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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그녀이야기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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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방무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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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23/ 523 



내가 아는 그녀이야기 -프롤로그-

그앨 안건 어릴 때부터였다. 코흘리던 시절, 내가 알던 세상 전부에서 그애와 난 같이 커 갔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 그앤 동네에서 최고였다. 외모로도 다른 아이

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을뿐 아니라, 공부도 1등이었다. 항상 수업시간에 선생님

이 하는 질문에는 가장 먼저 손을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세상에서 점점 더 큰 다른 세상으로 눈을 떠갈때쯤, 그러니깐 내가 시내로 학교를 나와 다닐 때즈음인가, 점점 그애가 아닌 그녀로 보이기 시작한거같다.

같이 고등학교로 가는 시내버스를 탈때면, 멀찌감치 떨어져 힐끔힐끔 쳐다 보던게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1학년때, 버스를 타면 찰랑찰랑한 유달리 긴 생머리 때문인지 얼굴을 보려고 저만치 뒤에서 기웃기웃했던 게 기억이 난다.

언제였던가? 고2에 올라간지 얼마 되지 않는 4월달인가, 5월달인가 아침 등교버스를 기다리는 그녀의 얼굴이 유달리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던....

그리고 얼마뒤에는 그녀를 등교버스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그게 말로만 듣던 가출이란 걸(촌에는 아직까지도 순박한 사람들이 많다....) 어릴 때부터 한동네에서 같이 지내오던 그녀가 가출한 걸 알았을 때, 특히 동네에서 가장 큰 자랑거리였던 그애가 가출했다는 사실은 그녀의 가족뿐아니라, 한동네에서 같이 한가족처럼 지내던 우리 동네 어른들이나, 또래 친구들에겐 엄청난 충격이었다. 특히 턱 밑에 수염이 나고부터 은근히 그녈 흠모하던 나에겐 사춘기 그 시절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후, 난 가끔씩 아침등교버스에서 그녈 찾곤 했다. 괜시리 버스를 기웃기웃거리곤 하면서......

몇 달전 군입대 영장이 나왔다.. 대학교를 휴학하고, 집에서 백수짓이나 하면서 빈둥빈둥거리고 있을 때, 그녀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녀에 집에선 한바탕 난리가 나었고, 그녀가 집에 돌아온지 일주일 뒤쯤인가? 우연히 동네앞 마을버스정류장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그녈 만났었다. 그 후 그녀와 난 가끔씩 만났었고, 만날때마다 난 그때와는 너무도 변해버린 그녀에게 놀랐다. 이제,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아는 그녀 이야기 part1


그녀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땐 해가 어슴푸레 진 무렵, 동네 으슥한 곳에서였다. 담배를 한대 물면서 내게 " 집에선 눈치보여 숨도 못쉬겠어" 라며 웃어 보였다. 이제 그녀에게 들은 이야길 시작하려한다.


재희(가명)이 다니는 여자고등학교는 지방에서 그나마 똑똑하다는 얘들만 모아놓은 곳이다.

재희는 그날도 여느 아침과 똑같이 학교에 등교하고 있었다. 버스에 내려 4-5분가량 학교를 향해 걸어갔을 땐, 아는 얼굴들도 곧잘 보이곤 했다.

" 재희야!"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혜미였다. 혜미는 1학년때 같은 반으로 곧잘 어울려 점심도 먹곤 했었는데, 2학년 들어 반이 갈라질 땐 서로가 참 많이 서운해했었다.

"그래, 니네반 담임이 독사라며?"

"왜, 우리 1학년 때 국사 가르킬 때부터 장난 아녔잖아..... 어휴, 큰일이야. 선배들 말 들어보니깐, 진짜 독종이래...."

"어머, 정말? 큰일이다!얘~~~!"

평소와 다름없는 수다를 떨며 재희는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아차, 혜미야! 너 오늘 수학들었니?"

"응, 왜?"

"어, 오늘부터 문제지랑 같이 푼다고 사오라고 그랬잖아. 오늘 몇교시 들었어? 난 1교신데 좀 빌려주라."

"정말? 우린 그런 얘기 없었는데?"

"어라, 혜미 니네반도 재용이(수학선생 이름) 시간아냐?"

