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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의 살구나무 2부

까치사랑 1 1001 0

18 소라 

불임의 살구나무 2부


2, 그 여자, 임은정.... 그리고 섹스의 맛에 대한 잡답..


"나 은정이야."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1998년 서울 변두리의 허름한 cafe에서 였다.


난 그곳의 지배인이 였고, 그녀는 너무도 평범한 여대생이였다.


세상에는 별처럼 많은 cafe가 있고, 그 cafe엔 별처럼 많은 지배인들이 있다.



그리고 그 지배인들은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여대생들을 손님으로 상대하고,


또 그렇게 무수히도 많이 잊혀지고 다시 만나고 또 다시 잊혀진다.


일반론이다. 마치 빛이 현상에 반사되서 가시상태가 되는 것처럼..


그저 따분한 일반론이다.



그러나, 그런 일반론에도 예외가 있듯이....


가끔 사람들에겐 정말로 어떤 인연이라는 것이 있어,


그 무수히도 많은 사람들 중에, 정말로 잊지 못할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같다.


무수히도 많은 남자들과 무수히도 많은 여자들 중에..


어린왕자가 그 많은 장미들과 자신의 별에 있는 장미와 다른 점을 찾는 것처럼..


결국 그 곳으로 돌아가야 했던것 처럼..


그런 식이 설명이 아니라면, 나와 그녀의 만남은 도저히 올바르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뭐 특별할 껏도 없는, 그렇지만 또 맥없이 평범하지만은 않은..누구라도 그런것처럼


내게도 그것처럼, 운명의 여자를 만난건 1998년 돈암동의 허름한 까페에서 였다.



임은정,


나보다 세살이 어린 피부가 고운 아가씨였다. 성신여대 어문학부 3학년..


학부제 이전에 대학을 졸업한 나로서는 학부제를 잘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암튼 그녀는 불문학을 전공하는 그냥 너무나도 평범한 아가씨였다.


그게 그녀의 특징이였다.


벽쪽에 앉아있을땐 벽과 같고, 창쪽에 앉아 있을 땐 창밖의 사물같은,


전혀 자기의 색깔이 없어서 주변의 풍경에 그녀의 존재가 흡수되어 버리고 마는..


한마디로 눈에 띄지 않는 여자였다.


언제나 주변사람들 틈에 섞여, 전혀 드러나지 않는 말없고 웃음도 조용하게 웃는..


나는 그녀의 친구들중에 몇 몇과는 얼굴을 트고 지낼 정도로 친했지만,


그녀하고는 가벼운 말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는 아주 내성적이고 차분한 여자였다.


그래, 이런 식으로 '그녀는 뭐뭐였다'라고 정의 내리기엔


너무나도 따분할 만큼 재미없어 보이는 여자였다.


하루종일 앉아 있다가 한번 빙긋 웃고 마는...싱거운..여자.  ..



반면, 나는 이런 요식업소에 종사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선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내가 잘 생겨서도, 여기 야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타고난 정력가여서도 아니였다.


손님을 잡으려다 보니, 매상을 올리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간의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법을 알게된 것일 뿐이였다.


남자든 여자든, 어떤 타입을 발견하고, 그 타입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는 것..


그것도 학교랍시고, 경영학과를 다닌 덕분에 이런 것쯤을 익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아니 "내 나이에 그런 것쯤은"...이런 말이 더 정확하겠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 어쩌면 그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얘기일 수도 있을 것같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연스레 알 수 있는 게 있다.


따로 배우지 않아도 생활하면서 반복학습하는 것...



그것은 마치, 우리가 세살만 넘으면, 왼쪽과 오른쪽 신발을 가려 신을 수 있게되는 것처럼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남자는 이 여자가 한번 자도 좋은 여자인지,


한번이라도 자면 절대 안되는 여자인지 알게 되는 것같다.


불임의 살구나무 2부


열살짜리가 바지에 오줌을 싸고, 오른쪽 왼쪽 신발도 못 가려신으면,


"이 새끼 똥오줌도 못가리는 병신새끼네"..하고 욕한마디에 끝나지만,


이십대 중반을 넘긴 남자가 여자와의 잠자리도 못가리면, 그건 아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강간이나, 성폭행, 혹은 추행...


그것은 똥오줌을 못가리는 아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추악한 행동이다.


