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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1-2 부

TODOSA 1 158 0

 

진이 1-2 부


"으어억"
목구멍에서 그럭거리는 소리로 짧게 비명을 지른 녀석의 손이 기절한 상태인데도 앞으
로 와서 제 물건을 감싸쥔다. 안에서 혈관이 터져서 검게 변색되며 퉁퉁 부어오르는 녀
석의 물건을 다시 발로 걷어차고 돌아서 집으로 내려왔다.
"자네 큰일을 저질렀네."
자다말고 연락을 받았다는 이장이 뛰어온건 한시간 반이 더 지나서였다. 집에 돌아와
살펴보니 진이의 몸은 이상이 없었다. 진이가 싫다고 반항하자 달래고 위협하고 하다가
강제로 하려고 하는 와중에 내가 나타난 때문이었다. 근수녀석이 쓰러진 걸 발견한 사
람이 하필 이장의 막내딸이었다.
바람이나 쐬려고 언덕엘 올라갔다가 그 꼬락서니로 기절해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집
으로 달려가 이장에게 알린 것이다. 동네사람의 트럭에 실어 읍내 병원에 보내고 난 뒤
내게로 곧장 달려온 것이다.
"이사람아. 어쩌자고 사람을 그 지경으로 만드나! 그래"
"죽진 않을 겁니다."
"죽진 않을지 모르지만 내 보기엔 죽은 거나 진배없네. 남자 구실을 못하게 만들다니 자
네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그러나!"
"낮에 어르신 충고가 아니었다면 그 친구 목숨 부지하지 못했을 겁니다. 황천으로 보내
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버러지같은 목숨 끊어주기도 더러워서 살려두었습니다."
"아.. 이일을 어쩌나 그래! 내 뭐라고 하던가.저 계집애가 요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내
말을 해주었는데도 결국 이런 사고가 났네 그려. 허허... 큰 일이야. 그래 자네 어쩔 셈
인가?"
"자업자득입니다. 분명히 제가 본 건 강간미수현장이었습니다. 열 한 살밖에 안된 아이
를 강간하려 한 자식이 사람입니까? 짐승도 암컷을 볼 적에는 성숙할 때까지 기다립니
다. 결혼해서 새끼까지 딸린 것이.... 그래 제 딸이라도 그렇게 했을까요? 그 빌어먹을
놈의 법이 형태가 사람새끼면 모두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더러운 제도만 아니라면 그런
자식은 개를 잡듯 잡아버렸을 겁니다. 어르신께 걱정을 끼쳐 드린 것만은 죄송합니다."
"그 사람 부인이 보통 성질인 줄 아나? 자네 옥살이를 해야 할 지도 몰라. 게다가 저 꼴
이 되었으니 일은 어쩐다나. 당장 농사일을 할 사람이 없으니....그거 자네가 어찌 책임
을 질 거란 말인가?"
"그 개자식을 제외한 가족들은 제가 부양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짐승에 대해서라면 전
설령 옥살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책임지지 못합니다. 제가 벌을 준건 짐승이지 사람
이 아니니까요."
"허어 이사람.... 아무튼 일은 벌어진 거고.....내일 보세. 이거 나로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겠네."
이장이 끌끌거리며 가고 난 뒤 제 방에서 울고 있던 진이가 건너왔다.
"오빠. 어떻게 해. 싸우지 말라니까....어떻해....."
"괜찮아. 오빠는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그보다 너 놀라지 않았어?"
"조금....난 괜찮대두.... 오빠 없으면....."
"걱정마! 그나저나 이게 큰일이네."
새로 만든 프로그램의 크랙 파일을 거래자인 불법소프트 복제공장의 인터넷 계정으로
전송했다. ftp로 전송을 해 놓고 CD원판을 뜨기위해 준비해 놓았던 재즈드라이브와 하
드디스크의 파일들을 몽땅 지우고 나자 밖이 밝아왔다. 플로피디스크까지 두 번씩 포맷
을 하고 난후 하드디스크에서 삭제한 파일을 살리지 못하도록 만든 자작프로그램을 돌
려서 깨끗하게 만들었다.
날이 완전히 밝으면 무슨 소동이 벌어질지 뻔했으므로 좀 자두기로 하고 눈을 붙였다.
다음 날 아침은 예상 외로 조용했다. 생각대로라면 바로 이사를 가고 싶었지만 근수부
인과 합의를 하기 전에는 이사준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중간에 들어선 이장
은 근수부인이 이천만원을 요구한다며 천만원쯤 주어버리고 떠나라고 졸랐다. 시골 마
을에선 드물게 미인형인 근수부인은 눈매가 보통은 아니다 싶었더니 자신의 남편의 죄
과는 상관없이 한몫 챙기자는 심산이 분명했다.
