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일지 7부
형사일지 7부
그녀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더니 훌쩍이기 시작했다. 슬픈모습이었다. 나는 그녀가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이젠 내가 어찌할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나는 그녀에게 빠져버렸다. 오늘 오후에 만난 사이인데 나는 그녀가 마치 오랜동안의 연인처럼 느껴졌다. 여기가 우리집 침실이고 그녀와 나는 이제 막 열렬한 섹스를 끝낸참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갑자기 이 취조실이 혐오스러워졌다. 이런곳이 아닌 다른장소에서 그녀를 만났었다면...나는 갑자기 이런곳에서 피의자들을 심문하고 지저분한 말로 괴롭히고 음침한 가학성향을 충족시키던 내자신이 그럴수없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영원한 여성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괴테가 그랬던가. 내속에서는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나의 그레트헨인가, 나의 영원한 여성인가... 이 무슨 우스운 생각인가, 미친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나는 담배를 서둘러 끄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옷을 입혀주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차가운 취조실 바닥에 퍼져앉아 계속 울고있었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세우고 팬티를 입혔다. 그녀가 일어서자 그녀의 질에서 내 정액이 쏟아져서 그녀의 팬티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나는 어디 휴지가 없나하고 사방을 둘러봤다. 휴지가 없었기에 나는 책상에 있는 종이조각을 주워서 대충 그녀의 질입구에 대고는 훔쳐냈다. 그리고는 팬티와 바지를 입히고 셔츠도 입혔다.
"미안하다"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그녀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에 불꽃이 번쩍 튀는걸 볼수 있었다.
"xxx"
그녀의 입에서 이 한마디가 천천히 또박또박 튀어나왔다. 나는 이전에도 내가 두들겨패던 강도용의자한테 이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그때 걘 만신창이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만 더욱 들뿐이었다. '그래 미친개니까 xxx지' 나는 그녀를 껴안고 싶어졌다. 사랑이 충만한 포옹을 하고싶었다. 그녀품에 안겨서 위로받고 싶었다. 갑자기 모든게 싫어지기 시작했다. 피곤했다. 아아 그녀가 날 다정하게 껴안고 등을 토닥거려준다면.
나는 갑자기 그녀를 포옹한다는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나는 억지로 한발짝 다가서서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가운 느낌이다.
마치 벽을 껴안은 듯한 느낌.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나는 거의 울듯한 기분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짓을 나는 하고 있었다. 내가 피의자에게 사과한다는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갑자기 내가 너무나 역겨운 인간말종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형사라는 직업이 너무나 역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입술에서 나는 안도를 느낄수 있었다. 그녀는 내입술을 거부하지 않고 받았다. 나는 그녀를 있는힘껏 껴안은 채 미친것처럼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그녀는 숨이 막히는지 헉헉거렸다. 나는 힘차게 입술을 떼냈다. 그녀의 머리결이 그서슬에 출렁였다. 그녀가 나를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키스하는동안 나는 알수없는 희열을 느꼈다.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조울증 환자같다고 나는 스스로 생각했다.
"우리 결혼하자"
도데체 왜 이말을 내가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쨋든 나는 그녀와 한시도 떨어져 있고싶지 않았다. 그녀와 어떤식으로든 몸을 섞었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다가왔다.
"아저씨 이젠 미쳤군요"
날 빤히 쳐다보던 그녀가 툭던졌다. 하지만 그녀도 나의 진심을 읽었을까 더이상 아무말하지 않고 고개만 숙였다. 나는 그녀앞에 무릎을 꿇었다.
"용서해줘"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를려고 했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책상의 조서로 눈을 돌렸다. 이름적는 난이 비어있었다. 내가 이름도 물어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이름을 물어보려고 했으나 이상황에서 이름을 물어본다는것이 갑자기 쑥스럽게 느껴져서 나는 그생각을 그만두었다.
"참 이상하네요, 지금 왜그런말을 하는거죠?"
그녀가 아직도 분노에 찬목소리로 물었다. 뭐라고 대답할것인가, 나도 내가 왜이런말을 하고있는것인가 생각했다.
"내가 나가서 아저씨 고발할까봐 그런거예요? 그런다구 내가 가만히 있을거 같애요?"
"아냐...맘대로해라.. .니가 하고싶은데로...어쨋건 난 널..."
"??"
"...사랑한다"
"!!"
나는 왠지 모를 부조리한 상황을 느끼면서 이말을 했다. 그녀는 의자에 털썩 주져 앉았다. 그녀는 갑작스러 나의 변화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는걸 느끼는 모양이었다.
"아저씨 정신병자 아녜요? 우리가 언제 봤죠?"
나는 알어나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가 내팔을 치웠다. 나는 그래도 계속 팔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싫어요 이러지 마세요"
그녀가 아래를 보면서 조용히 말했다. 나는 손을 치웠다.
"미안하다 용서해라. 나 형사 그만두고 니가 고발하면 달게 받을께..."
그녀는 두손을 얼굴에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지금와서 이러면 무슨소용이죠? ...흑흑...아깐 왜그랬죠?"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난 널 처음 보자마자 사랑하기 시작했나봐...어쨋건 지금 나가자, 집에 보내줄께...그리고 날 고발하는 건 내일 하든지 해라"
나는 조서를 찢어버렸다. 이까짓 것은 이제 필요없다. 나는 해방감을 느꼈다. 그녀가 날 고발하는것도 날 사랑하지 않는것도 두렵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데리고 경찰서를 나왔다. 이제 그 고소를한 부인만 만나서 으름짱을 놓고 그녀를 자유롭게 한 다음엔 다시 볼필요가 없는 경찰서였다. 적어도 취조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