추악한 행동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하지만, 잘 가려 자면 칭찬을 듣는다.


쿨 섹스라고, 대부분 나랑 관계한 몇몇의 여자들은 그렇게 말했다.



쿨 섹스...나는 이런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의 나의 기호의 문제와는 무관한 일이였다.


그당시의 나에게 섹스는 그리 자발적이지만은 않은 계기로 주어지는


수동적인 느낌이 강한 것이였기 때문이였다.



나는 정관 수술도 했다.


그것은 정말 절실한 필요에 의해서 였다.


간혹 본의아니게 가게에 오는 여자 손님들과 늦게까지 술상대를 하고,


그러다보면, '아차'하고 여관에 가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깨어보면 누군가가 옆에서 자고 있고,


그런 날이면, 일주일 동안 심각하게 그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했다.


정말, 이름도 모르는 여자한테,


그것도 부시시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저 실례지만, 어제 제가 당신 질 속에 사정을 했나요?"


하고 물어볼 수 도 없는 일이였다.



대부분의 경우,


내 핸폰번호를 적어주고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을 달라고 약속을 하긴하지만,


정말 임신이라는게, 병원하서 돈 얼마주고 애 떼면 그만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보건소에 가서 정관수술을 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여자와 자게되도 꼭 그 말을 빼먹지 않았다.


"저 정관수술했으니까여.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여."


그 반응은 정말로 다양했다.


들은척 만척 한 여성들도 있는 반면, 침대에 업드려 박장대소를 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침대에서 후배위를 나누고 있는 동안,


배꼽을 들썩거리고, 엉덩이를 출렁일만큼 크게 웃어대는 여자들의 성기속에서


내게로 전해지는 느낌은, 대부분 어떤 야설에서 나오는 그런 과장된 쾌감과는 다른


미묘한 느낌이 있었다. 만족스러운 느낌...


우리가 하나로 이어진듯한 느낌, 그리고 거기서 얻어지는 유대감.


나는 그런 것들이 좋았고, 나란 관계했던 여성들도 그런 것들을 좋아했다.


아니 솔직히 그녀들의 속마음은 잘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좋아했는지, 아니면 그냥 그런 말만했는지....



하지만, 나는 그런 쪽으로 좋은 소문이 날만큼 어떤 식의 인기를 얻게됐다.


"그 cafe주인(대부분의 지배인들이 주인행세하져^^;)은 참 매너 좋아"라는 순진한 표현이였지만,


일주일에 세번, 나는 결국 날짜를 정하고


그녀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순번을 정해 섹스를 나누었다.


물론 댓가가 오고 가는 것을 없었다. 여관비도 내가 내는 경우가 많았고...


때론 초라한 나의 아파트로 데려오는 경우도 있었다.


일주일에 세번씩, 삼만원을 하던 장급여관에서 보내기엔...


내 삶이 그리 부유하지는 못했으니까.



결국, 세달가량, 나는 14명의 여대생과 4명의 직장인들과 관계를 했다.


그들은 거의 주기적으로 나와 관계를 했고, 일종의 멤버가 구성된 것이였다.


그리고 이 멤버에서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서로 약속을 했다.


하루 걸러 하루씩 줄기차게 채워가야하는 섹스...그것도 상대를 바꾸어가는..


그런 섹스의 의미를 굳이 부여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에겐 섹스란 그저 "좀 더 깊은 단계의 대화"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서로의 모든 채널을 열어두고, 서로를 교감하는 것...


그녀들은 그것을 "쿨 섹스"라도 불렀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건..


그것은 그냥 쿨 섹스인 것인 것이다.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나는 정말 정력쪽이나 물건의 크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보통보다 한참 못하다는 말이 더 적당하다.


그런 덕분에 나는 사정을 요구로 하는 인터코스보다는


여러가지 상황이나, 그 여성들을 자극하는 이야기,


혹은 취중진담을 나누며 패팅에 전력을 다해 섹스를 풀어갔다.


정말이지 이건 최선을 다하는 일이였다. 일종의 서비스의 의미도 있는...



개중에는 정말 남자친구와 정기적으로 성생활을 가지고 있는 여성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정말 궁금한 점이 있었다.


자신의 남자를 나두고, 왜 나같은 놈과 이런 의미없는 섹스를 하는지..


