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 (8)
X ... (8)
X의 앞에 엎드려서 희진은 울었다. 가슴속에 쌓여 있는 모든 것을 털어버리듯이...
"흑 ~ 흑 ~ ..."
왜 눈물이 나오고 왜 슬픈지는 모르지만 그냥 울고 있으니까 편안하고 시원했다.
"차에 타라... 집에 데려다 주마..."
X가 조금은 사무적인 어투로 말을 하자, 희진은 화들짝 놀라면서 X를 쳐다봤다.
"저... 개보지는 주인님의 영원한 노예가 되고 싶어요..."
...
"저를 주인님의 음탕한 암캐로 만들어서 마음껏 괴롭혀 주세요..."
...
X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희진을 내려다 보고 있었고, 희진은 X의 다리를
잡고 구두에 입을 맞추면서... 울면서 사정하기 시작했다. 희진은 X가 아무런
대답도 없이 내려다 보고 있자... 무엇인가 X를 위해서 자신이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X의 바지 지퍼를 잡고 열려고 했지만 X가 뒤로 한발
물러나면서 희진이 X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던 것은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 흐르기 시작했다.
"차에 타라... 집에 데려다 주마..."
다시 X가 희진에게 차를 타라고 말하자 희진은 어쩔줄을 모르고 안절부절
하다가 X가 나온 현관으로 달려갔다. 신발은 벗어져서 없어진지 오래고
치마와 스타킹, 티에는 흙과 풀뿌리들이 묻어 있었지만 그런것은 이제는
희진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현관문은 닫혀
있었고... 그앞에 희진은 털썩 주져않았다. 어떻게 하나... X가 자신을
노예로 받아들이고 싶은 생각이 없는것 같은데... 자신이 애원해도 차갑게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없는 X에게 어떻게 해야지 자신이 노예가 될 수
있을까... 머리는 여러가지 생각으로 엉키면서 불안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X가 이곳에서 노예선언을 하겠다는 말이 생각이 났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할 일이 머리에 떠오르자 희진은 일어나서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X가 자신의 몸을 잘 볼 수 있게 X를 보면서
티를 벗고... 치마를 벗고... 스타킹을 벗고... 팬티를 벗고... 자신이 가진
모든 껍질을 벗어서 멀리 손으로 던지고 나니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네발로 기어서 X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가면서
무릅이 아프고 손바닥도 아파왔지만 X에게 가까워질수록 보짓속에서는
보짓물이 고이고... 입술도 흥분으로 타 들어가고... 허벅지에서도 경련이
이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 이런것이 노예의 삶이고 이것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면 주인님을 믿고 가자... 더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는거지.
X의 발밑에서 희진은 암캐처럼... 몸을 X의 다리에 비비고 입술로 X의
구두를 핥고 손을 핥고... 그렇게 애교를 떨기 시작했다.
"들 어 와 라 ..."
그 말한마디를 남기고 X는 다시 성큼 성큼 걸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희진은 X가 들어간 문을 보면서 벌떡 일어나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손으로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문을 열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문을 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기에... 스스로를 다짐하면서
희진은 문을 열었다. 노예... 그것이 뭘까? 왜 나는 이렇게 변해가고 있을까?
길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길들여 지고 싶은 것인가? ...
X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희진의 모습을 천천히 보면서 그동안의 일들을
돌이켜 보고 있었다. 새로운 노예다. 자유의지로 노예가 되기 위해 엎드린
음탕한 암캐고 자신이 시키는 모든 것을 할 노예다... 노예... 노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