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계 1-06
오드리될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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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1 18:18
무음계 1-06
어른들만의 섹스커뮤니티 소라넷 인기야설만을 엄선 소라넷야설
포근했던가?
풍류영은 어느 덧 눈을 감고 있었는데..... 그의 한 손은 공손초혜의
볼록한 젖가슴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얘.....얘가.....?)
문득,
"아.....!"
갑자기 공손초혜는 짜릿한 쾌감의 교성을 흘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
다.
풍류영의 두 손가락이 집게처럼 오므러져 자신의 젖꼭지를 잘근잘근
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 내가 지금 무슨 느낌을.....?)
공손초혜는 한 순간 맛보았던 짜릿한 감정에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며
급히 풍류영을 내려다보았다.
젖꼭지를 만지며.....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은 그는 이미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불쌍한 아이.....)
공손초혜는 풍류영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쓸어 주었다.
이때,
찬 바람이 불어왔고.....
"으음.....!"
공손초혜는 또다시 심한 현기증을 느끼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녀의 교구는 고통으로 떨리고 있었다.
* * *
연경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허름한 고찰---
풍류영은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아와 불공을 드렸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공손초혜,
그녀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온갖 정성을 다해 빌고 있었던 것이다.
향(香),
피어오르는 한 줄기 향은 낡은 부처상의 가슴을 타고 거슬러 올라 천
장 아득한 곳까지 번져 나갔다.
그 앞에는 풍류영,
그는 지금 공손초혜를 위해 빌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그래요. 부처님에게 빌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부처
님은 거짓말을 안 하시죠? 난 알아요. 아무 말씀도 없으시지만 이제
곧 누나의 병을 낫게 해 주실 거예요."
아아!
이토록 순진하고 착한 마음씨가 있단 말인가?
풍류영은 문득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난 오늘 거짓말을 했어요. 누나한테 말이예요."
거짓말?
"난 백마를 탄 왕자가 될 수 없어요. 기루에서 일하는 놈이 어떻게
왕자가 될 수 있겠어요? 하지만 말이예요.....누나는 꼭 공주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그렇다고 말해주세요."
풍류영의 눈에 눈물이 그렁였다.
"난 누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어요. 부처님.....이렇게 빌께요. 누나
에게.....꼭 왕자님을 보내주셔야 해요. 그리고 다른 말을 탄 왕자는
안돼요. 눈처럼 하얀 백마여야 해요."
풍류영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번졌다.
"누나에게 왕자님이 나타나면 난 어떻게 돼냐구요? 괜찮아요. 누나만
행복해지면 난 아무렇게나 돼도 좋아요."
그의 눈동자는 부처상의 자비로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멀리 떠날거예요. 나 같은 놈은 방해만 될 테니까요....."
풍류영의 음성은 끝내 가늘게 울먹이고 있었다.
"난.....누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다....."
그때였다.
한 노승이 불당 앞을 지나다가 안에서 향을 사르고 있는 풍류영을 발
견하고는 걸음을 바꿔 이쪽으로 다가왔다.
"이녀석.....또 궁상을 떨고 있구나."
서로 아는 사인가?
풍류영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반색을 띠며 고개를 돌렸다.
"다솔스님....."
다솔(多率)스님---
짧은 머리카락이 밤송이처럼 돋아나 있고 일신에는 색이 바랜 누런
승포를걸치고 있는 팔순 가량의 노승이었다.
언제 봐도 기분좋은 할아버지처럼 느껴지는 그였다.
허나,
만약 무림인들이 다솔이라는 이름을 들었거나 이 스님의 얼굴을 보았
다면 그 자리에서 소스라치고 말았을 것이다.
다솔(多率)스님---!
이 시대가 낳은 최대의 독설가(毒舌家)이며 악설가(惡舌家)이자 역설
가(逆說家)였다.
얼토당토 않은 괴상한 이론만을 주장하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희대의 괴승이었다.
그가 내놓은 주장만 물경 수천가지.....
그러나,
그것이 받아 들여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십 년 전 여름 그는 세상에 한 가지 역설을 주장했었다.
--- 열녀문(烈女門)은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
--- 피끓는 나이에 청상과부가 된 것만도 억울해 미칠 지경인데 열녀문
이라는 허울좋은 굴레를 뒤집어 씌워 여인으로 하여금 청춘을 망가뜨
리려 하다니.....
--- 생각해보라. 그 여인은 밤마다 끓어오르는 욕정에 잠을 못 이룰 것이
아닌가?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할 교합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사는 마
땅히 폐지되어야 한다.
열녀문의 폐지를 주장하던 그는 어느 날 한 열녀집을 찾아가 열녀문
을 뿌리째 뽑아 버렸다.
---과부여, 이제부터는 자유다. 마음껏 향락을 즐겨라!
