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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포옛의 마법, K리그의 ‘쇄국 정책’ 깨트리다…해외파 감독들 입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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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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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전북 현대가 한국 프로축구 1부 리그 K리그1 왕좌에 복귀했다. 지난 2년 동안 3명의 감독을 선임했지만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였고, 작년에는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아픔이 있었다. 그랬던 전북이 올해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통산 10번째 K리그1 우승에 성공하며 프로축구 최초로 10회 우승 고지를 밟아 21세기 한국 축구 최고의 클럽임을 재확인시켰다.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11월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전북 현대와 대전 하나시티즌의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우승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日·中 리그는 외국인 감독이 절대 다수

멈춰버린 우승의 시곗바늘을 다시 돌린 것은 우루과이 출신 감독인 거스 포옛이었다. 전임 김두현 감독과 선임 반년 만에 계약 해지를 택한 전북은 사령탑 교체 카드로 2025 시즌에 돌입했다. 이정효(현 광주FC 감독), 정정용(현 김천 상무 감독) 등 국내 최고의 지도자도 고려했지만 이도현 전북 단장의 최종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이 단장은 "팀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높은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했다. 포옛 감독은 축구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 팀을 대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포옛 감독은 K리그가 품기엔 거물급 지도자다. 선수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토트넘 등에서 활약한 슈퍼스타이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유럽 주요 리그를 섭렵했다. 지도자로 선덜랜드(EPL), AEK아테네(그리스 슈퍼리그), 레알베티스(스페인 라리가), 보르도(프랑스 리그앙) 등을 이끌었고 최근까지는 그리스 대표팀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새 사령탑을 선임할 당시 홍명보 울산HD 감독,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과 최종 후보로 경합하기도 했다. 당시 포옛 감독은 2순위 후보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전북은 사실상 국가대표팀을 맡을 수준의 유명 감독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임한 것이다. 

포옛 감독은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3명의 코치와 사단을 구성해 동행했다. 빠르게 선수단의 신임을 얻은 그는 동계훈련 기간 동안 강인한 훈련에 단백질 중심으로 식단 개혁을 감행, 한 시즌 동안 선수들이 강한 체력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시즌 초기에는 전술적인 부분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6라운드 안양전 승리를 기점으로 조합의 완성도를 높여 총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성공하며 조기 우승을 일궜다.

이승우를 비롯한 전북 선수들은,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지만 밖에서는 무한 자율과 신뢰를 앞세운 포옛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극찬했다. 포옛 감독은 일반적으로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때 3~4일가량 쉬는 K리그 팀들의 전형적 루틴을 깨고 일주일 이상 휴가를 줬다. 대신 개인 운동 프로그램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고, 휴가가 끝난 뒤 바로 몸 상태를 체크했다. 전북과 같은 K리그 최고 레벨의 팀은 유럽·중동·일본 등 해외 무대에서 뛰고 온 선수가 다수인데, 이들은 쉴 때 쉬고 할 때는 확실히 하는 포옛식 매니지먼트가 세계 축구의 흐름에 부합한다고 받아들였다.

포옛 감독은 2025년 K리그1과 K리그2 통틀어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다. K리그는 역대 시즌을 봐도 외국인 감독 비중이 적은 특징이 있다.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세놀 귀네슈(튀르키예), 일리야 페트코치비(세르비아)처럼 국제적으로 성과를 낸 감독들이 한국에 와서 좋은 영향력을 미친 적도 있지만, 그런 흐름이 주류가 되진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세르지오 파리아스(브라질) 감독 역시 바람을 일으켰지만 다른 팀으로 영향력이 전이되진 않았다.