그 사건이 있고 나흘째 되던 날 이장이 찾아왔다. 근수부인을 만나고 오는 길인데 하도
완강해서 이천이 아니면 합의를 안 할 뿐더러 고소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하고는 가버렸
다. 예감이 이상해서 오 분쯤 뒤에 근수의 집으로 갔다. 창문 쪽으로 접근해보니 역시
두런 두런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창호지에 찢어진 곳도 있었고 여차하면 문틈으로도
소형 튜브카메라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이것 봐. 금옥이 엄마 근수는 퇴원해도 남자 구실 하긴 틀렸고 아직 나이도 젊은데 어
찌 살려고 그래. 내 말대로 해. 그 녀석이 컴퓨턴가 뭔가로 솔찮게 벌어들인다고 하니까
조금만 더 강하게 밀면 한 몫 잡을 수 있다니께."
"아저씨 뜻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애들 아빠도 죄를 지은 몸이고 죄 값을 받은 건데
요 .뭐. 애 아빠도 완력이라면 지는 일이 없는데 그 남자 보통사람이 아니예요. 잘못되
면 우리 일가족 몰살을 당할 지도 몰라요. 전 겁나요."
"허참 깡다구하면 금옥이 엄마 아닌가! 그런 약한 소리 허덜 말고 내게 맡겨 둬. 그 빌어
먹을 자식이 동네 사람을 깡그리 죽이겠다고 했다며..... 누가 제 맘대로 하게 내버려 둔
다냐? 흥 어림없다 그 자식 어림도 없구 말구... 어쨌거나 금옥이 엄마가 신세 조졌네.
근수야 죄값을 받는다 쳐도 아직 젊고 아리따운 금옥이 엄마는 워찌 살아간다나."
"이제 그만 가세요. 전 분명히 싫다고 말씀드렸어요. 오해받긴 싫어요. 제발 없던 얘기
로 하고 말겠어요. 남편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으니까 이걸로 그치고
싶어요."
"허참...가라면 가야지. 하지만 합의금은 내가 조정을 잘 해볼테니께 내게 맡겨. 그럼 나
가네."
이장이 돌아가고 나서 오분 정도 주변을 서성이며 혹시 다시 돌아오지 않는지 살폈지만
돌아오지는 않았다. 시간은 벌써 열한시나 되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말하기 어려
울 것 같았다.
"실례합니다."
문을 두드리자 한참만에 여자가 열어 주었다.
"여긴 뭣하러 오셨죠?"
"말씀 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잠깐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방안으로 들어오게 할 순 없어요. 그냥 여기서 말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뭐 다른 것보다는 부인이 곤란을 겪는다는 예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
"그럼 위자료라도 주시겠단 건가요?"
"위자료는 드릴 수 없습니다. 한 푼도..... 하지만 어쨌든 죄 없는 아이들과 부인이 고생
을 하게 됐군요. 그래서.... 생활비 정도는 드리겠습니다."
"생활비요? 얼마나 주실 건데요. 이천? 오천?"
"가을까지 세 식구 생활비에다 농사비용 등을 내 보니까. 오백이면 넉넉하더군요"
"오백이요? 이보세요. 댁과 그 미친 꼬맹이 하나 땜에 내 인생은 엉망이 되어 버렸어요.
겨우 돈 오백만원으로 그걸 보상하겠다고 할 수가 있어요?"
"부인 남편과 관련된 곳은 단 한푼도 지불할 의사가 제겐 없습니다. 남편이 그렇게 된
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누구라도...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게 죄라고 저는 믿습니다.
단 그 일로 인해 부인과 자식들이 죄없이 고생하는게 마음 아플 뿐입니다."
"동정하는군요. 저는 그런 돈 받지 않겠어요. 그리고 제 남편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한
불찰이 제게도 있어요. 이만 돌아가 주세요."
"돈은 벌써 부인의 통장으로 넣어 두었습니다. 그럼!"
"이보세요. 어떻게 남의 계좌번호를 알 수가 있죠? 기가 막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 돈을 버리든지 누굴 주어버리든지...어떻게 하던 간에
그건 부인 자유입니다."
"난 그런 돈 받을 수 없다고 했잖아요. 더러운 인간의 처라고 멸시하지 말아요! 그 사람
과는 이혼하겠어요. 그럼 되잖아요! 제게 굴욕을 강요하지 말란 말이예요. 알겠어요?
