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에서 도전자로…수술대 오른 네이마르의 월드컵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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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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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축구 간판스타 네이마르(33·산투스)가 수술대에 올랐다. 북중미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한 승부수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24일 “네이마르가 무릎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네이마르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재활 중이었지만,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내몰린 소속팀 산투스를 구하기 위해 최근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지난 4일 주벤투지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선보여 산투스의 1부리그 잔류에 힘을 보탠 뒤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시점을 연말로 잡은 건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브라질대표팀 주치의를 맡고 있는 호드리구 라스마르 박사가 집도했으며, 관절경을 활용해 약 1시간가량 진행했다. 회복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후 경기 감각과 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수행한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축구 최고 스타 계보를 잇는 간판 골잡이다. 브라질대표팀 A매치 최다 득점(79골)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그에 따른 컨디션 난조 탓에 지난 2023년 이후엔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 하고 있다.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통해 본선 무대에 데뷔한 네이마르는 이후 2022년 카타르대회까지 3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내년 북중미 대회를 통해 4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본선 무대를 밟는 게 목표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브라질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 감독도 고민이 많다. 취임 이후 미디어와 만날 때마다 네이마르 관련 질문을 받는데, 번번이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피해가고 있다. “네이마르를 대표팀에 발탁하는 것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걸 잘 안다”면서 “몸 상태를 온전히 회복할 경우 소집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고정 레퍼토리다.
네이마르는 근래 들어 잇단 부상에 시달리며 꾸준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 했다. 경기에 나설 땐 여전히 날카로운 결정력을 보여주지만, 줄부상 탓에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소속이던 지난 2023년엔 십자인대를 다쳐 300일 넘게 결장했다. 지난해 이후엔 햄스트링과 무릎을 번갈아 다치며 고전 중이다.
네이마르가 자주 부상에 시달리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소속팀의 간판 골잡이로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른 줄에 접어든 이후 부상이 눈에 띄게 장기화 되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프로페셔널리즘 부족을 첫 손에 꼽는다. 신이 주신 축구 재능을 타고났지만, 몸과 마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 했다는 의미다. 잦은 파티와 음주로 종종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때로는 동료들은 물론, 팬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축구 이외에 여러 관심사를 두루 챙기려다 보니 몸 관리가 소홀했고, 이런 생활 패턴이 잦은 부상과 느린 회복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로이터는 “네이마르의 부상과 부진은 결과적으로 감정 조절 실패가 반복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는 같은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33·LAFC)과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축구계에서 후천적인 노력으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축구를 시작한 이후 매일 수백 개의 슈팅을 거르지 않은 성실함을 앞세워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축구의 최고봉에 섰다. 그의 성실함을 닮으려는 후배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공격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넘어 대표팀과 소속팀을 가리지 않고 라커룸의 리더 역할까지 맡았다.
과거 손흥민이 토트넘홋스퍼(잉글랜드)에 몸담던 시절 훈련장을 꾸준히 취재한 기자들은 “해리 케인은 축구도사, 손흥민은 축구기계”라는 표현으로 두 선수를 칭찬했다. 케인이 타고난 재능을 잘 살려 월드클래스 골잡이로 성장한 케이스라면, 손흥민은 물려받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을 더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모범 사례라는 의미다.
수술 이후 네이마르의 경기력 회복 여부는 자신뿐만 아니라 브라질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다. 100%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대표팀에 발탁되면 팀 경기력과 분위기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주목 받는 존재감을 고려하면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에도 부담이 크다. 황제에서 도전자로 입장이 바뀐 네이마르의 부활 여부에 팬들의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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