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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XY DRIVERS STORY. PART 3 : 우리는 부산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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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나방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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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XY DRIVERS STORY. PART 3 : 우리는 부산으로 갔다 

소라넷에서 유명했었던 야설들만을 모아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소라-6 

22-4 제휴업체 현황

*나의 이야기

개인택시가 아닌 회사택시를 모는 사람을에게 가장 힘든 일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마

도 만근을 채워야 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만근이라는 것은 한달동안

근무하면서 26회의 영업횟수를 채워야 한다는 뜻인데 강제적이지 않지만 기사들의 입

장에서 본다면 거의 강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1회의 영업횟수는 회사에서 차를 가지고 나와서 12시간동안 근무하면서 입금액을 채워

넣는 것을 의미하는데 택시운전이라는 것을 하루 12시간씩 26일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쥐꼬리만한 기본급(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20만원)과

입금을 제외하고 남는 일일 몇푼 가지고는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만근에 대한 40~50만

원 정도 되는 수당이라도 받기 위해 영업횟수가 모자라는 사람은 월말이 되면 '따블

'(24시간), '세따블'(36시간), 심지어는 '네따블'(48시간)까지 타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의 '따블'의 의미는 영업횟수를 늘리기 위해 2회 이상 연달아 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상한 것은 세따블이면 따블의 따블이니 48시간이어야 맞을 것 같은데 그냥 3회의 영업

횟수를 채운다는 의미로 쓰는 것 같다.

그날은 나도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따블은 가끔 타본 적이 있지만 세따블을 타니 머리

도 어지럽고, 속은 울렁거리고... 어쨌든 무사히 36시간을 마치고 만근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어지러운 머리를 달래가며 회사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연희동에서 연

희 로타리를 지나 직진하면 홍대역쪽으로 넘어가는 지하도가 있고 거기서 계속 직진을

하면 양화대교를 건너게 된다. 양화대교를 넘어가면 양평동인데 내가 다니던 회사가 그

곳에 있었다. 연희동에서 연희 로타리를 보고 로타리를 못미친 곳에 육교가 하나 있다.

그 육교 바로 전에서 한 젊은 여자가 나를 불러 세웠다. 양화대교 쪽으로 방향이 맞으면

얼마 않되는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세웠다.

그런데... '아저씨! 부산까지 태워다 주실 수 있어요?'

얼러려? ...... 택시를 운전하다보면 여러가지 경우를 만나게 되고 가끔은 장거리 운행도

하게 되지만 이런 어린 여자애가 큰 돈을 내가면서 그렇게 먼곳으로 가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 가끔은 젊은 여자의 경우 목적지까지 가서 돈 없으니 몸으로 때우겠다

는 일도 있는데 돈도 받고 몸도 받으면 꿩 먹고 알 먹고가 되겠지만 몸만 받을 경우는

돈을 벌기 위해 운전하는 기사의 입장으로서는 매우 더러운 경우이다. 물론 아무 것도

못 받은 것보다는 낫겠지만...

'가실 수 있으세요?'

난 상체를 굽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세따블을 타서 정신까지 혼미했던, 극도로

피곤했던 나는 그녀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는 예뻤다. 보자마자 욕정이 치솟거나

할 만큼 섹시하거나,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고 과대선전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어디 한 곳이라도 부족한 곳이 없었고 거기다 한 손으로

쥐기엔 어려울 듯한 섹시한 가슴... 특히나 매력적이었던 것은 크고, 금방이라도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올 듯한 눈망울이었다. 눈이 크고 예뻐서였는지 다른 모든 곳도 예뻐보였

고 그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리고 귀여운 이미지였다.

글쎄... '연예인 OOO와 비슷했다.'라는 표현을 과히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굳이 닮은

이미지를 찾는다면... 음... 생각이 않난다. 여름이었기에 그녀의 옷차림은 간단했다. 정

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여름에 여자들이 흔히 입는 갈색 긴 나시 원피스를 입었고 손에

는 조그만 다이어리 겸용 지갑을 가졌고 나중에 본 것이지만 맨발에 갈색 샌들을 신고

있었다. 난 짧은 순간동안 많은 갈등을 겪었다. 하필 오늘같이 세따블이나 탄 날 이런

먹이감이 걸리다니...

