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푸른 꽃잎 12
대추나무사람걸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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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18:07
욕망의 푸른 꽃잎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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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갈증의 분노
아레샤는 늦은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집안의 정원수를 손질하고 있었다.
또닥 또닥...
그녀에게로 다가오는 발자국소리를 듣고 돌아보았다.
반코트의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찌른 마시모가 그녀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그후로 쭉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겨우 결론을 얻었어요."
"뭔 데요?"
"이겁니다!"
그는 다짜고짜 아레샤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안 돼요!"
아레샤는 그를 밀쳐내며 거부했다.
"싫소!"
"사람을 부르겠어요!"
"마음대로 해요!"
"자식에게 이상한 눈으로 보이기 싫어요!"
"알아주오?"
"무례한 이야기하지 말아요!"
"왜요?"
"싫다니까요!"
"더 이상 못 기다리겠소."
"부탁이에요.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제발 그만둬요!"
아무리 발버둥쳤으나 그의 힘 앞에 꼼짝할 수 없었다.
이 광경을 이층 창가에서 안드레아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슨 짓이에요!"
"갖고 싶소!"
"바보같이"
"진심이오!"
밀고 당기다 그들은 뒤 낙엽위로 함께 넘어졌다.
마시모는 그녀를 힘으로 덮쳐 누르며 위로 올라갔다.
"그만둬요!"
아레샤는 안간힘을 쓰며 몸부림을 치다 손에 잡히는 유리조각 같은 걸 거머쥐었다.
그걸 마시모의 목에다 들이대며 소리쳤다.
"죽이겠어요!"
그러나 마시모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럴 수 없을걸요."
아레샤는 힘없이 그 손을 옆으로 내렸다.
"아, 하느님!"
온몸에 힘이 풀려 나가고 있었다.
그걸 본 마시모는 그녀의 턱을 손으로 잡아 그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진심은 허락하고 싶은 거지?"
라 하며 짓궂게 내려다보았다.
"그만두지 못해요!"
아레샤는 그의 가슴을 쥐어박으며 다시 발버둥쳤다.
그러나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는 걸 마시모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발버둥치면 칠수록 그의 입과 손은 더욱 거칠어 졌다.
아레샤의 입 속으로 이미 그의 거친 혀가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고 그녀의 치마도 허리까지 말려 올라갔다.
그 속으로 들어온 마시모의 손이 그녀의 스타킹을 찢어 내리고 있었다.
이제 그녀의 몸에는 더 반항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는지 아니면 이미 포기한 건지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아니, 그것이 아니었다.
마시모보다 더 적극적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아레샤는 두 팔로 그의 목을 감고 있었고 그가 하체를 그녀의 다리사이로 끌어넣자 아레샤는 두 다리를 치켜올리며 그의 허리를 죄고 있었다.
이층 창가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안드레아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처음 당황하던 얼굴이 경악하는 표정으로 바뀌고, 다시 그 경악하던 표정이 실망의 얼굴로, 그 실망이 마침내 절망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치오르는 울분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미친 개 모양으로 휠체어로 방안을 마구 헤집고 다녔다.
이곳저곳 쾅쾅 쥐어박고 닥치는 대로 깨 부셨다.
쓸모 없는 다리를 쥐어뜯는가 하면 탁자 위에 놓인 책들을 집어던지고 침대 카바를 찢어 내기도 했다.
이 소리는 마시모에게 깔려 있던 아레샤의 귀에도 들렸다.
"안드레아....!!??"
"무슨 일이오?"
아레샤는 와락 마시모를 밀쳐내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아레샤, 기다려요!"
마시모도 바지를 끼어 올리며 뒤 따라 갔다.
그들이 이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에도 이미 이성을 잃은 안드레아가 닥치는 대로 깨고 던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안드레아! 안드레아?"
아레샤가 그의 방에 들어서자 온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안드레아는 눈에 불을 켜고 그녀를 노려보며 외쳤다.
"나가요!"
영문을 모르는 그녀는 그에게 다가서며 타이르듯 말했다.
"침착해!"
그러나 안드레아는 뒤따라 온 마시모를 보자 더욱 울분을 참지 못했다.
"나가요! 나가!"
눈이 까집힌 안드레아는 휠체어에서 벌떡 기어 내리면서 마시모의 바지가랑이를 쥐어뜯으며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일어서!"
