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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79. 12화 머나먼 유차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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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79. 12화 머나먼 유차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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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와 후치가 '비트호텐' 가계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자 그들은 잠시 경계하는 듯 후치와 사내를 바라보더니 금방 얼굴에 반색을 띄었다.
후치가 그들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조금 나이들어 보이는 부부와 늦으막에 얻은 딸인듯한 조그만 소녀가 촌스런 여자의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들중 촌스런 여자가 사내를 보고는 얼른 반색을 띄고는 다가왔다.
"어머 주인님. 무사하셨네요?"
후치는 방긋 방긋 웃는 여인의 모습이 옷과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왠지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좀전의 실수도 있고해서 뭐라고 나서지 않았다.
여인은 같이 온 후치를 보고는 얼른 후치의 볼을 양손으로 비비더니 눈을 갸늘게 뜨고는 말했다.
"어머, 주인님 언제 이런 아들까지 만들어 놓셨어요?"
후치는 언뜻 여인의 목소리가 그리 늙은 목소리가 아님을 알고는 다시한번 찬찬히 여인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자 여인이 후치에게 눈을 찡긋해 주었다. 그리고는 품에 두었던 수건을 꺼내서는 얼굴을 닦자 아름답던 원래의 얼굴이 드러났다. 마리안이었다.
후치는 갑작스레 드러난 마리안의 아름다운 얼굴에 저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다 마리안이 생글 생글 웃으며 후치의 볼을 살며시 꼬집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여인의 일행들을 가계로 인도했다.
후치와 마리안 일행이 가계로 들어간 직후 다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두자매와 손자인 듯한 어린아이를 대동하고 나타난 노인 일행이었다.
사내는 그들을 보더니 팔을 벌려 그들을 환영했다. 자매들 중 제법 큰 언니인듯한 여인이 그런 사내에게 달려 들었다.
"아하루 주인님"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달려오는 여인을 품안에 맞아들였다.
"수고했어 르네"
아하루는 고개를 돌려 다가오는 노인과 다른 여인을 바라고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노만 수고했어요, 그리고 훼리나도. 카리에 너도 고생 많았다. 자, 가자"
아하루는 그들을 한번씩 안아주고는 그들을 이끌고 가계 안으로 들어갔다.
가계 안으로 들어서자 이카루오의 주인과 몇몇 점원들 그리고 후치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한떼의 손님들을 맞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것은 아하루 일행이 들어서자 어욱 고조되어 차를 내오랴 부족한 의자를 내온다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눈시 부시도록 아름다운 르네와 훼리나 그리고 마리안의 얼굴을 힐끔 힐끔 쳐다보며 넋을 잃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잠시 서로의 안부를 묻던 일행들을 지켜보던 아하루가 먼저 가계 주인에게 나섰다.
"일행 수에 맞게 말을 사고 싶습니다만?"
가계 주인이 얼추 일행을 둘러 보더니 약간 난처한 얼굴을 했다.
"보아하니 최소한 여덟마리는 필요하실 텐데 저희가 가진 것은 고작 일곱 마리 죄송하지만 조금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아하루가 잠시 생각하더니 품 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일단 돈은 충분 합니다. 튼튼하고 빠른 말로 부탁드립니다."
가계 주인은 주머니의 찰랑거리는 돈소리를 듣고는 탐욕스런 눈으로 아하루가 흔드는 주머니를 보더니 얼굴에 웃음을 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한시간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곧 말들을 모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주인은 고개를 조아리며 그렇게 말하고는 얼른 후치를 보고 일렀다.
"후치야 내 가서 말들을 모아 올테니 한시간 있다가 손님들을 모시고 우리로 나오도록 하거라"
주인은 후치에게 단단히 이르고는 얼른 가계를 빠져 나갔다.
아하루와 일행들은 잠시 가계안에 머물다가 얼추 시간이 흐르자 후치의 인도로 가계 뒤편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근처의 다른 가계에서 모아왔는지 처음볼때보다 훨씬 많은 말들이 잇었다. 그리고 아하루가 다가갈때도 젊은 장정 두명이 각기 두마씩을 끌고는 울타리 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아하루 일행을 본 주인이 다가와 손을 비비며 말했다.
