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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15부

뜨기 싫은 눈을 뜬 아침...

연재는 나갈 준비를 하면서도 내심 재민이 걱정되는듯 힐끔거리며 재민을 쳐다본다...

여느 아침처럼 연주는 식사를 준비했지만 도저히 밥이 목으로 넘어갈것 같지 않았다..

연재는 할 수 없이 재민을 두고 아침을 먹기위해 나간다..

짧은 식사시간동안 재민은 이렇게 누워있을 수 있음에 안도한다.

연주..그녀를 보며 아무일 없듯 식사를 하기란 재민에겐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재민아...어디아프니??"

"아니요..."

어제 재민이 만취하도록 술을 마신줄 모르는 연주는 재민이 아침을 거르자 걱정스런 눈빛으로 뭍는다.

재민은 연주를 쳐다보는것이 힘들어 서둘러 대답하고 문을 나선다..

정신이 힘들수록 몸은 더욱 고단한것일까...

어제와 같은 일이었지만 무엇하나 쉽게 느껴지는 것이 없다.

다 집어치우고 하숙방에 쳐박히고 싶었다.

그러나 재민에겐 그런 모진맘이 있지 못하다..

그저 마음뿐....

일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 재민은 연재의 침대에 쓰러지듯 눞는다.

"연재야..몸 괜찮아??"

"응"

"나 지영이 만나고 올게..좀 늦을지몰라..피곤해도 밥먹고.."

"응"

'찰칵'문이 닿히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완전히 혼자였다..

'그래..나에겐 이게 어울려'

갑자기 들이닥친 고요함에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언제부턴가 혼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꺼내게 되는 사진하나.

재민의 손엔 어느새 지갑이 들려있다..

환히 웃은 그녀...연주...

그녀를 보고있자니 또 가슴이 저려온다..

이렇게...이렇게...나를 보며 환히 웃고있는데...

재민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눈을 감는다...고여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 다...

재민은 그렇게 눈을 감고 잠이든다..

지친 정신이..피로한 육체가 그를 다른세상으로 한없이 끌어들이고 있었다..

저녁..집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연주를 반기는건 죽음같은 고요함이었다..

'얘들이 아직 안들어왔나..'

집에선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편안한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습관처럼 연재의 방문을 연다..

어두운 방안 누군가가 잠들어있었다..

재민이었다...

'피곤해서 잠든 모양이구나...연재는 어디 나갔나??'

연주는 그냥 문을 닫을려다 이불을 덮어주려 재민에게 다가간다.

문뜩 재민의 손에 쥐어져 있는 지갑에 눈길이 멈춘다.

'지갑을 왜 이렇게 손에 쥐고 잠든거지??'

한가닥 궁금함으로 재민의 손에서 지갑을 떼어낸후 책상에 놓아두려던 연주는 문뜩 행 동을 멈춘다..

스치듯 지갑속에 보이는 사진하나...

약간의 망설임속에 연주의 눈이 그 사진을 쳐다본다..

'이건......'

자신의 사진임을 알아낸 연주의 얼굴에 당혹스런 표정이 어린다.

'이게 어떻게 재민의 지갑에..'

연주에게도 낮이 익은 그녀의 사진..

놀랍게도 앨범에 꽂혀있어야할 사진이 오려진 채 재민의 지갑속에 들어있었다...

연주는 재민이 깰세라 지갑을 놔두고 서둘러 방을 나온다.

자기의 방으로 들어간 연주는 침대위에 앉는다..

'지갑속의 그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생각지도 않게 벌어진 상황...

사진은 분명 재민이 가져다 넣은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왜...왜...재민이 그런행동을...

설마.....설마......

여기까지 생각하던 연주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생각을 끊는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만난 지영의 집으로 온건 조금 전이었다..

오늘 따라 지영은 순순히 집으로 가자는 연재의 요구를 허락한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연재에 의해 지영의 몸은 침대로 쓰러진다.

얇은티와 바지가 벗겨지고 어느세 지영은 알몸이 되어버렸다.

서둘러 자신의 옷도 벗어던진 연재가 지영의 몸 위로 올라온다.

짧은 순간 연재의 입김이 지영의 온몸을 스쳐지나간다..