참다못한 마시모가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식으로 그를 잡아 일으키려 했다.
안드레아도 어디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덤벼들었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아레샤는 마시모를 밀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당신은 돌아가요!"
"그렇지만.."
"관계없는 일이에요. 돌아가요!"
그녀의 얼굴을 힐끗 보던 마시모는 체념한 듯 돌아갔다.
그의 뒷모습은 이제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아~ 으흐흐흑~ 아~ 아~~~"
아레샤가 방안에서 흐느끼는 아들의 소리에 다시 그의 방으로 들어가려 했을 때에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안드레아가 안에서 잠가버린 모양이었다.
"안드레아, 문열어!"
"싫어요! 꼴도 보고 싶지 않아요! 으흐흐흑...."
아레샤가 비상구를 통해 뒷문으로 들어가자 안드레아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녀를 노려보며 외쳤다.
"빨리 나가요!"
"이제 억지는 그만 부리고.."
"자, 침대로 올라가라!"
아레샤는 엉덩이로 방바닥을 끄집으면서 도망 다니는 그를 간신히 잡아 침대 위로 끌어올리고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봐?"
"그걸 몰라서 물어요?"
"어디 얘기해봐!"
"엄마와 그를 보았어요."
그 말에 아레샤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허나 이제 더 피할 일이 아니었다.
피할 수도 없었다.
아레샤는 타이르듯이 얘기해 나갔다.
"그래, 서로 사랑한다. 허지만 그건 해서는 안될 일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사람이 원했던 거야. 다른 사람들처럼 엄마도 사랑이 필요한 거야. 그것이 자연이라고 생각해!"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그 말에 아레샤는 아들 옆에 바싹 다가앉으며 일깨우듯 말했다.
"정말이야. 자, 엄마를 잘 봐! 사랑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어? 사랑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살아갈 수 있는 거야. 그건 알겠지?"
"그런 거 다 거짓말이에요!"
안드레아의 머리 속에 그 확증스런 일들을 떠 올렸다.
닭장 속에서 소니아가 하던 말,
...뭐야? 병신인 주제에..
그리고 그의 방에서 아레타와의 일,
...누가 너 따위와 같이 자겠어...!
그는 엄마 앞에 외쳤다.
"절대로 거짓말이야!"
"어째서? 그렇게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어?"
"이런 몸의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안돼, 그런 말해선."
"지금까지 어느 여자라도 나를 사랑하려 하지 않았어요!"
그 말은 그녀가 가장 아파하던 부분이었다.
아레샤는 아들을 품어 안았다.
"그렇지 않아, 안드레아!"
같이 아파 해주지 못할 바에야 그녀가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안드레아는 엄마의 품에 안겨 다시 흐느꼈다.
"이제 울지 않아도 좋아!"
그리고 그를 떼 내어 두 손으로 그의 볼을 감싸안으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엄마는 너가 제일 좋다. 내가 낳았기 때문에 같은 피를 나눴지. 너 한사람만 고통을 받게 할 수는 없어."
그의 흐느낌도 그치고 어느 정도 진정한 표정을 읽은 아레샤는 그를 조용히 침대위로 눕혔다.
"이제 푹 쉬어라! 피로가 풀릴 테니까."
그러나 아직도 불안한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는 안드레아의 눈망울을 본 아레샤는 그를 안심시키려 그가 옷 벗는 것을 도와주었다.
"도와줄 게!"
"가지 마세요!"
"그만 운다고 약속하면 가지 않을 게!"
그제야 안심했는지 안드레아는 편안한 표정으로 위 세타를 손수 벗어 냈다.
그리고 다음 셔츠를 벗으려 할 때 그녀가 그의 손을 막았다.
"내가 벗겨줄 게!"
안드레아는 그의 셔츠를 벗겨주는 엄마의 모습을 황홀하게 올려다봤다.
그리고 바지의 허리끈을 풀어준 뒤
"그것도 풀러!"
하고 그가 호크를 푸는 사이 아레샤는 신발과 양말을 벗겨 내었다.
정말 얼마 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손길이던가?
"바지도 벗고..."
그의 바지를 벗겨내는 엄마는 자못 즐거워하며 행복한 표정이었다.
적어도 안드레아의 눈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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