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시작해 자정은 넘김 4일 끝난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이창호 9단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완주가 최명훈 9단이 주장을 맡은 효림을 2-1로 꺾고 2년 연속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이창호 9단은 1975년생 동갑내기 최명훈 9단과 펼친 주장전에서 백으로 2집반 신승을 거두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 9단은 최 9단과 상대 전적에서도 36승11패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날 승리로 통산 1970승을 달성한 이창호 9단은 종전 조훈현 9단이 보유하고 있던 최다승 기록(1968승)을 훌쩍 넘긴 역대 1위에 등극했다. 이창호 9단은 첫 타이틀을 획득했던 1989년 제8기 KBS바둑왕전 당시, 결승 상대였던 김수장 9단과 재회한 지난 플레이오프 대국에서 승리하며 최다승 신기록(1969승)을 달성한 바 있다.

1986년 8월 26일 제62회 승단대회에서 조영숙 1단(이하 당시)에게 첫 승리를 거둔 이창호 9단은 이후 2000년 10월16일 1000승(상대 안조영 6단), 2010년 1월18일 1500승(상대 최철한 9단), 2021년 2월23일 1800승(상대 한웅규 7단), 2024년 9월27일 1900승(상대 유창혁 9단)을 달성한 바 있다.

최다승 달성 직후 이창호 9단은 “지금까지 많은 대국을 해왔지만 이렇게 뜻깊은 기록을 세우게 되어 영광스럽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정말 좋아하던 바둑을 지금까지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좋은 바둑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이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소개돼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이창호 9단은 올해 65전 52승13패(12월4일 현재), 한국 랭킹 59위에 랭크돼 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