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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로멘스6

명란젓코난 0 11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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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로멘스6


어느새 지혜와 민수는 알몸이 되었다. 그들의 몸을 가렸던 까운은 바닥에 힘없이 가라앉아 있었고, 그 옆 이부자리 위에서는 알몸이 된 모자의 몸이 뒤엉키었다.
  "하.......하........"
지혜의 입에서는 이미 거친 숨이 흘렀다.
  "훅..........후........."
아직 본격적인 행위를 시작도 하지 않은 민수의 입에서도 거친 호흡이 나왔다. 어찌 그러지 않으랴. 온 힘을 다하여 서로의 몸을 부비고, 매만지는 데...
민수의 한 손은 입과 함께 엄마의 가슴에 머물렀고, 다른 한 손은 다리 사이 음부에 들어가 있었다. 그 음부에 들어간 손은 지혜의 엄청난 다리의 조임과 하체의 떨림을 고스란히 받고 있었고, 민수의 머리는 지혜의 두 팔에 의해 강한 힘을 느껴야만 했다.
  "아.........."
지혜의 입에서는 신음이 흘렀다. 지난 15일간 이런 것을 지혜 역시 바랬었다. 다시 한번 그 절정의 환희를 느끼고 싶었던 그녀였다. 그러나 남편과의 관계에서는 단 한번도 그런 절정의 환희를 느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불만은 없었다.
비록 절정의 환희를 느끼지 못할지라도 그녀는 지난 15일간이 행복했었다. 소중한 무엇인가가 생겼다는 느낌. 그 것이 아들이라는 확신도 없고, 추측도 해보지 않았지만, 소중한 것이 있다는 느낌... 그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즐거울 수 있었다.
  "아........"
지혜는 아들이 자신의 음부를 힘껏 빨자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그리곤 팔을 양옆으로 벌려 아무 것이나 잡았다.
그 것은 아들의 하체였다.
지혜는 아들의 하체를 자신의 얼굴 쪽으로 잡아당겼다. 커다란 아들의 성기가 눈에 보였다. 그 것은 거대한 몽둥이로 그녀에게 느껴졌다. 그 것도 아주 매력적이 몽둥이.
지혜는 그 것을 잡고 입으로 빨았다.
처음부터 뿌리 끝까지 빨 수는 없었지만, 귀두를 머금어 혀로 간지럽히거나, 빨대로 쥬스를 마실 때처럼 볼이 속 들어가도록 빨기도 하였다. 그녀로서는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책에서나 읽었지 남편에게도 해 줘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물론, 남편이 원한 적도 없었지만...
  "아음........"
민수는 자신의 성기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느낌에 잠시 엄마의 음부에서 입을 떼고 몸을 경직시켰다. 아직 성기에 대한 입의 자극은 민수에게 쾌감이라 보다는 하나의 고통이었다. 몸 속의 질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강렬한 느낌. 더군다나 서툰 민수의 엄마가 해주는 자극은 애무라고 하기보다는 학대에 가까웠다.
  "아윽........"
민수의 입에서는 고통을 이기는 듯한 고통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뒤이어 몸을 경직시키고, 비틀었다. 그런 와중에도 모순되는 학대의 쾌감은 민수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민수는 절정에 도달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는 엄마의 입에서 몸을 떼었다.
  "으으음......."
아들의 성기가 사라지자 지혜는 무언가를 찾는 듯 손을 옆으로 펼쳐 허우적거렸고, 몸 속에서부터 울리는 신음소리를 내었다.
민수는 엄마의 다리를 잡고서 무릎을 굽혀 양옆으로 벌린 다음 그 사이에 몸을 위치시키고서 엄마를 바라보았다.
  "으으음........"
환상의 세계로 빠진 듯 그녀는 눈을 감고서 몸을 꿈틀거렸다. 그 모습에서는 도저히 정숙한 여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색에 도취된 색녀의 모습이랄까...
그 모습은 민수를 한 층 더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미 너무나 환상적인 몸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민수는 엄마에게 한없는 자극을 받는데, 그런 환상에 빠진 표정과 모습은 민수로 하여금 주체할 수 없는 욕정에 사로잡히게 하였다.
-스윽-------
세 번째라 그런지 아니면, 우연인지 민수는 쉽게 엄마의 입구를 찾아 몸 속으로 자신의 팽창된 몸의 일부를 집어넣었다.
뿌듯한 감촉이 성기를 통하여 민수의 몸 전체에 퍼졌다.
  "으으.....아.........."
지혜는 자신의 하체에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에 등을 활처럼 휘며 긴 신음을 내었다. 전 보다 더 강렬한 느낌이었다.
  "......!!"
그러다 불현 듯 지혜는 누을 떴다.
  "시.. 싫어.. 싫어........!!!"
갑작스럽게 지혜의 입에선 거부의 소리가 터졌고, 그녀의 손은 아들의 몸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녀 자신도 생각하지 않은 몸의 반응이었고, 말이었다.
지금 자신의 몸 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몸 속에 들어온 사람이 아들이라는 순간적인지가 그녀의 내부에서 알 수 없는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다.
  "싫어... 나갓!! 나가------"
지혜의 몸부림은 완강했다. 민수는 그런 뜻밖의 엄마의 반응에 당황하였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이상하게도 엄마의 거부반응이 민수에게는 하나의 자극이 되어버렸다.
  "흐흐흑......흐흑......."
이제 지혜의 입에서는 흐느낌의 소리가 났고, 눈에선 다시금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이 상황이 싫었다. 그러면서도 좋았고.....
감정의 기복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녀의 내부에서 공존하고 있었다. 어느 쪽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강력한 마찰을 빗으며...
그런 엄마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민수는 이제 성관계에 도취된 눈으로 행위에 돌입하고 있었다. 허리가 위 아래로 움직였고, 그럴 때마다 살과 살이 부딧히는 소리가 났다. 제일 처음 엄마와 관계를 맺을 때 들었던 그 소리, 그 감촉이 민수의 몸에 전해졌다.
  "끄윽... 끄윽..........."
이제 지혜의 입에선 목 메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지혜의 몸은 아들의 몸 동작에 맞추고 있었다. 허리가 아들의 동작에 따라 리듬감을 타며 육체에 느껴지는 쾌감을 점점 배가 시켰다.
  "헉...헉........"
어느새 민수의 입에서는 거친 호흡소리가 들렸고, 곧 절정이 임박하였음을 느끼며 민수는 더욱 강하게 자신의 하체를 엄마의 몸에 부딧혔다.
  "헉~~~~~~!"
절정은 순식간에 민수의 몸을 엄습하였고, 잠시 후 지혜의 몸도 활처럼 휘는 듯 하더니 이내 경직되었다. 그런 그녀의 눈에선 눈물만 흐를 뿐,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였다.


