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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61. 9화 다가오는 그림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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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61. 9화 다가오는 그림자(6) 

토도사-음란한 인기야설 모음 토도사에서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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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등이 저택에 들어선 때는 이미 날이 꽤 저물은 상태였다. 하지만 저택은 무슨일이 있는지 불을 환하게 밝혀 놓고 있었다.
아하루가 도착했을 때 좀전에 봤던 사내가 환한 표정으로 저택에서 나왔다. 그는 아하루등을 보고는 하얗게 기분 나쁜 웃음을 짓고는 말에 올라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갔다.
아하루가 방안으로 들어서니 방안은 온통 침울한 분위기 였다. 그들은 비록 아하루를 향해 애써 웃고 있었지만 굳이 아하루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방안의 분위기로 보아 대충 어떤일이 있는지 깨닳은 아하루가 내심 맘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뭐라고 입을 열려는 순간 한참을 더 편지를 읽고 있던 라이만이 먼저 입을 열었다.
"모두들 내 서재로 오도록 해라."
라이만이 무거운 얼굴로 서재로 발걸음을 옮기자 아하루와 다른 두명 역시 굳은 얼굴로 라이만의 뒤를 따랐다.
남은 식구들과 아하루의 일행들이 조마조마한 맘으로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서재에 먼저 라이만이 자리를 잡고 앉자 나머지 셋이 얼른 각자 자신의 의자에 몸을 앉혔다.
라이만은 그런 아들들을 바라보며 그동안 끊었던 담배를 찾아내곤 입에 물었다.
'훅'
라이만의 입에서 허공으로 흐뿌연 연기가 공중으로 퍼져 나갔다. 라이만이 여태 들고 있던 양피지를 다들 볼수 있게 테이블에 펼쳤다.
모두의 눈에 파혼서라는 글이 한눈에 들어왔다.
"파혼서군요"
아하루가 약간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라이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연기를 허공 중에 내뱉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파혼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캄포냐 네가 그 글을 읽어 보겠니?"
라이만의 말에 캄포냐가 양피지를 읽어 내려 가기 시작했다.
"파혼서
전일 하베이도 영지의 주인인 라이만 데 레온 하베이도 남작의 아들 아하루 덴 레온 하베이도와 아피림의 영지의 카발리아 데 라이갈 아파림 남작의 영애인 레소니 딘 라이갈 아파림 과 혼약의 약속을 맺었었다.
하지만 그간 들리는 소문에 라이만 데 레온 하베이도 남작의 아들 아하루 덴 레온 하베이도는 간략하여 너무나 무신하며 지혜가 없고 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한낱 기사임에도 불구 너무도 방약하고 조리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에 카발리아 데 라이갈 아파림 남작의 영애인 레소니 딘 라이갈 아파림과의 반려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에 파혼을 청구하니 가비온의 지식을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라며 정중히 파혼에 대한 증명을 요구하는 바이오.
제 다루얀 7세 17년 프레온의 달 제17일.
아피림의 영주 카발리아 데 라이갈 아파림 남작 서."
캄포냐가 양지지를 조용히 바닥에 내려 놓았다. 트루반이 화를 내었다.
"너무하군요. 아니 우리 아하루가 뭐 무신하며 지혜가 없어? 그런 말이 어디 있습니까? 파혼 사유가 너무 치졸한 것 아닌가요?"
캄포냐도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라이만이 고개를 저었다.
"그 편지는 카발리에가 죽음을 각오하고 우리에게 보낸 귀중한 성의다."
라이만의 셋의 얼굴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변했다. 하지만 이 평범한 편지에 뭔가가 잇으리라고 생각한 그들은 라이만의 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라이만은 다시금 편지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기 간략하여란 말이 있지? 캄포냐 보통은 뭐라고 하지?"
"보통은 '대저'란 말을 쓰며 간략이란 말을 쓸때도 약설하여란 예법 용어를 씁니다. 그러고 보니 조금 이상하군요. 하지만 급히 쓰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않을 까요?"
