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과 김희진이 중앙에서 완벽한 ‘더블 블로킹 타워’를 세우며 현대건설이 마침내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18 21-25 25-18 25-20)로 꺾고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1·2라운드 모두 페퍼에게 패했던 전적도 이로써 완전히 털어냈다.

2위 현대건설(승점 26·8승 6패)은 두 경기를 덜 치른 3위 GS칼텍스(승점 19·6승 6패)와 격차를 승점 7로 벌렸고, 페퍼저축은행(승점 17·6승 7패)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승리의 핵심은 블로킹이었다. 현대건설은 블로킹 득점에서 무려 15-6으로 앞섰고, 양효진(19점)과 김희진(10점)은 각각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완벽히 중앙을 봉쇄했다.

두 베테랑이 벽을 쌓는 동안 카리 가이스버거(22점·등록명 카리), 자스티스 야우치(12점·등록명 자스티스), 이예림(14점)이 측면에서 불을 뿜었다. 이날 현대건설은 무려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균형 잡힌 공격력을 보여줬다.

현대건설은 1세트부터 공수 완성도가 돋보였다. 김희진의 블로킹과 오픈 공격, 카리의 서브 에이스가 이어지며 9-3까지 달아났고, 1세트 블로킹만 7점을 기록했다. 2세트를 접전 끝에 내줬지만 3세트 중반 김희진의 속공·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바꾼 뒤 양효진의 오픈 득점까지 더해 18-13으로 벌리며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4세트에서는 자스티스의 시간차, 카리의 블로킹, 이예림의 퀵 오픈이 연속으로 터지며 5-0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에도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하며 흔들림 없이 승점 3을 챙겼다.

같은 날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OK저축은행이 KB손해보험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7 25-13 25-17 21-25 15-12)로 꺾고 귀중한 승점 2를 챙겼다. 5위 OK저축은행(승점 18·6승 7패)은 4위 한국전력(승점 19·7승 5패)을 승점 1 차로 추격했고, KB손해보험전 1·2라운드 패배도 설욕했다. 반면 3위 KB손해보험(승점 22·7승 7패)은 3연패에 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