결국 난 모험을 하기로 했다.

'얼마에 가실래요?'

요금 흥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NG를 낼 생각이었다.

'저 왕복해야 되는데 가셔서 두시간 정도 기다리셨다가 올라와주시면... 한... 백만원이

면 될까요?'

이런. 이거 사기 아니야? 부산까지의 왕복 톨게이트 비용은 (정확히는 잘 몰랐었지만

...) 5만원이면 충분할테고 왕복에 필요한 LPG GAS값도 왕복에 5~6만원이면 될 것이

고 1회의 영업횟수를 더 하게 되니 회사에 입금할 비용은 7만원... 중간의 식대 등을 포

함한 하드웨어적인 비용만 따진다면 원가는 약 20만원 정도일텐데 그렇다면 내가 가지

게 될 마진이 80만원? 보통 부산까지의 왕복은 50만원 정도만 받아도 봉 잡았다고들 하

는데 그 두배인 100만원을 주겠다니 이건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부잣집 막내딸이거

나 아니면 가고 나서 몸으로 때우겠다는 사기성 짙은 (싸가지 없는...) 년이거나 둘중의

하나가 분명했다. 그러나 부산까지의 왕복에 100만원, 아니 80만원을 번다는 계산은

IMF의 한파를 맞아 횡단보도 끝에 줄줄이 서서 손님을 기다려야 하는 한 사람의 택시

기사로서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선금으로 받아야 되거든요...'

안전장치라고나 할까. 선금이 아니면 100만원이 아니라 1000만원이라고 해도 가면 않

된다.

'조금 가시다가 은행이 있으면 찾아서 드릴께요. 집에서 바로 나오느라...'

더이상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타요.'

'서울역이나 터미널 가면 기차나 버스 탈 수 있는데 왜 큰 돈 들여서 택시를 타는 거예

요? 아직 학생인 것 같은데...'

일단 양화대교를 건너 올림픽로를 타고 한남대교쪽으로 가며 내가 물었다.

'사정이 있어서요.'

사정? 후후후 그래. 곧 사정(?)이 있을거야... 찬찬히 그녀의 전신을 흝어보니... 와우!

이거 물건일세. 피부는 전체적으로 윤기가 흐르고 크고 예쁜 눈과 각이 아름다운 코, 거

기다 도톰하고 꼬리가 약간 치켜 올라간 섹시해 보이는 입술과 그 안으로 살짝 살짝 보

이는 가지런한 치아, 그리고 미소지을 때마다 드러나는 귀여운 보조개까지... 보조개가

있는 여자 중에 명기가 많다는 말이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꿈틀거리기 시작

하는 나의 꿈틀이는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그녀와 나는 뜻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신갈을 지나 오산을 향해 달렸다. 이미 돈을 다 받

은데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취한 나는 안성을 지나면서부터 무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항상 깨끗하고 단정하게, 유행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쪽으로 나의 외모를 준비하곤 했는데 2편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지만 간단히 다시

설명하자면 주로 락 그룹의 보컬리스트 같은 테마로 내 외모의 컨셉을 맟추곤 했다. 그

리고 두번째로 무드를 조성하는 아이디어는 음악이다. 무드가 조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

서의 돌발적인 움직임(다 알면서...^^)은 거부도 심하거니와 후환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는 사전의 무드 조성에 꽤나 신경을 쓰는 편이다.

경험에 의하면 상대 여자가 왠만한 클래식 매니아가 아니라면 클래식은 피하는 것이 좋

다. 처음엔 특이한 기사라는 느낌에 좋아할지 모르지만 곧 실증을 느끼게 되니까. 그렇

다고 최신가요나 기타 우리나라 노래를 듣게 하는 것도 도움이 않된다. 가사를 알아듣

기 때문에 신경이 그쪽으로 쏠리면 나의 존재감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 나는 내가 무드 조성의 도입부에 즐겨 사용하는 음악 테잎을 틀면서 '이 곡 아세요?'하

고 물었다.

