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작심 발언' 남기고 떠난다 "분노 조장하는 韓 심판들 운영, 반드시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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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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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FC서울 소속으로 2년간 K리그 무대를 누볐던 제시 린가드(33·잉글랜드)가 한국을 떠나기 전 심판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K리그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 심판들의 수준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즌 내내 각종 오심 논란 등 심판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가운데 K리그 역대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진 외국인 선수가 남긴 '작심 발언'이다.
린가드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 리그 스테이지 6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심판들이 반드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년간 경험한 K리그가 더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그는 경기장 잔디, 클럽하우스·훈련장 등 시설 개선과 더불어 한국 심판 수준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린가드는 "심판들과 문제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시즌을 치르면서 느낀 건, 심판들이 분노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는 경기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특정 심판들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대체적으로 경기 운영할 때 감정적으로 조절하기 힘들 만큼 운영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잔디나 시설 등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다. 심판들의 경기 운영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심판진을 향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극에 달한 시점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선수가 가한 일침이었다. 과거도 다르지 않았으나 올 시즌은 유독 심판들의 판정 문제가 늘 논란이 됐고, 일부 이해가 어려운 대형 오심들까지 나오면서 축구계 분노가 커진 상황이었다. 급기야 국정감사에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출석하고, 최근엔 타노스 전북 현대 수석코치의 석연찮은 인종차별 징계 및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의 사임 등이 더해지면서 심판진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진 터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린가드의 작심 발언이 더해진 것이다. 이른바 '사이다' 발언에 팬들이 환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전북의 우승을 이끈 포옛 감독이 한 시즌 만에 한국을 떠난 배경 중 하나에 시즌 내내 이어졌던 판정 논란과 심판들과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상황. 여기에 린가드까지도 한국을 떠나기 전 심판진에 대해 쓴소리를 남긴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같은 쓴소리를 심판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데, 린가드는 "심판들의 경기 운영은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심판이 크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심판들을 겨냥한 린가드의 이번 기자회견 발언은 별도 징계 대상이 되진 않는다. 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에는 경기 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심판이나 판정에 대해 언급할 경우 상벌위 회부 대상이지만, K리그가 아닌 AFC 주관 대회 기자회견이었던 데다 특정 경기나 특정 심판에 대한 발언보다 맥락상 K리그 발전을 위한 제언인 만큼 징계 대상은 아니라는 게 연맹 내부 판단으로 전해졌다. 앞서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의 심판 판정 관련 기자회견이나 타노스 코치의 인종차별 논란 등에 대해 곧장 성명을 냈던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가 린가드의 이번 작심 발언에 어떠한 대응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인 린가드는 맨유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 EPL 무대에서만 뛰다 지난해 2월 서울로 이적했다. 두 시즌 동안 K리그1 16골 7도움, ACLE 3골 3도움 등 19골 10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당초 서울 구단과는 2+1년 계약을 체결해 1년 연장 옵션이 있었으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가 커 서울 구단도 이를 존중하고 결별하기로 했다. 멜버른전을 통해 서울 고별전을 치른 린가드는 곧 출국해 영국으로 복귀한다. 한국에서 뛴 2년 간 그는 경기력은 물론 훈련장에서의 태도나 팬서비스 등으로도 많은 화제가 됐는데, 한국을 떠나기 직전 심판들을 향한 '일침'까지 더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팬들의 박수를 받게 됐다.


김명석 기자 elcrac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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