*             *            *             *            *              *           *


조금 전부터 내리던 진눈개비는 이내 비로 변하여 거리를 촉촉이 적셨다.
그런 거리를 베란다에 서서 지혜는 멍한 눈으로 응시하였다.
오늘 그녀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다. 아니 벌써 5일째 그녀는 맥이 풀어진 모습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손 길이 가지 않은 집안에는 먼지가 쌓였고, 늘 향긋하던 집안의 내음이 다소 쾌쾌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동식과 민수.. 모두 바라만 볼 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았다. 동식은 동식의 나름의 이유로, 민수는 민수 나름의 이유로...




3. 갈등(葛藤)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신없이 뛰어가는 사람, 아이쇼핑에 여념이 없는 아가씨 무리,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밀고 가는 새댁, 육중한 몸에 두꺼운 겨울용 코트를 입고서 뒤뚱거리며 걷는 아줌마.....
커피숍에서 바라보는 거리는 그런 사람들로 부산했다.
  "........."
지혜는 손에 들린 광고지를 보고 있었다. 최신 기종, 최고 성능을 징그러울 정도로 자랑하는 문구와 화려한 사진들...
일주일간의 침묵을 깨고 외출을 하여 그녀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컴퓨터 대리점이었다. 막연히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간 그 곳에서 주인의 현란한 설명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녀는 광고지 한 장을 들고 그냥 나와버렸다.
  "........."
무슨 말인지, 무슨 설명인지 그녀가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만큼 고민거리가 되었다. 아무 것이나 구입하여도 충분히 자신의 효용을 충족시킬 것임은 분명하건만, 그녀는 쉽게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였다.
아니, 결정하기 싫었다.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는 싫었다.
지금으로선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론 혹은 선택이라는 것이 싫었다.
--뚜루루루.......뚜루루루.........--
핸드폰의 샌드를 누르자 이내 전화가 걸리는 신호음이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여보세요.."
  "예... 조금 전에 가게에서 문의를 드렸던 사람입니다."
  "아...예... 그 아가씨군요."
주인 남자는 지혜를 기억하는지 반색을 하며 상술이 가득 담긴 말을 하였다.
  "예...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하는데..."
  "아.. 결정을 하셨군요. 잘하셨습니다. 요즘 시대에 컴퓨터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예.. 그러니 워드와 통신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저희 집으로 배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리로 오셔서 계약을 하시죠."
  "아니요. 계약은 집에서 하겠습니다. 대금도 집에서 일시에 드리고요."
  "하하... 예 알겠습니다. 그럼 무슨 기종으로 하실 거죠?"
남자는 다시 지혜에게 선택을 강요하였다. 그 말에 지혜의 미간은 살짝 찌푸려졌다.
  "아무거나요. 그럼 주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예...예?"
지혜는 남자의 반응을 들어보지도 않은 채 바로 주소를 불렀다. 남자는 지혜의 말에 멍하니 있다가 지혜의 주소를 재차 묻고서 겨우 적었다.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지혜는 전화를 끊으려 하였다.
  "자..잠깐만요. 기종을 말씀해주셔야.. 저희가 가져갈 수 있는데...."
  ".........."
  "여보세요?"
  "그냥... 아무거나...가져오세요. 대금은 그에 맞추어 드릴테니..."
그 말을 끝으로 지혜는 전화를 끊었다. 그런 지혜의 태도는 분명 건방진 태도이며, 보통이라면 장난전화쯤으로 받아 넘길만한 것이었다.  
그 것을 지혜도 모르지 않는다.
아무렴 어떠랴. 설령 자신의 전화를 장난전화를 받아넘긴다고 하여도 다른 곳에 전화를 하면 되고, 그래도 안되면, 남편에게 부탁하면 될 것이니.
지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컴퓨터가 지혜의 집으로 온 것은 지혜가 집에 도착한 후 1시간이 지나서였다. 직접 컴퓨터를 가져온 주인은 지혜가 집에 있자 걱정거리를 해결했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컴퓨터를 설치하고, 친절하게 그 사용법까지 알려주었다.
최신사양의 컴퓨터... 지혜의 사용 처에 비하여 지나치게 성능이 좋은 것이었으나, 상관이 없었다. 지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주인이 부르는 컴퓨터 대금을 미리 찾아 놓은 돈으로 지불하였다.
평생동안 자신을 위해 가장 많이 쓴 거금이었다.
일부 여자들은 소비를 통하여 욕구를 충족한다고 한다. 얼마나 돈이 많기에 그렇게 하는지 몰라도, 지혜의 컴퓨터 구입은 컴퓨터 대리점 주인이 생각하는 그런 소비는 아니었다. 가라앉지 않는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
그 것일 뿐..

*             *                *                 *               *              *