라이만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 아마 카발리에는 엄중한 감시 속에서 그래도 이 못난 형을 위해 급히 이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런 글을 쓴 모양이구나. 이것 한가지만 봐도 급박한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수 있을 게다."
라이만이 담배의 재를 트루발이 내미는 재떨이에 털고는 다시 한모금 깊이 빨아들였다.
"이전 전투에 카발리에와 나는 험준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도저히 적들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올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카발리에와 서로 음어를 몇가지 약속했다. 그것이 바로 간략하여란 글이다. 이간략하여 란 글 뒤에 나오는 글귀를 자세히 일어 보아라"
트루발이 재빨리 다시 읽어 내렸다.
"너무나 무신하며 지혜가 없고 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한낱 기사임에도 불구 너무도 방약하고 조리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에.."
"됐다. 놈들은 신전에서 나온 놈들과 또한 최소한 기사단이 같이 모인 것 같구나, 그들은 꽤 많은 계략으로 비밀스럽게 우리를 옳아 매려고 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잇다."
그제서야 편지의 속 뜻을 알게된 아들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비온의 지식이라고 했다. 가비온이면 문명과 지식의 신이자 5월의 수호신 따라서 숫자 5와 문명을 말하지 않고 지식을 이야기 했으므로 놈들은 500에 달하는 숫자인 것이다."
그제서야 편지의 비밀을 모두 깨닳은 아들들은 그 짧은 편지안에 그렇듯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음을 놀라워하며 새삼 편지를 다시금 읽어 보았다.
라이만이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문제는 왜 그놈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거냐 말이다. 그놈들이 좋은 뜻으로 왔다면 이번일은 카발리에가 직접 찾아왔을 거다. 그들은 분명 좋지 않은 일로 왔고 그래서 아마도 카발링에 마져 그들의 감시하에 놓여 있을 것이다. 놈들은 분명 좋지 않은 생각을 품고 왔을 것이다. 그러니 미리 맘에 준비를 단단히 하도록 해라"
트루발이 격한 어조로 말했다.
"아버님 이대로 그냥 앉아서 당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병사들을 모아서 그들에게 대항해야 합니다."
라이만이 고개를 저었다.
"만일 우리가 그들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게 드러나면 카발리에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난 그럴 수 없다. 다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병사들을 재빨리 소집할 수 잇게 끔 준비해 두어라."
라이만의 말에 트루반이 분한 듯 주먹을 움켜 쥐었다.
"아버님"
라이만이 단호한 듯 말했다.
"남자는 때론 운명에 순응할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허나 무조건 놈들에게 당할 수는 없다. 놈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는 알수 없지만 일단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할 것이다. 아하루"
라이만의 부름에 아하루가 라이만을 바라보았다. 라이만이 아하루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는 즉시 조카들과 그리고 네 일행들과 같이 여름 별장으로 올라가 숨어 있도록 해라"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도 이곳에 남겠습니다."
아하루의 말에 라이만이 호통을 쳤다.
"네 이놈, 넌 우리 가문이 멸문 당하기를 원하느냐? 만약의 사태에 단 한사람도 빠져 나가지 못한다면 그 복수는 누가 할것이며, 또 하베이도 가문은 누가 이어가겠느냐?"
하지만 아하루는 역시지지 않고 말했다.
"그렇다면 큰 형님께서 피하시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두 아이를 책임지셔야 하고 또한 수도에 친분도 많이 지니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하루의 말에 캄포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하루, 아버님 명령에 따라라. 사실 나와 형은 이곳 하베이도에서 움직이지 않은지 벌써 5년이 흘렀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가 없는 것을 알게되면 더욱 의심스러워 수색대를 사방에 파견하게 될 것이다."
