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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3화 음모 (3)

토도사 0 1485 0

#아하루전 3화 음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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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의 공작은 어느새 병사들이 마련한 임시 첨막에 앉았다. 그리고 귀한 얼음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내오게 하고는 홀짝거리며 마셔댔다.
"불미스러운 일을 보여드렸군요."
코즈히 공작이 넌지시 레히만 공작에게 말했다. 그러자 레히만 공작이 웃으면서 답했다.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내 수치스러워서 말은 안하려했지만 실은 우리 영지에선 이보다 더 심한 꼴도 겪었답니다."
"호오~ 그래요? 어떤일을 당하셨길래?"
"허허, 그렇게 자꾸 물으시니 그때일이 생각나 아직도 분이 안풀리는 군요"
"그래도 저를 위해서 말씀해 주시죠?"
'허허 참 제가 괜히 말은 꺼내갔곤.. 어쩔 수 없죠"
레히만 공작은 앞에 놓인 음료수를 한모금 마시곤 다시 입을 열었다.
"아마 3-4년 전일입니다. 그때 제 사냥터는 지금 공작님 만큼 훌륭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제법 나름대로 훌륭라다고 자부했지요"
"허허, 겸손이 지나치십니다. 사실 레히만 공작님의 사냥터만큼 세심히 가꾼 사냥터가 어디있겠습니까?"
"허허, 너무 얼굴에 금칠을 해주시는 군요. 어쨌든 그날도 주위 귀족들 중 친한 몇 명을 불러 같이 사냥 대회를 벌이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숲저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뭔가 희끄무레한 것들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병사 몇이 달려와서는 잠시 소란이 있으니 자리를 피해달라고 하더군요"
"허허 무슨일이 있었길래?"
"나중에 알고보니 아랫것들이 사냥감을 구하기가 마땅치 않자 그냥 주위의 마을을 덥쳐서 사냥감들을 마련해 왔다더군요. 그러자 사냥터 주위에 잇던 몇 개 마을이 뭉쳐서 숲으로 달려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이런 이런, 그런 고얀 놈들을 봤나? 감히 거기가 어디라고?"
"그렇죠? 제 딴에는 은혜를 베푼답시고 사냥터 주위에 땅을 붙여먹고 있길래 천한것들도 먹고는 살아야겠지 싶어 그냥 놔두었더니 글세 그런 꼴을 당하더군요"
"허, 그래서 은혜도 받을줄 아는 놈들에게 주어야지요. 그거야 말로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 아니겠습니까?"
"오호 공작께선 벌써 그러한 진리를 깨우치고 계셨군요. 저도 그런 꼴을 당하고 나서야 겨우 깨닳앗답니다."
"공작님께서는 너무 맘이 좋으셔서 탈입니다. 그래서 그놈들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후~ 아무리 제가 그런 미물들을 사랑하는 맘이 잇어도 도저히 못참겠더군요 그때 초대했던 친한 벗들에게도 얼굴을 들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울 뿐이었죠. 그래서 병사들을 보내서 숲에 단 한발자국만이라도 들여놓은 놈들은 물론 그놈이 속한 마을까지 전부 응분의 벌을 내리라고 말했지요"
"흠 그래 몇놈들이나 왔답디까?"
