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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후예 2부 근친 야설

지네딘 지방 1 660 0

 


카인의 후예 2부 내용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런! 다섯 개 다 맞았군!"
레이요는 감탄한다. 정말 기적 같다. 두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것
이다.
류지오가 레이요를 쳐다본다. 레이요는 감탄만 하고 있을 수가 없
다. 약속대로 류지오가 원하는 것을 해 줘야 한다. 비디오에 나오는
것처럼 이 악마가 못된 짓을 시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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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능청스런 악마가 도대체 무얼 요구할지...!'
"류지오, 약속대로... 넌 뭘 원하지?"
"레이요 선생님, 브래지어를 했나요?"
레이요는 그 말 한 마디에 벌써 당황한다.
"음."
"이 더운 날 왜 그걸 하고 다녀요! 전 선생님이 이 여름을 좀 더
시원하게 보냈으면 해요. 난 노브라가 좋아요. 보기에도 시원해 보
이잖아요? 앞으론 브래지어를 하지 말아요. 적어도 이번 여름까지는
요."
"류지오. 그건 너무 쉽잖아!"
"레이요 선생님. 지금 당장 그 답답한 것을 벗어버리면 안될까요?
그럼 시원한 마음으로 가르칠 수 있을 텐데..."
"알았어."
레이요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웃도리 안에 걸쳐 입은 블라우스는
얇았다. 화장실에서 나온 레이요는 자신의 흰색 웃도리을 벗어버린
다. 그리고는 블라우스의 자락을 치마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는다.
'바로 내가 유도하려는 거야, 레이요! 작은 악마에게 질 수는 없잖
아?'
류지오는 레이요의 모습을 아래위로 훑어본다. 류지오의 시선이 가
슴에서 한참이나 머무른다. 레이요가 젖가슴의 볼륨이 그대로 드러
난다. 특히 블라우스 위로 뾰족이 돌출한 젖꼭지는 미묘한 자극을
준다.
"네 말대로 무척 시원하군!"
레이요는 류지오가 보는 앞에서 대담하게 블라우스의 단추를 몇 개
푼다. 류지오로서는 아쉬운 세 시간이 지났다. 레이요는 류지오가
시간 내내 자신의 가슴에만 집중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혼
자서 문제를 풀고 공식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다 되자 레
이요는 주저 없이 나가 버린다.
"류지오, 다음에 보자!"

요즘 류지오의 하루 일과는 바쁘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도장으
로 간다. 그리고 다음에는 미술 학원이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수학
공부를 해야 했다.
류지오는 미술 학원에서 돌아오며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 골목길
입구로 들어서면 정원이 무척이나 큰 회색 집이 있는데 누가 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집의 대문 밑으로 몰티즈종의 비단 같은
흰색의 털을 늘어뜨린 개 한 마리가 기어 나왔다.
'이 집에도 사람이 사는가 보군? 새로 이사왔나?'
류지오는 털이 긴 그 개가 귀여운지 손가락을 까닥이며 개를 부르
는 소리를 내어 본다. 개는 으르렁거리며 주의할 뿐 다가오지 않았
다. 그런데 류지오가 돌아서자 달려들어 바지 자락을 물고 늘어진
다.
"야! 야! 이거 왜 이래?"
류지오는 조금 당황하며 개를 손으로 잡으려고 한다. 그러자 개는
얼른 도망치더니 대문 밑으로 사라져 버린다. 류지오는 녀석의 이빨
자국이 난 자신의 발뒤꿈치를 만져 보고는 다시 나오기를 기다린
다. 이번에는 잡아서 혼을 내 줄 생각이었다.
한참이나 기다려도 개가 나오지 않자 류지오는 그 집의 벨을 누른
다. 따지기 위해서다. 그 고얀 놈의 주인이 더럽게 나오면 자신도
더럽게 나갈 작정이었다.
"누구세요?"
도어폰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대문 앞에는 소형 카메라까지
설치되어 있다.
'무슨 집이 이렇게 살벌해!'
류지오는 녹이 쓴 커다란 대문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 여자
가 개를 끌어안고 나온다.
류지오는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는 잠시 넋을 잃었지만 강경하게 말
한다.
"저... 저 녀석이 날 물었어요!"
"어머! 그러세요? 심하게 물렸어요?"
류지오는 물린 곳을 보여 준다.