  "최이사... 어서 오시게나"
동식이 들어오자, 이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환대하였다. 70살의 바라보는 그는 회사에서 가장 연장자였다.
  "..........."
동식은 이지석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 그가 권하는 자리에 앉았다. 지금 이지석은 동식의 권유로 대표이사가 되어있었다.
  "무슨 일이 신지..."
자리에 앉자마자 동식이 말했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이지석은 동식을 향해 싱긋 웃으며 인터폰을 통해 차를 시켰다.
  "별 다른 일은 없네. 그냥... 차를 같이 마시고 싶어서 부른 것 뿐..."
  "예...."
예측한 대로였다.
  "나 요즘 아주 죽을 맛이네."
  "왜 그러십니까. 잘 하시고 계시는데...."
동식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보이는가?"
  "........."
  "그 사람 참... 싫다는 사람 억지로 이 자리에 앉혀 놓고, 웃다니...."
  "아... 죄송합니다."
  "그래.. 죄송한 줄 알아야 하네. 내가 최이사 때문에 마누라한테 구박받는 거 생각하면..."
이지석은 집에 있는 아내를 떠올렸다. 자신보다 2살 연상인 부인은 올해 70살이었다. 50년 동안 자신의 뒷바라지만 하였던 아내에게 그는 제 작년부터 70살생일 선물로 아내와 자신의 고향에 전원주택을 짓고서 내려가 살기로 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약속은 동식의 설득에 넘어가 물거품이 되었다.
그것을 동식도 잘 알고 있었다.
  "하하...... 죄송합니다."
  "웃지 말게나. 이쁘지 않으니까..."
  "........"
동식은 웃음을 참느라 어깨를 덜썩였다.
  "그 사람 참...."
  "죄송합니다. 이교수는 한국에 안 들어온 답니까?"
동식은 얼른 화재를 돌렸다. 이교수는 이지석의 큰아들로 동식과 같은 나이였다.
  "아직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네... 자식이라곤 그 놈과 딸 하나 뿐인데... 둘 다 외국      가서는 오지도 않으니 원... 자식 키워봐야 다 소용없다니까. 내가 죽을 때나 볼 수 있을     련지.."
  ".............."
쓸쓸한 이지석의 표정에 동식은 잠시 할 말을 잊었다. 화재를 돌린 다는 것이 그만 이지석의 아픈 곳을 건드린 꼴이었다.
  "그럴 필요 없네...."
동식의 재빨리 알아차린 이지석의 말이었다.
  "예..."
동식은 쑥스러운 미소를 보이곤, 찻잔을 집어들었다.
  "그건 그렇고..."
  "예.. 말씀하세요."
  "나 약속대로 올해만 이 것을 할거네.."
  "예.. 알고 있습니다."
  "자네도 알고 있듯이 나 이 회사에서 40년간 일했네.. 그 정도면 회사에도 사회에도 충분     히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네."
  "그럼요. 잘 알고 있습니다."
  "뭐... 잘 알아? 잘 아는 사람이 날 이 모양으로 만드나?"
순간 이지석은 동식을 쏘아보며 말했다.
  "아.. 그건...."
  "하하.. 아니 되었네. 자네 말이라면, 이제 귀가 따가워....."
  "죄송합니다."
  "또 그 놈의 죄송하단 소리............"
  "죄송합니다."
  "......"
이지석은 동식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웃었다. 그의 진실된 모습. 어째건 이지석의 눈에 보이는 동식은 아주 성실하고, 명석하며, 소탈한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이지석은 동식을 마치 아들처럼 생각하며 편안하게 대하였다.
  "어째건... 이제 나는 힘도 없는 늙은이 일 뿐이네. 지금처럼 사람만 상대하는 것도 힘겹다     는 말이지. 뭐 일하기 싫은 마음도 있지만...."
이지석은 잠시 웃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
  "약속한 대로 1년간 이 자리에 있긴 있을 테니... 내 업무의 상당부분을 자네가 좀 맡아      주었으면 하네..."
  "예.....?"
  "그리 놀랄 것은 없네.."
  "........."
동식은 말문이 막혔다. 예상 안 한 것도 아니고, 사내에 떠도는 자신이 차기 대표이사이라는 소문도 들었지만 신경도 쓰지 않은 그였다. 아직 사내에는 설립의 주역들이 상당 부분이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며 대립하고 있었고, 그들을 가장 잘 어우러지게 할 사람은 이지석, 그 뿐이었다.
더욱이 자신은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을 하여 이사자리에 올랐지만, 감정적으로는 기존 세력들의 견제를 받고 있는 터였다. 그리고 그 견제는 이지석이 자신의 뒤에서 막아주고 있기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이지석의 업무 상당부분을 처리할 경우 회사 내의 혼란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는 당장 여기를 그만 둘거네.."
  "그.. 그건...."
  "알고 있네.. 자네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
  "하지만, 잘 생각해보게나... 언제까지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는 없는 일..."
  "..............."
  "자네에게 꿈이 있는 이상 이 것이 기회일 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이지석의 말. 그러나 결코 그 말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의 말에 동식의 입은 굳게 다물어졌다.