"아마 3천은 족히 되는 듯 싶더이다. 어쨌든 숲에 들어온 놈들은 전부 잡아다가 주리를 틀어버리라고 말해두곤 그때온 벗들의 맘도 풀어줄 겸해서 직접 그 버러지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갔지요 그리곤 그곳을 쓸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제서야 자신들이 잘못한걸 깨닳았는지 제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하더군요. 미천한 것들 상상이 갑니까? 버러지 같은 것들이 숲을 맘껏 짓밟아 놓고는 이제와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하다니요 정말 구역질이 다 나오려 하더군요"
코즈히 공작은 흥미가 동하는지 레히만 공작의 말에 맞장구를 쳐가며 다음을 물었다. 그러지 않아도 사냥터 주위에 하나 둘 모여 땅을 경작해 들어가더니 어느새 몇 개의 마을이 들어선걸 어렴풋이 알고 잇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허 짖궂으시군요 뭐 다음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놈들은 은혜를 저버린 놈들이니 살가치도 없는 놈들이죠 땅을 파게한 다음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들은 전부 묻어버리고 사냥감이 연습용으로 쓸만한 것들은 따로 추리라고 말한 다음 그 다음해에 크게 사냥대회를 여는데에 썼죠 아마 그때 공작님도 오셧었죠"
"아 그럼 그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제 기억나시는 모양이군요"
"허 그런 놈들인줄 알았으면 내 좀더 잔인하게 죽여버릴걸 그랬습니다."
"허허, 그래도 그 버러지들도 나중에 조금이나마 유용하게 사용되었으니 그나마 죄값을 치른셈이죠. 어쨌든 그 일 이후로 사냥터 근처에 있는 마을을 전부 없애버리고 접근을 하지 못하게 했더니 지금은 아주 조용하더군요"
"흠, 그래요? 그럼 저두 혹여있을 그런 불상사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근처에잇는 마을들을 없애야겠군요"
"그러는게 좋겠지요. 버러지는 역시 버러지라고 은혜를 베풀어도 그 은혜를 몰라요. 천한것들은 어딜가나 천한 짓만을 한다니깐요?"
펠리크 대위는 좀전까지만해도 살아있던, 지금은 고기덩어리가된 소녀의 주검을 곁에 두고 눈앞의 소녀들을 잠시 지긋이 노려보았다.
그 고기덩어리는 온통 피와 함께 뼈다귀와 살덩이들로 범벅이 되어있어서 깨진 해골과 부러져 여기저기 흩어져 간간히 보이는 이빨 조각들과 생전에 길렀음직한 머리카락이 붙은 삼절들이 아니었다면 이전엔 사람이었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한 모습이 되어있었다.
소녀들은 그런 그 모습에 시선을 보내지 않으려 했지만 절로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볼때마다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왓고 그 구역질이 어느 정도 가라않으면 두려움과 공포가 온몸을 싸안았다.
아닌게 아니라 소녀들의 발 어귀에는 이미 소녀들이 흘린 오줌들과 토사물들로 지저분하게 변해있었고 소녀들의 발에도 튀어서 붉으죽죽한 토사물들이 말라 붙어있었고 그 사이로 오줌이 흘러간 자리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들 뒤로 병사들이 소녀들의 머리카락을 한 움쿰씩 잘라내고 있었다.
펠리크는 다시한번 채찍을 들어 바닥으로 내리쳤다.
쫙 소리가 소녀들의 가슴 깊은곳 까지 울렸다.
"잘들어둬라. 너희들이 살길은 두가지 뿐이다."
살길이라는 말에 소녀들은 귀를 쫑긋하며 대위의 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소녀들은 이곳에서 벗어난다면 악마와라도 계약을 하겠다고 생각할 만큼 이곳은 소녀들에겐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흠흠"
펠리크는 목소리를 다시한번 가다듬더니 말을 이었다.
"그 하나는 뭐냐? 이 숲의 넓이는 이곳을 중심으로 약 40km에 달한다. 따라서 너희들이 죽자고 달리면 오늘 하루 안에 이 숲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냥지에서 벗어난 사냥물은 더 이상 쫒지 않으신다. 따라서 살아남게 된다."
소녀들이 약간 웅성거렸다. 적어도 서서히 살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씨팔 조용히 못해? 이 개잡년아 내가 어르신들이 왓다고 이 자리에서 니년들을 조지지 못할 것 같아? 사람 성질 돗구지 말구 아가리들 닥쳐 앙? 한번만 더 떠들면 아예 이 자리에서 이년과 똑같은 꼴을 만들어버리겠어"
펠리크가 채찍을 연신 휘두르며 말했다.