외국인 감독과 관련해 K리그는 쇄국 정책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주변 국가와 비교해도 그렇다. 2025 시즌 일본 프로축구 1부 리그인 J1리그는 20개 팀 중 7개 팀이 총 8명의 외국인 감독과 함께했다. 재일교포인 교토상가의 조귀재, 아비스파 후쿠오카의 김명휘 감독까지 합치면 10명이다. 중국 프로축구 1부 리그인 슈퍼리그는 16개 팀에서 무려 18명의 외국인 감독이 현직에 있거나 시즌 개막 시점에 팀을 이끌었다. 중국 감독이 계속 지휘하고 있는 팀은 톈진 진먼후, 다렌 잉보 두 팀뿐이다.

어떤 면에서는 그만큼 한국인 감독의 경쟁력이 뛰어난 게 아니냐고 반박할 수 있다. 중국 슈퍼리그에도 서정원(청두 롱청), 최강희(산둥 루넝) 감독이 외국인 감독으로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옛 감독이 취임 1년 만에 이렇다 할 적응기도 없이 승점 16점 차의 압도적 독주로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는 사실은 K리그 전체에 큰 파장을 줬다. 좋은 스쿼드가 지닌 경쟁력을 제대로 뽑아내지 못하던 전북, 그리고 기복이 큰 경기력을 보이는 비슷한 상황이 다른 팀들을 지켜보는 팬들에게 특히 큰 자극이었다.

국내파 감독만 고집하던 울산 현대는 올 시즌 도중 김판곤(왼쪽),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해외파 감독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뉴시스

포옛의 성공, 안주하던 국내 감독들에 자극제 돼

광주FC 이정효 감독처럼 아예 스쿼드가 지닌 경쟁력을 월등하게 뛰어넘는 경기력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위해 치밀한 훈련 계획과 전술을 준비하는 새로운 모델도 있지만 그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K리그에서 활동하는 감독들의 연봉은 하나둘 10억원을 돌파하고 있지만, 과연 그 정도 지도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유럽에서 뛰다가 복귀한 선수의 비중이 높아진 데다, 중국과 일본에만 진출해도 수준급 외국인 감독을 경험할 수 있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트렌드와 거리가 먼 전술과 훈련, 위압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방식을 진심으로 따르긴 어렵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포옛 감독의 성공이 K리그 감독 판도에 새로운 자극이 되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도 이웃한 국가처럼 유럽·남미·아시아의 다양한 지도자들이 혼재하고 그들의 개성 있는 지도력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감독들이 선수·구단·팬들의 눈높이를 쫓아가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국 축구의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 축구계도 포옛 감독의 성공에 대한 분석을 하며 새 감독 선임 시 외국인 감독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26 시즌부터 2부 리그인 K리그2에 입성하는 파주 프런티어(전 파주시민축구단)는 스페인 출신의 만 40세 감독 제라드 누스를 최근 선임했다. 누스 감독은 리버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가나 대표팀 등에서 코치 생활을 했고 포옛 감독을 보좌하며 그리스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누스 감독 역시 3명의 외국인 지도자와 동행, 제2의 포옛 신드롬을 준비 중이다.

창단 후 줄곧 한국인 감독만 고집했던 울산도 최근 외국인 감독 선임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구단 관계자들이 현재 유럽·중동·일본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지도자와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접촉 중이다. 지난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은 극심한 팀내 혼란으로 김판곤·신태용 두 감독을 시즌 도중 경질했고, 급기야 강등권까지 추락하는 위기를 겪으며 생각이 변하는 중이다. 제주SK 역시 구자철 어드바이저가 지닌 유럽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국인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 그 밖에 K리그1·K리그2의 다른 팀들도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과거에는 비용과 소통 문제로 외면했던 외국인 감독을 비중 있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감독들이 혁명과 발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새로운 기회는 외국인 감독들에게 넘어가는 흐름이 형성됐다. 글로벌 스포츠인 축구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근 40년 넘게 굳게 닫혔던 문이 포옛 감독의 큰 성공 앞에서 서서히 열리고 있다. 2026년 K리그에서는 몇 명의 외국인 감독을 보게 될지, 그리고 그 감독들이 또 어떤 긍정적 영향을 펼치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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