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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 사창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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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케이블 tv에서 몇년전 영화였던 "나쁜 남자" 라는 영화를 다시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조재현 씨가 출연했고 꽤 재미 있게 보았던 영화

사창가를 배경으로 다소 충격적 이였던 그 영화

하지만 나에게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영화 이기도 했다

남들에게는 그저 돈 몇만원으로 욕정을 해소하는 ,,,

가장 밑바닥 천한 여자들이 모여드는 사창가

나에게는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가장 잊을수 없었던 내 기억속에 어느 여름

항상 머리속에 마음속에 그때의 일들이 있었지만

그저 가끔 주위 몇몇 사람들에게 술자리 안주 삼아 이야기로만 들려주었던 그때의 기억

"나쁜 남자" 영화속의 사창가 풍경을 보며 나는 영화 보다는

나의 경험담을 글로 옮겨 써보아야 겠다는 생각과 귀찮다는 생각의 갈등을 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혹시라도 그날 그때 나와 함께 였던 그녀들이 이 글을 보고

서로 안부나 전할수 있도록 연락이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

새삼 그때가 그리워져 이렇게 나에 블로그에 적어 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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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를 코앞에 두고 여느 친구들처럼 이젠 뭘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을 하던 때에

동네 선배로부터 미아리에서 장사를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내가 살던 곳이 미아리 에서 두세 정거장 거리인 정릉 이란 곳이였기에

동네 노는 선배들중 일부는 미아리 사창가에서 돈벌이를 찿곤 했다

그때만 해도 나에게 미아리 라는곳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은

꽤나 두렵고 망설여 지는 일이였다

아니, 더 솔직히 쫌 찝찝하기도 하고 매우 꺼려 졌다

하지만 아무 자본도 없이 일할수 있고 돈벌이도 괞찮았으며 누구 간섭 받지 않고

혼자 일 할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제대를 몇일 앞두고

그 장사를 하기로 결정 했다

드디어 그렇게도 기다리던 병장 전역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부터 미아리 에서의 마차 장사를 시작 했다

장사 내용은 이렇다

미아리 사창가는 매우 좁은 골목으로 미로 처럼 연결된 꽤나 넓은 지역이다

그 골목 곳곳에 [마차] 라고 해서 커피나 꿀차를 파는 리어카들이 있다

사창가 영업집 과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그곳에 일하는 여자분들이 한껏 치장을 하고 유리로 된 문 밖을 바라보고 앉아 있고

나는 그녀들을 서로 바라보고 앉아 있는 형태이다

그녀들과 나 사이에 사람 두명도 나란히 걷기 힘든 골목길이 있고

그녀들은 쉴새 없이 호객 행위를 한다

지금이야 그런 풍경을 상상 하긴 어렵겠지만

그 당시의 사창가 저녁의 풍경은 명동거리를 방불케 한다

그 좁은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메워지고 ,그 사람들을 호객하기 위해

여자들이 어우러지고 말그대로 불야성을 이루었다

내가 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 하다

예를 들어, 꿀차 라는것은 30개 1박스에 2천원에 들여온다

꿀차 는 그저 뚜껑을 따고 뜨거운 물만 부어 휘휘 저어 주면 되는 방식이라 매우 간단 하다

가격은 1잔에 2천원을 받는다

꿀차 한잔을 팔면 대략 1900 원씩이 거의 내 마진인 셈이다

내가 관리 (?) 하는 가계는 6개 였다

관리라고 해서 거창한것은 아니고 나는 그 가계에 콘돔,휴지,물수건 등을 매일 공급해 준다

그리고 그 가계들은 나의 장사를 도와준다

도와주는 방식은 이렇다

그런곳에 오는 남자들은 대부분 2~3명씩 함께 온다 ,들어 갈때는 함께 들어가지만

그중 먼저 일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먼저 나온 사람은 나머지 친구들을 기다리며 함께 했던 파트너와 대화를 한다

대화 내용은 맨날 뻔하다

아가씨가 그 남자의 정력에 대해 오바하면서 치켜 세워주면

그 손님은 의기 양양해서 허풍을 떠벌려 대는 그저그런...

그럼 그 아가씨는 목이 마르다며 저기 저 꿀차 한잔 사달라고 아양을 떤다

기고 만장해진 남자는 쉽게 응한다

그때 아가씨가 응석을 부리며 "아~이 나만 먹으라고?? 우리 언니들도 한잔씩 사줘~"

하며 아직 대기(?)중인 언니들을 가리킨다

대략 4~5명 ,남자는 흔쾌히 ok~한다

이렇게 팔리는 꿀차수가 엄청 나다

장사를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하는데 이것 저것 다빼고 매일 아침 나에 순수익이 대략

30~50 만원 정도 됐었으니까..

물론 그녀들은 그렇게 받은 꿀차를 먹지는 않는다..


처음 일을 시작 했을때에는 일하는 내내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기가

서로 내색 하지는 않았지만 매우 민망했다

그녀들이나 나나 서로 젊은 사람들 이고

서로 무슨 직업인지 뻔히 아는데 안 민망 할수가 없다

그것도 잠시

매일 저녁 8시 오픈 할때 그녀들 가계에서 함께 밥을 차려 먹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서로 쉽게 친해졌다

하지만 각 가계들마다 이모 라고 불리는 포주들이 무섭게 관리 하고 있어서

뭐 사적인 대화를 한다거나 그러지는 못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날수록 그녀들은 나를 삼촌 이라고 부르며

서로 보이지 않는 위안이 되어갔다

지금도 기억나는 몇가지 이야기가 있다

아침 7시 정도 되면 장사를 마무리 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나는 내 마차를 정리 하고 나서 그 골목의 일정 구간을 빗자루 로 청소를 한다

여섯 가계 수십명의 여자들이 거의 반 나체 상태로 나를 바라보고 앉아 있고

바로 코앞에서 빗자루 질을 한다는게 여간 어려운일이 아닐수 없다..(매우 민망하다,,)

그렇게 빗자루질 하고 있을때면 그녀들은 내게 짖굿은 농담을 건네며

자기들끼리 깔깔대고 웃곤 했다

그리고 나에게 응원가(?)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때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드라마가 최진실,안재욱,차인표가 출연한

"별은 내가슴에"였다

그 주제가 또한 선풍적이였다

"사랑했던~너를 잊지 못해~부디~너를 다시 볼수 있다면~" 이 노래

그 노래에 약간 개사를 해서

"사랑했던~xx삼촌~~ 잊지 못해~부디~xx삼촌 다시 볼수 있다면~" 이런식으로

그 주변 가계 수십명의 아가씨들이 짖굿게 큰소리로 청소하는 나를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매우 민망하고 얼굴 빨게 지는 일이다 ㅎㅎ

그리고 또 여자들만 모여 있는곳이다 보니 못을 박거나 형광등을 갈아끼우는 등의

일도 내몫이였다

하루는 골목길을 비추어지는 형광등이 나가버렸다

작은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형광등을 갈아끼우는데

또 아가씨들이 짖굿게 놀려대기 시작했다

"xx삼촌~배꼽보여요~"깔깔깔~~~

멋적게 웃으며 형광등을 갈고 사다리에서 뛰어내리는순간 못에 걸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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