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떠나 진짜 마음 아프지만"…35살 베테랑의 승부수, KIA 9위 오명 지워줄까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1
본문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화를 떠나는 게 진짜 마음 아프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과 아이를 생각하면 야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내가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
투수 이태양은 지난달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한화 이글스를 떠날 결심을 했다. 이태양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년 25억원 FA 계약을 했다. 내년까지 1년 계약이 남아 있었는데, 더는 한화에서 1군 마운드에 설 기회가 보이지 않았다. 올해 나이 35살. 2군에서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마냥 기다리며 1년 더 보내기에는 위험 부담이 컸다.
KIA 타이거즈는 이태양이 필요한 팀이었다. KIA는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 5.22에 그쳐 9위에 머물렀다. 왼손 필승조 곽도규, 롱릴리프 황동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필승조에 과부하가 걸렸다. 2군에서 수혈이 절실했는데, 신인 성영탁을 제외하고는 합격점을 받은 선수가 없었다. 또 다른 신인 김태형이 시즌 막바지 뒤늦게 대체 선발로 두각을 나타낸 게 전부였다. 이태양과 같은 마당쇠 스타일의 베테랑이 절실했다.
KIA는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 이태양을 지명했다. 한화에 1라운드 양도금 4억원을 지급하고, 내년 연봉 2억7000만원까지 떠안았다. 사실상 6억7000만원에 이태양을 영입한 셈이다.
KIA는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고,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베테랑 우완 투수다. 선발, 중간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영입 대상 1순위로 생각하고 있었고, 전천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태양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7경기, 7승, 3홀드, 40⅔이닝,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다승왕을 받으며 건강은 충분히 증명했다.
이태양은 "다른 분들이 봤을 때는 모르겠지만, 나 스스로는 아직까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상태에서 또 1년을 보내기에는 야구를 하는 그 하루하루가 아깝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군에서 기회가 없어 아쉬운 것은) 선수라면 당연히 그런 감정이 들지만, 모든 팀에서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 부분을 못 맞췄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더 발전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태양을 반기며 "아프지만 말아라"고 당부했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태양 영입을 가장 원한 게 이 감독이었다. 이태양이 베테랑으로서 불펜의 중심만 잘 잡아줘도 올해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다.
이태양은 "감독님께서 건강한 모습은 다 알고 있으니까. 이 팀에서 필요로 해서 데려온 것이니 잘 준비해 달라고 하셨다"며 "KIA는 작년에 우승한 팀이고 전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부상자가 많이 나오면서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그런 변수만 줄어든다면 다시 KIA가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0개 구단 가운데 제일 많이 우승한 팀인데 괜히 우승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할 때 항상 어려운 팀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보낸 1년은 이태양에게 좋은 약이 됐다.
이태양은 "아무래도 내가 1군 경험이 조금 있다 보니 그런 경험을 2군에서 활용해 보니까 타자들이 어떤 반응을 하고 그런 것들이 보이더라. 퓨처스리그니까 내가 부족한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보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어떻게 보면 힘든 시간이었는데,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다"며 올해 배운 것들을 내년에 KIA에서 다 보여줄 수 있길 기대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