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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올스타] 말로만 팬을 위한다고 하지 말길... “어떻게 하면 망가질까” 고민하는 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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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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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정다윤 기자] 누구나 얼굴에 흠집 나는 순간은 본능적으로 피하려 하지 않나.

그러나 팬과 주변인을 위해서라면, 그렇지 않은 선수가 있다.

하나은행 진안(29, 182cm)이다. 4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 득표 8,273표로 전체 19위에 올랐다. 개인 4번째 올스타 출전이다.

진안은 무대가 필요한 이유를 아는 선수다. 2023년과 2024년 올스타게임에서 두 차례 퍼포먼스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퍼포먼스상은 김단비(우리은행)의 손으로 들어갔다. 김단비 역시 고참다운 여유와 재치로 팬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그렇다고 진안의 존재감을 지울 수는 없다. 상을 받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면, 진안은 판을 살리는 사람이다.

진안은 전날(3일) 행사부터 이미 시동을 걸었다. 티셔츠 하단을 매듭지어 크롭티로 만들더니 곧장 치어리더로 변신했다. 비보잉까지 선보이며 바닥을 쓸었다. 현장을 살리는 게 목표처럼 보였다.
본 행사가 열린 당일에도 진안은 홀로 파격적인 분장으로 시선을 붙잡았다. 입장 퍼포먼스에서는 ‘소다 팝’ 속 등장인물처럼 핑크색 가발에 노란 비니를 얹었다. 중간에는 아바타인지, 사자보이즈인지 단번에 규정하기 어려운 분장으로 또 한 번 분위기를 흔들었다.

그는 다른 선수의 장면도 살렸다. 김정은의 입장 퍼포먼스 ‘굿 굿바이’에서는 남자 역할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경기 중에는 세리머니로 바닥에 엎드려 팔딱거리며, 다시 한 번 시선을 끌어모았다.

세상에 ‘남 보기 좋게’라는 말만큼 달콤한 안전장치도 없다. 적당히 웃고 적당히 멋있으면 된다.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웃음거리가 되더라도’라는 문장은 다르다. 타인의 하루를 위해 스스로 한 걸음 뒤로 물리는 일이다.

사전 인터뷰에서 김단비도 진안을 이렇게 말했다. “진안이 안 뽑히면 어쩌나 걱정했다. 내 표를 나눠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스타게임에 너무 필요한 선수다. ‘어떻게 하면 내가 망가지더라도 팬들이 웃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팬들이 더 즐겁게 웃고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친구다. 선수로 있는 한 무조건 뽑아야 하는 선수다.

사실 대부분 자존심과 이미지에 흠집 나는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 선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웃음은 생각보다 값비싼 재능 아닌가. 피로와 근심이 빽빽한 틈새에 숨구멍 하나 뚫어 주는 일이다. 올스타의 목적이 ‘즐기고 가는 것’이라면, 진안은 그 목적을 말이 아니라 몸으로 수행한다.

진안은 퍼포먼스로만 존재하는 선수가 아니다. 팀이 1위(10승 3패)를 달리는 데도 진안의 몫이 크다. 올 시즌 평균 14.15점(팀 내 2위) 7.8리바운드(팀 내 1위) 필드골 성공률 53%(팀 내 1위)다. 그런데도 이런 선수이자 올스타 무대에서 분위기를 이끄는 핵심 자원이, 19위에 그쳤다는 사실이 놀랍다.

남자농구든 여자농구든, 아니 모든 스포츠에서 ‘팬을 위한다’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있다. 그러나 진안은 그 말을 표어로 남기지 않았다.

이미지를 포장하는 법보다 웃게 만드는 법을 먼저 고민했고, 필요하다면 스스로 조금 망가지는 쪽을 택했다. 팬 서비스가 말이 아니라 행동이어야 한다는 걸 올스타 무대에서 또렷하게 보여줬다. 
#사진_WKBL 제공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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