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고령자를 위한 골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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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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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60대에 접어든 골퍼라면 누구나 비슷한 변화를 체감한다. 예전엔 7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넘기던 거리가 이제는 경계선이 되고, 풀스윙일수록 방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진다. 이는 개인의 기량 문제가 아니라 노화에 따른 근력·순발력 감소라는 자연적·보편적 현상이다. 문제는 이 변화가 곧바로 스코어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줄어든 비거리를 만회하기 위해 어프로치 연습 비중을 늘리는 것은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그리고 이는 감각이 아니라 수치로 증명된다.
일반적으로 남성 골퍼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40대 평균 약 220m, 60대 초반 약 190m, 70대에는 170m 전후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근력 감소에 따른 스윙 스피드 저하(약 10~15%) 때문이다. 이를 무리하게 거부하려 들면 오히려 미스샷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풀스윙 시 미스샷 발생 확률은 약 35~40%나 된다. 반면 70% 이하 스윙에서는 20% 미만으로 떨어진다. 즉, 비거리를 되찾으려는 노력은 성공 확률보다 리스크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18홀 기준 평균 스코어 90을 기록하는 골퍼의 샷 분포를 보면 흥미로운 수치가 나온다. 티샷 및 롱게임 샷 수 약 32회, 퍼트 수 약 34~36회, 어프로치 및 쇼트게임 샷 수 약 25~28회. 즉 전체 샷의 약 55~60%가 그린 주변 30m 이내에서 이루어진다는 통계가 나온다.
그런데도 많은 노령 골퍼들은 여전히 연습 시간의 60% 이상을 드라이버와 아이언 풀스윙에 할애한다. 이 불균형이 바로 스코어 정체나 후퇴의 핵심 원인이다.
수치로 보자. 평균적인 아마추어 골퍼의 20~30m 어프로치 성공률(원 퍼트 가능 거리 이내)은 약 30%다. 이를 40%로만 끌어올려도 라운드당 약 2~3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드라이버의 경우 비거리를 10m 늘려도 그린 적중률(GIR) 상승효과는 평균 0.3~0.5회로 거의 효과가 없는 셈이다. 즉, 연습 효율성 측면에서 어프로치는 비거리보다 최소 4~5배 높은 효율성을 보인다.
노령 골퍼에게 어프로치는 기술이 아니라 전략이다. 어프로치는 힘을 요구하지 않는다. 거리 감각, 클럽 선택의 일관성, 실패 시 손실을 최소화하는 판단. 이 세 가지는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숙성되는 능력이다.
젊은 골퍼가 힘으로 버디를 만든다면, 노령 골퍼는 보기를 막는 기술로 파를 지킨다. 그리고 노령 골퍼에게 스코어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버디의 수'가 아닌 '더블보기를 피하는 능력'이다.
노령골퍼에게 필요한 지혜는 줄어든 비거리를 받아들이고 줄어들지 않는 영역에 투자하는 일이다. 60대 이상의 골퍼에게 현명한 연습 배분은 명확하다. 전문가들은 드라이버나 풀 아이언샷은 30%로 줄이고, 100m 이내 웨지 및 러닝 어프로치 연습을 40%로 늘릴 것은 권한다. 가장 소홀히 하는 퍼트 연습 비중도 30%는 유지할 것을 당부한다. 이는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선택이 아니라, 골프라는 게임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한 전략적 결정이다.
비거리는 세월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그린 주변의 한 타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한 타들이 모여 노령 골퍼의 골프를 다시 즐겁게 만든다.
60대 이후의 골프는 더 이상 최대치를 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혜의 게임이다. 자연히 연습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드라이버는 많은 시간을 들여도 개선 폭이 크지 않다. 반면 100미터 이내 어프로치는 연습한 만큼 가장 정직하게 보답하는 영역이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스코어의 기대값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프로치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힘보다 감각이, 젊음보다 경험이, 스윙보다 선택이 중요해지는 영역이다.
몸은 약해지지만 판단은 깊어지고, 속도는 느려지지만 리듬은 단단해진다. 비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상실이지만, 어프로치를 선택하는 순간 골프는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확장이 아니라 응축의 미학, 젊음이 아니라 통찰의 게임으로 변한다.
60대 골퍼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는 멀리 가는 법보다, 어디에 놓을 것인지를 배워야 할 시간이다."라는 깨달음이다. 비거리는 줄어들지만 골프는 얼마든지 깊어질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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