알겠냐구요."
"......"
그냥 돌아서 와버렸다. 진이는 tv를 보며 뒹굴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이 동네를 떠나야
싶지만 그렇게 되면 진이를 데리고 떠날 수도, 버리고 갈 수도 없는 것이다. 답답한 심
정을 달래려고 며칠전 사고가 있었던 언덕으로 올라갔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발
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언덕 뒤쪽의 묘지로 향해 갔다. 달빛에 허연 몸뚱아리들이 보
였다. 조금 더 다가가자 누구인지 알아 볼 수 있었다. 바로 이장의 딸과 그녀보다 서너
살쯤 많아 보이는 남자였다.
아마 내가 본 적이 없는 얼굴로 미루어 이 동네사람은 아닌 듯 했다. 누워있는 남자와
그 위를 말타듯이 걸터앉아 앞뒤로 움직이는 여고생! 이제 바듯 열여덟살짜리 여자애의
섹스장면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솜씨였다.
"으윽....아아....아...오빠....나...가아..."
"나....나도..흐으..."
둘이 용을 쓰며 뒤틀어대다가 푸욱 까라졌다. 낯뜨거운 장면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얼굴
을 마주치면 민망스러울 것 같아 주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집까지 바래다 줄까?"
"안 돼. 아버지 아시면 다리 부러져. 그냥 돌아가 오빠! 요새 이상한 사건이 벌어져서 몸
조심해야 돼."
"이상한 사건? 뭔데?"
"왜 근수아저씨 알지? 그 아저씨가 누구한테 신나게 두들겨 맞아서 지금 병원에 있다는
거 아냐!"
"뭐? 근수형님이? 그럴 리가..... 그 형님이 어떤 사람인데...."
"진짜야! 쬐그만 계집애 하나랑 이 자리서 그거 하다가 그 계집애를 데리고 살고 있는
남자한테 얼마나 맞았는지 나 아니었으면 죽을 뻔 했다구..."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왜 네가 아니었으면 죽어?"
"내가 오빠 생각도 나고 바람이나 쐴 겸해서 여기 올라왔는데 뭐가 꿈틀거리잖아! 짐승
인줄 알고 더럭 겁이 나서 도망치려는데 '살려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리잖아. 뒤도 안 돌
아보고 집으로 뛰어서 아빠한테 얘기했더니 그게 근수아저씨더라."
"아니. 어떤 자식이 감히 근수형님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얼마 전에 요 밑에 집으로 이사온 사람인데 길게 머리도 기르고 커다란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데 꽤 멋있어. 방에는 컴퓨터를 몇 대나 가져다 놓고 밤새 컴퓨터 만지고 낮엔 자
더라구.."
"나 참 컴퓨터나 만지는 자식이 그 근수형님을 떡을 만들다니....그 형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아니? 좀 깡패기질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난 그 아저씨 별로 안 좋아해. 좀 징그럽게
사람을 보더라구.."
"그 형님이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깡패였단 말야. 나같은 건 이빨도 안날 정도로 유명했
었대. 주먹솜씨가 좋아서 자기 두목대신 완타치 전속이었대. 뭐 듣기로는 후배들에게
배신을 당해서 시골로 내려왔다고도 하고 마음을 잡았다고도 하는데.... 암튼 우리 형님
도 근수형님에겐 꼼짝 못하는데...."
"대단하네. 그 아저씨가 그렇게 센 사람이라면 그 컴퓨터쟁이는 뭐야?"
"글세. 운이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너 괜히 그 자식 겉만 보고 좋아하지 말고....너
딴 남자한테 눈 돌리면 바로 둘다 죽여버릴거야."
"헤엥! 웃기지 마. 내가 왜 오빠한테 죽어?"
"난 우리 형님한테 인정을 받아서 조그만 술집이라도 차리게 되면 널 데려갈거다. 그때
까지 나 말고 다른 놈을 쳐다보면 절대로 그냥 안 둘거야. 명심해."
"쳇! 너무 무섭게 그러지 마. 오빠의 그런 터프함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제 슬슬 지겨워
지기 시작하는데.....난 깡패 마누라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 오빠랑 가끔 만나서 이렇
게 하는 건 좋지만 절대 오빠한테 시집가진 않을 거야. 오빠한테 시집간다면 맨날 감옥
에 가 있는 사람 면회나 다녀야 하고 바보같은 덩치들에게 형수님 소리나 들으면서 살
게 될테지. 난 결혼은 머리가 좋은 사람하고 하고 싶어. 공부도 잘하고 돈도 많은 그런
사람.... 잘생겼으면 더욱 좋을테고..."