동식의 생각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계산이 빠른 동식이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지석의 말을 그대로 이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싸움이었다.
저번 회사의 비리를 광범위하게 처리하였던 동식이었기에, 그에게는 비우호적인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었고, 그나마 자신에게 협조적이었던 인물들도 지금은 아주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터였다.
자신의 세력이라고 해봐야 고작 10명 안팎. 그들 하나 하나가 실력이 있고, 비중 있는 인물들이라도 해도 수적으로 너무 열세였다. 분명 자신이 사내 실질적 차기주자로 등극할 경우 현재의 조화로운 균형은 깨지고, 그 세력들은 서로 규합하여 자신을 공격할 것임은 너무 자명한 일이 아닌가.
  "............."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독한 소주의 맛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였다.
이 답답함을 어딘가에 풀고 싶지만, 지금 그는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답답함을 풀어주던 아내는 지금 십 몇 년 전처럼 다시 우울한 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 아내를 붙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일. 물론 자신이 아내에게 답답함을 토로한다면, 아내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임은 안다.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예전처럼 자신이 개입하여 아내를 마네킹으로 돌려놓고 싶지 않았다.
인형 같은 아내. 그런 아내를 그는 원하지 않았다. 외모가 뛰어나고, 그 외모만으로도 자신의 마음 전체를 빼앗고도 남을 아내였지만, 시간이 흘러 세월의 깊이가 동식의 뼈에 새겨진 지금 동식은 인형이 아닌 사람인 아내를 원했다.
그러기에 지금 아내가 보이고 있는 방황은 아내 개인적으로나 자신에게나 다시 찾아온 기회라고 그는 생각했다.
  "잘 된 일이야........"
아내 생각을 하던 동식의 입에서 나직이 말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 동식은 사람이 필요했다. 회사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
문득 이보경이 생각났다.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고운 여자. 사람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외모가 변한다. 어떤 사람은 추하게 변하고, 어떤 사람은 변화가 없으며, 다른 사람은 세월의 깊이와 그 선한 품성이 외모에 나타나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한다. 이보경은 그 3가지 케이스 중 3번째에 해당하였다. 처음 보았을 때 그리 빼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사람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하였다.
그런 그녀.... 그녀는 고인이 된 친구의 아내였다.  
  "풋~~~~~~~~!"
실소가 터졌다.
친구의 죽음으로 슬퍼할 여인을 생각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만약 하늘에서 친구가 보고 있다면 몹시 화를 낼 것임은 당연할 것이다. 아니 일반사람들이 생각하여도 그건 어이없는 것이리라. 남편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을 어찌 가벼이 여길 수 있으랴.
  ".........."
동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 실내포장마차에서 나왔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새로 들어와 더 이상 혼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기도 했고, 바람을 쐬고 싶었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겨울의 찬 공기가 밤이라서 그런지 더욱 차갑게 몸 속으로 들어왔다.
동식은 무작정 걸었다.
방향도 정하지 않았고,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그저 발길이 닿는 데로 걸어갔다. 자신이 아는 길이라도 상관없고, 처음가보는 길이라도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혹 그 길이 저승길인들 어떠하고,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갔던 곳이면 어떠할까.
걷고 싶을 때....
걸어가는 길. 그 길의 의미는 그랬다. 그저 길이면 족할 뿐. 어디로 향하고, 어디로 이어져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스쳐지나가고, 자동차가 바람을 일으키며 곁을 지나갔다. 거리의 네온사인이 가까워지는 듯하면 이내 멀어지고, 다시 다른 네온사인이 다가왔다. 조금씩 조금 씩 걸어가는 걸음이건만 그 작은 걸음, 걸음이 모이면 긴 거리가 되었다.
동식이 제일 처음 티끌 모아 태산을 가슴 깊이 받아들인 것은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무작정 걸어서 30km나 떨어진 곳까지 갔을 때였다. 그저 걸었을 뿐인데 그렇게나 멀리 갔었다.
  "......."
그 생각에 동식은 빙긋 웃었다. 차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최이사님...."
동식은 소리가 들린 곳으로 몸을 돌렸다.
  "맞네요. 아닌 줄 알았어요. 몇 번이나 불렀는데..."
이보경. 그녀가 동식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동식은 조금 얼떨떨한 표정이 되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제 이사를 했어요."
동식의 반응을 보고 조용히 웃으며 보경이 말했다.
  "아..."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여기..는...... 하하........"
동식은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동식의 몸이 약간 비틀거렸다.
  "술... 드셨군요."
  "예... 조금..."
  "그래요. 이렇게 만났는데... 잠시 저희 집에 들어갔다가 가세요."
  "아... 아님니다."
  "어디 가실 곳이라도 있는가요?"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럼 들렸다가 가세요. 저 번에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보경은 말을 마치자 곧 동식의 곁을 지나 앞에 서서 동식에게 눈으로 재촉을 하였다. 동식은 그런 그녀를 민망한 듯 바라보다가 마지못한 듯 뒤따랐다.
