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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야 1부 2장

최애가슴 3 740 0

소라-16// 516/ 



몽야 1부 2장


"후지이군, 조금 시간이 있을까나?"

오후4시. 정신없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을때 같은 사무실의 선배인 카나에상이 불렀다.

"아,예."

"그럼 잠깐만 차 한잔, 괜찮을까나?"

"에?..예"

"뭘 얼굴이 빨개지는 거야, 데이트 신청이 아니라구. 쪼끔 부탁이 있어서 말야"

모르는 사이, 여자와 대화한다는 인식으로 얼굴색이 조금 변했던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말야 다른사람들 듣는데서 그렇게 이야기 할것까진 없었는데. 옆자리의 동료여직원이 쿡쿡 웃는다.

"하루코~오, 왜 웃는거야. 직속 후배잖아? 잘 돌봐주지 않으면"

"하지만, 후지이군, 귀여운걸요"

"어머나~아, 관심있는거야? 하루코~오. 후지이군, 그래 귀여우니까 빨리 차지하지 않으면뺏어간다?"

"선배손에 걸렸다면 관심있다고 해도 어쩔수 없는걸요. 아아, 불쌍한 후지이군.오늘 조심해야돼"

"잠깐,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거야, 하루코~오"

"저..저기 부탁이란건..."

그대로 뒀다간 끝없이 이어질것 같은 두 여자의 만담을 중간에 끊을수 밖에 없었다.

"아, 그랬었지. 잠깐 나갈까?"


"후지이군, 고향이 사와니시현이라고 했지?"

"네, 사와니시현. 맞습니다."

카나에상은 '우응'하고 조금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후지이군, 이전 돌아오는 일요일 시간있어?"

이번주 일요일이라면 아직까지 계획된 예정은 없다.

"아.. 이렇다할 예정은 없습니다만..."

"잘됐다~아. 그럼 후지이군, 쪼금 어려운 부탁하나만 해도 될까?"

"아....예"

그녀만의 독특한 특징이랄까, 말의 어미를 약간 늘리며 콧소리를 섞는 발음법은 묘하게도 사람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까부터 긴장한 나의 몸은 그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움찔움찔 떨리는 걸 느낀다.

"집이 말이야 이사를 했는데 그 사외니시현으로, 그래서 이번주 일요일에 찾아가야하는데, 나 거기 전혀 모르거든. 그래서 고향이 거기라면 후지이군, 잘 알지 않을까해서. 아무래도 여자 혼자 찾아가기엔 조금 외진 곳인것 같기도 하고. 응, 뭐랄까..후지이군이라  면 왠지 안심도 되구~. 응?"

살짝 윙크를 하며 애교스럽게 부탁을 해온다. 이렇게까지 한다면 아무래도 '노'라곤 할수가 없다.

게다가 카나에 선배, 왠지 묘하게도 남자로서 끌리기도 하니, 그 선배와 단둘이와의 외출이라면 굳이 마다할 필욘 없을것 같았다.

"응?응? 나중에 맛있는거 사줄테니까. 뭐, 후지이군이 괜찮다면 말야, 나를 먹어도 되구"

항상 이렇다. 아차하는 순간에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공격이 들어온다.

"무..무..무슨 말씀하시는겁니까..!"

"아라~ 또 빨개졌어. 농담,농담. 금방 그렇게 정색하면 말한 내가 부끄러워지잖아"

"아..알겠습니다. 이번주 일요일..이면 됩니까?"

카나에 선배는 '정말?' 하고 손을 마주치더니 내 손을 잡고는 기뻐한다.

"정말 살았다~. 정말 걱정했었거든. 나 사실 길치기라  처음 가는 길은 정말 못찾아"

헤에~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이 카나에선배는 외근나가야 한다며 이내 발길을 돌렸다.

" 그럼 쬐금, 부탁해.후지이군. 나 그날 예쁘게 입고 올테니까~ 기대해줘~ "

"그...그런게 아니지..."