미국 메탈 그룹 NIGHT RAINGER의 [SISTER CHRISTIAN]. 일반적으로 많은 한국 여성

이 프로그레시브 락에 약하다는 것이 나의 그동안의 분석 결과다.

'프로그레시브 좋아해요?'

'글쎄요...' '나이트 레인저는 미국 헤비메탈 팀인데 이 시스터 크리스찬이라는 곡만은

어떤 프로그레시브보다 더 프로그레시브한 곡이예요.'

일단은 생소한 음악장르라고 하니까 관심을 가지고 듣는 눈치다.

(음악 매니아로서 이 훌륭한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는 별 인기가 없다는 것에 대해 분노

를 느낀다.)

'motoring. what your price for price...'

노래가 갖는 박자나 감정의 고저에 따라 차의 스피드를 조절하는 것은 효과가 있다.

'motoring. yeh... motoring... em... yeh... motoring......'

일단 눈을 감고 그 노래에 심취하는 듯한 모션을 보이면 일단 성공한 거다. 노래가 끝나

자 CAMEL의 [STATIONALY TRAVELER] 앨범으로 갈아끼웠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 제가 오늘 소윤씨(그녀 이름이다. 이름도 예쁘다.)의 전속

DJ가 되어드릴께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아는 노래 [LONG GOODBYE]가 나오자 그녀도 그 선율에 따

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후후후... 귀여운 것... 나는 내 행동의 배경을 남 구미 근처에

서로 정해놓고 있던 상태였으므로 죽암 휴게소에서 한번 쉬었다. 다시 차를 출발시켰을

때는 음악의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경쾌하고 신나는 메탈 곡... WHITE LION의

[GUILTY OF LOVE]. 이미 마음이 열린 상태여서인지 나의 몇가지 짖궂은 질문에도 곧

잘 대답하는 그녀가 더욱 귀엽다. 직접적으로 섹스 해봤느냐는 질문 같은 것은 분위기

를 깨는 지름길이다.

'예뻐서 좋겠다.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하지 않아?'

슬그머니 말을 놓으며 던지는 이런 질문은 여자의 공주병을 자극하지...

'키가 큰편이네. 언제부터 키가 커지기 시작했어?'

일반적으로 키와 가슴이 커지고 그 곳에 음모가 자라기 시작하던 때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다.

'애인이 좋아하겠다. 손도 예쁘고...'

이런 질문에서는 이 ...(말 줄임표)에 신경을 써야한다. 은근한 느낌이 들어야 그 질문이

갖고있는 성적인 이미지를 무의식중에 느끼게 되고, 또 지나치지 않아야 나에 대해 느

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질문으로 아주 미세하게 그녀의 본능을 자극하다가

'이렇게 나랑 둘이서 캄캄한 밤에 고속도로를 가는거 무섭지 않아?' 하고 나도 늑대로

돌변할 수 있음을 넌즈시 암시한다. 고속도로엔 뿌옇게 안개가 끼었다. 이런... 날씨가

좋군...후후후... 이젠 음악을 바꾸어야 할 타이밍이다. 가벼운 재즈나 프로그레시브, 또

는 샤우트보다는 육성으로 흐느끼는 메탈 발라드가 좋다. 내 목적지(?) 남구미에 다가

올수록 그녀의 몸과 마음을 나른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렇다. 황간 휴게소를 지나면서

OZZY의 테잎을 틀었다. [GOODBYE TO ROMANCE].

'사람들은 오지 오스본 하면 난폭하고 지저분하고 미친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그의 놀라운 서정성에 감동하지 않을수 없죠.'

그런데 돌발 상황이다. 어둡지만 가끔씩 하얗게 드러나 보이는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고여 있음을 보았다. 이런... 이게 뭐야... 그녀가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보며 음악을 듣다가 끝내 눈을 감을때 나는 보고야 말았다. 그녀의 예쁜 눈썹 밑으

로 떨어지는 한 방울의 눈물... 나도 음악을 듣다가 순간적인 인스피레시션으로 울어본

일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그녀는 단순히 음악 때문만이 아닌 듯 했다.