보경의 집은 그 곳에서 가까웠다. 2층짜리 건물로 1층은 상가였고, 2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이었다.
  "장사를 하려고 해요."
주방에서 차를 내오며 보경이 말했다.
  "예.. 좋군요. 위치도 좋고, 건물도 괜찮아 보이고...무슨 장사를 할 건가요?"
  "아직 정한 것은 없어요."
동식은 이상하게 보경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힘들지 않을까요?"
  "예..?"
  "장사가... 말입니다. 경험이 없으니........."
  "그렇겠죠."
  "차라리 재혼하시는 것은........"
그 말을 하다가 동식은 얼른 입을 막았다.
  "............."
  "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술에 취하긴 취했나 보네요."
  "아니예요."
  "........."
  "어쩌면... 그것이 옳을지도 모르죠."
  "........"
  "여기로 이사를 한 것도... 친정에서 재혼은 재촉하는 말이 듣기 싫어서였는데... 막상 이사     를 하고, 장사를 하려고 하니까...사실 겁나기도 해요."
  "예........"
  "잘못하여 남편이 일구어 놓은 재산 다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하고.... 그 것보다 더 겁나는     것은 자식들을 고생시킬까 하는 우려죠."
동식은 보경을 바라보았다. 그때 보경과 시선이 마주쳤고, 보경은 그런 동식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 이야기만 했군요.... 최이사님은 무슨 일이세요?"
  "예.....?"
  "최이사님도 무슨 고민이 있으신 것 같은데...."
  "하하.... 고민은요 무슨......"
동식은 웃음으로 보경의 질문을 회피하였다.
  "지금의 최이사님 모습은 마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네요."
  ".....?"
보경은 동식이 바라보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웃어 보였다. 순간, 동식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그 것은 예전에 지금의 아내를 보면서 느꼈던 그 것과 같은 것이었다.
  "남편은 늘 최이사님을 칭찬하며 친구라도 존경한다고 하였죠."
  "........."
  "비록, 남편의 말을 통해서 최이사님을 안 것이나 다름없지만, 저는 최이사님을 믿어요.      잘 하시리라는 것을....."
  "고맙습니다."
동식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무엇을 고마워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자신의 말이 적절한 것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동식은 그렇게 말했다.
자신의 아내와 너무나 틀린 여자였다. 아니 지금까지 동식이 만나 보았던 여자와는 격이 다르게 느껴졌다. 외모에서 주는 인품보다 훨씬 더 진한 향기가 묻어 났다.
  "아직 9시인데... 맥주 한 잔 하시겠어요?"
  "예..?"
  "........"
  "주신다면 먹겠습니다."
동식은 가슴이 트이고, 편한 마음이 들어 쉽게 보경의 제의를 수락했다. 조금 전 혼자서 술 마시다가 떠올랐던 보경을 생각하며 동식은 혼자 미소를 지었다.
보경은 맥주 2병과 마른안주를 내왔다.
그 옛날 동식이 친구의 집에 갈 때마다 보았던 그 술상이었다.
  "아이들은 어디 갔나요?"
  "피곤했는지 오늘은 일찍 잠들었어요."
  "하하... 얼마나 신나게 놀았기에..."
  "바지가 찢어질 만큼 신나게 놀았죠."
  "예..?"
  "두 아이 모두 뭐하며 놀았는지 바지를 찢어서 들어왔죠."
  "여자 애들이?"
  "그러게 말이 예요. 기집애들이... 누가 딸이 아니랄까봐 제 어릴 때 모습이랑 어찌 그리      둘 다 닮았는지...후훗~~~~"
  "하하하........"
보경의 말에 동식은 큰소리로 웃었다. 얼마 만에 이렇게 웃어보는 건지... 그런 동식을 보며 보경도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재미있군요. 자 한 잔 하세요..."
동식은 잔을 들어 보경의 잔과 부딪쳤다. 그리고는 곧 잔을 비웠다. 맥주의 시원함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조금 전에 소주를 2병이나 마셨던 터라 걱정이 되지는 했지만, 지금 이 순간 좋은 기분을 동식은 깨고싶지 않았다.
  "주영이 어머니가 이렇게 재미있는 분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런가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이런 것 뿐이니까요."
  ".........?"
  "그 동안 최이사님께 늘 죄송스런 마음뿐이었죠. 어떻게 보답을 해주어야 할지... 마음의      짐이었는데, 오늘 이렇게 술친구가 되어 줄 수 있어 조금은 마음이 편하네요."
  "술친구요?"
  "예... 술친구요."
  "하하... 좋죠.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그럼 친구... 다시 한잔 더 할까요?"
  "예..."
빈 잔에 다시 술이 채워지고, 동식과 보경은 그 잔을 다시 비웠다. 보경은 오늘 무리를 하고 있었다. 술을 전혀 못하는 그녀는 지금 연거푸 두 잔을 비운 지금 취기가 올라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참... 주영이 어머니는 예전에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지 않았나요?"
동식은 옛 기억을 떠올려 말했다.
  "예.. 그랬죠.."  
  "그럼 옷가게를 하면 되겠군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의상실을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 오래 동안 일을 하지 않아서 그게     걱정이죠."
  "무슨 그런 걱정을.... 한 번 해보세요. 잘 하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도울 수 있는 것은 제가 도울 테니...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정말이시죠?"
  "예......"
  "알겠어요."
  "하하.....주영이 어머니 정말 시원시원하시구나... 미처 몰랐습니다."
맥주 2병이 채 비워지지도 않은 조촐한 술자리의 열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그러나 결코 추잡스럽게 변하지 않았다. 취기가 온 몸에 소용돌이 쳤지만, 도덕적인 면에서는 둘 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들. 그들 둘은 그렇게 술자리의 즐거움만을 나누며 서로의 고민과 아픔을 달래주었다.
하지만, 누가 술 앞에서 자신을 하는가?
그것만큼 어리석은 착각도 없다.

