서..."

"무슨 말씀이신지?"

"뭐 꼭 그렇게 죽임을 당할거라는건 아닌데, 암튼 걔 노는 꼬라지가 그랬거든요"

"마약을 한걸로 알고있는데..."

"마약만 했으면 누가 그런 소릴해요...여자가 끼어있으니까 그러지..."

"여자관곈 좀 복잡했죠...그건 저도 들어서 알고있읍니다"

"복잡이라...아, 전 지금 바빠서요 걔가 일거릴 많이 남겨주고 갔네요, 걔 얘기 더 듣고 싶으면 박지현이 한번 만나보세요, 그럼 이만..."


남자는 내가 박지현이 누구인지 물을 새도 없이 열심히 전화에 대고 떠들면서 사무실을 나갔다.

나는 스튜디오로 나가서 주위에 있는 아무나 한테 박지현이 누구냐고 물었다.

나에게 세번째로 걸린 촬영보조가 알았다.

육개월전까지 이곳 소속으로 있다가 지금은 다른 에이젼시로 옮겼다고 했다. 촬영보조 말로는 당시 혁재와 애인사이로 소문났었다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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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토도사 2022.10.0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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