'아마 로맨스에 대한 상처를 겪은지 얼마되지 않은 모양이군...'

사연이야 어떻든 그 한 방울의 눈물이 내게 아름다움으로 느껴졌다면 그건 어떤 의미일

까... 무슨 일이냐 라든지 왜 우느냐 하는 질문의 바보같은 짓이다. 난 아무 말 없이 그

녀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잠시 멈칫 하는 듯 했지만 곧 그녀는 내 품으로 안겨왔다. 그

리곤 이젠 어깨를 들먹이면서 울기 시작했다. 난 그녀의 움직임이 잦아들 때까지 아무

런 말도, 위로도 하지 않았다. 이런... 날 샜군. 경험상 울고 난 후의 여자는 더 공략하기

가 쉬웠지만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나를 믿고 내 품에 안겨 슬픔에 잠긴 여자를 능욕하

고 싶지는 않았다. 테잎을 바꾸었다.

KENNY. G [MIRACLE].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숨소리가 조용해지는게 아마도 잠이 든 것 같았다. 잠들만도 하

지. 드디어 내가 목적지로 삼았던 남구미 톨게이트에 도착했다. 내가 남구미를 목적지

로 삼았던 것은 그곳이 공장지대라 늦은 밤에는 인적이 거의 드믈고 크지 않은 개천을

따라 지방 도로가 뻗어있어 어딘가 차를 대고 섹스를 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진데다가

조금만 구미 쪽으로 들어가면 모텔들이 즐비해서 상대와 서로 즐기기로 뜻이 맞으면 편

안한 섹스도 수월하다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이미 그녀를 범하지 않는 것으로 단

념을 했지만 오는 동안의 긴장이 풀어진데다 세따블, 아니 이젠 네따블의 피로가 몰려

와서 나는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조용히 흐르는 개천가에 차를 대었다. 안개는 더욱 짙

어졌고, 개구리들과 쓰르라미들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모든 불을 끄고 앞을

바라보며 케니의 섹스폰을 듣던 나는, 그녀의 등받이를 뒤로 젖혀 그녀를 편하게 뉘었

다. 그리곤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있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희미한 불빛이었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원래 그런 습관

이 있는지 그녀는 그 조그맣고 예쁜 입술을 가끔씩 오물거리곤 했는데 그게 너무 예뻐

서 난... 조금씩 몸을 굽혀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대어 보았다. 그녀의 따스한 숨결을

느끼며 그녀의 매끄러운 입술을 가볍게 마신 다음 나는 다시 상체를 일으켜 그녀의 모

습을 보았다. 그녀의 탄력있게 보이는 가슴에 조심스레 손을 대어 보았다. 손 끝에 느껴

지는 그녀의 뛰는 심장이 내 귀에 박동소리로 들리는 듯 했다. 무슨 위기가 닥쳤는지도

모르고 마냥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순수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시트의 등받

이를 눕히고 깊은 잠에 빠져 들어갔다.

 

소윤의 이야기

남자친구가 떠난지 일년이 되는 날이야. 처음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하고 생각했

고 실제로 그가 나를 떠난 때보다는 마음이 많이 안정이 되었지만 오늘 오후에 문득 달

력을 보고 그가 떠난지 일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많이 슬펐어. 미칠 것만 같았지.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헤어졌다면 살아가는 동안 잊혀져 갈 테지만 그의 떠남은 다시

만날 수 없는 곳으로의 떠남이었기에 난 더욱...

'나랑 안가고 다른 사람들이랑 놀러가다니...삐질거야. 나' 하는 내 말에 그는 '미안해.

다른 친구들이 다 혼자 오는데 널 데려가기가 좀 그래. 다음엔 너랑 나랑 둘이서만 가자

. 응?' 하면서 제주도로 떠났고, 돌아오는 길에 파도가 거센 바다위를 달리는 배 위로 나

왔다가 미끄러져 바다 속으로 빠져버렸다고 해. 그리고는... 다시 볼 수 없었어. 꿈에서

조차...