그러자 다시금 소녀들의 얼굴에선 공포의 빛이 떠오르며 조용해졌다. 주위가 쥐죽은 듯 고요해지자 펠리크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둘째는 이 숲이 40km에 달하므로 너희들이 제대로 잘만 숨어있으면 되는거다. 물론 처음엔 죽어라 뛰어야겠지 그러다 눈에 보이는 곳에 숨어버려서 오을 저녘까지 숨어만 지내면 된다. 어르신들은 단지 즐기기 위해서 이곳에 오신 분들이다. 설혹 그분들이 단 한명도 잡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늦으면 그날의 운을 탓하시면서 사냥을 접으신다. 따라서 그때까지 들키지않게 꼭꼭 숨어 잇으면 산다."
펠리크는 다시 시체위로 침을 캬악 하고 뱉었다. 어쩐지 입안이 깔깔함을 느끼면서 계속 말을 했다.
"너희들도 마을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잘 보아왔을테니 더 긴말은 안하겠다. 다만 그때와 다른 것은 이번엔 너희들 목숨이 달린 일이다. 가끔가다 병신같은 년이 병사들에게 매달려 자비를 구하는 년이 있던데 꿈도 꾸지마라 어르신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너희들을 살려줄 간큰 병사들은 없다. 그리고 저놈들은 나름대로 이일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놈들이다. 그러니 병사에게 매달려서 자비를 구할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게 좋다."
펠리크는 더 이상 안돼겠는지 곁에있던 병사에게 물을 한잔 달라고해 물을 벌컥 벌컥마셨다. 아침부터 계속 마차와 이곳 공터에서 시달려오던 소녀들은 펠리크가 마시는 물을 보더니 마치 보물을 보듯 애절하게 바라보았다. 소녀들은 갑자기 목이마른 것을 느끼며 억지로 마른침을 삼키려 애썼다.
시원하게 물을 마신 펠리크는 다시한번 채찍질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왜 이런 말을 너희들에게 하느냐 하면 적어도 너희 중 한 두명정도는 살아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때껏 너희를 못살게 군 것은 어차피 나도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너희하고 나하고 다른게 뭐가 있겠는가? 그러니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살아남기 바란다. 그리고 아마 다들 목이 마르리라고 생각된다. 여기 물이 있으니깐 목을 축이고 바로 숲을 향해 뛰기 바란다. 명심하기 바란다. 어르신들이 움직이는 것은 지금부터 정확히 한시간 뒤다 그때까지 최대한 이곳에서 멀어지기 바란다."
펠리크는 옆에 있는 병사에게 물을 나눠주라고 말했다. 소녀들은 펠리크의 마지막말에 그동안의 악마같던 펠리크가 갑자기 천사처럼 보였고 눈에서 눈물이 스르르 흘렀다. 그리고 나눠주는 물을 향해 한꺼번에 몰리기 시작했다.
"아아 물은 많으니깐 먹고 싶은 만큼 맘껏 먹도록 해라"
소녀들은 각자 물통 옆에 모여 그동안 말랏던 목을 축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목을 축인 소녀들은 그대로 숲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훼리나도 어느정도 목을 축였다고 생각된 순간 숲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때 펠리크가 훼리나를 잡았다. 훼리나의 눈이 휘둥그래 지더니 펠리크를 쳐다보았다. 펠리크는 그녀의 귀를 잡곤 낮게 속삭였다.
"앞으로 쭉 직진하다보면 커다란 호수를 만나게 될거다. 그 호수 오른쪽엔 자그만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가 있는쪽에 서서 정면으로 계속해서 달려 가거라"
펠리크는 소녀를 놓았다. 그러자 훼리아는 전력을 다해 숲으로 달려나갔다.
펠리크가 자리로 돌아오자 아직까지 물통에서 물을 떠먹고 있는 서너명의 소녀들이 있었다.
펠리크가 낮게 비웃었다.
"크크 죽으려고 환장한 년들이군, 하긴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깐 실컷먹으라구..."
