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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Angel 1부 3장 내 딸이... 욕실에서.....

씨봉새 0 74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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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Angel 1부 3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건 정말 말도 안돼요. 내 딸이... 욕실에서......"
실은 옆에서 낮게 웅성거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니 흐릿하게 침대의 휘장이 보이고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낯익은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엄마......"
실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머리가 어지러워 제대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실 대체 어떻게 된 거니? 욕실이 다 부서지고. 너도 기절해 있고 게다가.."
"마님. 잠깐만 기다리세요. 실 아가씨는 아직 쉴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레이나인....."
실은 그제야 옆에 서 있던 레이나인을 발견하고 미소지어 주었다. 레이나인은 곧 울먹이기라도 할 거 같은 표정으로 안쓰러운 듯 실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 그러니까.. 목욕하는데.. 갑자기 커다란 소리가 나고 천장이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무너져 버렸어요. 벽도 무너지고.. 나 피도 났는데 다친 데가 없었어. 이상하지..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까만 게 욕조에서 튀어 나와서 난 기절해버렸어."
실은 설명은 뒤죽박죽 뒤섞여 있었지만, 그녀의 설명으로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역시. 그 소년은 하늘에서 떨어진 건가? 실이 먼저 들었다는 커다란 소리는 지붕이 구멍나는 소리?"
"하지만 지붕이 뚫리고 아래층까지 떨어질 정도면 엄청나게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는 건데 그 충격에서 사람이 살아 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저기 우린 중요한 걸 하나 잊고 있는데...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나?"
"..........."
"...... 아마 못 날죠."
"그럼 어디서 떨어진 거죠. 그럼 떨어진 게 아니란 건가요?.."
"그건 그렇다 쳐도 몸에 있는 화상이랑 칼자국들은......"
실은 그녀가 이해 할 수 없는 말들을 해대는 주위사람들 때문에 머리가 더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라미, 아니샤. 시에린, 일렌.. 그녀들의 이름이 실의 머리 속을 빙빙 돌았다.
"제발 그만 좀 해요..."
모기소리처럼 조용한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에 가려졌지만 레이나인만은 그것을 들었다.
"이봐요 나가서 떠들어요. 그만 하라고요. 아가씨는 휴식이 필요해요."
레이나인의 그녀의 아가씨를 위해 사람들을 네사람을 하나씩 밖으로 끌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한사람을 내보낼 때 실의 어머니이자 이 집안의 가장인 에리나 프라인은 레이나인을 대견스럽게 바라보았다.
"마님도 나가세요."
그러나 레이나인의 단호한 한 마디에 에리나는 실의 방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 - = - = - = - = - = - = - = - =
태어났을 때부터 한번도 변하지 않은 너무나도 밝은 세계. 그것은 순백의 어둠이었다. 너무 밝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암흑보다도 더한 절망을 나에게 안겨 주었다. 나는 어느 날 암흑을 보았다. 빛을 누그러트리는 어둠.. 그 어둠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나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레그나 루시페르라는 저주받은 이름을 주었다. 나는 깨달았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톱니바퀴처럼 세상을 유지할 뿐.. 신은 인간 외에는 자유의지를 허락하지 않는 것인가? 인간을 향한 질투와 저주 때문에  나는 그를 따라 반란을 일으켰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 너무나 오래 된 그 과거의 기억을 지우며 그는 꿈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인식할 수 없는 건물의 천장과 뿌연 인간의 얼굴을 보며 그는 입을 열었다.
"여긴 어디?"
"오호 깨어난 건가? 상처가 심해 며칠은 더 걸릴 것 같았는데 정말 놀라운 생명력이야."
성대를 울려 탁한 음색의 목소리를 내는 나이 든 사내의 모습이 그의 눈에 처음으로 들어온 생명체였다.
"인간인가?"
"하하 깨어나자 말을 재미있게 하는군. 그래 나는 사람이야. 괴물이 아니라고.."
"최악이군...."