지난 일년동안 너무 힘들었어. 나. 가끔씩 너무 어리광을 부려 그를 곤란하게 했던 일...

자주 부리는 나의 짜증에도 웃으면서 다독거려주며 달래주던 그... 그가 간혹 몸을 요구

할 때 너무 두려워서 싫다고 하던 나를 '그래. 우리에겐 더 많은 시간이 있으니 네가 원

할 때까지 기다릴께.' 하며 부드럽게 안아주던 그의 밝은 웃음... 그런 일들이 생각이 날

때마다 그가 더 그리워지고 때로는 (부끄럽지만...) 그가 내 몸을 원했을 때 안을 수 있

게 해줄걸... 하는 후회도 했었어. 그가 먼 곳으로 간 후 일년이 되는 오늘을 깨닫는 순

간... 난 그가 이세상에 마지막으로 있었던 그 바다에 가고 싶었어. 그리고 이제 더이상

나의 사랑일 수 없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싶었지. 이젠 그를 잊고 새로운 삶

을 살아가야만 하니까...

부산... 먼 곳이야.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가본 적이 있지만 너무 먼곳이었고 또 무서웠

었어. 내가 지금 사는 곳과는 많이 다른 곳이고... 낯선 사람들... 낯선 바닷가가 너무 두

려웠어. 그래! 돈이 많이 들더라도 택시를 타고 갔다오면 될거야. 하고 생각한 난 현금

카드와 몇가지 간단한 것들을 챙겨 집 앞의 큰길로 뛰어나갔지. 마침 한 대의 택시가 오

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었어.

'아저씨! 부산까지 태워다 주실 수 있어요?'

어머! 좀 특이한 분위기의 기사 아저씨였어. 가운데 가르마를 탄 단발머리에 노란색 선

그라스, 까만색 티셔츠와 까만색 진바지... 그리고 차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NEWTROLS의 음악이 흐르고 있었지. 기왕 먼 길을 가야하니까 이 아저씨랑 가면 좋겠

다. 이상한 음담패설만 해대는 그런 아저씨는 아닌 것 같으니... 그 아저씨가 한참 고민

을 하길래 한 번 더 물어보았지.

'가실수 있으세요?'

'얼마에 가실래요?'

... 얼마면 갔다올 수 있는지 잘 몰랐지만,

'저 왕복해야 되는데 가셔서 두시간 정도 기다리셨다가 올라와주시면... 한... 백만원이

면 될까요?' 하니까 '선금으로 받아야 되거든요...'

아빠께서 주신 지난 달 용돈이랑 전에 있던 저금을 찾으면 될 것 같았어.

'조금 가시다가 은행이 있으면 찾아서 드릴께요. 집에서 바로 나오느라...'

'타요.'

'서울역이나 터미널 가면 기차나 버스 탈 수 있는데 왜 큰 돈 들여서 택시를 타는 거예

요? 아직 학생인 것 같은데...'

한강 다리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면서 그 아저씨가 물어보기에 '사정이 있어서요

.' 했어. 좋은 아저씨 같긴 했지만 일일이 설명하긴 힘든 일이니까. 그 아저씨는 운전을

참 편안하게 해서 난 정말 안심이 됬어.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닌데도 불안하게 하거나 몸

을 쏠리게 하거나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거나 하지 않고 편하게 가니까 정말 다행이다

싶었지. 전에 생각하고 있던 다른 택시 아저씨들과 많이 다른 모습이라 다시 살펴보니

노란색 선그라스가 잘 어울리는 그 모습이 깔끔해 보이고 인상도 좋아 난 더 예쁘게 하

고 나오지 못한 것이 좀 후회가 되었어. 마지막 인사를 하러 부산으로 가면서 다른 남자

에게 눈길을 주는 내가 놀라웠지만... 그 아저씨는...

(그러고보니 나이도 한 스물 다섯이나 여섯 정도일 것 같으니 오빠라고 해야 될 것 같기

도 하고...)