"미안해요. 우리 큐리를 용서해 줄 수 있겠어요?"
'자기 자식이나 되는 듯이 말하는군! 하지만 이 여자는 솔직히 너
무 아름다운데...!'
류지오는 아름다운 여주인의 얼굴을 봐서 용서해 줄 모양인지 부드
러운 말투로 대답한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가 밖에 나오지 못하게 해주시겠
습니까? 전 이 곳을 아침마다 지나다니는데 개에게 매일 물릴 수는
없잖아요?"
여자는 류지오의 말에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고마 와요. 좀 들어오세요. 소독약이라도 발라야겠어요. 자 어서
들어와요."
그녀는 큐리라는 녀석을 방에다 가두어 놓고는 약품 상자를 가져왔
다.
"자 이리로 앉아요."
그녀는 소독약을 발라 주고는 류지오의 커다란 스케치 보드를 열어
본다.
"학생이 그린 거예요?"
"네."
"참 잘 그렸네요!"
여자의 전신 누드 그림이다.
"아주머니 그림도 하나 그려 줄까요? 예쁜 아주머니에게는 그냥 그
려 줍니다."
아주머니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젊어 보였다. 하지만 마땅한 호칭이
없어 그렇게 불렀다.
여자는 류지오의 말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는다.
"호호호...! 자 이제 돌아가세요."
류지오는 일어서면서 조금 절뚝거린다. 조그만 애완견에게 겨우 이
빨 자국이 날 정도로 물려 놓고선 절뚝거리다니, 이 엄청난 엄살에
큐리가 억울할 정도다.
"어머! 정말 괜찮겠어요?"
"네. 괜찮습니다."
"그럼 좀 더 쉬었다 가요..."
류지오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소파에 앉는다.
한참이나 서로 아무 말없이 앉아 있었다. 분위기가 어색한지, 그녀
가 먼저 말을 꺼낸다.
"그럼, 내 그림을 하나 그려 달라고 부탁해도 되겠어요?"
"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류지오는 켄트지를 꺼낸다. 구도를 잡는 척하면서 그녀의 얼굴 하
나 하나를 자연스럽게 뜯어볼 수 있었다.
미인이 어떤 것인지 한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바로 이런 여자
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그녀는 아름다웠다. 완벽한 조화
란 이런 것인가. 너무 완벽해서 어떠한 개성이 없을 정도다. 류지오
는 요즘 케리커쳐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만약 그녀의 케리커쳐를
그리려고 한다면 무척이나 힘들 것 같았다.
"이제 다 됐습니다."
류지오는 그림을 끝내고 그림의 밑에다 작게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는데 좀처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여자는 다가와 자신의 그림을 보며 말한다.
"이름이 뭐예요?"
"류지오입니다."
"참 귀여운 이름이네요!"
류지오는 그 말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 모아 보이고
는 다시 한번 말해 준다.
"나가야마 류지오입니다."
"멋있는 이름이에요!"
그녀는 귀엽다는 말을 멋지다고 바꾸어 말해 주면서 가득 웃음을
짓는다. 류지오는 두 개의 덧니가 있는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를 바
라보며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전 이제 갈게요."
"잘 가요."
'상당히 좋은 느낌을 주는 여자군. 아참! 그러고 보니 레이요 선생
이 왔겠구나!'
류지오는 여기서 시간을 보내느라고 오늘이 과외 하는 날인 줄 잊
고 있었다.

레이요는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류지오의 어머니, 도시에도 있었
고 오랜만에 보는 이종 사촌인 사도미도 있었다.
"오늘은 왜 이렇게 모여 있을까?"
류지오의 말에 사도미가 먼저 인사를 한다.
"류지오. 안녕!"
"어! 그래, 사도미! 웬 일이야?"
류지오의 물음에 도시에가 대신 대답한다.
"사도미는 앞으로 우리 집에서 몇 달 간 같이 지낼 거야."
류지오의 이모의 딸인 사도미가 여기에 온 이유는 이러했다. 일 층
짜리 옛 집을 허물고 다시 짓는 동안 셋방살이를 해야 했다. 두 칸
짜리 방을 얻었으나 방 하나에 살림살이가 꽉 차 버렸다. 그래서 집
을 다 짓는 동안 여기서 살게 된 것이다.
류지오는 사도미를 바라보며 말한다.
"정말?"
