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같은 선수 우리도 있었다" 김성한 활약 재조명한 국민 감독..."지도자 기회 다시 주어졌으면" [더게이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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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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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고의 야구 선수." 폭스스포츠 애널리스트 벤 벌랜더가 오타니 쇼헤이에게 쏟아낸 찬사다. "오타니가 해내고 있는 일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도 "베이브 루스도 오타니만큼 장타를 많이 치거나 많이 달리지 않았다"며 극찬했다.
3년 연속 만장일치 MVP, 50홈런-50도루, 10년 1조원 계약으로 148년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그런데 한국에도 오래전 오타니 같은 선수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투타겸업 스타 오타니의 위력
오타니 쇼헤이는 최근 3년 연속 만장일치 MVP에 선정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운 장을 썼다. 2024년에는 야구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고, 2025년에는 투타겸업을 재개해 타자로 55홈런, 투수로 1승 1패 평균자책 2.87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 후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인식 감독이 생각하는 '한국의 오타니'는 무려 40여년 전에 등장했다. 시간을 1982년으로 되돌려보자. KBO 리그 원년이었다. 김성한은 해태 타이거즈 창단 멤버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해태는 6개 구단 중 가장 적은 14명의 초미니 선수단으로 출범했다. 선수층이 워낙 얇았던 탓에 김성한은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해야 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1982년 시즌 타자 김성한은 타율 0.305, 13홈런, 69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왕에 올랐다. 동시에 투수 김성한은 26경기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 2.88을 기록했다. 한 선수가 한 시즌에 투수로 10승과 타자로 10홈런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KBO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김인식 감독은 "군산상고 시절 유격수 겸 4번 타자였고, 동국대 입학 후 투수를 겸업했다"며 김성한의 투타 양면 재능을 소개했다. 김성한의 투수 경력은 1985년까지 이어졌고, 통산 15승 10패를 남겼다.
타자로서의 김성한은 더욱 빛났다. 1983년과 1988년 타격왕, 1985년, 1988년, 1989년 홈런왕을 차지했다. 1985년과 1988년 두 차례 시즌 MVP에 올랐다. 1988년에는 KBO 최초로 30홈런을 돌파했고, 1989년에는 KBO 역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26홈런-32도루)를 달성했다.
김인식 감독은 "14시즌 동안 홈런 207개, 타점 782개, 도루 143개를 기록했다"며 "발도 빠르고, 홈런도 치고, 여러 가지를 갖춘 선수였다"고 극찬했다. 별명은 '오리궁둥이'. 특유의 타격 자세 때문에 붙은 이름이었지만, 그 자세로 쏟아낸 안타와 홈런은 KBO 초창기를 대표하는 기록이 됐다.

지도자로선 아쉬움 남아
김 감독은 선수로서의 김성한을 재조명한 뒤, 지도자로서의 평가로 화두를 이어갔다. 김성한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해태 및 KIA 타이거즈 감독을 역임했지만 선수 시절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02년과 2003년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각각 2승 3패, 3전 전패로 탈락했다.
김인식 감독은 "지도자의 평가는 가늠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입을 뗐다. "우승을 많이 했다고 최고 감독이거나 졌다고 못하는 감독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를 갖고 있는 감독은 매년 상위권에 들게 되고, 약한 선수로 조금 더 잘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한이 KIA 타이거즈 감독을 맡았을 당시 전력이 좋은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게 김 감독의 분석이다.
특히 김 감독은 김성한의 인품을 높이 평가했다. "김성한 같은 사람은 제가 볼 때 지도자로서 인성이라든가 인품이라든가 인격, 이런 게 좀 갖춘 감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인정했다.
김인식 감독은 과거 실패를 경험한 지도자들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쓰라린 과거가 있는 사람들이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김성한에게 다시 한 번 지도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감독은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한국에 역전패한 일본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이후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우승으로 이끈 사례를 들었다. "쓰라린 과거, 치명적인 상처가 있는 감독들이 재기를 했을 때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김성한은 감독 시절 논란을 겪은 뒤 2012년 한화 이글스 수석코치로 복귀했으나 2014년 이후 1군 현장을 떠났다.
김인식 감독의 말처럼, 1982년 원년 리그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투타겸업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김성한의 재능이 지금 시대에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키워졌다면 어땠을까. 오타니보다 먼저 세계적인 투타겸업 선수가 탄생했을 수도 있다는 상상은 과연 허황된 것일까. 자꾸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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