"일단 한번 보시죠. 맘에 드는 말이 있으면 말씀 하십시오."
아하루와 카미야 그리고 훼리나와 마리안이 울타리에 바짝 붙어서는 말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말을 볼줄 모르는 노만 일행들과 르네는 말을 고르는 아하루 일행들의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옆에서는 주인이 연신 입에 침을 튀겨가며 눈 앞의 말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나가고 잇었다.
또한 울타리 안에서는 일단의 사람들이 뛰노는 말들을 차례 차례 아하루들이 있는 쪽으로 교묘하게 몰아가면서 말들을 눈 앞에서 살필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었다.
말을 고르는 작업은 주로 말에 대한 안목이 있는 카미야와 마리안이 도맡았다. 둘은 말들을 유심히 보다가 각기 서너마리씩 지적했다. 그리고 그들의 지적을 받은 말들은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한쪽으로 모아졌다.
카미야와 마리안은 직접 울타리 안으로 넘어가 말들의 입을 열어보고 가슴살과 엉덩이 살 그리고 다리등을 한번씩 만져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골라진 말들 중에서 다시 몇 마리를 추려내고 있었다.
이카루오의 주인은 그들의 말 고르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 저 두분 말고르는 솜씨가 범상치 않군요."
주인의 감탄에 아하루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르네가 그런 주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말은 어떻게 고르는 거죠?"
르네의 말에 주인이 허허로운 웃음을 짓다가 짐짓 가볍게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허허, 이거 제 밥벌이 밑천을 알려달라는 말씀이시네요?"
주인은 잠시 농을 말하다 다시 따로 떼어진 말들 쪽을 가르켰다.
"먼저 말을 볼라치면 갈기와 털에 윤기가 흐르느냐 아니면 윤기가 탁하느냐가 중요하지요. 사람도 건강이 않좋으면 피부가 거칠고 메마르지 않습니까? 말들도 마찬가지지요. 그다음 중요한 것은 말의 나이입니다. 너무 나이가 많으면 얼마못가 지칠 것이고 너무 어리면 잘 달리지 못하게 되지요. 그것은 말의 입을 벌려 그 이빨을 보면 알수가 잇습니다.
또한 궁덩이와 허벅지의 근육을 살피면 과녕 말이 잘달릴지 아닐지 알수 있게 되지요. 겉으로는 멀쩡한 말이라도 속으로는 다리가 이미 망가진 말도 없지 않으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이 지구력이 좋은가? 힘이 좋은가? 아니면 순발력이 좋은가 등을 두루 두루 따져야 하지요. 그런데 여기까지 한눈에 알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저분들은 말에 대한 안목이 높으신 분들이군요"
주인의 말에 르네가 어렴풋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카미야와 마리안이 고른 말들은 하나같이 털에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균형이 잘잡힌듯도 보였다.
얼추 말을 다고른 카미야가 아하루에게 다가왔다.
"총 8마리를 골랐습니다. 더 필요할까요?"
아하루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한 네 마리만 더 골라볼래?"
카미야가 다시금 말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서는 말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카루오의 주인은 네필을 더 고른다는 아하루의 말에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체 기쁨의 안색을 거둘 줄 몰랐다.
"얼마입니까?"
아하루가 묻자 주인이 손을 비비며 말했다.
"예 여러마리를 한번에 사시니깐 그냥 원가로 드리겠습니다요. 한 마리당 30골드씩 쳐서 360골드입니다."
주인의 말에 아하루가 얼굴을 찌푸렸다.
"너무 비싸군요. 30골드라니. 군용으로 쓰는 말들도 그정도는 아닐텐데요?"
아하루의 말에 주인은 잠시 당황하더니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아닙죠, 저말들은 모두 준마들이라 그정도는 받아야 합니다요. 원래는 다른분들게 40골드는 받는건데 말을 잘 아시는 분이라 제가 30골드만 받는 건뎁쇼?"
주인의 안쓰러운 얼굴에도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설마요? 제가 말들을 취급해봐서 아는데 들여오는 것을 10골드에 들여올텐데요?"
