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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121 --- 20화 짐보만 전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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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121 --- 20화 짐보만 전투(6)


"자 더 이상 볼 것 없습니다. 놈들의 뒤를 쫓아야 합니다."
추사인이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려는 듯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율레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알수 없습니다. 카틸라란 놈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수 없지 않습니까?"
"더이상 뭘 더 의심하고 자시고 할 것 있겠소? 그냥 밀고 들어가면 우리의 승리요."
추사인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율레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율레스가 냉랭한 표정으로 그런 추사인을 쏘아보듯 말했다.
"지금 우리는 막바지에 달해잇습니다. 더 이상의 퇴로가 없습니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해가 될 것은 없습니다."
추사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율레스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겁장이 같으니, 전쟁의 승패는 그 시기를 누가 타는가에 있소이다. 지금은 우리에게 승기가 잇고. 그것을 놓치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승기를 잡기 위해선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지 모르오"
"겁장이라니. 말다했소?"
율레스가지지 않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추사인을 마주 쏘아보았다.

 

아하루전 121 --- 20화 짐보만 전투(6)


"그만들 두시오. 지금 각하 앞에서 이 무슨 추태란 말이오."
단치오가 서로 노려보고 잇는 추사인과 율레인을 싸잡아 비난하듯 말했다. 단치오의 말에 율레스와 추사인이 카페이레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서로를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카페이레가 맘을 다잡지 못했는지 단치오를 향해 물었다.
"경의 생각은 어떠하오?"
단치오가 카페이레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추사인과 율레스를 잠시 힐끔 거리며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현재 상황은 추사인경의 말도 율레스 경의 말도 모두 옳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일단 그동안 부족햇던 식량을 확보하여 영지민들을 안정시키고 장기 결전을 준비하는 한편 일단의 병력을 보내어 그들이 진정으로 퇴각하는 가를 감시하는 것이 옳은 듯 합니다.
만일 그들이 퇴각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우선 용병대들과 먼저 전투를 치루게 될 것이옵니다. 그 전투가 끝난 직후 우리가 들이 닥친다면 좀더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잇게 될 것이옵니다."
카페이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치오 경의 말이 옳소. 들으라. 일단은 더욱 경계를 강화하되 놈들이 철수한 지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율레스 경은 부족한 식량을 조달토록 하고 추사인 경은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잇도록 군을 정비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단치오 경은 놈들의 뒤를 쫓아가서 언제 결전이 잇을 것인지 정확한 시기를 파악토록 하시오"
"각하의 명을 받드옵니다."
"짐보만에 영광을"
"펠리온의 가호가 각하의 앞에 드리워지기를"
"칫 운이 좋은 놈들"
라나 칼튼이 숲 사이에서 나오며 분한 듯 중얼거렸다. 그 뒤를 장대한 체구의 슐만이 그런 라나를 다독였다.
"어쩔수 없지 대장. 더 이상 지체할수 없다구요. 우리도 그만 철수해야 됩니다."
"다이긴 전쟁이었는데 분하다구"
라나가 뭐가 그렇게 분한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곁에서 보던 슐만이 피식 웃음을 짓었다.
"대장 그렇게 화만 내다간 그 예븐 얼굴이 망가진다구요"
슐만의 말에 라나가 슐만을 쏘아대었다.
"지금 농담하고픈 기분 아냐"
"아, 네~ 네~"
슐만이 자신을 쏘아부치는 라나를 여유있게 받아 넘기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금쯤이면 얼추 '아사인'다리 앞에 도착했을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린 완전히 뒤처진다고요"
"알고 있어 그만좀 해"
라나가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들어 수 앞쪽에 아레온 성으로 뻗어 있는 길을 바라보았다. 길은 잦은 군대의 움직임으로 인해서인지 텅비어 있어 인적이 끊긴 상황이었다.
라나가 할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뭔가를 외치려 할때였다.
'뻐꾹 뻐꾹'
앞쪽 숲사이로 산새의 소리가 들리자 라나와 슐만의 안색이 일순간 굳어지기 시작했다.
"놈들이다."
라나가 무심코 기쁜 듯 말했다. 라나가 어떠냐는 듯 자랑스레 슐만을 찾아보앗지만 슐만은 어느새 숲사이로 들어가서 뭔가를 낮은 소리로 지시하고 있었다. 라나가 분한 듯 슐만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자신이 나왔던 숲을 향해 다시금 살며시 숨어들기 시작했다.
