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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주세요

토도사 0 1462 0

#날개를 주세요 

토도사-음란한 단편야설 모음 토도사에서 즐겨보세요 https://www.tdosa.net


한때 '빌어먹을 공부는 도대체 왜 하는 거야?' '아씨 왜 사냐?' 이런 생각으로 잠시 학원을 빠지고 하루종일 놀다가 슬그머니 학원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부원장 선생님에게 걸려, 일생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는 얘기들을 들었었죠.
그것들을 바탕으로 적었던 글입니다.
한가지... 야한 장면은 '거의' 안 나옵니다..
아, 제가 끄적거리고 있다는 것은 이게 아니니, 안심하시고.. (뭘?)
퍼퍼퍼퍽!
이 곤충들아! 돌 던지지 마~~!!!
--------------
'우리는 왜 살아가려고 하는 거지?'
'후회되는 거니.'
'어차피 죽어버리는데. 왜 모두들 그걸 모르지?'
'알고 싶지도 않을 걸.'
'왜 모두들….'
왜 모두들 모르는 거야.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
소녀는 눈을 떴다.
몸을 일으키자,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이 딸려 올라온다.
'…'
단지, 멍한 눈동자로, 생각없이 보이는 표정으로 앉은 채 앞을 주시하는 소녀. 하지만, 곧 침대에서 내려왔다.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망설임 없이 파자마를 벗는다.
개나리색 물감에 물을 많이 타 희석시킨 것 같은, 그러한 살결이 살풋 드러난다. 그녀는 잠시 그 상태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무엇이라고 짧게 중얼거리고는, 단정하게 걸어두었던 교복을 옷걸이에서 뺀다.

일찍 교실에 도착한 그녀는, 창가 쪽 자신의 자리에 가방을 걸고, 버릇처럼 턱을 괴고 밖을 쳐다보았다.
변하지 않는 풍경이다. 언제나.
조금 있으면 급우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고, 그리고 수업이 시작되고, 끝나면 다시 집으로 가는 거겠지.
정말로, 지루한 루프야.
라고, 그녀는 멍하니 생각했다.
그리고, 내일도 마찬가지야. 언제나 그 시간에 일어나서, 학교로 가고, 집으로 오고. 내일도, 그 내일도. 그 다음날도….

그 루프의 일부가 끝났다.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그녀는, 오토바이를 탄 채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아가씨."
"…"
날 부른 건가?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헬멧을 쓴 그 남자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말 좀 물어볼게요."
"…"
"이 주소가 어디쯤이죠? "
소녀는 종이조각을 들여다보았다.
우리 집 이잖아.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우리 집인데요…."
"아― 그래요? 이거 잘 됐다. 우유배달이에요. 하하, 오늘 처음이라."
맞아… 우린 우유를 배달해서 마시지.
"자, 타요."
엣?
"타고 가면서 집을 가르쳐 주면 되잖아요? 어차피 그리로 갈 테니."
"…"

그녀는 결국 오토바이를 타고, '꽉 잡으라'란 그의 말을 따라 허리를 꼭 붙들어맨 채로, 자신의 집 까지 가게 되었다. 집 앞에 내려서 우유만을 건네주고, 다시 인사하고 사라지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그녀는 한참 쳐다보았다.
오늘의 루프는, 변수가 있구나.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럼 여기서 근의 공식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는데…"
서울의 메이져 대학을 나왔다는 그녀의 과외 선생이, 몸을 딱 밀착시킨 채로 주절대고 있었다. 네, 네, 하고 무의식적으로 대답을 하던 그녀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
선생의 한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슬그머니 더듬고 있었다.
놀랄 일이 아니잖아, 그녀는 무심히 생각했다. 과외 첫날부터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심상치 않았으니까.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몸을 밀착시킨다든지, 엉덩이를 만지는 짓을 해왔었지.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무슨 짓을 해도 OK라고 아는 모양이지?
몸을 빼려고 할 적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어차피 몇 십년이 지나면 주름지고 탄력이 없어질 이 몸에, 단지 현재 순간적으로 좋아보이는 것에 휘말려 체면도 잊고 만져대는 그녀의 과외 선생이 우습다고.
그리고, 어차피 없어질 몸에 순결이니 뭐니, 그런 식으로 반항하려는 것도 웃긴다고.
누구한테서 '음란하다' '더럽다' 이런 소릴 듣는 것도 길어야 일년. 그 후엔 모두들 잊어 버리고, 그 배의 시간이 흐르면 나라는 존재조차 잊어먹게 되고, 그 몇십배의 시간이 흐르면 모두들 없어져 버린다.
명예도 마찬가지, 권력도 같아. 우리가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이 그런 거야.
영원이란 없는 시간 속에서, 뭘 그리 지켜야 하는 거야. 뭘 그리 얻으려고 애쓰는 거야.
그것이 그녀가 내린 결론이었다.

