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김희수 기자] 한국전력이 천신만고 끝에 승점 2점을 챙겼다.

한국전력이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2(25-27, 25-19, 23-25, 25-15, 19-17)로 꺾고 연패를 면했다. 고준용 감독대행 체제에서 경기력과 정신력을 재정비한 삼성화재가 경기 내내 한국전력을 밀어붙였지만, 쉐론 베논 에반스(등록명 베논)가 경기 내내 무너지지 않고 굳건히 팀의 기둥으로 활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화재는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의 분투와 노재욱-알시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의 한결 나아진 경기 운영에도 불구하고 분패하며 11연패에 빠졌다.

1세트 초반은 팽팽했다. 양 팀 세터들이 공격 옵션을 다채롭게 활용하면서 1점 차 사이드 아웃 랠리가 이어졌다. 공격 전개는 삼성화재 쪽이 조금 더 매끄러웠지만, 한국전력은 보이지 않는 범실을 줄이고 강한 서브로 받아쳤다. 접전 속에서 한국전력이 먼저 한 발짝을 앞서갔다. 12-12에서 김정호의 퀵오픈과 김우진의 네트터치가 이어졌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한국전력이 선착했다. 15-14에서 베논의 강타가 터졌다. 베논은 쾌조의 컨디션으로 공격을 이어가며 중후반 팀의 리드를 견인했다. 그러던 중 악재가 발생했다. 19-17에서 김정호가 네트 지지대에 발목이 걸려 꺾이는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이 틈을 타 삼성화재가 18-19에서 베논의 공격 범실로 동점을 만들었고, 20-20에서 아히의 반격으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결국 1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26-25에서 김우진의 하이 볼 처리가 통하며 삼성화재가 1세트를 가져갔다.

권영민 감독은 2세트 들어 김정호의 자리에 윤하준을 투입했다. 초반 분위기는 한국전력이 좋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진입 시점까지 팀 공격 성공률이 100%를 찍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도산지의 다채로운 운영과 날개 공격수들의 좋은 컨디션으로 대응하며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세트 중반부에 격차를 조금 더 벌렸다. 14-12에서 윤하준이 과감한 하이 볼 처리에 성공했고, 곧바로 아히를 상대로 블로킹까지 잡아냈다. 점수 차가 계속 벌어지자 고 대행은 세터를 노재욱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삼성화재 코트에서는 계속 범실이 늘어갔고, 한국전력은 19-14에서 베논의 다이렉트 처리로 20점 고지를 밟았다. 한국전력은 24-19에서 윤하준의 시간차 강타로 2세트 반격을 완성했다.

3세트도 1-2세트 못지않은 초반부 접전이 벌어졌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삼성화재가 간발의 차로 선착했다. 7-7에서 김우진이 과감하게 하이 볼을 뚫었다. 김우진은 타임아웃 직후에도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팀의 3점 차 리드를 이끌었고, 11-8에서는 서브 득점까지 터뜨렸다.

한국전력은 10점대 초반에 격차를 좁혔다. 10-13에서 윤하준의 오픈 공격과 이우진의 다이렉트 공격 범실이 나왔다. 이후 13-15에서 신영석이 속공 두 개를 연달아 꽂으며 한국전력이 동점에 도달했다. 이후 계속 삼성화재를 압박하던 한국전력은 18-18에서 윤하준이 아히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단숨에 흐름을 바꿨다. 21-21에서 아히가 3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세트 포인트까지 내달렸다. 이후 24-23에서 김준우의 속공이 터지면서 삼성화재가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는 한국전력이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4-3에서 베논의 백어택과 윤하준의 서브 득점으로 빠르게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7-4에서 노재욱의 오버네트가 나오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선착했다. 9-5에서는 서재덕이 간신히 살려낸 볼을 베논이 강타로 삼성화재의 코트에 심어버리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서서히 굳히기에 들어갔다. 12-6에서 베논의 연타가 적중하며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앞서갔다. 그러자 고 대행은 아히를 빼고 최현민을 투입하며 5세트 준비에 착수했다. 한국전력은 15-10에서 정성환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순조롭게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고, 이후에도 큰 위기 없이 세트 후반부를 풀어갔다. 결국 24-15에서 황두연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경기는 5세트로 향했다.

베논과 김준우가 블로킹을 잡아내며 시작된 5세트, 노재욱이 의도적으로 아히 쪽을 배제하는 운영을 시도했지만 한국전력이 이를 간파하고 블로킹 벽을 올렸다. 결국 김우진의 파이프가 걸린 이후에야 아히에게 공이 향했지만 정성환이 이를 막아내며 한국전력이 먼저 5-3 2점 차로 앞서갔다.

한국전력은 6-4에서 베논이 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4점 차로 먼저 5세트의 반환점을 돌았다. 반면 삼성화재는 6-9에서 김준우가 아쉬운 네트터치를 저지르며 추격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10-14에서 아히의 서브 득점 2개를 묶어 최후의 추격을 시도했고, 13-14에서 하승우의 볼 컨트롤 미스가 나오며 기적적인 듀스를 만들었다. 최후의 듀스 승부에서 웃은 팀은 한국전력이었다. 18-17에서 아히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