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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로 흐르는 강 ? 6부

명란젓코난 0 516 0

소라-5/ 605 



아틀란티스로 흐르는 강 ? 6부


억겁의 시간속으로 사라진 비극의 땅 아틀란티스 !


욕망을 태워 등불을 밝히고, 체액을 짜내어 기름을 만들고, 온몸을 부수어 배를 만들어

모두가 그리워하는 열락의 땅으로 가고야 말리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있을지라도…



6부 ? 현실


호수에서 시내로 돌아오는 동안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현수는 다시 모자를 눌러쓰고

눈빛도 알수 없는 어둠속으로 가라앉았다. 눈물이 계속 흘렀다. 나이어린 제자가 보는데

이게 무슨 꼴인가 반문하여 참을려고 해도 자꾸만 흘러 내렸다.

어느새 현수의 집까지 도착했다.

현수가 내릴려다 말고 진경을 돌아보았다.


“선생님…”

“아무말 하지마… 어떤 말도 하지마…죄송하단 이딴 소리 듣기 싫어…”

“…”


현수는 내렸다. 진경이 차를 돌리는 동안 현수는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집으로 가기 싫었다. 운전대옆 자동차시계를 보니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시 차를 돌려 시내를 벗어났다. 대도시의 9시는 한창 흥청대고 북적대는 시간이나 시골 작은 도시라 벌써 적막하다. 이윽고 한적한 숲길이 나왔다. 길옆으로 차를 주차시키고 진경은 한동안 멍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앞을 바라보았다. 암흑속에 조금전의 광란의 섹스 장면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미쳤던 것 같다. 히로뽕을 맞고 섹스를 하면 그렇게 된다고 하더니 꼭 그렇다. 진경은 운전대에 머리를 떨구고 훌쩍이기 시작했다. 울면서 문득


‘애액과 눈물은 상관없는 걸까? 아까 그렇게 쏟았건만 눈물은 또 뭐야…’하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조금전 현수는 섹스를 끝내고 차안에 있던 크리넥스 한통을 다 사용할 만큼 서로의 몸을 닦고 시트를 닦았다. 또한 비릿한 냄새를 없앨려고 방향제를 뿌렸다. 그런 현수의 배려가 진경은 고마웠다.


‘설마.. 남편이 눈치채지는 못하겠지?’

‘가정으로 가야하나? 소희는 잘 놀고 있을까? 남편은 아직 안들어왔겠지?’

‘내가 왜 그랬을까? 현수가 그렇게 매력적이었던가? 하긴 잘생기긴 했어.. 그래도 제자인데 정말 내가 미쳤나봐’

얼굴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그래 엄마 때문이야… 그 더러운 피가 내몸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야…’


그렇게 원망하고 미워했던 엄마건만 자신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더 추악했다. 나이어린 제자의 자지에 온몸을 맡긴채 허덕이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진경은 또한번 몸서리쳤다.


‘이건 내가 아니야.. 엄마야.. 엄마 때문이야..’


부정하고 싶었다. 정숙하고 도도하고 모범적이었던 평소의 자신이 그럴리 없다고 강하게 부정하고 싶었다.


‘이번 한번뿐이야.. 그래 잠시 엄마의 혼령에 내가 씌었던 거야.. 어제밤 악몽때 내가 더러운 엄마의 혼령이 내몸에 들어온거야.. 그래서 그런거야..’


실내등을 켜고 진경은 거울을 보았다. 눈물로 화장이 얼룩지고 루즈가 지워졌다. 아까 현수의 자지를 빨 때 지워졌을 것이다. 뒷자석에서 손가방을 가져와 화장을 고쳤다. 차안을 다시한번 점검하였다. 구석구석 좌석밑까지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현수가 꼼꼼하게 정리한 모양이다.

숨을 깊게 한번 몰아쉬고 차창을 열고 차를 출발시켰다.


……………


“늦어서 죄송해요… 어머니…”

“아니 괜찮다.. 차를 몰고 왔구나. 술은 안마셨니?”

“아뇨.. 소희는요? 자요?”

“그래.. 피곤할텐데 씻고 자거라”

“예… 어머님두요”


시어머니는 늘 조용했다. 흔히들 말하는 고부간의 갈등은 없었다. 그만큼 진경은 시어머니를 깍듯이 모셨으며, 시어머니 또한 합리적이고 사고가 깨인 사람이었다.

뜨거운 물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진경은 씻고 또 씻었다. 추악한 욕망을 뜨거운 물로 녹여 모두 흘러보내고 싶었다.


샤워를 마치고 소희방으로 갔다. 소희는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소희가 있잖아.. 소희를 나와 같이 만들 순 없어.. 나는 절대 자식에게 씻지못할 상처를 주는 엄마는 되지 않을꺼야’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고 소희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방으로 왔다.

자리에 누우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조금전에 있었던 현수와의 섹스가 뇌리를 맴돌았다.


‘현수…’


희미해지는 의식속으로 현수의 자지가 끄덕였다. 마치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하듯 끄덕였다.


‘가면 안돼.. 진경...’


이윽고 진경은 잠에 빠져 들었다. 오늘 하루는 참으로 괴이하고, 황홀했고, 힘들고, 괴로운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옆자리가 비어있다. 아마도 남편은 어제도 야근을 했는 모양이다. 종종있는 일이다. 부엌으로 가니 벌써 시니가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럴땐 항상 겸연쩍스럽다.


“죄송해요 어머니..” 서둘러 앞치마를 두르면서 진경은 말했다.

“괜찮다. 많이 피곤했나 보구나.. 어제 아범은 네가 잠들고 난후 전화가 왔더라..야근한다고”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근길에 나섰다. 소희가 떨어지기 싫어 칭얼거린다. 아침마다 벌이는 전쟁이다. 평범한 일상의 시작이었으나 진경은 그 소중함이 오늘 남달랐다.


옅은 안개가 끼어있는 도로를 달리며 진경은 다시한번 다짐했다.


‘그래, 어제 한번뿐이었어..’



학교에 도착해서 조회준비를 했다. 현수네 담임이 입원해서 한동안 3-2반을 맡아야한다.


‘그래, 피하지 말자..’


애써 마음을 다잡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문을 열기전 다시한번 심호흡을 했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문을 열고 들어섰다. 웅성이던 교실이 잠잠해졌다.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다.

현수의 차례가 왔다.


“최현수!”

“……”


대답이 없다. 다시한번 불렀다. 그대도 대답은 없다. 고개를 들고 현수의 자리를 보았다. 자리가 비어있다. 현수가 왜 안나왔는지 물어보았으나 아는 녀석이 없다. 가끔씩 이유없이 결석한다고 어떤 녀석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혼란스럽다. 오전내내 진경은 넋이 나간 듯 했다. 일은 손에 안잡히고 머리속은 온통 현수의 생각뿐이었다.


‘왜 안나왔을까?… 나하고 마주치기가 두려워서일까?’

‘아님…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결국 진경은 찾아가보기로 했다. 학적부를 뒤지니 ○○동 농협 골목길옆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임시담임으로써 당연히 찾아가보는 것이 의무라고 자기합리화하며 점심시간에 학교를 나섰다.


‘그래, 찾아가는 거야… 그래야만 어제일에서 벗어날 수 있어…’


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일대에서는 꽤나 이름있는 아파트였다.

현수는 7층에 살고 있었다.


문앞에 섰다. 차임벨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뭐라고 하지? ‘안녕’이라고 할까? 왜 안나왔니? 라고 할까?’


뭐라고 말해야할지 결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손은 차임벨을 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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