몇일 뒤, 시험을 앞두고 늦게까지 공부하고 있던 그녀는 배가 고파져서 편의점에 갈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인스턴트 정도를 집에서 끓여 먹으면 될 것이지만, 바람을 쏘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 바로 근처에 있는 24시간 편의점에서 그녀는 컵라면을 사서, 계산대에 들고 갔다.
"700원 입니다…어."
"…."
"혹시… 우유 아가씨?"
"…?"
우유 아가씨?
"아니, 우유 배달시키는 아가씨?"
그녀는 계산대의 점원을 올려다보았다.
"아아, 저~번에 본 적 있잖아요?"
그 때의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그 사람인가?
그녀도 기억이 났다.
"아가씨같이 예쁜 얼굴은, 잊기 힘들거든."
몇십 년 후엔 퇴화되는 껍질일 뿐이야. 그녀는 속으로 대답했다. 한번 만났던 사람을 다시 우연히 만나 기쁜 듯한 이 점원은, 또다시 그녀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왠일이죠?"
"…시험… 공부."
"아아, 학생이구나. 그런데 그 땐 왜 그리 빨리 돌아갔어요? 야자 안해요?"
"과외… 하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쓸데없이 많이 재잘거린다고 생각했다.
"과외라, 좋겠다."
점원은 부러운 듯이 그렇게 얘기했다.
뭐가 부러운 거야?
그녀는 그렇게 묻고 싶었지만, 아무 말 없이 컵라면을 들고 편의점을 나섰다. 원래는 끓여 먹고 가야 될 것이지만, 그 곳에 있었다간 계속 질문 공세를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험이 끝나고 돌아오던 중, 그녀는 그 편의점 속을 보았다. 하지만 그 점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만 뒀나? 하긴 그 사람이 언제부터 거기서 일했는지도 잘 모르니까 그만뒀는지 어떻는지도 모르지.
"어, 이거 정말 대단한 우연인데."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린 그녀의 앞에, 예의 그 헬멧을 쓰고 전의 그 오토바이에 올라탄 그 사람이 웃고 있었다.
"…"
"타요. 어차피 우유배달이거든."
"…"

"…편의점, 안 하세요?"
"응?"
"…편의점 말예요."
"하고 있는데? 아, 난 10시부터 아침8시까지 하거든. 그리고 좀 자구 우유배달 하고."
"직업?"
"일단은 대학생인데, 뭐 야간대학이니까."
대학생이구나.
짧은 대화 후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한 오토바이에서 내린 그녀에게, 그는 우유를 건네주고 인사를 한 다음 달려가 버렸다.

"얼레? 또 보네. 시험이야?"
"아뇨… 그냥."
조심스럽게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간 그녀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점원. 낮에는 우유배달부, 저녁에는 대학생, 밤에는 점원이 되는 그 남자. 그의 무릎 위에는 무엇인가를 잔뜩 적은 노트가 놓여 있었다.
"…공부하세요?"
"아, 응."
그녀는 손에 집히는 대로 과자를 한 봉지 집어, 계산하고는 나와버렸다.
이럴 거면서 왜 쓸데없이 와 버렸는지 자신도 몰랐다.