아뭏튼 그 오빠는 참 괜찮아 보였어. 무슨 곡인지 모를, 그렇지만 보컬의 목소리가 아주

매력있는 곡을 틀면서 '이 곡 아세요? 프로그레시브 좋아해요?'하고 그 오빠가 물었어.

'글쎄요...'

내가 아는 프로그레시브 그룹은 CAMEL, BAKLEY JAMES HARBEST, PINK PLOYD 정

도였고 그 앨범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다른 그룹은 잘 모르니까...

'나이트 레인저는 미국 헤비메탈 팀인데 이 시스터 크리스찬이라는 곡만은 어떤 프로그

레시브보다 더 프로그레시브한 곡이예요.'

좋은 곡인 것 같아서 레코드 가게 가면 물어보고 사야겠다고 생각했어. 영어 가사라 잘

못알아 들었지만 드라이빙을 뜻하는 'motoring'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왔는데 지금의

고속 주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노래가 끝나자 그 오빤 테잎을 갈아끼웠는데 그

테잎은 내가 자주 듣는 CAMEL의 [STATIONALY TRAVELER] 앨범이었어.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 제가 오늘 소윤씨의 전속 DJ가 되어드릴께요.'

전속 디제이라... [LONG GOODBYE]가 나왔어. 좋은 멜로디야. 언제 들어도...

'예뻐서 좋겠다.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하지 않아?'

빠른 헤비메탈 노래를 틀어주며 그 오빠가 갑자기 내게 물어보았어... 내게... 예쁘다는

말을 해주던 사람... 불현듯 그가 그리워졌지.

'키가 큰편이네. 언제부터 키가 커지기 시작했어?'

별로 안큰데...

'애인이 좋아하겠다. 손도 예쁘고...'

너무 가슴이 아팠어. 떠나간 그는 항상 내 머릿결과 손이 예쁘다고 쓰다듬곤 했었지.

'이렇게 나랑 둘이서 캄캄한 밤에 고속도로를 가는거 무섭지 않아?'

후후... 차라리 TV 범죄 프로에서 본 것처럼 그가 나를 강제로라도 범해주기를 바랬었

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 음탕한 걸까? 어쨌든 난 나의 처녀를 버림으로서 떠나간 그를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또 오빠는 날 떠나간 그 사람처럼

친절하고 부드러운 남자였으니까. 뿌옇게 안개가 끼고 어두운 고속도로에서 좋은 노래

를 들으며 한밤의 드라이브를 하게되니 뭐랄까...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는 마음이라고

할까... 아뭏튼 이번의 부산에로의 여행이 내겐 예전의 나를 찾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이게 뭐야! 오빠(이젠 오빠라는 호칭이 자연스럽네.)가

또 테잎을 바꿨는데... OZZY OSBOURNE의 [GOODBYE TO ROMANCE]... 날 떠나간

그가 좋아하던 노래였어.

'사람들은 오지 오스본 하면 난폭하고 지저분하고 미친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그의 놀라운 서정성에 감동하지 않을수 없죠.'

이 노래에 대한 설명까지도 그 때의 그 사람과 너무 비슷했어. 난 무었인지 둔탁한 것으

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니 앞만 바라보았어. 그리고 조금 후에 난 내가 울고 있

는 것을 깨달았지. 오빠가 볼까봐 창피했는데 갑자기... 내 어깨를 감싸주는 손이 있었

어. 오빠였어. 난 그 따스함이 너무 좋고 고마워서 그 오빠에게 기대어 많이 울었어. 무

엇보다 고마웠던 건... 왜 우는지 물어보지 않았다는 거야. 궁금했을텐데... 오빠가 물어

보았다면 난 아무 대답도 못했을 것 같아. 어느 틈엔가 난 포근한 그 오빠의 품에서 잠

이 들었었나봐. 난 행복한 꿈을 꾸었어. 나를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멋진 사람이 내

입술에 달콤하게 입을 맞춰주고... 내 작은 가슴을 부드럽게 감싸며 나의 이마에 긋나잇

키스를 해주는... 아주 행복한 꿈을...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아주 낯선 곳에 내

가 누워있었어. 난 어떻게 된 것인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 그리곤 생각해냈어. 울고

있는 나를 편안하게 안아주었던 오빠가 있었고... 갑자기 무서워졌어. 불안했고... 예전

의 그가 나를 떠났을 때 처럼 오빠가 날 떠나지 않았을까...? 그러면 난 또... 붙잡아 보

지도 못한 채 그를 보내야만 하는 거겠지... 그래서 난 몸을 일으켜 그를 찾았어. 그리고

난 보았어. 나의 옆에서, 나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잠들어 있는 오빠의 귀여운 모습을...