라나와 슐만이 숲 사이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나서 얼마후 숲이 끝나는 언덕 배기 위쪽으로 뿌연 흙먼지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그 먼지를 뚫고 일단의 기병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그다지 급할 것이 없다는 듯 천천히 유람하듯 주변을 살피면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 위로 예의 그 새소리가 울려 퍼졌다.
'뻐꾸 뻐뻐꾸 뻐꾸'
숲에 완전히 가려져 겨우 눈만 보이일락 말락 거리는 라나가 혓바닥을 쳤다.
"쳇 고작 200명인가? 할 수 없지..."
라나가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천천히 다가오는 기병들을 노려 보았다. 선두의 기병이 숲 길로 들어서자 잠시 멈춰서서는 이리 저리 주변을 훑어 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각기 지닌 랜스로 대충 숲 안쪽을 찔러 보고는 뒤를 돌아 손짓했다.
그러자 그들 뒤로 잠시 멈춰 섰던 기병들이 다시금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표정은 다이긴 전투에 참가하는 듯 느긋한 표정이었다.
"놈들에게 따끈한 맛을 보여 줘야 할텐데 말이야."
"이사람.. 난 그보다 그 용병 대장이 더 궁굼하던데?"
"놈들 용병 대장이 여자라며?"
"글세 그게 그렇대."
"허 오죽이나 남자가 없었으면 여자가 용병 대장씩이나 맡을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괴물 저리가라 라더군. 근육도 엄청 두껍다나?"
"클클 그런 년 위에 한번 엎어져 봐야 할텐데 말일세"
기병들이 허허로이 말을 지껄이며 라나가 숨어들은 숲을 통과해 지나쳤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라나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라나의 눈이 매섭게 빛나기 시작했다.
어느덧 기병들의 대열이 숲 안쪽으로 거진 들어오기 시작했다. 라나가 마지막 기병들 몇 명이 막 숲 안으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자 자신의 품안에 있던 풀피리를 꺼내곤 힘차게 불었다.
'삐리리리~ 삐리리리~"
"와 놈들을 죽여라"
"용병들의 힘을 보여주자"
관도를 끼고 있는 숲 양쪽에서 용병들의 우렁찬 함성이 들리면서 관도를 향해 일제히 화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크악 기습이다."
"모여라 진을 형성해라"
"침착하라"
기병들이 제각기 떠들며 삼삼오오 대열을 짓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몸과 머리위로 화살비가 거침 없이 쏟아져 내렸다.
라나가 자신의 품안에서 석궁을 꺼내 들고는 눈 앞에서 우왕 좌왕 어찌할바를 모르는 기병을 조준 했다.
'핑'
라나가 방아쇠를 당기자 짧은 화살 하나가 라나의 석궁에서 맹렬히 튕겨져 나가더니 라나가 노리던 기병의 이마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팍'
과일을 으깨는 듯한 소리와 함께 기병의 머리 뒤쪽에서 피분수가 잠시 피어나더니 라나가 쏜 화살이 기병의 머리를 뚫고 그 화살촉을 내밀었다. 기병이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말 위에서 고꾸라져 땅에 떨어져 내렸다.
라나가 자신의 석궁을 숲에 던져 버리고는 칼을 뽑아 들었다.
"돌격! 놈들을 한놈도 살려두지 마라"
라나가 날렵한 몸을 일으켜 숲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새 숲 여기 저기에서 용병들이 자신의 칼과 창을 들고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놓고는 관도 한가운데서 어쩔 줄 몰라하는 기병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히히힝'
기병 하나가 말이 창에 찔렸는지 채 내려오기도 전에 말이 미친 듯 앞발을 들어올리며 펄쩍 뛰어대자 말위에서 버티지 못하고 땅으로 굴러 떨어졌다.
"으악"
기병이 채 비명의 끝맺음을 하기도 전에 자신의 주인을 떨어뜨린 말이 그 거대한 몸뚱이를 기병 위쪽으로 덮쳐갔다.
"우엑"
거대한 말의 몸통에 들이 받힌 기병이 입으로 피를 한웅쿰 토해내고는 손을 몇 번 바르르 떨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이놈들"
다른 기병이 랜스를 버리고는 재빨리 칼을 뽑아들고는 자신에게 새까맣게 다가오는 용병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용병들은 당황한 듯 엉성하게 휘둘르는 기병의 칼을 몸을 숙여 피했다. 그틈에 그위 뒤쪽과 옆 쪽으로 다가가던 다른 용병들이 창을 휘둘러 말위에 서 칼을 휘둘르던 기병의 몸에 창을 깊숙이 찔러댔다.