"무슨 공부에요?"
"듣고 웃지마. 고시야."
"…왜 그게 웃겨요?"
"야간대학 다니는 놈이 고시에 붙을 거 같니?"
하하하, 하고 그는 수줍게 웃었다.
"왜 못해요."
그녀는 순간 발끈해 버렸다.
"그렇잖냐… 일단 집이 가난하다 보니깐, 이렇게 아르바이트 한다고 시간을 거의 다 써버리고, 자투리 시간마다 하는 공부로 어떻게."
"할 수 있어요!"
그녀는 화를 내고 나와버렸다.
그리고 나온 다음 생각해 버린다.
고시? 그게 무슨 소용이야. 몇 십년이 지나면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 그런 의미 없는 것을 왜 뼈 빠지게 고생해 가면서 하려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이, 왜 '될 수 있다' 라고 그에게 화를 냈을까.

"또 왔네?"
"…집이 가난하세요?"
"보면 몰라."
매일같이 찾아와서 이런 것을 묻는 계집애한테 화 한번 내지 않고 응하는 남자에게, 그녀는 또 다시 찾아와 버렸다.
"그러니까 이렇게 줄지어 아르바이트 하는 거잖아."
"…."
왜 그렇게 없는 것을 일부러 갖추면서까지 살아가려는 거에요.
그냥… 죽어버리면 되잖아요.
왜 그렇게 고생하면서 살아가려는 거에요. 어차피 세월이 지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누구가 유명했고, 누구가 죽일 놈이다, 이런 평판도 결국은 묻혀버리는데.
왜 그렇게.
"너는 좋겠다. 부모님께서 과외도 시켜주시고 말야."
생각을 하던 그녀는, 문득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과외라는 말에 오늘은 자신의 가슴께에 의도적으로 손을 갖다댄 그 선생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하나도 좋지 않아요."
그녀는 내뱉고 나와버렸다.

"이건 우연인가?"
서 있던 그녀의 앞에 오토바이를 갖다대며, 헬멧의 남자가 말했다.
아니에요.
내가 기다린 거야.
그녀는 말하지 않았지만, 타라는 그의 사인에 망설임 없이 그의 허리를 붙들어 맸다.
그리고 시동을 거는 그의 자켓 주머니 안으로, 봉투를 집어넣었다. 제법 두툼한 그 봉투를 넣어주는 순간, 그녀는 조금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
지금까지 수동적인 것 같은 그녀의 일상에, 무엇인가 변화를 가져다 준 기분.
그런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내려주고 돌아가는 그의 뒷 모습을 바라보자, 왜 자신이 그런 쓸데없는 짓을 했는지 후회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를 피했다.
편의점 앞을 지나가지도 않고, 학교에서도 조금 더 미적대다가 돌아오곤 했다. 가끔씩 우유를 가져온 그의 초인종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어머니가 나가서 받아오셨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날이 몇일 지난 후.
"어머니는 어디 가셨니?"
"…네."
집에 단 둘이 있다는 것을 듣자 과외 선생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 그녀도 약간은 눈치채었으나, 두렵지 않았다. 아니 될 대로 되어 버려라, 그런 심정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방에서 문제집을 펼쳐 놓고 설명을 하던 중 지우개를 집으려는 척 하면서 선생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스쳤다. 그리고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것 처럼 보였다.
소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멍한 태도로 문제집만 들여다 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허벅지를 더듬었다. 소녀는 여전히 미동하지 않았다.
"흠…."
선생은 이번에는 대담스럽게 그녀의 가슴으로 그 손을 옮겼다.
"앗…."
지금까지의 의도적인 스킨쉽과는 강도가 틀리게, 세게 움켜쥔 것이다. 약간의 고통에 그녀는 신음해 버렸다.
"가슴이 크구나."
선생은 그렇게 끈적한 소리를 하더니, 다른 한 손으로도 그녀의 가슴을 잡았다.
"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가슴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과도 같은 느낌에 신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도 좋지?"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그녀를 자기 멋대로 착각한 선생은, 곧 그녀의 티셔츠를 벗기려고 했다. 소녀는 저항하지도, 그렇다고 도움을 주지도 않고 그대로 인형처럼 움직일 뿐이었다.
'…'
어느새 그녀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상반신을 전라로 드러내 놓은 채. 풍만한 그녀의 가슴은 이제부터 닥쳐올 그 무엇인가에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안정감 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상의를 벗은 선생은, 혀를 그녀의 조그맣고 분홍 빛이 감도는 유두에 갖다대었다.
'…!'
그녀는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머리속에서 계속 이렇게 소리쳤다.
그래. 마음대로 해 버려. 마음대로 해. 언젠가 썩어 없어질 껍질이야. 바보야. 너는 그것도 모르고 뭘 흥분해서 핥고 있는 거야. 너도 마찬가지야. 순결이니, 그런 거 지키려고 아둥바둥 할 필요도 없는 거야.
-어차피, 우리들은 영원하지 않으니까-
-구차하게 얽매일 건 없는 거야-
-체면이라든지, 명예라든지, 권력이라든지-
-…그리고-
-삶이란 것도-
"신음해 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단지 단편적인 고통만을 신음하는 그녀에게, 선생이 조금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젠장."
그래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소녀에게, 그는 열이 받았는지 그녀의 바지를 벗겨내었다. 그녀는 단지 눈을 감고 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 손이 팬티를 벗겨내고, 손가락을 들이밀때는 아무리 움직이지 않으려고 해도 무리였다.
"아앗."
"헤헤, 이제야 느끼는구나."
그는 신이 났는지 손가락을 계속 쑤셔댔다.
'아파.'
아파도 가만히 있어야 되는 거야?
-네가 여기서 아프다고 해도 무엇이 달라지는데?
내가 왜 아파야 하는 거야?
-어차피 없어지는 거라면, 아프나 안 아프나, 마찬가지 아냐?
아니야, 그건 아니야….