"아~~~"

지영의 몸이 반응하면서 작은 탄성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어느새 그의 입이 그녀의 민감한곳에 머문다..

그 어느부분보다도 민감한 그녀의 꽃입이 촉촉히 젖어든다..

받아들일 준비가 된것일까...한순간 연재의 몸이 느껴진다..

야릇한 쾌감과 동시에 한순간 평온함이 느껴진다...

연재의 몸이 지영의 몸에 들어서고 연재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들이 토해 내는 뜨거운 신음소리로 인해 방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져만 갔다..

한차례의 폭풍이 지나간듯 두사람은 고요함속에 가볍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연재야..."

"응"

"나...사랑해?"

"갑자기 무슨말이야....?"

"그냥..듣고싶어서..."

지영의 말을 듣던 연재는 그녀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장난치듯 메만진다..

"사랑해...."

"고마워...."

"또....."

연재의 가벼운 질책에 지영이 품안으로 숨어들듯 안긴다..

지금 느끼는 이 행복을 누구에게 들킬까 더욱 깊숙히 연재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눈을 떻다...

몇시나 된것일까..

온통 컴컴해서 시계조차 보이질 않았다...

'아직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것일까..'

불을 켠다...그리곤 책상위의 시계를 쳐다본다..

아홉시...누군가는 들어와도 들어왔을 시간이다..

물이라도 마시기 위해 나가려다 책상위의 지갑을 본다..

'분명 잠들기전 손에 들고 있었는데..'

이상했지만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거실 불이 켜져있었다...

'연재가 불을 켜고 나갔나??'

현관앞 신발을 본다...

연주의 신발이 놓여있다...

'누나가 들어왔구나...잠들었나??'

닫힌 문안으로 그녀의 모습을 보고싶었다...

공연히 소리 내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낸다..

그러나 이내 만들어낸 소리에 후회스런 마음이 든다..

물을 마시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연주의 방 문이 열린다.

"재민이 ...일어났구나..."

"네...피곤해서 잠들었었나봐요..."

"그래....일이 힘든가 보구나.."

"...."

"밥 먹어야지??"

"아니...지금 별로 생각이 없네요..."

"그래도 먹어야지...아침도 안먹었는데..."

연주가 상을 차리기 위해 주방으로 향한다..

"누나 제가 할게요.."

재민은 그런 연주를 말리며 주방으로 들어선다..

"괜찮아..거기 앉아..누나도 밥 아직 안먹었어..혼자먹기 그래서.."

말은 그랬지만 그녀의 공기엔 한숫가락 조금 넘게 밥이 담아진다.

재민 혼자 먹게 하지 않기 위해 그랬으리라..

재민은 말없이 밥을 먹는다..

"재민아..무슨일 있니??"

"아니요..일은요..."

"오늘 하루종일 어두워 보이네..."

"좀 피곤해서 그런가봐요..."

"혹시라도 힘들일 있음 바보처럼 혼자 간직하지 말고 누나한테 말해..."

순간 울컥 목이 메어온다...

연주의 말에 갑자기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재민은 들킬까 밥을 자꾸만 입속에 넣는다..

"천천히 먹어..재민아..."

"네...에.."

착각일까...재민이 울고 있다고 느끼는건..

밥을 먹으면서도 재민을 바라보던 연주는 지금 재민의 눈가에 비치는 물기를 보며 생 각했다...

울고있다면..왜....왜...울고있는 것일까..

재민이 무안해 할까봐 아무말 하지 못하고 있지만 오늘 연주는 재민에게 궁금한게 너 무나 많았다...

왜 이럴까...연재 친구인데..연재에게 느낄 수 없는 이 어려움은..

"잘 먹었습니다..."

"으응?? 응..그래.."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 지도 모르게 식사를 끝낸 재민은 곧장 방으로 들어간다..

그런 재민의 뒷모습이 사라질때 까지 연주의 시선이 뒤를 쫓는다.

방으로 들어온후 재민은 다시 침대에 엎드려 눞는다..

'바보처럼 왜이러니 재민아....왜...왜....'

누가 들을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크게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래야만 이 터질듯한 가슴을 조금이나마 진정시킬수 있을것만 같았다...

재민이 들어간 후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던 연주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식탁을 치우는것도 잊어버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