그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로 보이는 늙은이에게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인간계로 떨어지다니.. 게다가 인간들 사이에. 차라리 몬스터 소굴에 떨어지는 것이 훨씬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네가 깨어났으니 걱정 안 해도 되겠어. 엄청난 상처이긴 하지만 정신을 차렸으니 위험은 넘긴 거야."
늙은 의사는 그가 무시를 하건 말건 자신의 말을 다 지껄였다. 그리고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안에 들어 온 것은 실의 어머니인 에리나였다.
"어머 정신이 든 건가요. 선생님?"
"하하 그러네. 내 의술이 좀 뛰어난가. 이 정도 상처야 약과지."
늙은 의사는 고개를 돌려 에리나를 바라보며 자신감을 과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든 나도 가봐야겠네. 이 청년이 깨어났으니 나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가봐야지. 아참 실은 괜찮은가?"
"네. 실도 방금 정신이 들었어요."
에리나는 웃으며 의사에게 답했다. 늙은 의사는 에리나에게 인사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 그에게도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는 천장만을 바라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늙은 의사는 무안하게 웃으며 진료가방을 들고 방에서 나갔다.
에리나는 방문을 닫고 어색하게 서 있다가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 말없이 의사가 앉아 있던  의자를 끌어다가 앉고는 가만히 침대에 누워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의 몸과 주변을 인식했다. 몸에는 마력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고 육체 역시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다. 마력을 모두 소모한 악마에게는 죽음뿐이라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갔다. 그는 대기에 흐르는 마나를 몸 안으로 흡수했다. 조금씩 몸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의 옆에 앉은 여자를 쳐다보았다. 이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외모. 성숙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녀의 눈동자는 멍하게 초점이 흩트려져 있다. 그는 마음속으로 실소했다. 아마도 그의 외모 때문이리라. 인간들은 사람들의 외모에 너무 많은 지배를 당한다. 그런데다가 악마의 미혹에 너무나 쉽게 걸린다. 그는 방금 흡수한 마나를 마력으로 바꾸어 응집시켰다. 그리고 응집된 마력을 움직여 흐릿한 푸른 색 오라를 만들어 에리나의 몸을 감쌌다. 그 오라는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그녀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망가진 몸을 약간은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에리나는 약간 정신을 잃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쳐다본 얼굴인데.. 아무렇게나 흩트려져 있지만 검은 비단 같은 머리카락 깊이를 알 수 없는 칠흑의 보석 같은 눈동자. 새하얀 피부 위에 연한 분홍빛 입술. 부드럽게 굴곡진 얼굴에 오똑하게 솟은 콧날. 인간과 다른 극한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는 머리 속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와 눈을 마주쳤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느낌에 그녀는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당신. 이름이 뭐죠?"
그녀는 긴장 속에서 겨우 겨우 입을 열어 그에게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고요한 웃음을 짓는 그의 모습에 이유를 알 수 없이 가슴이 진탕 되는 것을 느꼈다.
"나의 종이 되겠다고 맹세한다면 가르쳐 주죠."
이해할 수 없는 요구가 담긴 대답. 하지만 에리나는 스스로도 억제할 수 없는 끌림에 끝내 말하고 말았다.
"당신의 종이 되기로 맹세해요. 그러니 가르쳐 주세요."
이 상황을 누가 납득할 수 있으랴. 리저스 최고의 상회를 이끄는 에리나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온 것을.... 그러나 지금 이방은 주위에서 격리된 것처럼 이상한 위화감에 뒤덮여 에리나를 그렇게 이끌고 있다.
그녀는 십육년 전에 마지막으로 느꼈었던 흥분과 떨림으로 그의 입에서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나의 이름은 레그나 루시페르.."
그 말은 결정적으로 그녀의 이성을 무너트려 버렸다. 정체불명의 울림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스며들어 정신을 어지럽혔다.
"루시페르님."
그녀를 지배하는 어떤 의지가 마음대로 말을 했다.
"루시페르님. 당신의 종에게 명령을."
"나의 입술에 키스해라."
"당신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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