"그래. 그 동안 신세 좀 지자!"
"잘 됐네! 내 방에만 안 들어오면 평생 살아도 괜찮아."
"네 방에 무슨 보물이라도 숨겨 뒀니? 못 들어오게 하게?"
레이요는 사도미의 말에 빙긋이 웃고 있는 류지오에게 눈치를 준
다. 벌써 한 시간 동안 기다렸던 것이다.
"오래 기다렸죠? 미안해요."
"괜찮아! 어서 들어가서 공부하자."
류지오는 자기 방으로 올라와 책상에 앉는다. 레이요가 들어오더니
류지오의 양어깨를 짚고는 말한다.
"이번에도 열심히 했니?"
"하지만 이번에는 공부를 많이 못했는데요..."
"자신이 없단 말이니?"
"네. 오늘은 시험 치지 말고 그냥 진도를 나가지요."
레이요는 자신의 생각이 빗나간 것에 조금 의아했다. 자신의 성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류지오... 그래도 한번 풀어 봐."
"알겠어요. 해보나 마나 지만..."
공부를 안했다는 류지오였지만 세 문제나 풀어낸다. 레이요는 마지
막 다섯 번째 답이 틀렸지만 맞는 것으로 동그라미를 해 준다. 물론
류지오는 의아스런 표정을 지어 보인다. 어쨌던 이번에도 네 개의
문제를 풀었으니 류지오가 원하는 것을 하나 들어줘야 한다.
"자 이번에는 뭐지?"
"먼저 선생님이 브래지어를 했는지 확인을 해 봐야겠어요!"
레이요는 당황한다.
"난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어."
"사실인지 눈으로 봐야겠어요."
"후훗! 넌 내 가슴을 보고 싶은 게로구나! 좋아!"
레이요는 이것을 요구 사항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레이요는 그렇게
말해 놓고선 조금 망설였지만 이내 자신의 블라우스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그러자 류지오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됐어요. 선생님 말을 믿어야죠. 브래지어를 하지 않으니까, 기분
이 어때요?"
"아주 좋아! 그럼 오늘의 요구 사항은 뭐지?"
레이요는 자신의 옷을 다시 여미며 말했다.
"오늘의 요구는 바로 일기장입니다."
"뭐....!"
레이요는 또다시 당황스러웠다.
"어떡하지 난 일기를 쓰지 않는데..."
"학생 앞에서 거짓말하지 맙시다!"
"하지만 일기를 보여 줄 수는 없어. 넌 너의 일기장을 남에게 보여
줄 수 있겠니?"
"이건 어차피 게임이에요. 우리는 게임을 막 시작한 거라구요. 난
레이요 선생님이 이렇게 쉽게 포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좋아! 난 이 게임에서 이기겠어!"

언젠가 류지오가 목욕탕에 간 적이 있다. 친하게 지내던 호유도와
함께 갔었다. 호유도는 무척이나 뚱뚱하다.
류지오는 사우나탕에 들어갔다. 호유도는 죽어도 들어가기 싫다기
에 혼자 들어갔다. 앉아 있으니 저절로 땀이 쏟아졌다. 세 명의 건
장한 남자들이 함께 앉아 있었다.
"이야! 불알 참 크다!"
류지오는 자기더러 한 소린 지도 모르고 타월로 땀을 닦고 있었
다. 그런데 모두들 자신의 아랫도리를 쳐다보지 않는가.
"우리 건 저 사람 물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
"흐흐흐..."
류지오는 징그럽게 웃어 보인다.
"이야! 정말 쓸 만한 물건을 가졌수다! 이거 부러운데...!"
그 물건은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일어서 버린다. 류지오는 부끄러
운지 수건으로 허리를 감고는 밖으로 나왔다. 사우나탕에서의 대화
를 생각하면서 호유도의 물건을 훔쳐본다. 볼록한 아랫배 밑에 탱글
탱글하게 달려 있는 물건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류지오! 너 실성했니?"
방학이 되어서는 처음으로 호유도를 만났다. 류지오는 호유도의 자
전거를 몰았다. 무거운 호유도는 뒤에 앉아서 뭐라고 말한다.
"너, 후에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하니?"
"뭐라구?"
"후에 선생님은 정말 예쁘다고!"
호유도는 류지오의 대답을 직접 말한 셈이다.
"임마! 그걸 누가 모르냐!"
