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조건 (2부)
네 가지 조건 (2부)
2부
난 학교에 와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꿈속의 여자 생각 때문이었다. 난 꿈
에 그냥 나타난 거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 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결정을
확실히 내리기가 어려웠다. 만약 그 여자가 한 말이 정말이라면 평생에 한번 올 기회
일거라 생각했다. 난 수업시간에 수업은 안 듣고 계속 어떻게 할지만을 생각했다. 그
렇게 몇시간을 생각했다. 점심시간이 되어도 난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난 이내 결정
을 하고야 말았다.
' 그래.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다. 하는거로 하자. 뭐, 어떤 걸 선택하든 나한테 나쁠
것은 없잖아? '
그런 생각을 하며 난 다짐을 했다. 그래서 나머지 수업을 평소대로 열심히 공부했
다. 수업시간이 지나고 나서 난 곧장 집으로 왔다. 평소에도 그랬다. 난 집에 와서 먼
저 평소 입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안방에 가보니 여전히 어머니가 편히 잠들어 계셨
다. 난 어머니를 살며시 깨웠다. 어머니는 잘 다녀왔냐고 말씀하셨다. 난 어머니에
게 이렇게 말했다.
" 어머니. 제가 아는 사람 중에요. 백혈병을 고칠 수 있는 분이 있데요. 고치려면 당
사자의 머리카락 몇 개를 뽑아서 가져와야 한데요. 그래야 더 확실히 고칠 수 있데
요. 그러니 네 가락 정도만 뽑아갈게요. 좀 아파도 참으세요. "
" 그런 걸 왜 믿고...그러니? 다 미신인데...그래도 좀 좋긴 하구나. 이런 상황에서 그
런 소리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그래 그렇게 해라. "
어머니는 겨우겨우 힘겹게 말씀을 하셨다. 난 곧바로 조심스럽게 어머니의 머리카
락 네가락을 뽑아내었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왔다. 난 프린터에서 용지하나를 꺼내
그 위에 머리카락을 얹어 놓았다. 그리고 빨리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
잠시후....
어느 새 저녁 11시가 되어 있었다. 난 이불을 깔고 잠을 잘 준비를 하였다. 꿈속의 여
자의 말대로 해놓고 잠이 청했다.
곧 꿈속에 그 여자가 나타났다.
" 그래. 내가 너의 백혈병을 고쳐주는 대신 네 가지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결정을 했
다.. 이 말이지? "
" 네. 그러니 어떤 과제인지 빨리 말씀해 주세요. 한시라도 빨리 과제를 풀어야 겠어
요. "
" 여기서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첫 번째 과제는 내일 아침이면 알게 될 것이다. 꼭 네
가지 조건을 처리해야 하느니라. 그렇지 않고 도중에 포기하다가는 너와 나와의 거
래는 무효가 되고 마는 것이리라. "
"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에요. 어머니만 살릴 수 있다면 전 모든
지 할 각오가 되어있어요. "
" 그래. 좋은 성과를 기대하마. 그럼 안녕..... "
그리고 나서 그 여자는 없어졌다. 하지만 난 아침이 되면 저절로 알게 될 거라는 말
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과제를 어떻게 알려준단 말이지? 물어볼 걸 그랬나? '
난 그런 생각을 하며 피곤한 마음에 다시 잠을 청했다. 지금은 새벽 4시였기 때문이
었다. 눈을 잠시 감은 거 같았는데 내 귀에는 시계 알람소리가 울렸다. 난 알람을 끄
고 일어났다. 7시가 되어있었다. 나는 너무 늦게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둘
러 학교에 갈 준비를 하였다. 방으로 옷을 갈아입고 학교에 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어제 베게 이에 놓은 용지와 머리카락이었다. 거기에
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난 머리카락을 휴지통에 버렸다. 그리고 용지는 다시 쓰려
고 프린터에 꽂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용지뒤에 길게 뭐라고 쓰여져있는 것을 발
견했다. 난 순간 꿈속의 여자가 한말을 생각했다.
' 첫 번째 조건을 아침에 알게 될 것이다.... '
난 용지에 쓰여져 있는 내용이 그 첫 번째 과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꿈속의 여자가 이 용지에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정말 믿어
지지 않는 일이었다. 난 그런 것은 무시한채 그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