후후... 울다 잠든 나는 완전히 무방비였을텐데... 그가 나쁜 사람이었다면 난 지금쯤...

나... 나 말이야. 부산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여기... 내 옆에 있으니까. 나를 안아

주고 흔들어 주다가... 이내 잠든 나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혀줄 그 사람이... ... 이제 눈

을 다른 곳으로 돌려줘. 나... 잠든 그의 입술에... 음... 후후... 입맞춤 할 거니깐...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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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21 추천 0

바하무트 산은 다룬 제국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예로부터 영산이라 불리워진 산이었다. 다룬 제국을 세운 초대 황제인 카이젤 황제가 천명을 받은 곳…

LA의 두자매 이야기 LA의 두자매 2부 사랑의 불꽃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23 추천 0

그날 이후 지희(미스 정)와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하루라도 목소리를 듣지 못하곤 밤잠을 이룰수 없을 정도로 본격적인 만남을 가졌다.대학 1학년이 …

LA의 두자매 이야기 LA의 두자매 1부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31 추천 0

199x년 어느 여름날."저~ 죄송하지만 20달러만 빌려주실래요"옆 사무실에 일하는 노처녀 미스 정이 조심스럽게 찾아와 말을 건넸다. 평소 이름…

붉은 수수밭 4부 2장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19 추천 0

봉순엄마가 장돌뱅이 이씨를 따라 나선지 벌써 한달이 넘었다.날마다 쉬지 않고 장이 열리는 장을 따라 걸음을 걷는것이 봉순엄마가 견디기는 너무 힘…

붉은 수수밭 4부 1장 제4화 세명의 도둑들(三人의 盜賊)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26 추천 0

한편, 효원과 헤어진 봉순엄마는 며칠동안은 이곳 저곳으로 뜨내기 생활을 했다.그동안은 쫓겨날때 옷 보퉁이 속에 숨겨둔 은가락지 두개와 시집올때 …

내 아내 보지 걸레 만들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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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6.10 조회 14 추천 0

그 다음날 우린 아무일 없었듯이 서로 웃으면서 돌아다니다가 헤어질시간이 되어 인사들을 나누고 헤어지려는데 민영씨가 내 옆으로 살짝와서는 내 손에…

내 아내 보지 걸레 만들기 16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19 추천 0

모텔방으로 들어와 민수를 침대에 눕히자 땀이 흘러 내리는 것이다민영씨가 " 고생하셨내요 음료수라도 한잔하고 가시죠 "난 그러자며 자리에 앉아 음…

내 아내 보지 걸레 만들기 15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14 추천 0

그는 일부러 자는척하는것 같았다 그는 그의 아내와 내가 무슨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하는듯 했다난 술이 남아 있어지만 술을…

카오스외전 18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18 추천 0

하지만은 정작 그런 일의 원인인 현진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지 그 일을 예기 해주자 하는 말이......."그것들 바보 아니야. 할려거든…

카오스외전 17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7 추천 0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가 있었을가 하고 말이다.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은 그래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

카오스외전 16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21 추천 0

늙은 몸이지만은 젊을때나 지금이나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성인지나 책같은 데서는 하고나면은 날아갈거 같고 성취감을 가진다고 하지만은 그건 정말로 …

포로가족 80부(완결)
등록자 토도사
등록일 06.10 조회 11 추천 0

바비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딕은 바비에게로 몸을 던지면서 침대에다가 쳐박았다.바비는 총을 찾으려 베개밑으로 손을 뻗었지만, 딕은 이 순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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