미리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나에선배는 희미한 화장품 냄새를 남기곤 복도저편으로 사라져갔다.

고향이라.....하긴 집에 찾아가보지 않은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다. 한번쯤 찾아가도 좋을지도..

그러고보니 꽤나 시간이 지났다. 얼른 들어가지 않으면.

"상당히 즐거워보이는 표정이네, 후지이상"

"에?"

자리에 앉기도 전에 옆자리의 '사가와 하루코'상이 시선은 책상의 서류에 두고서 물어본다.

"데이트 신청이라도?"

"아..아니 그런게 아니라, 부탁을 받은게 있어서..."

하루코상은 후~응하고는 묘한 시선으로 나를 보더니 갑자기 내게로 바짝 다가온다.

놀란내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하루코상은 무슨 비밀이야기라도 되는 것처럼 목소리를 낮추어 소근소근 귓가에 대고 말을 했다.

"그래도 말야, 카나에선배, 조심해야되요. 앗~하는 사이에 벌써 호텔에서 후지이군, 울고 있을지도"

과연, '남자킬러'로 소문난 선배의 뒷말들인가.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과장된다면 듣는 쪽에선 조금은 섭섭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별로 그런 걱정은...하지않습니다    "

"헤에~ 후지이군, 혹시 그러기를 기다리고 있는거 아냐?"

핫.

순간 카나에선배의 결코 보통이라고 할수 없는 가슴과 미끈한 종아리의 곡선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그런 망상은 혼자 있을때에만 했어야 했다.

"에~에, 후지이군. 얼굴 또 빨개졌어. 상상했던거야? 선배와의 엣~찌"

후와와와와앗~

설마 이대로 직속선배에게 '야한' 녀석으로 비춰지는 일만은 사양하고 싶은데.

"그..그..그..그..그런  ? ?아닙니다!!"

목소리가 너무 컸었을까. 판넬너머로 다른 직원들이 무슨일인가 싶어 얼굴을 보였을때서야 하루코상과 난 겨우 일로 돌아올수가 있었다.

"..그래도 후지이군..그런면 귀여워서 맘에 들어.."

하아? 카나에 선배뿐아니라 하루코선배까지.

"그만해두십쇼, 아무리 순진해도 그런걸로 놀림받고 싶진 않으니까요"

말이 끝나고 아무런 기척이 없자 선배자리를 돌아보니 뭔가 슬프면서도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선배 얼굴이 보였다.

"에? 선배, 무슨 일?"

"으응...아무것도 아냐."


잡담덕분에 늦어진 일처리로 퇴근시간은 6시가 지나서야 가능했다. 문득 창문을 보자 고층건물에서 내려다보이는 그 풍경그대로 시내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많은 차들, 많은 불빛들, 많은 사람들,많은 연인들...........연인들    ..........갑자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도쿄에 무작정 상경한 것이 외롭게 느껴졌다. 일에 파묻혀 있었던 지난 한달간은 느껴보지 못했었던 뭔지 모를 허무함과 공허함.

갑자기 꿈이 기억났다.

꿈에 들었던 목소리.

애절하고도 슬펐던 목소리.

가슴 한 구석으로 찡하고 전기가 지나간다.

......로........

.....히........로.......    

......히.로...........선�  �.......

"후지이 히로군!"

핫!

벌떡 정신이 들어 돌아다보니 하루코선배가 정리를 끝내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안 갈거야? 다들 벌써 돌아갔다구"

그리고보니 사무실엔 잔업때문에 남아있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들 자리가 비어있다.

"어라? 왜 그래, 후지이군? 울고 있는거야?"

나도 모르게 눈이 젖어있었던것 같다. 그렇다고 꼴사납게 이런 장면을 보이다니, 그것도 여자한테.

"아..아뇨. 어두운 곳을 보고 있으니까 눈이...좀 아파서."

"그래? 그럼 로비에 있을테니까 정리하고 빨리 내려와~."

