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세계랭킹 1위)이 왕즈이(중국·세계랭킹 2위)를 제압하고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을 따냈다. 왕즈이는 홈 관중을 등에 업고 안세영에 대항했지만 중국 관중들은 경기 중반부터 조용해졌다. 안세영이 왕즈이를 완벽히 제압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왕즈이와 HSBC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이겼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무려 11승을 따내며 BWF 단일 시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신기록을 경신했다. 일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켄토(2019년 11승)와 더불어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까지 수립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했다. A조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스마 와르다니를 시작으로 일본의 미야자키 도모카, 야마구치 아카네를 모두 격파하고 4강에 안착했다. 그리고 4강에서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를 다시 만나 게임 스코어 2-0(21-15, 21-12)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안세영의 결승 상대는 왕즈이. 상대전적은 안세영이 15승4패로 매우 우세했다. 최근 7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당초 전망은 안세영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왕즈이에게는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중국 관중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짜요'를 외치며 왕즈이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대회 중 상대 선수 기권으로 인해 하루 휴식을 취한 황즈이와 달리 휴식 없이 대회를 치른 안세영에게는 부담스러운 중국 관중들의 응원이었다.

중국 관중들은 기습적으로 안세영의 서브 순간 '짜요'를 외치며 교묘하게 안세영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왕즈이는 1세트를 8-4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안세영은 곧 압도적인 기량을 바탕으로 8점을 연속으로 뽑았다. 중국 관중들의 '짜요' 응원은 거의 멈췄다. 결국 안세영은 1세트를 21-13으로 이겼다.

중국 관중들은 2세트 중반까지 경기가 접전으로 흐르자, 다시 '짜요' 응원을 개시했다. 이번 대회 일정에서 왕즈이보다 하루를 덜 쉰 안세영은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2세트를 18-21로 내줬다. 

중국 관중들의 함성이 다시 커진 순간. 안세영은 3세트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다시 왕즈이를 압도했다. 결국 안세영은 왕즈이를 3세트 후반까지 19-8로 압도했다. 결국 3세트를 획득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중국 관중들은 3세트 막판 별다른 응원을 하지 못하고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관중들의 응원까지 봉쇄하고 왕좌에 오른 안세영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