"크악"
기병의 몸에서 여러개의 피분수가 솟구쳐서는 창을 타고 진한 핏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기병이 다시 한번 입에서 핏물을 뱉어 내고는 스르르 말위에서 굴러 떨어지기 시작했다.
"진을 이뤄라"
"빨리 모여라 말을 버려!"
몇몇 기병들이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용병들을 향해 커다란 칼을 좌우로 휘둘렀다. 기병에게 달려가던 용병 하나가 기사의 휘두른 칼에 팔과 함께 배가 길게 좌우로 갈라지면서 시뻘건 피를 뿜어냇다. 용병의 배에서 푸르른 창자가 꿈틀거리며 몸밖을 삐져 나왔다.
"크악"
기병이 재빨리 땅에 쓰러진 용병에게 다가가선 강철로 만든 장화로 용병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팍'하는 소리와 함께 용병의 머리가 으깨지면서 회색의 찐득한 뇌수를 쏟아내었다. 기병의 장화에 용병의 것이엇던 눈알이 달라 붙었지만 기병은 그런것엔 신경을 쓰지 않고 다시금 재차 달려오는 다른 용병을 향해 자신의 커다란 칼을 휘둘렀다.
"크헉"
동료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달려오던 용병하나가 기병의 커다란 칼에 머리가 쪼개지며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고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쓰러진 용병의 잘린 머리에서는 짖이겨진 뇌수와 핏덩이들이 보글 보글 거픔을 내며 박으로 흘러 내리고 있었다.
"저..저런"
라나가 급히 자신의 칼을 쥐고는 또다른 용병을 학살하는 기병을 향해 몸을 던졌다.
'챙'
칼과 칼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기병의 칼에 목숨을 잃을 뻔한 용병하나가 놀란 듯 뒤로 넘어졌다. 비록 용병의 팔 한짝이 기병에게 잘리워져 바닥에 떨지며 핏물을 뿜어내고 잇었지만 용병은 너무 놀란 탓인지 그저 멍하니 성난 듯 눈을 부라리는 기병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라나 역시 기병의 무식하다 싶을 정도의 강맹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손에 든 칼과 더불어 기병의 앞에 나뒹굴어졌다. 기병이 눈을 돌려 자신의 칼을 막아낸 상대를 찾다가 그 상대가 여자인 것을 알고는 비릿한 조소를 지었다.
"냄새나는 계집이 감히 신성한 전쟁터를 더럽히다니"
기병이 자신의 커다란 칼을 들고는 표독한 눈을 한 라나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칼을 번쩍 들어올려서 라나를 내리치려 했다.
"크흑.. 비겁하..."
강철로 된 창 하나가 새빨간 피를 머금고 기병의 가슴을 찢고 튀어 나왓다. 기병이 들어 올렸던 칼을 채 내리지도 못하고 눈을 까 뒤집더니 라나의 발 앞으로 '쿵' 소리를 내며 넘어져 버렸다.
"위험하잖아요"
슐만이 기병의 몸에서 자신의 창을 회수하고는 라나를 향해 질책하듯 말했다. 라나가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자신을 질책하듯 바라보는 슐만에게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알아, 알아 미안해 미안"
"아가씨가 행여나 다치면 어떻게 되는지 알기나 합니까? 저는 고사하고 용병대 전체가 아가씨 아버님에게 맞아 죽습니다. 맞아 죽어요"
슐만이 뭐가 그리 불만인지 입을 삐죽히 내밀며 투덜거렸다. 라나가 그만 하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알앗다니깐, 그만좀 해"
"에휴, 내가 눈에 헛것이 씌었지 그때 뭐가 좋다고 저런 왈가닥을 쫓아 나섰을까?"
슐만이 그렇게 다시 한번 푸념을 늘어뜨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애초에 200:1000의 상대도 되지 않는 싸움인데다 기습까지 당하자 기병들은 제대로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거의 땅에 뒹굴었다.
살아 남은 몇 명도 전의를 상실했는지 이곳 저곳에서 칼을 바닥에 던지고 팔을 들어 올리는 기병들의 모습이 군데 군데에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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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01.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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