열녀문이 뽑혀진 것을 본 열녀는 사흘 동안 부들부들 떨다가 종내에
는 황천으로 떠나고 말았다.
다솔스님은 괴벽(怪癖)도 있었다.
육 년 전에 있었던 채화부인(菜花夫人)의 사모사건(思慕事件)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채화부인이 가마를 타고 외출할 때나 외출에서 돌아올 때 가마
앞을 가로막으며 애절하게 사랑을 구원했다.
말이나 되는가?
채화부인은 홀몸도 아닌 재상(宰相)의 부인이 아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편을 버리고 자기하고 살아 달라는 것이었다.
기가 막힌 채화부인이 상대도 해 주지 않자 다솔스님은 황궁이 자금
성으로 달려가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 채화부인과 혼인시켜 주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시위(示威)하겠다.
자금성(紫金城)이 발칵 뒤집혔다.
그도 그럴 것이 시위라는게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일신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홀랑 벗고 날뛰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라.
중이 결혼시켜 달라고 알몸으로 날뛰니.....
일설에 의하면 하도 기가 막혀 황제조차 내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
이왕 말이 나왔으니 몇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
천하 각지에 퍼져 있는 절의 주지(住持)들이 소림사(少林寺)에 모여
대대적인 토론을 벌인 바가 있었다.
다솔스님은 여기에서 색금지율(色禁止律)의 삭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 고기를 먹지 말고 살생을 금하라는 계율은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이다.
--- 그러나 여색을 멀리하라는 계율은 절대로 찬동할 수 없다.
--- 욕정을 참게 되면 이로움보다는 해가 더 많다. 일례를 든다면.....불공
을 드리러 온 여시주를 간음한다든가.....슬쩍 몰래 빠져나가 사창가에
갔다 온다든가...등등의 많은 폐단이 따르기 마련이다.
--- 불제자(佛弟子)란 무릇 정신이 맑아야 한다. 그러나 욕정을 참게 되면
피가 들끓게 되고 그로 인해 흉심이 싹트는 것이다.
--- 더 높은 도를 닦기 위해서는 마땅히 피를 가라 앉혀야 하고, 피를 가
라 앉히기 위해서는 당연히 색의 금계율을 폐지시켜야 한다.
--- 빈승(貧僧)은 그것을 이 자리에서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맙소사였다.
죄 중에서도 가장 큰 색욕의 죄,
그것을 폐지하라고 주장하다니.....
소림사에 모인 대사들은 울화와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와들와들 떨
었고.....
다솔스님은 종내 그 자리서 쫒겨나고 말았다.
그 뿐이면 말도 안 한다.
어느 날인가는 여니(女尼)들만 기거하는 암자에 찾아가 이런 역설을
내놓은 바 있다.
--- 천재와 천재가 합치면 그보다 훨씬 뛰어난 천재를 낳는다고 했다.
--- 바로 그것이다!
--- 불가의 지대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좀더 뛰어난 불제자가 탄생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승과 남승이 결혼을 해야한다.
--- 이미 불도에 통달한 두 사람이 합치면 마땅히 태어나는 이세는 모든
것을 통달하지 않겠는가? 천재는 천재를 낳는다는 이론과 마찬가지
로.....
--- 누가 아는가? 혹시 달마(達摩)를 능가하는 희대의 중이 태어날지.....
--- 나가! 당장 꺼져 버려!
냉수 한 그릇 얻어 마시지 못하고 그 날밤으로 몰매 맞고 도망쳐 나
온 다솔스님.....
그것이 바로 저 유명한 남승(男僧)과 여승(女僧)의 결혼(結婚說)이었
다.
다솔스님이 내놓은 역설이나 주장을 나열하자면 며칠이 지나도 모자
랄 것이다.
.....
다솔스님은 타오르는 향불을 힐끔 바라보며 풍류영에게 말했다.
"초혜를 위하여 빌었느냐?"
"예."
다솔스님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혀끝을 찼다.
"쯧쯧쯧.....잔인한 놈!"
"예?"
공손초혜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빌었는데 그걸 보고 잔인한 놈이라
니.....?
다솔스님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녀석아. 네놈이 허구한 날 그렇게 비니까 초혜가 시름시름 앓으며
고통만 더 당하고 있는게야. 죽으라고 빌어봐라. 그 애가 고통을 받겠
냐? 극락왕생해서 편안해질 텐데."
이걸 말이라고 하는가?
세상에 이런 독설(毒舌)이 없었다.
--- 죽으라고 빌면 금방 뒈져서 고통도 사라질 텐데 무엇 때문에 살려달
라고 빌어 그녀의 고통만 더 심하게 만드느냐?
"스님.....?"
풍류영은 울상을 지으며 다솔스님을 쳐다보았다.
다솔스님은 힐끔 풍류영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어리기로서니 그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서야 되나....."
한심하다는 말투였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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