류지오는 더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고수부지로 나와 자전거를 세
워 놓고 앉았다. 호유도는 담배를 꺼내더니 류지오에게 하나 내민
다.
"너 때문에 담배 배우겠다."
류지오는 담배 불을 붙이고는 연기를 내뿜으며 묻는다.
"후에 선생을 좋아하는 녀석들이 얼마나 될까?"
"센도, 마기치, 구라도, 조 등등... 만만찮은 거물급들이야..."
"둔한 놈! 우리 말고 후에 선생하고 결혼할 사람 말이야!"
류지오는 유람선을 바라보며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빤다. 세 명의
체육 선생들 중에 두 명이 총각이다. 게다가 새로 들어온 영어 선생
도 총각이다.
'네가 2년만 일찍 태어났던가 후에 선생이 2년만 늦게 태어났어
도...'

류지오는 요즘 도장에 가기 싫다. 겐도라는 녀석이 늘 대련을 신청
하기 때문이다. 후센 사부는 류지오와 겐도 중에 하나를 도장의 대
표자 자격으로 이번 동경우슈대회에 보낼 생각이었다.
류지오는 후센 사부의 유일한 수제자다. 그건 누구도 부인 못할 사
실이다. 류지오는 이 곳에서 8년 동안 무술을 배웠다. 언젠가는 세
계적인 무술 대회에 참가해 챔피언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
다.
방학과 동시에 겐도라는 녀석이 들어와서는 동경우슈대회에 대표로
나갈 것이 기정 사실화 되어 있는 류지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
다. 겐도는 류지오보다 세 살이나 많다. 그래서 스피드와 기술에서
앞선다 하더라도 체력과 파워에서 밀렸다.
"이번 대련은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류지오와 겐도 중, 이번
대련에서 이기는 사람이 도장의 대표자로서 동경우슈대회에 나간
다!"
류지오는 대련 준비를 했다. 하지만 석연찮다.
'더러운 놈!'
류지오가 겐도를 욕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기 보다 약하
면서도 강한 척하는 꼴이 기분 나쁘고 또 하나는 사부와 먼 친척 관
계라는 이유로 이 곳에서 대장 노릇을 하려는 것이 아니꼽다.
"시작!"
후센 사부의 거친 음성과 함께 겐도의 다리가 날아온다. 류지오는
겨우 피하고는 자세를 가다듬는다.
관전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류지오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었
다.
"얍!"
겐도의 기압 성과 함께 다시 앞발이 날아온다. 그리고 연달아 돌려
차기를 시도한다. 류지오는 첫 공격을 겨우 피했으나 두 번째 날아
오는 공격을 손으로 막아야만 했다. 막기는 했으나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겐도는 역시 강한 상대였다.
"류지오! 어서 일어나!"
이제 사부는 자기편이 아니다. 사부의 거친 소리가 자신을 비웃는
것만 같다.
류지오는 화려한 공중 돌려차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동작이 큰 탓
에 겐도는 쉽게 피했다. 하지만 류지오의 이번 공격은 속임수에 불
과했다. 그의 머리를 노린 것이 아니고 어깨를 노렸던 것이다. 그가
어깨로 맞받아 치고 공격해 들어왔다면 류지오의 패배였다. 하지만
그는 류지오에게 격중 당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몸
을 낮추어 피하기도 힘이 들어 그는 뒤로 물러났다. 류지오는 두 번
째의 공중 돌려차기를 하려고 몸을 낮추었다. 하지만 몸을 띄우지
않고 그대로 앉은 채로 걷어차기를 한다. 겐도는 류지오가 다시 공
중 돌려차기를 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류지오가 공중에
뜨는 순간 그의 뒷덜미를 후려 차려고 했다. 그런데 류지오는 뜨지
않고 그대로 몸을 숙이더니 앉은 채로 재빠르게 몸을 돌리며 그 회
전력으로 그의 다리를 걷어차 버린 것이다.
30여 분에 걸친 대련 끝에 후센 사부의 판정이 내려질 순간이었
다. 후센 사부는 망설임 없이 겐도의 승을 선언한다.
"류지오의 발차기는 훌륭하다. 겐도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 역시
훌륭하다. 이상!"
후센 사부는 그 말을 마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류지오는 샌
드백을 거세고 차 버리고는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오후에 레이요가 왔다. 류지오는 무척이나 화가 나 있었다. 후센
사부의 판정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류지오, 잘 있었니?"
