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야설

일본년 제27화 (시영의 잔인한 성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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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희야! 이리와서 이것좀 봐! ]

요란스럽게 불러대는 요오꼬 앞으로 이번엔 무엇일까 기
대하며 달려갔다.

[ 이리와 앉아 봐.]

두꺼운 책을 중간 쯤 펴 놓고 요오꼬의 손가락이 어느 한
곳을 짚었다.

[ 여기 읽어봐.]

[ 사람들은 이야기 속에서... 여기 맞아요? ]

[ 응, 읽어봐.]

[ 사람들은 이야기 속에서나마 마음껏 공상을 즐기기 위
해서 베일을 드리워 묘사했던 성적 결합의 암시만으로는 만
족하지 않았다. 더 읽어요? ]

[ 응, 쭉 읽어봐.]

[ 문학작품의 노골적인 성희의 묘사 속에서 자신이 체험
하고 싶은 사실들을 발견하고 싶어했다. 수백년 전부터 전
해온 것들을 한 권에 모은 "향기로운 정원" 은 이슬람 세계
의 성적 욕구와 행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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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읽어볼께. 25가지의 체위에는 "마개 막기", "개구
리 전법", 역활 교대", "끼워 넣기", "대장장이 성교", "재
주 넘기", "무지개", "도크 엘 아르즈 (Dok el arz)" 등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체위는 도크 엘 아르
즈이다.]

[ 도크 엘 아르즈가 어떤 체위래요? ]

[ 여기 어딘가서 봤었는데... 아, 여 다. 도크 엘 아르
즈의 방법은... 남자는 양다리를 펴고 앉는다. 여자는 남자
의 허벅지위에 올라탄 후, 양 다리를 남자의 등에 교차시키
구... 이게 무슨말이지...? 음부를 남근 앞으로 가져간다?
아항 알았다. ]

[ 전 모르겠네요. 무슨 소린지...]

[ 조금있다가 가르쳐줄께. 그리고 남자는 여자의 허리를
껴안고, 여자가 남근을 받아들인 채로 몸이 상하운동을 하
도록 협조한다. 여자도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거기까지 읽어가던 요오꼬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며 내
손을 끌었다. 요오꼬의 손에 이끌려 나는 그녀의 방으로 끌
려갔다. 그러나 체위는 도크 앨 아르즈가 아니었다. 그녀가
가장 즐겨쓰는 체위 중 하나인 일명 "거꾸로 박기" 를 위한
전희를 시작하고 있었다.
요오꼬는 색정 도착증의 증세가 심했고 지칠 줄 몰랐다.
그녀는 이상한 자극 (학대 음란증이나 동성애증 따위) 에만
색정을 느껴 늘 그것을 찾고 연구했다.
하영과 시영 또한 이미 그것에 물들어 있었다. 어쩌면 시
영은 요오꼬를 능가하는 섬세함을 지니고 있는지도 몰랐다.
시영의 머리는 비상했다. 언젠가 시영은 반란을 일으켜 이
집안을 점령할지도 모를만큼 영악스럽기 그지 없었다.

나는 서서히 요오꼬의 신임을 얻고 있었다. 집안에 들어
온지 스므날 째 되던 날, 실로 경이로운 장관을 보게 되었
다. 그렇다 장관이었다. 만고천하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참으로 놀랄만한 장관이었다.

작업할게 있다며 종일토록 방안에 틀어박힌 요오꼬가 방
문을 연 것은 땅거미 길게 늘어지던 늦은 오후였다.
방에서 나오자마자 인터폰으로 시영을 불렀고 시영은 곧
올라왔다.

[ 부르셨어요.]

절대 복종하는 듯한 상냥함 속에 어떤 생각들이 가득 찼
는지 나는 알 수 있었다.
두둑해 보이는 붕투를 시영에게 건넸다. 봉투를 받아 든
시영이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시영이 내려가자 요오꼬가 나를 보며 말했다.

[ 오늘 밤 좋은 구경 시켜줄께. 놀라지 마...]

[ 뭔데요? ]

[ 지금 말하면 재미없어, 12시에 내 방으로 들어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요오꼬가 먼저 이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하영이 침대에 누워 시영의 설겆이가 끝나기를 기다
렸다.
잠시 후 앞치마를 푸르며 시영이 다가와 침대위에 걸터
앉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 안 올라가? ]

나도 속삭이듯 말했다.

[ 응, 심심해. 아까 그건 모야? ]

[ 뭐? ]

[ 큰 누나가 준 봉투...]

[ 왜, 보고싶어? ]

[ 응, 뭔데? ]

[ 잠시만 기다려봐아.]

시영이 사물함을 들려 노트 하나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 노트가 아니었자나.]

시영이 노트를 펼쳐 내 앞으로 밀었다. 그 안에 너댓장의
갱지가 있었고 갱지는 요오꼬의 필체로 가득 메워져 있었
다.

[ 봐도 되는거야? ]

[ 상관없어.]

천천히 읽어가다 한 폐지를 넘기면서 시영을 바라보았다.

[ 이게 모야. 무지 잔인하네.]

[ 그냥 글이지 뭐긴.]

[ 큰 누나 글 쓰는 사람이야? 무슨 단편 같기도 한데, 제
목이 없네... 근데, 잔인하고 징그러워...]

[ 마저 읽어봐.]

다음장을 읽어가며 나는 혀를 내둘렀다. 대단한 상상이었
다. 요오꼬의 글 처럼 행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닐거라는 생각을 했다.
다섯 장의 갱지를 가득 채운 글의 내용은 차마 읽는 것
조차 죄가 될 것 같은 끔직한 성고문의 묘사였다.
요오꼬의 상상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녀는
분명 보통 사람의 머리가 아니었다.
잔인한 성을 다각으로 구사하는 그녀는, 말초신경중 뇌와
성기를 연결하는 감각기관이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발달된
특이한 체질의 기형적인 여자일 거라는, 언젠가 부터 지배
해오던 생각에 점차 확신이 서고 있었다.

좋은 구경을 시켜주겠다던 요오꼬와의 약속시간이 되었고
나는 자정을 조금 넘겨 그녀의 방문을 노크했다.

[ 들어와.]

간단하면서 새로운 옷차림이었다. 미색의 반투명 슬립속
에 허벅지 까지 내려오는 검정색 거들이 비춰졌다.
요오꼬가 나를 다시 한번 바라본다.

[ 놀라면 안돼? ]

[ 훗, 뭔데 그래요.]

[ 따라와.]

다락문을 열고 요오꼬가 먼저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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