"아냐, 우린 딴 선생인걸~~~"


재용이는 학교에서도 잘 때리기로는 학교에서도 정평이 나있었다. 몽둥이(연약한 여고2년생들이 보기엔...) 로 종아리를 때릴때마다 줄이 쫙쫙간단다. 3,4만 맞으면 쪽팔려서 하교길엔 체육복입고 갈정도라나, 뭐라나...

암튼, 체육복도 안가져온 이판국에 종아리에 줄이 선채로 시내로 갈순 없었다.


"얘! 혜미야, 미안한데 나 가방 좀 우리반에 갔다 놔줄래? 나 서점에 갔다 와야겠어."

"뭐? 지금 10분남았어, 어쩔려구?"

"응, 뛰어갔다오면 10분이면 될거 같아."

"알았어, 빨리 갔다와!"


얼마나 힘껏 뛰었는지 서점에 도착했을 땐 책달란 말조차 쉽지가 않았다. 책을 사고나서 시계를 봤을 땐 5분도 채 남지 않았었다.

'어쩌지? 5분도 안남았는데.. 할수없다. 골목길로 빠지면 빠르겠지' 그리고 재희는 골목길로 점점 뛰어갔다. 골목길로 들어가는 길은 자그마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길을 빠지면 언덕으로 접어든다.. 언덕이래봤자, 걸어서도 3,4분이면 넘을 수 있는 곳이다.

점점 다급해진 재희는 시계와 길을 번갈아 보면서, 골목길을 빠져 나와 언덕길을 뛰고 있었다. 언덕 너머에 학교도 보이고, 시계도 보니 숨은 돌려도 될거 같았다. 언덕길을 점점 빠져 나올 무렵이었다. 길 한구석에서 뭔가를 치는 소리와 함께 '윽,윽'하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두려웠던, 나머지 재희는 다시금 발길을 재촉했다.


'그때였다. 야, 야이년아, 거기서!" 남자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학교가 바로 앞이라고는 하나 한적한 산길이었다. 두려움에 떤채로 재희는 뛰기 시작했다.

'야, 이XX, 거기 안서!"

학교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무서운 생각만 들었다. 이쯤되면, 종아리에 몽둥이자국남는건 관심조차 없다. 학교운동장이 보였다. 내려가기만하면, 내려가기만 하면된다.

'이씨발, 넌 오늘 죽었어!' 뒤에서는 여전히 남자하나가 쫓아오면서,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구르는 건 전혀 개의치 않은채, 언덕내리막길을 있는 힘껏 달려 내려왔다.

운동장에는 아침 종소리에 놀란 아이들이 황급히 뛰어서 교실로 들어가고 있었고, 재희는 홀로 남은 운동장에서 두려움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아, 씨발 존나 뛰어 내려가네..! 야, 황섭아 놓쳤다."

" 이 빙신새끼, 씨발 얼굴봤으면 어쩔려고 그래? 근데 봤을까?"

"몰라, 아 씨발, 내리막길을 막 뛰어 내려가는데 어쩌질 못하겠더라고,"

옆에 몇대 얻어맞았는지, 덜덜 떨고 있는 남학생이 하나 나무에 서있었다.

" 씨발, 이게 너때문아냐. 이개XX야! 존말할 때 돈내놨으면 이런일 없었을꺼 아냐!"

"야, 저거 뭐야? 얼라, 지갑인데..."

"아까전에 그년이 뛰면서 떨어뜨렸나보다. 나이스, 돈좀 벌었는데....." 동영이(아까전에 재희를 쫓아간 XX)는 지갑에 돈부터 확인하고 있었다.


" 야, 잠깐! 그 돈 집어 넣어라." 황섭이가 말했다.

"왜?"

"우리 얼굴 봤는지, 확인해야 될거아냐? 안그래도 씨발 지금 사고치고 정학중인데 그년이 씨부리면 요번엔 좍살난다고.. 너도 씨발 저번에 써리(절도)하다가 지금 집행유예중이잖아.... "

집행유예란 말을 듣자 순간 동영이의 얼굴이 경직됐다.

" 확인하자. 근데 봤으면 어쩌지?"


순간, 황섭이의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어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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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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