딩동-
"뭐, 뭐야."
딩동-
"…"
딩동- 딩동-
"…"
딩동-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는 계속되었다. 없는 척 하려던 선생은 짜증을 내며, 소녀에게 나가보라고 했다. 혹시 어머니라면 큰일일 테니까, 그는 옷을 주워 입었다.
소녀도 느릿느릿 일어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인터폰을 들었다.
"우윱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는 대문으로 뛰어나갔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로. 문을 열고, 우유를 건네 주려던 그는 소녀의 얼굴을 보자 멈칫했다.
"너… 왜 울고 있니?"
내가?
울고 있다구?
그녀는 자신의 볼에 손을 갖다대었다. 사실이었다.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는 말했다.
도와주세요, 라고.

"한번만 더 이 애를 건드리면…!"
퍼억!
"아악!"
"죽는다!"
배를 얻어맞아 엉거주춤하게 앉아 있던 과외선생은 꺼져. 라고 하는 그의 말에 허둥지둥 도망쳐 버렸다.
"휴우-"
손을 탁탁 털던 그는 어느 새 자신의 등 뒤로 와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미소지었다.
"저런 놈이 지금까지 계속 과외를 했다니, 잘 참았구나."
"…."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그에게 안겼다.
그는 갑자기 안겨오는 소녀에게 잠시 얼떨떨한 얼굴을 했지만, 곧 자신도 그녀를 두른 팔에 힘을 주었다.

