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너머에 '배드민턴 신(神)'이 있었다… 서승재, 인류 최초 '시즌 12관왕'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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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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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1만여 관중의 일방적인 "짜요(힘내라)" 함성은 비명이 되었고, 이내 침묵으로 바뀌었다. 세계 배드민턴의 무게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완벽하게 이동했음을 알리는 '대관식'이 적진 한복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모두의 시선이 '셔틀콕 여제' 안세영의 그랜드 슬램과 시즌 11승에 쏠려 있을 때, 한국 배드민턴은 더 무시무시한 역사를 쓰고 있었다. 이번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안세영 개인의 독무대가 아닌, '팀 코리아'의 완벽한 시스템 승리였다.
이날 가장 주목해야 할 숫자는 안세영의 '11'이 아니다. 바로 남자 복식 서승재(삼성생명)가 달성한 '12'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결승에서 중국의 자존심 량웨이컹-왕창 조를 단 40분 만에 2-0으로 완파했다. 홈 어드밴티지와 관중의 압박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학살'에 가까운 경기력이었다.
이 승리로 서승재는 파트너 김원호와 함께 시즌 11승을 합작했고, 연초 진용(요넥스)과 거둔 1승을 더해 개인 통산 시즌 12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세운 '신의 기록' 11승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단식이 아닌 파트너와의 호흡이 절대적인 복식에서, 그것도 파트너를 바꿔가며 12번의 우승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서승재가 단순한 선수가 아닌 '전술의 핵'이자 '우승 청부사'임을 증명한다. 안세영이 '여제'라면, 서승재는 배드민턴계의 '신(God)'이 된 셈이다.
여자 복식 백하나-이소희의 활약은 '화룡점정'이었다. 일본의 후쿠시마-마쓰모토 조를 상대로 보여준 2-0 완승은 이들이 왜 '왕중왕'인지 보여줬다. 특히 올 시즌 우승이 다소 부족했던 갈증을 가장 큰 무대에서, 대회 2연패로 씻어내며 '큰 경기에 강한 DNA'를 입증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은 1998-1999년 김동문-나경민 조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소희-백하나의 우승은 한국 배드민턴의 허리가 얼마나 튼튼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 타도에만 집중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여자 단식, 남자 복식, 여자 복식 트로피가 모두 한국행 비행기에 실렸다. 그것도 자신들의 안방인 항저우에서 말이다.
안세영은 물론이고, 서승재-김원호의 압도적인 스피드, 백하나-이소희의 짠물 수비까지. 한국 배드민턴은 이제 특정 스타 한 명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2025년 12월 21일, 항저우는 기억할 것이다. 세계 최강 중국을 '들러리'로 세우고, 애국가를 세 번이나 울려 퍼지게 만든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위대했던 밤을.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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