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은퇴할 생각도 있다, 올해처럼 하면 솔직히…” 이형종 배수의 진, 36세에 새파란 후배들과 뜨거운 11월 보냈다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5
본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에 은퇴할 생각도 있다.”
지난달 말 키움 히어로즈의 원주 마무리훈련 취재를 갔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은 베테랑 타자 이형종(36)이었다. 4년 20억원 퓨처스 FA 계약도 어느덧 1년만 남았다. 냉정히 볼 때 지난 3년간 제 몫을 못했다. 고작 167경기에 나가 9홈런 62타점 58득점에 그쳤다.

이형종의 이름값이라면 1년에 이 정도의 활약을 펼쳐도 부진한 성적인데, 3년 누적 성적이 이 정도이니 팬들에게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다. 이형종은 일찌감치 이번 마무리훈련 참가를 원했고, 구단과 설종진 감독 역시 허락했다.
설종진 감독은 이형종에게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마무리훈련에 참가하겠다는 그 간절한 마음이 마무리훈련 도중에 사라지면 언제든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형종은 마무리훈련을 완주했다. 심지어 20대 초~중반의 새파란 후배들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은 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올해 키움 마무리훈련은 예년보다 강도가 높았다.
이형종은 지난달 21일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최근 몇 년간 보여준 게 없었다. 연습할 때부터 동거동락하고 싶었다. 그런 걸 좋아한다. 팀워크에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힘들고 추울 때 (후배들)같이 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수비는 1루까지 준비한다. 연습경기서 자신에게 타구가 날아온 것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치들을 가장 괴롭힌 선수 역시 이형종이었다. 타격은 일단 심플하게 준비 중이다. 설종진 감독이 이형종과의 면담을 통해 홈런보다 강한 라이너성 타구를 원한다고 했다.
이형종은 “홈런을 치는 느낌을 갖는 것보다, 쭉쭉 빼는 라이너 타구를 감독님이 원하더라. 나도 어떻게 보면 그런 선수인데, 조금 더 오버한 것도 있었다. 예전엔 로브도 걸어 잡고 치고(가장 길게 잡고 쳤다는 의미) 그랬는데 이젠 안 걸어 잡고 친다. 간결하게 치려고 한다. 훈련량이 많았다”라고 했다.
소기의 성과와 희망을 봤다. 이형종은 “이게 되는구나, 다행이다 했다. 좀 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몸도 먼저 풀려고 하고 그랬다. 강하게 공을 띄우려고 하기보다 정확하게 쳐서 2루타가 나오게 하니까 느낌도 좋아지는 것 같다. 3년간 홈런 9개를 쳤는데, 이것보단 많이 칠 것이다. 일단 경기만 많이 나가면 홈런, 안타 개수는 올라가는 게 당연하다”라고 했다.
이형종은 배수의 진을 쳤다. 은퇴생각도 하고 있다. “내년엔 좀 달라질 것 같다. 감독님, 코치님들도 새로 왔기 때문에 분명히 찬스라고 생각한다. 훈련도 더 열심히 했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마무리캠프다. 내년이 마지막이지만, 은퇴생각도 하고 있다. 사실 진짜 내년에 올해처럼 하면 솔직히 방출 이전에 내가 옷을 벗겠다는 마음도 분명히 있다. 간절함, 절실함이 생긴 것 같다”라고 했다.

이형종이 11월에 흘린 땀이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이어질까. 그는 “아무튼 야구를 더 하고 싶다. 실력이 성적으로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확신한다. 감독님도 도와주려고 하니까 난 분명히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