동식이 자리에서 일어난 시간은 밤 10시 30분이 넘어서였다.
  "이제 그만 가보아야 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서며 동식이 혀 꼬인 소리를 내며 말했다.
  "가시게요?"
  "예... 제가 너무 폐를 끼쳤네요."
  "아니예요. 대접이 소홀하여 제가 죄송스럽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동식의 몸은 비틀거렸다. 그렇게 술에 강한 편이 아닌데, 오늘 그는 소주 2병과 맥주까지 과음을 하였다. 더구나 비록 친구의 아내였지만, 마음이 너무 편한 탓에 맥을 놓아서 취기는 술의 양보다 훨씬 더 강하게 그를 몰아쳤다.
  "조심하세요..."
동식이 신을 신으며 옆으로 비틀거리자 보경이 그를 잡으며 말했지만, 그런 그녀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은 매일반이었다.
  "예...하하.... 제가 술에 취하긴 취했나 봅니다."
  "이래서 집에 가실 수 있겠어요?"
  "하하...... 걱정 마세요."
  "그런데 걱정이 되네요."
  "그럼 데려다 주시려구요?"
  "그건 곤란하네요. 저도 최이사님 못지 않게 취했거든요."
  "하하......."
  "왜 웃으세요?"
  "그 친구가 살아있었다면, 자고 가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동식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무래도 서서는 신을 신는다는 것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
보경은 그런 동식을 바라보며 뭔가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었다.
  "외박해도 집에서 뭐라 그러지 않나요?"
  "외박요?"
동식이 신을 신느라 몸을 비틀거리며 말했다.
  "하하... 상관없죠. 더구나... 요즘 아내는 제가 안 보이는 것이 더 낳을 테니..."
  "그럼 주무시고 가세요..."
  "예...?"
  "주무시고 가시라 구요."
  "하하..... 정말요?"
  "예...."
  "그럼 보경씨가 곤란할 텐데요..."
  "제가 왜 곤란해요?"
  "주변에서 이상하게 볼지 모르잖아요...."
  "이상하게 본다... 글세요. 보라면 보라지요."
  "억울하게 그런 소리를 왜 들어요."
동식은 피식 웃으며 신을 다 신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비틀거리는 몸은 이내 문에 쿵 부딪혔다.
  "조심해요..."
  "오늘따라 이상하네요."
  "안되겠어요. 주무시고 가세요."
  "괜찮아요. 이사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괜한 소문나면 장사하는데 지장 있어요."
  "괜한 소문 안 나게 하면 돼요."
  "소문이 안 나게요?"
  "남편이라 그러죠 뭐..."
  "하하....... 지방에 사는 남편이라고.... 말이죠?"
  "예...."
순간, 보경의 얼굴이 더 확 달아올랐다.
  "애들이 있는데.. 그런 거짓말이 오래 가겠어요?"
  "..........."
  "그만 갈께요. 들어가 쉬세요."
문을 열자 찬 공기가 동식의 얼굴을 덮쳤다. 순간 술이 조금 깨는 듯했다. 그러나 그기까지가 동식의 기억 전부였다. 시야가 희미해지고, 시원하다는 느낌을 느끼었을 때 동식의 몸은 앞으로 고꾸라졌다.

