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30)이 자유계약선수(FA)로 장기 계약의 꿈을 다음으로 미뤘다. 일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남아 2026시즌을 치른다.

MLB닷컴은 16일 “김하성이 1년 2000만달러(약 294억원) 계약으로 애틀랜타에 복귀한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애틀랜타에서 뛴 김하성은 1600만달러짜리 1년 옵트아웃 조항을 포기하고, 장기 계약을 꿈꾸며 FA 시장에 나왔으나 결국 애틀랜타와 한 시즌 더 동행을 택했다. 김하성은 400만달러가 오른 금액에 사인했다.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김하성은 2024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얻었다. 당시 김하성은 연평균 2000만달러, 총액 1억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내야자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경기 중 어깨를 다쳐 10월에 수술대에 오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하성은 2025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최대 290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 9월 탬파베이에서 웨이버로 공시된 김하성은 애틀랜타에서 시즌을 마쳤다. 올해 연봉 1300만달러를 받은 김하성은 2026년 연봉 1600만달러를 받는 대신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 시장에 나왔다.

김하성은 장기 계약을 노렸지만 더딘 어깨 회복 등 부상 그림자가 그 꿈을 막아섰다. 김하성은 올해 48경기 타율 0.234에 출루율 0.304 장타율 0.345에 그쳤다. MLB닷컴은 “김하성에게 실망스러운 시즌”이라며 “지난해 10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로 7월에야 탬파베이에서 데뷔했다. 그리고 7월 오른쪽 종아리 부상에 허리 부상으로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했다.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각광을 받은 김하성이지만, 잦은 부상이 결국 물음표로 작용했다. “장기 계약을 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하성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여러 구단에서 김하성에 관해 묻고 있다”며 세일즈에 나섰지만, 만족스런 오퍼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김하성은 유격수 보강이 필요한 애틀랜타에 남기로 하면서 또 한 번의 ‘FA 재수’를 택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FA 내야수로 평가받는다. 2000만달러라는 큰 연봉은 그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여기에 2026시즌 ‘건강’까지 증명한다면, 장기 계약의 꿈도 이룰 수 있다. 애틀랜타와 1년 계약에는 부상을 털어내고 경기력을 끌어올려 내년 겨울 다시 FA 시장을 노리겠다는 ‘절치부심’ 의지가 담겨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