하지만 한번도 그런 것을 물어볼 수는 없었다.


나 역시, 그녀들이 왜 이런 매춘과도 비슷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그리 기분이 좋을 것 같지 않을꺼 같았기 때문이다.


단지, 그녀들도 나처럼 세상에서 무언가 부족한 것을 찾고 있다는 것..


그 정도가 나의 이해의 한계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는 별로 깊게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나는 정말 그녀들 앞에서는 온전히 섹스를 하는 일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는 것, 그래서 덜 외롭다는 것....


그것 이외에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묻지 않아도,


남자친구의 물건이 나보다 훨씬 크지만, 내가 더 좋다는 얘기를 해대곤 하는 여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섹스 도중에, 절대로 다른 여자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건 내가 가진 어떤 도덕관이기도 했다.


도덕관이라...암튼 말하자면 그런 것이였다.


좋게 말하면, 그건 섹스(그것도 정상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에 대한 매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나는 그녀들의 차이를 알 수가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해 "그녀들의 몸뚱이"에 대한 차이...


그녀들은 아주 훌륭한 인격체이고, 또한 빛나리만큼 화려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들의 감성은 조금씩 다른 구석이 있었고, 취향도, 기호도 달랐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인체로...


그냥 간헐적인 신음소리만 오가는 그런 상황에서는...


나는 도무지 이 몸둥이가 누구것인지 분간해낼 재간이 없었다.



설령 내가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그런 무딘 감각의 소유자라면


그건 나에게 국한 된 특이한 상황이라고 나를 이해 지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비록 국내이긴 해도 정규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했고,


커피에도 관심이 많아,


잠시동안 중소 커피 수입업체에서 생두의 로스팅(배전) 업무를 맡아 볼 정도로,


미각과 후각이 예민한 타입이였다.



보졸레 누보나 브르고뉴, 보르도 와인의 맛도 구별 할 줄 모르는,


심지어는 위스키나 브렌디의 맛도 구별 할 줄 모르는 그렇게 무딘 남성들이


술자석에서 '여자의 맛'을 이야기는 소리를 들을 때면,


도대체 그들이 "그 맛"을 구별하는 기준이 무얼까 하고 몹씨 심각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도무지 그 기준을 찾을 수 가 없었다.


가슴의 크기에서도, 성기 내부의 탄력성에 대해서도..


이제껏 살아보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 왔던 그런 기준으로 아무리 비교하려해도


쾌감의 정도나, 섹스의 수준을 그 기준으로 결정내리기엔 너무나 어려운 일이였다.


막말로 한다면, "그년이 그년"이란 얘기다.


다들 똑같은 교성을 지르고, 머리가 엉클어지고, 분비물을 흘릴 뿐이였다.


여성의 성기...어떤 성기나 상당히 신축성이 있고, 따뜻할 뿐이다.


혀로 맛을 보거나, 코로 아무리 신중하게 냄새를 맡아봐도..


결국, 별다른 차이를 알아낼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의외로 나에게 섹스에 대한 말들을 해대곤 했다.


강간을 당했을 때의 느낌, 혹은 남자친구랑 어떤 식으로 할때의 느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오빠 물건이 나한테는 꼭 맞는 싸이즈인거 같아요!"


라고한 어떤 날나리(그냥 외모가 그렇다는거져^^;) 여대생이였다.


그때 아마 처음으로 내가 먼저 웃었던것같다.


결국 그들은 내겐 똑같은 최상품의 와인이였다.



cafe에 매달려있는 몸이라서,


영화를 본다던지, 놀이 공원에 간다던지의 그런 데이트는 없었지만,


대부부는의 여성들은 나와 어느 정도의 유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가 바라던게 그런거 였기도 했으니까. 사랑과 비스무리한...그런 감정들..



하지만...


은정이를 만나게 되면서, 그런 평온하던 유대를 서서히 금이갔다.


아니 내쪽에서 일방적으로 그러한 관계들을 마감했다.


그녀를 알게된 후론, 여지것 내가 해왔던 일들이 더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였다.



"더러움"


그것을 느끼게 된것은 그녀를 만난지 1개월이 지난 다음의 일이였다.


불임의 살구나무 2부

 

1 Comments
토도사 2022.12.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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