"오늘은 공부할 마음이 나지 않아요. 그만 돌아가 주세요."
"류지오, 벌써 포기 한 거야? 이 일기는 어떡하고?"
레이요는 얄밉게 말하면서 자신의 일기장을 흔들어 보인다. 상당히
고심을 해서 가져온 일기장이다. 이 속에는 자신만의 비밀이 가득
적혀 있다. 레이요가 그런 자신의 일기장을 가져온 것은 이 게임에
자신도 상당한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류지오의 성적이 오른다면
그의 어머니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묘
한 감흥을 일으키는 에로티즘을 거부할 수 없었다.
"오늘은 정말 공부할 마음이 없어요. 어서 나가 줘요!"
류지오가 무섭게 소리친다.
"너 정말 무례하구나!"
"어서 나가 주세요! 다시 오지 않아도 좋습니다!"
류지오는 소리를 치고는 자신이 나와 버린다.
레이요는 류지오가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생각이 자꾸만 빗나갔다. 레이요는 초조해졌다. 레이요는 어
제 류지오의 어머니와 만났다.
후에 선생은 새롭게 보강된 낙제 제도에 대해서 류지오의 어머니에
게 이야기해 주었다. 류지오가 가장 취약한 수학 성적이 문제였다.
2학기의 두 번의 시험에 걸쳐 수학 점수의 평균이 50점 이상이 나오
지 않을 경우 류지오는 낙제하고 만다. 대학교 진학은 물론 고등학
교 졸업도 못할지도 모른다.
서너 시간이나 밖에 있다가 돌아온 류지오는 아직 돌아가지 않은
레이요를 보고는 미안스러웠다.
"류지오. 잠깐만 시간을 내 주겠니?"
류지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레이요와 류지오는 바닥에 마주
앉았다. 드러난 허벅지가 유독스럽게 희어 보인다. 레이요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온 것이 후회스러웠다.
"난 어제 너의 어머니에게 많은 돈을 받았어. 그만큼 나의 부담은
커졌어. 너에게 수학만 가르치는 것도 무척이나 힘들지만... 다른
문젯거리라도 있으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레이요는 류지오의 문제를 스스로 어림잡고 있었다. 그의 일기장를
뒤져보다가 이런 글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누구라도 남자라면 어여쁜 여선생에게 관심을 받고 싶을 것이다.
나도 그 중에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그녀의 관심을 조금 더 끌고
받았다 할지라도 무엇이 다른가? 그래서 처음엔 싫었다. 반항스런
행동에 오히려 어깨를 다독여 주는 그녀가 위선적으로 느껴질 뿐이
었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스
승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아니다. 나의 적들을 주먹으로 하나하나
처리한 다음 내 마음에 드는 여자를 안으면 그만이지만 현실의 문명
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른 놈들이야 이런 문명에 맞게 제대
로 진화해 목석같이 참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그녀의 인형을 만들어 놓고 혼자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유
치스럽다. 하지만 그녀 역시 즐기고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시작했
고 그녀도 계속 할 것이다. 그녀는 일부러 틀린 답을 맞게 해 주었
다. 어쩌면 그녀는 후에 선생보다 훨씬 더 정답고 매력적인 여자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레이요 선생과 후에 선생을 동일시 여기는 것
은 어쨌던 잘못이다. 그건 분명 그녀의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 낫겠다. 그녀 스스로 이 게임을 포기해 준다
면 더없이 좋겠지만... "
류지오는 자신보다 더 심각하게 앉아있는 레이요를 보며 말한다.
"아무 문제없어요. 단지 도장에서 화가 난 것이 풀어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다음에 다시 오겠죠?"
"하지만 류지오..."
"그 일기장을 주세요. 다시 게임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
부터는 좀 더 어려운 문제를 구해 오도록 하세요."
레이요는 일단 돌아갔다. 류지오와 다시 화해한 것은 다행이었지만
솔직히 그 글을 읽고 나서는 충격이 남았다. 하지만 물러설 수는 없
다. 류지오에게 일기장을 줘 버린 것이다. 이젠 어쩔 수 없이 정숙
하지 못한 여자로 남아야만 했다. 일기장에는 요시꼬와의 관계와 그
의 어머니와의 관계, 그리고 비밀 클럽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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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7.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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