아하루의 말에 주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으잉? 아니 그럼 상인이셨나요?"
아하루가 대답은 않고 희미한 미소만을 지었다.
주인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지더니 체 하는 얼굴로 말했다.
"에구, 그리 정확하게 안다면 내 뭐라고 할말이 없군요. 그럼 25골드만 주시죠"
아하루가 다시금 뭐라고 하려하자 주인이 잽싸게 말을 덧붙였다.
"물론 들여오는 것은 10골드 입죠. 하지만 들여온 다음 저희도 말들을 관리해야 하고 또한 취급해봐서 알겠지만 들여올 때 좋은 말이고 나쁜 말이고 같이 받지 않습니까? 지금처럼 저렇게 좋은 말만 골라내면 우리는 나머지만 가지고 장사해야 할텐데 조금 쓰시죠?"
아하루가 뭐라하려다 주인의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사실 20골드면 되겠지만 주인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그정도 선에서 결정 짓도록 하지요. 대신 안장과 징, 그리고 간단한 음식들은 챙겨주시겠죠?"
조마조마하던 주인이 아하루의 말에 얼굴을 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정도는 저희가 해드리죠"
아하루는 품에서 예의 그 주머니를 꺼내고는 돈을 세려다 말고는 목장 안쪽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목장 한 구석에 있는 말을 가리키고는 말했다.
"참 저놈도 끼워 주시겠습니까?"
주인이 아하루가 가리킨 말을 확인하고는 헤헤거리고 웃었다.
"저놈은 그리 튼튼하지 못해서 짐만 되실텐데요?"
아하루가 알고 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주인이 난처하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저놈은 이미 선약이 되어 있는 놈인지라 그냥 끼워드리기엔 좀 그렇습니다만"
아하루가 짖궂은 얼굴을 하며 말했다.
"도축업자와 말이죠?"
주인이 잠시 멍한 얼굴을 하더니 곧 헤헤거렸다.
"헤헤, 알고 계셨군요. 하지만 어쩝니까? 저놈에게 들어간 돈을 회수하려면 그렇게라도 해얍죠"
아하루가 미소를 지었다.
"뭐 그것도 나쁘지는 않죠. 사실 아까 후치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 무심코 넘겼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식량을 적게 실더라도 저놈 한 마리가 있으면 나중에 식량걱정은 덜 것 같아서 그럽니다.
일단 저놈에게 식량을 싣고 나중에 식량이 떨어지면 저놈을 잡으면 그게 훨씬 경제적일거 같아서요"
아하루의 말에 주인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혼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냥은 드릴수 없고 대신 고기값이라도 주셨으면 하는데요?"
아하루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2골드면 되겠죠?"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지요. 원래는 5골드에 팔기로 했는데, 저놈도 그나마 여기서 죽느니 보다 조금이라도 달리다 죽으면 불만은 없겠죠"
주인의 말에 아하루가 주머니에서 돈을 세고는 주인에게 건네주었다.
"먼저 102골드입니다."
주인이 아하루가 내준 금화들 중 하나를 입빨로 깨물어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숫자를 일일이 세고는 말했다.
"네 102골드 확실하게 받았습니다. 그럼 나머지는?"
"나머지는 모든 준비가 끝나면 그때 건네기로 하지요. 만일 봐서 미흡하다 싶으면 다시 되물릴테니 명심하십시오"
아하루의 말에 주인이 고개를 굽신거렸다.
"물론 입지요. 들어가 기다리시지요. 금방 준비를 마치겠습니다."
아하루가 그런 주인과 헤어져 아직까지 정신 없이 말을 보고있는 일행들을 불러 가계로 돌아갔다.
얼마후 주인이 가계 앞으로 말들을 끌고 오자 아하루가 주머니에서 다시 손바닥 반 만한 금화 두 개를 건넸다.
"카이져 금화입니다. 두 개면 되겠죠?"
주인이 손바닥 반 만한 금화를 받아들더니 여기 저기 살펴보고는 정신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카이져 금화입니까?"
주인은 다른 사람들이 볼까 두려운지 얼른 금화를 품안에 감춰 두고는 이전보다 더욱 친절한 얼굴로 아하루등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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