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임시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1일 원주 DB아레나에서 열린 FIBA 농구월드컵 2026 아시아예선 B조 2차전에서 중국을 90-76으로 완파했다. 28일 베이징 원정 1차전 80-76 승리에 이어 3일 만에 2연승. 이 두 경기 모두를 잡으며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한국은 이정현–이현중–안영준–이승현–하윤기의 베스트5를 유지했고, 중국은 가오스옌 대신 청스이펑을 투입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경기 초반부터 무력화됐다.

한국은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윤기의 골밑 득점, 이정현의 3점 포함 연속 8득점이 터지며 순식간에 10-4 리드. 중국은 6분 동안 고작 4점. 외곽슛 6개 전부 실패했다. 이현중까지 불이 붙자 점수는 16-4 → 28-13으로 벌어졌다.

중국은 수비 중심 라인업을 꾸렸지만 외곽은 계속 침묵했다. 한국은 이정현을 중심으로 빠른 공수 전환과 3점포를 이어가며 43-19까지 앞섰다. 전희철 감독은 강상재·변준형 등 벤치를 적극 활용할 만큼 경기 운영에 여유가 있었다.

기대했던 이현중의 3점슛이 두 번 연달아 꽂혔다. 중국은 공격자 파울·턴오버가 이어지며 32점 차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전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며 흐름을 완전히 지배했다.

중국은 종료 5분을 남기고 전면강압과 지역방어로 마지막 반격을 시도했다. 저우치가 골밑에서 득점하며 추격했지만, 자유투를 잇따라 놓치며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전희철 감독은 종료 3분 전 문정현·김보배·양준석을 투입하며 12명 전원 출전이라는 보너스까지 챙겼다.

한국 승리의 여파는 중국 내 반응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국 ‘넷이즈’는 이번 패배를 “중국 남자농구가 완전히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라면서 “한국에 단 4일 만에 두 번 패배하는 수모”고 표현했다.

실제로 중국은 예선 전부터 한국전 승리를 자신했다. 넷이즈는 “한국은 귀화 선수도 없고, 팀 내 최장신이 202cm에 불과하며 감독도 임시 체제인데 중국이 완패했다”며 충격을 전했다.

중국 농구계는 이 패배가 단순한 부진이 아니라 시스템 붕괴를 뜻한다고 분석했다. 넷이즈에 따르면 중국은 전반전에서 3점슛 12개 중 1개 성공(8%)이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반면 한국은 초반 3점 10개 중 7개 성공, 사실상 경기 초반에 한국이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평가했다.

넷이즈는 "중국은 빅맨 저우치(2m17cm)·후진추(2m11cm)의 압도적인 높이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골밑으로 볼을 전달하지 못했다. 한국의 빠른 로테이션에 골밑 장악력 상실했다"라면서 "특히 가드진의 수준이 떨어져 빅맨을 활용하지 못한 점이 핵심 문제다"고 분석했다.

넷이즈는 “불과 몇 달 전 아시아 정상까지 1cm 남았다던 팀이, 왜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졌는가?”라면서 "중국 현지에서도 한국의 승리보다 중국의 붕괴가 더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라고 중국 농구의 근본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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