트루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움직이면 그나마 좋게 해결 될 수 있는 사태도 더욱 어렵게 꼬일 염려가 있다. 그러니 네가 움직이는게 나을게다"
아하루는 눈에서 눈물이 고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아하루에게 투르발이 어깨를 두드렸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 과민하게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나중엔 별일 아닌게 밝혀져서 나중에 두고 두고 이야기 거리가 될지도 모르지 않는냐?"
투르발의 마음에 약간 안심이 됐는지 아하루가 고개를 들었다.
"좋습니다. 그러면 조카들과 같이 일단 몸을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하루의 말에 라이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결정된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겟지. 캄포냐는 아이들이 먹을 음식과 도구들을 챙겨주고 투르발은 이들을 호위해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해 놓도록 해라. 어서 움직여라. 여자들에게는 내가 미리 말해 놓겠다."
라이만이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하루와 형제들이 라이만을 따라 같이 방을 나섰다.
방문을 나서자 캄포냐가 아하루를 이끌고 자신의 서재로 들어갔다. 어리둥절해 하는 아하루에게 캄포냐가 낯설은 책 한권을 내주었다.
"자 받아라"
아하루가 의아한 얼굴로 캄포냐를 바라보았다.
"이게 뭡니까?"
아하루의 물음에 캄포냐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실은 아까 낮에 네가 준 책들을 살펴 보았다. 안에 들은 내용들은 모두 그저 그렇고 그런 내용이더구나. 그러다 문득 너랑 같이 온 아가씨가 맡긴 책과 네가 준 책의 재질이 똑같은걸 느꼈다. 그래서 같은 재질의 책만을 모았더니 하나같이 과거 300년 전의 유행했던 이야기들이더구나.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상을 발견 할수 없었다. 문제는 그 책들을 서재에 있는 책장에 꼽을 때 일어났다."
캄포냐가 정말 놀랍다는 듯이 책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말을 이엇다.
"어쨌든 그런 책들 18권을 책을 순서에 맞게 앞글자의 알파벳 순으로 놓았는데 갑자기 책에서 광채가 나더구나 그러더니 갑자기 책이 한권으로 모아지면서 이렇게 변하고 말았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어떤 고위급 마법사의 책인 듯 싶구나. 어차피 네것이니 네가 가지고 가도록 해라"
아하루가 놀라운 이야기에 다시금 책을 살펴 보았다. 확실히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녹아 있는 듯 싶었다.
"그렇다면 형님 차라리 형님이 지니고 계시는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캄포냐가 고개를 저었다.
"만일 신전 감찰단이 이 책을 보면 당장 꼬투립터 잡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록 내가 어느정도 마법에 소양이 잇다고는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하루 이틀안에 습듯할 수 잇을 것 같지는 않구나. 그러니 네가 지니도록 해라. 자 준비할 것이 많다. 어서 가자꾸나"
캄포냐는 단호하게 말하고는 아하루에 앞서서 자신의 서재를 빠져 나갔다. 아하루는 손에 들린 책을 다시금 바라보다 곧 고개를 젖고는 자신의 품안에 간직했다.

아하루와 카미야들 그리고 아직 채 잠에서 깨지 못한 아하루의 조카들 세명이 저택의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옥체를 보전하십시오"
아하루의 말에 라이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트루발 곁에 있던 리이는 자신의 남편의 옷깃을 잡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둘째 형의 부인이 라로냐는 아기와 함께 아하루가 도착하기 몇 일전 친정으로 갔다는 사실이었다.
"그래 이제 그만 가보도록 해라. 어차피 별일 아닐 테이니 그냥 그곳에서 몇일 푹 쉰다고 생각하고 지내도록 하여라"
라이만이 웃으며 말하자 아하루들은 묵묵히 준비된 말에 올라탓다. 그리고는 아하루와 카미야가 각각 카리에와 레이첼을 품안에 안고는 저택의 정문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정문을 빠져나가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영문을 모른체 아하루 일행의 뒤를 쫓아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리이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저택으로 들어간 후에도 끝까지 남아서 멀어져가는 아하루의 일행들을 끝없이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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