네에~하고 손을 흔들고는 재빨리 눈을 닦았다. 다행히 눈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둘러대는 변명이 통할정도로의 양. 그래도....무슨 의미일까...이 눈물은...

그건 그렇고............왜 하루코 선배가 날 기다리는거지?


"늦~어, 후지이군! 좀더 서두르지 않으면 금방 막혀버리는 시간이라구~!"

하루코 선배는 어느새 제복에서 갈아입고는 로비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아...죄송합니........다    ...가 아니라 어째서 선배, 기다리고 있는거죠?"

평소에는 그대로 각자 돌아가는 길이였는데?

"왜? 항상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삐진거야? 그럼 앞으로 계속해서 기다려줄게~ 후지이군, 의외로 응석받이네?"

어째서 해석이 그렇게 되는거야................

"아니..그런게 아니라...웬일인지 싶어서.."

"훗, 좀전은 농담이고, 오늘 후지이군 입사한지 한달되는 날이잖아? 직속선배인 나라도 축하해주지않으면"

벌써 그렇게 되었나. 생각해보면 얼마되지 않은것 같았던 시간들인데.

"그런가요....하지만 한달가지고 축하받기엔 조금 쑥스러운데요..?"

"뭐, 그런것도 있지만 사실 후지이군, 제일 바쁜시기에 들어와서 신입환영회이외에는 이렇다할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었잖아? 오늘 의외로 퇴근시간도 같고 해서 겸사해서 이러는거지~"

"....그런가요.....그럼 염치없지만 오늘 저녁! 부탁드립니다"

"어머. 하지만 화려하게는 기대하지 말아줘. 나두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니까 말이야"

하긴 도쿄의 물가는 비싸니까. 그냥 간단히 식사정도라면 선배도 부담이 없을테고 괜찮지 않을까.나..


.............................


"아라..후지이군, 왠지 마시지 않네. 술이 약한거야?"

말은 이래저래 하면서도 하루코상이 데려간곳은 제법 분위기가 있는 술집으로 간단한 칵테일에서 맥주와 양주까지 모두 있는 곳이였다.

하루코상은 지금 벌써 이름도 말하기 힘든 칵테일 서너잔으로 약간 상기되어 있는 상태다.

"아..하하...저..왠지 술은 조금 약해서.."

"그래? 하지만 너무 재미없으면 여자들이 싫어해. 가끔은 술도 마시고 이렇게 파~악 하고 재미있게 놀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루코상은 두팔을 힘차게 뻗더니 만화 주인공들의 포즈처럼 두팔을 크게 벌린다.

그 바람에 제복차림에서는 볼수 없었던 가슴의 계곡이 출렁거리는게 눈에 들어온다.

이...이건...C....정도..인가? 새로운 발견이다, 라고 생각하는사이 들켜버리고 말았다.

"어딜보고 있는거야~~ 후지이군, 왠지 저질이란 느낌"

"우와와앗!! 죄..죄송합니다."

그렇게 보여주기 싫었다면 단추를 잠구어두는게 좋을텐데, 덥다고 그렇게 풀어헤치지 말고 말이야.

"후훗.농담이야. 저질이란 말은. 후지이군이 저질이라면 세상남자들은 전부, 최하가 되버리고말걸."

"하아..그...그렇게까지 착한건 아닙니다만..."

"그 남자도 후지이군만큼만 부드러웠었었다면...."

"예?"

애인 이야기인가? 이런 이야기엔 약한데...말이야.

"으으응.아무것도. 그냥 혼잣말. 그것보다 후지이군, 그녀는 있는거야? 첨에 들어올때 없다고들었는데 설마 아직도?"

교묘하게 말을 피하며 오히려 아픈곳을 찔러온다. 아프긴 하지만.......사실이다.

"에에...그랬구나...아직도 없는 상태였구나. 왜? 어째서? 후지이군이라면 왠지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혹시 고향에 두고온 그녀라도 있는거야?"