"흥. 머리도 좋고 부자에 잘 생긴 사람이 뭘 보고 너한테 오겠냐. 정신 나간 계집애!"
"바로 그걸 위해 이렇게 오빠랑 연습하는 거 아냐! 호호호."
"쳇...성질 돋구는군! 내가 한 말은 명심하는게 좋아. 그럼 나 간다."
부아앙! 이분 쯤 후에 오토바이 시동거는 소리가 언덕 아래쪽에서 나더니 읍내로 가는
길쪽으로 멀어져갔다.
"라라라...흐흥..오늘은 재미가 좋았는데....호호"
계집애가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오는게 얄미워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어마 깜짝이야~!"
계집애가 기겁을 하는 소리를 내며 허둥거렸다.
"뭘 그리 놀래? 겨우 컴퓨터쟁이일 뿐인데..."
"흐흥. 난 또 누구라고...아저씨구나! 어쩐 일이세요? 또 그 꼬맹이가 집에 없나 보죠?"
"아니 꼬만 집에 있어. 바람이나 쐬러 왔는데 뜻밖에 좋은 구경을 했어!"
"어머머~! 뻔뻔하게 남을 훔쳐보고 그런 말이 나와요?"
"훔쳐보다니? 누가? 남들 다 보라고 여기서 그 난리를 친 게 아닌가?"
"그래서 아저씨가 원하는 게 뭐예요?"
"당돌하군. 그래 내가 원하는 걸 말하면 주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호호 뭘 원하느냐에 따라서는...뭐"
"너 하는 꼴 보아하니 완전 걸레구나?"
"아저씨도 마찬가지로 보이는데요? 아닌가요? 겨우 열 한 살짜리 계집애랑 동거생활을
하는 주제에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아요?"
"하! 기가 막히군. 그래 동거라....맞을 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너랑 마을 사람들이 상상
하는 그런 동거는 아니야. 멍청한 인간들이 맨 생각하는게 멍청한 생각밖엔 못 하는군."
"말 함부로 하지 말아요. 멍청하다니요. 당신이 얼마나 잘 났는지는 모르지만 이 마을
사람들을 죄다 무시하는 건 용서받을 수 없다구요."
"훗~! 방금 전에 신나던 그 입으로 잘도 지껄이는군. 너나 조심하라구. 내일 네 아버지
에게 다리를 분지르라고 말해야 하니까....."
"뭐예요? 협박이예요?"
"협박이라니? 비행소녀의 행동을 부모에게 알려 주는게 잘못인가? 나쁜 길에서 널 구해
주려는 건데...?"
"나쁜 길에서 날 구해줘요? 웃기고 있네. 날 구해줄 생각하지 말고 당신 행동이나 똑바
로 하라구요."
"되게 뻣뻣하군. 그렇다면 맘대로 해 봐! 죽던 살던 난 모르니까...."
"휴우...참 기가 막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요. 뭘 원하는 거죠? 결국 당신도 아까 그 오
빠처럼 내 몸을 달라는 거 아니예요? 그렇다면 그렇게 말을 하지 뭘 그렇게 빙빙 돌려
요? 남자가 되가지고...~!"
"후후 네 더러운 몸뚱아리는 누가 원한다는 거야? 너 같은 걸 상대하자니 창녀가 낫겠
다. 임마. 헛소리말고 꺼져~!"
"뭐라구요? 이 아저씨가 말 참 더럽게 하네. 당신 아까 그 오빠가 어떤 사람인 줄 알아?
어쩌다 무방비인 근수아저씨를 그 꼴로 만들더니 기고만장하시군 그래!"
"그 자식 그래봐야 꼬마 양아치에 불과하지. 후훗 그래 그 양아치 믿고 까불어 보겠단
거야?"
"흥! 내가 맘만 먹으면 당신같은 약골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 오빠말고도 당신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읍내엔 널려 있다구.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 사람들 모두가 내 편이야.
만약 아버지에게 입이라도 벙긋 하는 날엔 당신은 끝장인 줄 알아요."
"하핫. 정말 기가 막히는군. 그래 네 말대로 하지. 네 아버지에게 이르는 건 보류하기로
하지. 이틀 시간을 줄게. 네 그 몸뚱아리로 어디 패거릴 모아 가지고 와 보시지. 흐흥 재
미있는 계집애군."
"계집애 하나 제 맘대로 못해서 협박이나 하는 사람보단 그 패거리들이 훨씬 나아요. 당
신도 너무 자만하지 말아요. 혼이 나게 될 테니까..."