"이거 돌려줄게."
오랜만에 편의점으로 찾아간 그녀에게, 그가 봉투를 내밀었다.
"왜…."
"마음은 고맙지만, 안 받을래."
의아한 얼굴을 한 그녀에게, 그는 말을 계속했다.
"이렇게 받으면, 마음이 약해져 버리거든. 자기도 모르게 불로소득을 바라게 된다구."
"…바보에요."
"응?"
"왜 그렇게, 아둥바둥 살려고 해요. 어차피 죽을 건데, 어차피 없어질 건데. 그럴 바에야 편하게 지내는 것이 낫잖아요. 왜."
그녀는 전에 없이 많은 말을, 한 순간에 해 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는 의외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그럴 바에야, 왜 살아요?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요? 그래가지고 고시에 붙으면 뭐 해요. 붙은 지 몇 십년 안에서 밖에 기억되지도 않아요. 그리고 죽겠죠. 어차피 그렇게 될 거, 고생하지 않고 미리 죽어버리면 좋지 않아요?"
"아프잖아."
"약 먹고 죽어욧!"
농담처럼 하는 그의 말에, 그녀는 더욱 발끈해서 소리쳤다. 그 바람에 편의점 바로 앞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이 쪽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죽어야 되는 거야?"
"…"
나는 매일, 그렇게 생각하니까요.
변화도 없는 일상, 지루한 일상에, 권태감.
별로, 그런 세상을 일부러 살아가고 싶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계속 변함이 없었으니까.
그 속에서 우리가 아무리 변하려고 해도, 바뀌는 건 없어요.
우리는 영원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그녀에게,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가 입을 떼었다.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왜 모르는 거지. 영원 속에서 희소란 생기지 않는걸 왜 몰라. 그렇기에 우리는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더욱 소중히 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거니."
"소중히?"
"여기 절대 메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고 하면, 누가 그것을 중요히 여기겠니?"
"…."
"마찬가지야. 우리는 어차피 죽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을 소중히 여기는 거야."
"변화가 없는 삶에 의미를 둘 수 있나요?"
"그건 너한테 달린 거잖아. 그리고 말야. 의미를 두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났기에 삶에 의미를 두어야 하는 거야."
"…."
"나는 말야. 별 것 아닌 얘기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그러면서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고, 그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생각해."
"…"
"나에게 있어 이런 힘든 생활은 오히려 내가 받아들이고 소중히 해야 되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구."
그렇구나.
이 남자는, 그렇게 생각해 온 거구나.
이 사람이라면.
"…날개를 주세요."
"뭐?"
침묵을 지키고 있던 그녀가, 뜬금없이 내뱉는 말에 그는 반문했다.
나의 루프에, 변화를 주었던 당신이라면. 나에게 변화를 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조금이나마, 말예요.
그녀는 그런 생각으로 다시 한 번 말했다.
"이 권태의 일상에서 날아오를 수 있게, 날개를 주세요."
"…무, 무슨 소리야."
황당해하던 그는 진지한 소녀의 눈빛을 보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둘이 말이 없는 가운데, 그는 약간은 쑥스러운 듯, 입을 떼었다.
"에, 그러니까… 무슨 어드바이스 해 달라는 거지?"
"…,"
"웃지 말고 들어줘. 난 이렇게 생각해. 어째서 자신이 그 날개를 키우려고 하지도 않는 거지. 너한테도 그 날개가 달려 있는걸."
"…나에게?"
"그래. 단지, 아직 작고 여리기 때문이지. 그 '날개'가 힘차게 날 수 있게 키우는 것은 바로 네가 할 일이야. 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어."
"…어째서?"
"너의 말처럼, 너는 날개를 구하려고 했으니까."
소녀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만족하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을 억압해 오던 로직에 대해, 맞설 튼튼한 무기가 생긴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나는 그 때, 이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한 거야….'
"고마워요."
그녀는 미소를 짓고서, 그 곳을 나섰다.

전에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나는 조금 이 세상이란 걸,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다.
나는 지금 살아 있고,
모든 걸 느낄 수 있으니까.
어차피 모두들 죽고, 사그라진다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내가 반드시 위대한 변화를 일으키려고 태어난 건 아니잖아?


그녀는 일기장을 덮었다.

"이젠 날 수 있니?"
그녀의 등 뒤에서 오토바이가 멈추는 소리와 동시에, 약간은 장난기를 담은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사람이야.
그녀는 웃음을 머금고 돌아보았다.
헬멧을 쓴 그 사람,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 사람이, 단편적인 순간까지 힘을 내어 살아가려는 그 사람이, 그리고 나에게 날개를 달아 준 그 사람이 지금 자신의 앞에 있다.
하지만…
"별로, 안 날아도 되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뒤에 타며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아직 이곳에서 좀 더 볼 게 있으니깐."
"재미 없다면서?"
그는 시동을 걸며, 따지듯이 그녀에게 말했다.
"아니, 조금만 발을 들면 말예요…."
다른 기분으로 보인다는 거죠, 라고 그녀는 속삭였다.

그래, 아직 나는, 날아오르지 않았어.
나의 날개는 여전히 약한 상태거든.
하지만, 나는 그것을 키울 거야.
이 일상을 겪어 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말이야.
영원히 날지 못하고 떨어져 버린다고 해도, 그것은 나의 인생,
그리고 나의 삶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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