문득 고향의 집이 떠올랐다. 이럴때 떠오르는 얼굴이 그녀가 아니라 부모님과 형들의 얼굴이라면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고향의 그녀'따위가 있을리 만무했다.

사실, 딱히 여자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내게는 그녀란 존재가 없었다. 학창시절, 대학엘 다니면서 그런 기회가 없었던건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모두들 헤어져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심리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별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나였지만 여자한테서만 보이는 어떠한 결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보다도...그 '군'이란...호칭, 어떻게 안될까요??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하루코상은 '그랬어?' 하는 표정을 짓더니

"하지만 후지이군, '군'이란 호칭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하고는 크게 웃는다.

귀여운 여자다,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지난 한달간 꽤나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나름대로 선배도 바쁘고 나 자신에 회사에 적응하느라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보고 있기는 처음이라 그동안 선배가 이렇게 여자다운 여자인줄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두살연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나보다 어려보이는 얼굴은 미인특유의 가느다란 속눈썹과 맑은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에야 발견했지만 작다고는 볼수 없는 가슴과 가느다란 허리, 단발머리의 선을 그대로 이어가는 어깨선과 허리에서 힙으로 이어지는 라인.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려 난 눈앞에 있는 칵테일을 단숨에 마시고 말았다.

"..있잖아........"

"네?"

무..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난 괜히 내 생각이 들킨거나 아닐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상을 해버려 나도모르게 당황해버렸다.

"낮에.....카나에선배....부탁이    란거......"

뭐야, 난데없이 그 이야기였나.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부탁이란거....뭔지 말해줄..수 있어?"

왜 갑자기 그런게 궁금해지는 걸까.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난 카나에선배가 말한 부탁에 관해서와 그 부탁을 하게된 배경까지 설명해주었다.

"흐~응, 그런거였어..?"

하루코상은 그래도 미심쩍은 얼굴을 하면서 약간은 발개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카나에선배............매력적이    지?..여자인 내가봐도 그러니까......"

하긴 그렇긴 하다. 나이가 좀 많긴 해도(그렇다고해도 20대 중후반으로 보이지만)어울려보이는 풍부한 웨이브진 머리, 약간은 크지않을까 싶은 가슴뿐 아니라 몸 전체에서 유혹하는듯한 기운을 발휘하는, 유혹하려고만 한다면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없어보이는 그런 여성이다.

"에..예...그렇긴 합니다만.."

난 솔직히 시인했다.

"낮에 말한거......농담으로 듣지마. 카나에선배....위험하니까.."

낮에 말한거? 아아...순간 '선배손에 걸렸다면 어쩔수없는걸요'하는 하루코상의 말이 기억났다.

"아하하..그런. 대체 카나에 선배가 나같은남자한테 관심이 있을리도 없구요. 그런일이 있을리가 없죠"

그 선배라면 좀더 확실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티브드라마에서 볼수 있는 터프하고 남자다운 남자를.

"카나에 선배....매력적인긴 해도......나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들어요.그냥 뭐랄까..타입이 아니랄까...그런"

그런데 왜 이런 말까지 나는 하는걸까. 왠지 변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난 잠자코 술잔에 입을 대었다.

"나가자"

잠시 조용히 있던 선배는 자기 앞에 있던 술잔을 단숨에 들이키고는 손을 이끌었다.

이미 일어서있는 선배 얼굴을 올려다보니 조금전의 가라앉은 얼굴은 간데없고 생글생글한 웃음을 얼굴에 가득담고 있다.

"에? 에? 왜 갑자기?"

"놀고싶어졌거든. 떠들석하게 말이야.좋은 가게가 있으니 가자고"

선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갑자기 밝아진 얼굴을 하고 말이야.

한심하게도 여자손에 이끌려 가게밖으로 끌려가다가 선배의 얼굴을 보니 '뭐 별로 상관없나'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만큼 선배의 얼굴은 웃음으로 가득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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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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