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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SK는 어쩌다 또 강등당할뻔 했을까 [2025 K리그 결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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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5 K리그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부분이 아닌 색다른 관점의 결산을 해본다.

1편 ''평균 관중 1만' 대구 축구 전성기 이끈 조광래 퇴임, 한시대의 종언', 2편 ''준우승 단골' 울산을 '3연속 우승'으로… 非축구인 사장의 모범사례 된 김광국', 3편 '조현우, K리그 PK 선방률 1위… 없었다면 울산 강등당할뻔'에 이어 4편은 K리그1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겨우 강등을 면한 제주SK 이야기다.

ⓒ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제주SK로… 모기업에 보여야했던 시즌

2025시즌을 앞두고 제주는 중대한 결단을 한다. 바로 2006년부터 19년간 써왔던 구단명인 제주 유나이티드를 버리고 모기업인 SK를 드러낸 제주SK로 구단명을 바꾼 것. 유공을 쓰다 기업명이 SK로 바뀌며 자연스레 SK를 써왔던 이 축구단은 2006년 비난을 받았던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이전을 하며 제주 구단 유일한 프로구단이자 제주도민들의 통합을 강조하는 '유나이티드'를 쓰며 차별화를 꿰했다.

사실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이름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 구단이 도민구단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있다보니 더 그랬다. SK라는 한국 최고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도 도민구단으로 오해받는건 순전히 이름때문이기도 했다. 여러 이유를 뒤로하고 2025시즌 유나이티드가 아닌 제주SK로 구단명을 바꾼건 이제는 SK라는 모기업을 전면에 드러낸다는 의미가 컸다.

SK가 이미 2021시즌을 앞두고 야구단을 SSG에 매각한 바가 있는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은 2019년 강등당하던 경기를 제주까지 와 직관하는 등 축구단에는 애정을 드러내왔었다. 이제 구단명까지 바꾼 상황에서 제주SK 축구단은 K리그 역사상 가장 오랜기간 무관(1989년 우승)인 구단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했던 2025시즌이었다.

ⓒ프로축구연맹

▶김학범 감독에 대한 지나친 믿음

냉정하게 김학범 감독은 2024시즌 중반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2024시즌 8월 5경기에서 무려 1무5패로 급격하게 추락했다. 물론 9월 2승2패, 10월 3전 전승으로 8월의 부진이 희석됐지만 11월 3경기에서 2무1패로 부진했다. 파이널B에서는 최상위인 7위를 하긴 했지만 김학범 감독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자 석연찮은 시즌 중반부터의 성적이었다.

그래도 7위정도는 했으니 유임된 김학범 감독. 하지만 제주는 시즌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하더니 3월 종료 시점 8위, 4월 종료 시점에는 10위까지 추락했다. 5월 반전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11위까지 추락하는 등 좋지 못하자 제주 구단은 5월15일 팬 간담회까지 열어 성남 팬심을 달래려했다.

제주 팬들은 K리그에서 온화하기로 소문난 집단. 이 팬들이 경기장에 김학범 감독은 물론 구단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걸개를 내걸 정도로 민심이 좋지 않았다.

어찌보면 이때가 김학범 감독 경질의 마지막 골든타임이었는지 모른다. 제주 수뇌부는 그동안 지나치게 감독 사임에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남기일 감독 때도 무승이 길어질 때도 오랜기간 그를 믿었다가 마지막에 가서 낭패를 봤던 전철을 다시한번 밟은 것이다. 5월의 골든타임을 놓친 제주는 8월 마감시점에는 11위까지 추락했다. 7월 3경기 2승1패로 반전하나했지만 8월 4경기 2무2패로 반전은 없었다.

제주 수뇌부는 답답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9월 2경기 2연패를 당하자 그제서야 김학범 감독과 이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9월28일 수원FC 경기전날 사임을 발표해 사임시기를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축구연맹

▶수뇌부의 책임과 감독 경험없는 감독 영입과 실무 공백 우려

일각에서는 높은 연봉을 받는 김학범 감독을 조기에 경질하면 그만큼 위약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주 수뇌부가 망설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보다는 제주 수뇌부 특유의 '기다리고 믿어주기'가 결국 나쁜 방향으로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김학범 감독정도의 경험과 실력을 가진 감독을 기다리고 믿어주는건 필요하다. 하지만 5월 팬간담회가 있었음에도 이후 4개월이상이나 똑같은 하위권에서 반등하지 못하는데 계속 기다린건 제주 수뇌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수뇌부의 역할은 언제 결단하느냐인데 마냥 기다린다고 답이 나올게 아니었음은 결과가 증명한다.

K리그 소문난 행정가인 김현희 단장도 김학범 감독의 사임과 함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는 김 단장의 건강 문제로 2025시즌을 앞두고 김 단장이 일선에서 선수 영입과 방출을 지휘하지 못했고 2019시즌 강등 당시 운영팀장이 김학범 감독과 호흡해 지휘했지만 다시금 강등 위기로 몰렸다. 분명한건 제주는 2019년 강등 이후 2020년 분노의 영입과 곧바로 승격 이후 꾸준히 선수단 퀄리티가 떨어져 지금은 김동준, 이창민 외에 믿을만한 선수가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 김정수 감독대행 아래 수원 삼성을 잡으며 겨우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냉정하게 수원 삼성에 비해 체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변성환 수원 감독의 전략 실패와 김정수 감독대행의 침착한 지도력, 그리고 김동준 골키퍼의 존재감으로 잔류할 수 있었다.

문제는 제주가 최근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아래 수석코치를 했던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는데 코스타 감독은 오랜 지도 경력에도 이번에 제주에서 감독을 하는 것이 개인 첫 감독 도전일 정도로 '감독'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좋은 코치와 좋은 감독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수많은 사례를 통해 드러난 상황.

게다가 코스타 감독이 아무리 대표팀 코치를 했어도 한국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판단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제주가 2026시즌 개막전에 꾸릴 선수단은 코스타 감독의 의중이 들어갔다기보다 제주 수뇌부가 꾸렸을 선수단인데 현재 제주에는 이런 큰작업을 진두지휘할 경험있는 인물이 마땅치 않다. 2020년부터 단장으로 팀을 꾸린 김현희 단장도 없고 구창모 대표이사 역시 연임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수뇌부 공백과 실무자 공백은 가뜩이나 경험없는 외국인 감독까지 온 상황에서 폭풍의 이적시장 속 제대로 팀을 꾸릴 수 있을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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