"그래? 그럼 정말 내 맘대로 해도 된단 말이야?"
"맘대로 해요. 나야 어차피 버린 몸이니 이젠 잃을 것도 없으니까요."
"잃을 게 없다고? 하핫... 너무 까부는군. 그래 소원대로 해주지. 이리 와~!"
"흐흥.. 그렇지만 날 건드리면 나도 내 친구들에게 전부 말하겠어요. 하나도 빼지 않고
그대로..."
"후훗....~! 잘 됐어. 그렇다면 더 좋지. 그렇지 않아도 몸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던 참이
야. 그렇다면 정말로 널 짓밟을 수 밖에 없겠군 그래. 따라 와~!"
계집애를 오토바이에 태웠다. 읍내로 가는 도중에 계집애는 여자친구집에 들렀다. 자기
아버지에게 급한 볼일 때문에 친구집에 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화를 하고 나왔다.
"걱정말아요. 당신에 관한 건 한마디도 안 했으니까... 당신에게 강간당하러 가는 중이
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기로 했어요. 내일이면 내 친구들에
게 처참하게 당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는 걸로 대신하기로 했죠."
"잘 생각했군. 실은 나도 그게 걱정이 됐었어. 네 아버지의 이중적인 인간성은 나도 익
히 알고 있거든. 아마 돈이나 뜯어내려고 눈이 빨개지겠지"
"알긴 뭘 알아요. 아저씨가? 돈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던가요?"
"모르긴.... 네 아버지인 이장님 별로 놀라울 것도 없는 사실인걸. 흥~! 네 아버지는 점
잔을 빼고 있지만 겨우 통닭과 몇푼의 용돈으로 어린 진이를 유린한 그런 인간이야~!
인간이라고 논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야. 쓰레기!"
"흐흥~! 그렇다면 그 쓰레기의 딸 몸뚱아리를 탐내는 당신은요?"
"크하하핫. 내가 네 몸뚱아리를 탐낸다고...? 하하하...재밌군. 자 어서 가자. 네 몸뚱아
리를 탐내는 내 낙원으로.."
"꼴에 시도 써요?"
"시? 하핫..."
읍내 변두리에 있는 모텔을 찾아 들었다. 계집애는 어색해지는 표정을 감추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도 애를 쓰는 흔적이 역력했다. 카운터의 중년여자는 미성년인 계집애의 신
분따위는 관심도 없어 보였다. 키를 들려서 계집애를 먼저 올려보내고 난 뒤 카운터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아가씨도 불러 줘요?"
"네."
"얼마죠?"
"타임은 5만원이구 긴밤은 20이예요."
"그럼 30을 드릴테니 좋은 아가씨로 부탁드릴께요."
"혹시 이상한 거 좋아하세요?"
"이상한 거?"
"아가씨 하나 올라갔잖아요?"
"후훗~! 맞춰줄 만한 사람 있어요?"
"있긴 있는데...."
"근데요?"
"될 지 안 될지 확실치가 않아서요."
"인기가 좋은가 보죠?"
"저기....직업적인 아가씨가 아니고 살림하는 여자라 절대로 비밀을 지켜주신다는 약속
을 하셔야 돼요."
"약속하죠!"
"그리고 다음에 길에서 만나더라도 절대로 아는 체 하시지 말구요."
"하... 저도 그 정돈 압니다."
"그럼 방에 가 계세요. 한 이십분 정도 걸려야 올 거예요."
계집애는 샤워를 하고 있었다. 욕실의 간유리로 희미하게 알몸이 보였다. 슬쩍 문을 밀
어보니 잠기지 않았다.
"생각있으면 들어와요. 아저씨."
"그냥 보기만 해도 될까?"
"남자가 뭐 그래요? 보고 싶으면 보면 되지!"
"그럴까? 예쁘군! 그 몸에 그 얼굴을 양아치들 밥으로 내둘리다니...아깝다."
"뭐예요? 결국 볼 거 다 보고도 욕을 하네. 참 치사해서 원..."
"핫핫....진짜 치사한 일은 조금 후에 벌어질 거다."
계집애가 샤워를 마치고 알몸에 물을 뚝뚝 흘리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일부러 도발을
하는 것인지 침대에 누운 채 TV를 보고 있는 내 눈앞에서 수건을 들어 물기를 닦았다.
아랫도리에 수건을 댈 때는 가랭이를 활짝 열어 뻘건 속살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샤워하고 와요."
"그러지! 좀 도와주겠어?"
"호화판으로 놀아보시겠다? 그러죠! 등 정도야 밀어드리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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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03.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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