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주최 세계 기선전] '韓 최종 병기' 박정환, 당이페이 꺾고 결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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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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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박정환 9단 vs 중국 왕싱하오 9단'.
한국 바둑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인 우승상금(4억원)을 내걸고 신설된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결승 대진은 '한중전'으로 결정됐다.
29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 3층 특설 대국실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4강전에서 박정환은 중국의 '톱3' 당이페이를 상대로 314수 흑 2집반승을 거뒀다. 박정환은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선착한 왕싱하오를 상대로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매경미디어가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우승상금은 세계 최대 규모인 4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시간 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30분에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진다.
결승전은 주최사인 매일경제신문이 60주년을 맞는 내년 2월 말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 선수 중 끝까지 살아남은 박정환은 "약간 얼떨떨하다. 처음 32강전을 시작할 때는 결승 진출은 생각도 못했다"며 "그저 12월에 하는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내 바둑을 두자고 생각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20초 피셔 방식으로 열린 이 대회를 앞두고 연습도 도움이 됐다. 박정환은 "이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끼리 제한 시간에 맞춰서 연습 바둑을 많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홍민표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과 관전하며 선택한 오늘의 수는 139수다. 백집 속에 살짝 들어가서 집으로 이득을 보는 수법이 성공하며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한 뒤 "4강전 포석은 서로 무난하게 진행됐고, 우하귀 접전이 하이라이트였다. 그 전투에서 박정환이 좋은 판단을 해 국면이 두터워지면서 편안하게 흘러갔다. 이후 살짝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조금 더 집중력을 유지한 박정환이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정환은 이번 대회에서 전혀 다른 바둑을 펼쳤다. 본인의 원래 기풍인 실리적인 것이 아니라 두텁고 공격적으로 뒀다. 그로 인해 항상 주도권을 가져가는 경기를 펼쳤다"고 덧붙였다.
결승전에서 맞붙을 왕싱하오는 2004년생. 1993년생인 박정환과는 무려 11살 차이다. 박정환은 "왕싱하오와는 어릴 때부터 인터넷으로 많은 대국을 뒀다. 그때 정말 수읽기가 빠르고 정확하며 전투력도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지금은 작은 약점도 보완돼서 정말 강한 기사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결승까지는 약 두 달이 남았다. 박정환은 "만약 내일이 당장 결승이라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 시간이 남아 있으니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왕싱하오는 오전에 열린 4강 첫 경기에서 시바노를 상대로 271수 흑 불계승을 거뒀다.
왕싱하오는 "오늘 초반에는 내 형세가 별로 좋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한 뒤 "그러다 중반에 상대가 하변 귀에서 집 손해를 많이 봤고 형세가 나에게 유리해졌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어 "세계 대회에서 이렇게 제한 시간이 적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한 수당 20초가 추가되는 방식이라 중반으로 넘어가면 시간이 굉장히 부족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중요한 대국을 앞두고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결승전은 내년 2월 말 한국에서 열린다. "결승에 진출해 정말 기쁘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왕싱하오는 "무엇보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최선을 다해서 두겠다. 4억원이라는 우승상금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금보다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8강전에서 김명훈 9단을 제압하고 일본 선수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시바노의 여정은 이날 막을 내렸다. 시바노는 2020년 명인·왕좌·십단전에서 우승하며 일본 바둑계 사상 최연소(20세7개월), 사상 최단기간(5년9개월) 3관왕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사상 최연소 9단 승단, 최초의 10대 명인, 최연소 7대 타이틀 획득 기록의 주인공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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