  
팔의 뻐근함을 느끼며, 동식이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에는 벽에 걸린 커다란 시계가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동식이 낯선 방이라는 것을 알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
그러나 그를 더 놀라게 한 것은 자신의 팔을 베고,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서 잠을 자고 있는 친구의 아내 이보경의 존재였다. 더구나 이 불 속 자신의 몸에 느껴지는 감촉은 분명 자신과 그녀가 알몸이라는 감촉이었다.
그 사실을 동식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동식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 아무리 기억을 해 내려 하여도 그의 기억 속에는 보경의 집을 나서는 데까지의 기억 외에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필름이 끊긴다는 말. 지금까지 그 말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하였는데, 동식은 생에 처음으로 필름이 끊겼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친구의 아내와 이런 상태로 있을 리가 없었다.
  [내가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동식은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한 동안 그렇게 동식은 천장을 보면서 멍하니 있었다. 단 한번의 외도도 없었던 그였다. 아니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던 동식은 도무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동식은 스탠드 불이 켜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스탠드가 있는 낮은 가구 위에는 두 개의 종이가 놓여있었다. 동식은 무의식적으로 그 종이를 향해 왼팔을 뻗었다.
편지였다. 하나는 지금 자신의 팔을 베고 잠을 자고 있는 보경이 자신에게 쓴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녀의 남편이자 자신의 친구인 현우가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동식은 의아한 표정으로 친구인 현우가 쓴 편지부터 읽었다.

