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문동주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잖아.”

‘대성불패’이자 한화 이글스 레전드, 구대성(56)이 지난 25일 공개된 정근우의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가 문동주(21, 한화)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대성은 문동주에게 아쉬운 점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구대성은 1993년 빙그레에서 데뷔, 2010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569경기서 67승71패214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정우람과 함께 한화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 중 한 명이고,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도 몸 담았던 레전드다. 각종 국제대회서는 ‘일본 킬러’로도 유명했다. 은퇴 후엔 호주프로야구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 함께 출연한 SBS 이택근 해설위원이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게 구속, 구위, 제구력 중에서 무엇인지 구대성에게 물었다. 그러자 구대성은 “ABS 시대잖아”라면서 “무브먼트”라고 했다. 구대성은 이날 방송에서 ABS 시대에선 제구력보다 무브먼트가 좋으면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동주 얘기를 꺼냈다. 구대성은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가, 지금 문동주잖아. 문동주는 무브먼트가 없단 말이야. 그냥 (손바닥을 쭉 밀며)들어오잖아 스피드로. 그게 뭐냐면, 걔를 유심히 봤을 때 손을 피더라. 공을 놔. 눌러야 돼”라고 했다.

문동주는 이미 포심 160km을 찍은 투수다. 150km대 중~후반을 기본적으로 깔고 가고, 주무기 커브에 올해 스플리터까지 완성도가 대단히 좋아졌다. 데뷔 4년만에 상당히 완성도 있는 투수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서는 구원투수로 변신해 맹활약하기도 했다. 올해 24경기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4.02.

각종 국제대회 단골 선발투수가 됐고,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도 대표팀 주축 투수로 뛰어야 한다. 그런 문동주에게 구대성의 조언은 의미 있다. 구대성의 말은, 공을 눌러주면서 던져야 회전수가 더 많아져서 구위가 더 좋아지고 무브먼트도 좋아져서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된다는 얘기다.

물론 문동주는 이미 스피드와 구위가 엄청난 투수지만, 그게 되면 언터쳐블이 될 수 있다. 구대성은 “누르면 (공의 무브먼트가)더 생길거야. 그나마 지금 (데뷔 후)3년 됐잖아. 3년 되니까 1~2년차 때보다 누르는 게 조금씩 생기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대성은 “그런데 더 눌러야 돼. 이걸 안 눌러. 대부분 스피드 빠른 애들이 누르질 않아. 누르면 100%, 공이 자동으로 움직이게 돼 있어. 공이 가는데 바람하고 부딪히잖아. 공기하고. 부딪히면서 공이 움직이게 돼 있다고”라고 했다.

구대성의 얘기를 문동주만 아니라 여러 투수가 잘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문동주가 구대성의 얘기를 100% 실현한다면 얼마나 무서워질지 상상하는 것도 재밌는 일이다. 한화 후배이자, 한국 최고투수에게 전하는 대성불패의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