펠리크는 계속 키득대며 소녀들 사이를 지나쳤다. 저쪽에서 지크가 펠리크에게 다가왔다.
"자네도 참 지독하군?"
"크크 알고 있었나?"
지크는 물통곁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아직 두명이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지크는 이 물이 결코 소녀들의 목을 쉽게 해갈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물은 펠리크의 지시에 의해 약간의 소금이 타져있는 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겨우 목만 축일 수 있는 자제력이 있는 사람에겐 약이 되지만 자신의 타는 목을 해갈시키겠다고 먹어대다간 계속 물만 먹히게 되는 법이었다. 그것은 비단 소금물 뿐이 아니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목이 마르면 몸에서 정작 필요한 수분보다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기갈이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소금까지 탄물이라니 처음 먹을때는 목이 마르기 때문에 짠맛을 느끼지 못하지만 거기에서 더 마시게 되면 오히려 그때부턴 한정없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지크는 소녀들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물을 마시고는 얼마가지 못해 축쳐지고 말리라. 아니나 다를까? 결쿡 통을 다 비워버린 두명의 소녀가 더 이상 물이 없자 그제서야 일어나 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녀들은 더 이상 뛰지 못하고 그저 약간 빠른 정도의 속보 정도의 빠르기로 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마 제일 먼저 사냥되는 것은 저 소녀들일 것이다. 지크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후의 태양이 태울 듯이 땅을 내려쬐고 있었다.
"과연 살아남는 소녀가 있을까?"
지크가 펠리크에게 물었다. 펠리크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단 한명도 살지못해 아까 찍어둔 년 빼고는"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들이 숲으로 달려가기 시작한지 한시간쯤 두명의 공작이 천막에서 나왔다. 병사 두명이 둘의 말을 끌고 왔다. 둘은 말고삐를 잡곤 말앞에 섰다. 그러자 말을 끌고 왓던 병사가 말옆에 엎드렸다. 공작은 병사의 등을 밟고서 말등에 올라탓다. 그리곤 고삐를 조정하며 천천히 숲쪽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대기해 잇던 다른 사람들이 각기 자기말에 올라타고 공작의 뒤를 따랐다.
펠리크는 병사들에게 모이라고 지시한 후 소녀들에게서 잘라낸 머리카락 손수건에 올려 놓았다. 물론 그 중엔 훼리아의 머리카락은 빠져 있었다. 개들은 소녀들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더니 더울 날뛰기 시작했다.
공작은 개들의 짖는 소리를 들으며 어깨에 쇠고리가 달린 가죽 덮개를 걸치고는 자신의 팔목에다가도 가죽으로된 두툼한 보호 덮개를 걸쳤다. 옆에 있던 말탄 병사가 다가와 공작이 걸친 덮개들의 끈을 단단하게 조여주었다. 그리고 뒤로 신호를 보내자 커다란 새장에서 눈을 가린 매를 꺼내왔다. 그 매를 공작의 팔에 있는 가죽 보호대 위에 앉히곤 매를 가리고 있던 천을 벗겨냈다.
매가 공작의 팔위에서 캬-악 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날개를 활짝 폈다. 그리곤 아직 어리둥절 한지 주위를 몇 번 두리번 대다 푸드득 하며 날개를 홰를 치더니 곧장 하늘로 날라올라갔다.
매가 하늘로 올라가자 코즈히 공작은 레히만 공작을 바라보았다. 레히만 공작의 준비는 이미 끝나고 예의상 코즈히 공작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즈히 공작이 말고삐를 당겼다.
"이럇"
말이 천천히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공작을 행동을 주시하고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지니고 있던 뿔피리와 호각을 불어댔다.
삐~~~~ 삐~~~~~
컹컹컹
시커먼 사냥개 다섯 마리도 더욱 날뛰었다. 하지만 두명씩 짝을 이룬 개줄을 쥐고있는 병사들로 인해 아직은 맘껏 달려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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