현우의 편지는 동식에게 아주 충격적이었다. 현우가 동식에게 부탁한 것은 아내와 자신의 자식들이었다. 그들의 안녕을 지켜달라는 말로 시작한 그의 편지는 아내의 부탁에서는 아내의 육체까지 자신을 대신하여 책임을 져 달라는 것으로 맺었다.
  "........!"
동식은 정신이 더 멍청해졌다.
도무지 평소에 자신이 알고 있던 그런 친구가 쓴 글이라 믿을 수 없었으나, 필체가 그의 것이기에 믿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멍한 정신으로 동식은 보경이 자신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그 글에는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다.

** 지금 수면제를 먹었어요.
** 저는 남편을 사랑해요. 그리고 그 사랑은 영원할지도 몰라요.
** -보경-

황당한 글.
처음 보경의 글을 읽었을 때, 동식은 그렇게 생각하였다. 아니 더 나아가 미친 여자라는 생각까지 하였다. 그리고 부부가 똑같이 미첬다는 생각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마음이 진정되어 갈 무렵 동식은 어렴풋하게 친구의 부부가 자신에게 말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알 것 같았다.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도....
세상에 영원한 사랑이 존재할까?
인간에게 있어서 영원이란 무엇일까? 50년? 100년? 아니면 철학적 사유의 영원?

인간이 위대한 것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인간이 고귀한 것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것은 결코 끝없는 위대함도, 무한한 고귀함도 아닐 것이다. 물론 종교에 따라서는 인간에게 한계를 달리 정의한다. 불교에서는 무한한 위대함과 고귀함을, 기독교에서는 그 무한대는 오직 신만이 가지는 것이며, 그 신이 인간에게 구원의 선물로 끝없는 고귀함과 위대함을 부여한다.
그러나...
그런 종교적 깨달음을 얻거나, 믿음을 가지는 것도 인간에게는 도달하기 힘든 곳임은 역사적으로 수 없이 증명이 되었다.
  "............."
동식은 고개를 돌려 보경을 바라보았다. 새근새근 자신의 몸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
남편을 하늘로 떠나 보낸지 얼마 되지도 않은 여인. 그 여인이 남편의 절친한 친구였던 남자의 품에 안겨 이렇게 편안히 잠을 잔다는 것을 결코 세인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남편을 사랑한다는 글까지 남겨 놓은 채...

  [두려움...........]
동식은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자신의 몸에 안기어 자고 있는 그 여인은 두려움에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리고, 먼저 하늘로 떠나버린 친구가 자신에게 그런 편지를 남긴 것은 남아있는 아내가 느낄 그 두려움을 걱정하여 쓴 글이라 생각하였다.
  "두려운 가요.......?"
동식은 보경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깊은 잠에 빠진 보경은 고른 호흡만 내 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랑을 잃을까... 사랑이 변질될까 두려운 거군요."
나직하게 동식은 계속 말을 이었다.
  "당신과 그 친구.... 정말 나쁜 사람들이네요....."
동식은 몸을 옆으로 하여 보경을 안아주었다. 보경의 작은 체구가 동식의 몸 안으로 폭 들어왔다. 아내를 안을 때와 전혀 다른 느낌.
  ".......!!"
동식은 왠지 모를 감동을 받았다. 그것은 자신이 안아주어 보호해야만 할 의무감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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