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KBO 홀드왕은 13년 만에 다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3일 2026 WBC 대표팀 1차 캠프에 참가할 국내 선수들 명단을 확정했다. 내년 1월 9일부터 21일까지 사이판에서 열리는 1차 캠프는, 선수들이 대회 시작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투수 16명, 야수 13명 등 총 29명으로 구성된 가운데 베테랑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이름을 올렸다. 그렇지만 류현진이 최고령 선수가 아니다. 이 선수가 최고령 선수다. 바로 SSG 랜더스 투수 노경은이다.

노경은은 최근 몇 시즌 동안 SSG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21시즌이 끝난 후 방출 통보를 받은 노경은은 입단 테스트를 통해 SSG 유니폼을 입었다. 2022시즌 41경기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3.05를 기록한 노경은은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리고 최근 3년은 말이 안 나온다. 2023시즌 76경기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 3.58을 기록하며 데뷔 첫 30홀드를 기록했다. 2024시즌에도 77경기 8승 5패 38홀드 평균자책 2.90을 기록하며 2년 연속 30홀드와 함께 데뷔 첫 홀드왕의 기쁨을 누렸다. 2024시즌이 끝난 후 2+1년 최대 25억 재계약을 맺은 노경은은 2025시즌에도 77경기 3승 6패 3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 2.14로 2년 연속 홀드왕에 자리했다.

올해 만 41세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불펜 투수로 리그를 지배했다. 11월 24일 시상식이 끝난 후 노경은은 "성적이 좋으면 계속 던지고 싶다. 그러나 '나 힘들어, 안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면 은퇴할 생각이다"라며 "옛날 같으면 '이제 그만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50살까지 해봐', '송진우 선배 기록 깨봐'라고 한다. 주변에서 응원을 한다. 솔직히 난 프로에서 1.5군 투수, 1군에 와서는 패전처리 투수였다. 그러나 SSG에 와서 필승조를 하며 자존감이 많이 올라가더라"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한국은 2013년, 2017년, 2023년 3회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노경은은 WBC 출전 경험이 있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시절 2012시즌 42경기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 2.53으로 평균자책점 2위, 다승 5위-탈삼진 5위에 오르며 인생 시즌을 만든 노경은은 2013 WBC에 출전했다. 당시 대회 3경기(3이닝)에 승패 없이 평균자책 3.00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때 WBC 참가 후 처음으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물론 사이판 캠프 참가한다고 해서 WBC에 간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가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후배들과의 선의의 경쟁도 이겨야 한다.

SSG에 와서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 노경은은 13년 만에 WBC에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